
- 정야
 - 조회 수 2648
 - 댓글 수 0
 - 추천 수 0
 
한 여자 한 남자
김왕노
한 여자, 한 남자에게 들꽃이고 싶은 한 여자, 한 남자에게 내리는 비와 햇살을 조금 얻어 한 여자, 한 남자의 모퉁이에 종일 들꽃이고 싶은 한 여자
한 남자 들꽃이 된 여자를 안고, 총부리도 지나 국경을 넘어가고 싶은 한 남자, 이념도 구멍 난 신발처럼 버리고, 푸른 사과 주렁주렁한 나라로 가고 싶은 한 남자, 아나키스트의 나라를 만들고 싶은 한 남자, 한 여자에게 한 잔 커피가 되고 싶은 한 남자, 한 남자, 제 생의 블랙 커피 한잔으로 한 여자에게 깊은 맛이 되고 싶은 한 남자, 한 여자의 목구멍을 적시며 가버린 혁명에 대해, 저문 혁명가에 대해,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듣고 싶은 한 남자, 한 여자의 남자이고 싶은 한 남자, 한 여자, 한 남자의 들꽃이고 싶은 한 여자
들꽃이 된 여자를 안고, 그 바람을 건너고, 꽃잎마다 물방울 맺히는 새벽으로 가려는 한 남자, 때로는 원죄에 우는, 유혹의 혀 날름거리는 한 여자, 그리고 한 여자의 한 남자, 한 남자의 한 여자
-----
한밤중 사원의 문 앞에서 고개 숙여 기도하는 한 남자
‘추하게 늙지 않게 하소서’
어둠을 헤치고 한 남자의 옆에 다가와 두 손 모아 기도하는 한 여자
‘아름답게 늙어가게 하소서’
한 여자의 등장이 놀라운 한 남자, 한 남자가 왠지 든든한 한 여자, 같은 듯 다른 기도를 하는 한 남자, 다른 듯 같은 기도를 하는 한 여자 촛불을 살려 간곡히 기도하는 한 남자와 한 여자
‘저희를 위해 빌어 주소서’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3909 | [영원의 시 한편] 히말라야의 독수리들 [1] | 정야 | 2014.11.15 | 2951 | 
| 3908 | [영원의 시 한편]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승을 만나라 | 정야 | 2014.11.13 | 2733 | 
| 3907 | [영원의 시 한편] 꽃씨 | 정야 | 2014.11.12 | 3181 | 
| 3906 | [영원의 시 한편] 그리움의 시 | 정야 | 2014.11.11 | 4339 | 
| 3905 | [영원의 시 한편] 사람은 사랑한 만큼 산다 | 정야 | 2014.11.10 | 3019 | 
| 3904 | [영원의 시 한편]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 정야 | 2014.11.08 | 2758 | 
| 3903 | [영원의 시 한편] 시간 | 정야 | 2014.11.07 | 2495 | 
| 3902 | [영원의 시 한편] 보이지 않는 파동 | 정야 | 2014.11.06 | 2637 | 
| 3901 | [영원의 시 한편] 환영사 | 정야 | 2014.11.05 | 2549 | 
| 3900 | [영원의 시 한편] 추모집에 제題 함 | 정야 | 2014.11.04 | 2539 | 
| 3899 | [영원의 시 한편]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정야 | 2014.11.03 | 3318 | 
| 3898 | [영원의 시 한편] 충만한 힘 | 정야 | 2014.11.02 | 2369 | 
| » | [영원의 시 한편] 한 여자 한 남자 | 정야 | 2014.11.01 | 2648 | 
| 3896 | [영원의 시 한편] 날아라 병아리 | 정야 | 2014.10.31 | 2364 | 
| 3895 | [영원의 시 한편] 추일서정 秋日抒情 | 정야 | 2014.10.30 | 2689 | 
| 3894 | [영원의 시 한편] 행복 | 정야 | 2014.10.28 | 2709 | 
| 3893 | [영원의 시 한편] 새를 살려야 해 | 정야 | 2014.10.27 | 2561 | 
| 3892 | [영원의 시 한편] 가을에게 | 정야 | 2014.10.25 | 2471 | 
| 3891 | [영원의 시 한편] 어느 대나무의 고백 | 정야 | 2014.10.24 | 3658 | 
| 3890 | [영원의 시 한편] 가을 | 정야 | 2014.10.23 | 277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