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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일 20시 57분 등록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2014.11.3, 이동희

 

1. 저자에 대하여 - 장하준 (1963-)

 

한국의 대표적인 비주류 경제학자이다. 경제사와 사회정치학적 요소들을 경제 상황의 진화에 있어 주된 요인으로 보는 경제학 이론인 '제도주의적 정치경제학'을 구체화하여, 이를 바탕으로 한 경제학적 분석을 시도하면서 한국경제와 세계 경제계에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University of Cambridge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0년 이래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2003년에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을, 2005년에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2005년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으며, 2011년 제5회 포니정 혁신상을 수상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사다리 걷어차기(2004), 개혁의 덫(2004) 쾌도난마 한국경제(2005)를 비롯하여, The Political Economy of Industrial Policy(1994, Macmillan Press), Globalization, Economic Development and the Role of the State(2003, Zed Press), 국가의 역할(2006), 나쁜 사마리아인(2007), 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2007),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2010),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2014)등이 있다.

 

『사다리 걷어차기』(Kicking away the Ladder, 2002, Anthem Press)는 선진국들의 성장 신화 속에 숨겨진 은밀한 역사를 다룬 책이다. 선진국들이 현재 개발도상국 및 후진국들에게 강요하는 정책과 제도가 과거 자신들의 경제 발전 과정에서 채택했던 정책이나 제도와는 얼마나 거리가 먼 것인지, 따라서 후진국들에 대한 그들의 '설교'가 얼마나 위선적인 경우가 많은지를 보여준다.

 

『나쁜 사마리아인』을 통해 그는 통제되지 않는 국제 거래(자유 시장 경제)는 경제를 개발하는데 있어 거의 성공하지 못했고, 보호주의 정책들보다 훨씬 나쁜 결과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개발도상국의 GDP는 규제를 풀라는 압력이 있기 이전에 훨씬 더 빠르게 성장했다는 증거를 바탕으로 사유화와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을 통해 성장을 유도하려는 자유 시장 경제의 실패를 보여주었다. 이 책은 국방부에서 불온도서로 선정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장하준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라는 책인 출간되어 장하준이 쓴 책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 대해 반박과 반대편의 이야기를 다룬 책이 출간되기도 하였다. 그만큼 장하준이 던진 질문은 파장이 컸으며 새로운 시각으로 다시 보기를 권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2. 내가 저자라면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비판? 난 자유주의에 대해 그리고 경제학에 대해 시장경제에 대해 지식적 기반이 없는 사람이다.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는 다소 도발적인 내용으로 보인다. 언론 매체나 지나가는 라디오 TV 또는 주요 정책 발표에서 나오는 자유시장경제라는 말들이 이 책에서는 모두 거짓일 수 있고 근거 없는 특정 그룹의 의견일 뿐이라는 하지만 많은 해악을 끼쳐왔다는 것이다.

 

장하준은 책에서 23가지 꼭지로 자유시장경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논리를 반박하고 있다. 그는 지난 30년 또는 그 이전의 데이터를 제시하며 지금까지 우리가 들어서 믿고 있던 이윤추구와 주주를 위한 경영에 대해 회의를 갖게 한다. 다소나마 미심쩍은 것은 통계적 결과가 모두 신자유주의 시장경제 정책이 추진되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은 가능하겠지만 그렇다고 근거 있게 말하지는 못한다. 어쩌면 세상은 역사를 통해 결과를 만들었지만 이를 두고 이런 것이 원인이요 저런 것이 원인이요 하며 논박하는 중의 한 입장에서의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장하준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에서 봐야 할 것은 기존 자유시장경제체제가 말하는 것이 맞다 틀렸다 보다 그는 결국 경제체제가 가야 할 길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다함께 잘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 그러한 나라들이 모여서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지구의 경제체제를 만들자는 취지로 보인다. 한 사람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깔고 그는 경제학을 논하고 있다. 노동자를 실패와 성공을 위한 과정의 희생물이 아닌 그 결과로서 지속적으로 보살펴야 할 한 인간으로 보는 것이다. 그러니 실패를 최소화해야 하고 기회를 보다 균등하게 할 수 있는 조치에 관심을 두고 나아갈 바를 하나하나 짚어 나간다.

 

이 책은 23가지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들은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답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두 가지 답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는 자유시장경제론입장과 그 반대로 규제와 조정 그리고 일정 수준의 경제계획을 전제로 한 입장에서 답을 제시한다. 모든 깨달음은 질문의 힘에서 나온다고 했다. 현명한 질문이 현명한 답을 찾을 수 있게 하듯이 비록 장하준이 답한 것이 맞을지 틀릴지 모르지만 그 질문만은 계속 곱씹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질문을 다시 보고 자신의 답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는 다음 두 가지에 대해서는 동감하는 바가 있었다.

 

직업 안정성이 낮으면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할지는 몰라도 자기에게 맞지 않는 자리에서 열심히 일한다는 문제가 있다.

 

왜 사람들은 지금 자리에서 전전 긍긍하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가 있다. 어딜 가도 굶어 죽기야 하겠는가? 무엇을 한들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는가? 이런 말을 예전에는 TV 드라마나 일상에 자주 들었고 나의 아버지 세대에서는 크게 틀리지 않게 살았던 것 같다. 무엇을 해도 다시 해도 되는 사회가 있었던 것이다. 물론 망하기도 하고 재기에 실패하기도 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제 그보다 더 절실한 사회에 와 있다. 신입 사원은 들어오자 마자 걱정에 떨고 있다. 경쟁에서 뒤질까? 만약 이 회사를 나가면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그 혹독한 취업난을 뚫고 들어온 회사인데 다시 나가면 그 전쟁에서 다시 이길 수 있을까?  너무나 걱정이 많아서 이루 말로 헤아릴 수가 없다. 그것도 부모가 재산이 있으면 괜찮지만 그렇지 않은 다수의 신입사원들이나 직장인들은 이제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전전 긍긍할 뿐 어떠한 도전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사람들로 변해가고 있다. 결국 지금의 자리도 감지덕지 하면서 열심히 해야 한다. 자기의 소질과 적성도모른 채 말이다. 기쁨도 즐거움도 맛보지 못하고 말이다. 용기를 줄 방법은 없을까? 고민이 된다. 나는 어떤가 되돌아 보기도 한다. 사회 시스템이 이렇게 칼날 위에 놓인 것처럼 예민하게 돌아가니 사람들도 함부로 뭘 못하는 쫌팽이가 되었다.

 

아무리 천재적인 금융 상품을 만들어 놓아도 결국 이 자산들이 기대한 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는 최초로 담보 대출을 했던 그 수십만 명의 노동자와 중소기업가들이 대출 융자금을 꼬박꼬박 상환하는지에 달려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것이 나의 지론인데 다양한 금융상품을 보면 뭔가 수익을 낼 것이라고 장담이라도 하듯 확정 수익을 자랑한다. 그 많은 펀드와 금융상품들 말이다. 가만히 들여다 보면 약간의 불안과 약간의 횡재를 노리는 마음이 같이 있는 것 같다. 나만 안 걸리면 되고 수익이 난 즉시 빠지면 되고 살아남으면 된다는 극단적 이기성이 고도의 금융상품 아래 깔려 있는 것 같다. 결국 생산된 것이 유통되는 것이다. 미래 가치를 현재의 가치로 환산해서 유통을 시키는 것이 대부분의 금융이다. 미래에 생산될 것까지 끌어와서 현재의 자산을 부풀려 놓은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허상이 많을 것인가? 모든 것은 변한다. 생산성도 생산물도 변한다. 쓰는 사람도 변한다. 예측이란 늘 어긋날 때가 많다. 미래는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를 담보로 투자하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다. 당장 현물이 없고 교환가치가 없지만 그 가치를 만들 수 있는 가능성과 핵심 역량을 갖고 있다면 이를 믿고 투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것은 가장 기저에 있는 생산성과 그 생산성을 떠받치고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지 못하면 결국 모든 것이 사상누각이 되는 것이다. 국민을 잘살게 만들지 못하는 정부나 국회는 유죄이다.

 

이 책은 경험이나 새로운 생각을 전할 때 좋은 형식을 갖고 있다. 그것은 질문의 힘이고 이에 답하는 것이요 그 답을 위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그 질문들은 전체를 관통하는 것이며 주장하는 바의 구석구석을 메워줄 중요한 논리의 장벽을 만들어 낸다.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만들기 때문에 좋은 질문으로 시작하는 책은 좋은 책으로서 사람들에게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사람들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고 지금의 현실에 의문을 갖게 하고 다시 쳐다보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좋았던 점은 바로 이 질문의 힘이다.

 

 

3.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P13

이 정책을 신봉하는 사람들도 이런 조처들 때문에 사회가 더 불평등해지는 것과 같은 단기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더 역동적이고 부유한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밀물이 들어오면 모든 배가 다 같이 떠오른다는 비유를 즐겨 썼다.

 

P14

이 책에서는 자유 시장 이론가들이 '진실'이라고 팔아 온 사실들이 꼭 이기적인 의도에서 만들어 낸 것은 아닐지라도 허술한 추측과 애곡된 시각에 기초해 두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 자유 시장주의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자본주의에 관한 여러 가지 중요한 진실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내 목적이다.

 

P15

주요 원칙과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나면 상세한 전문 지식이 없어도 좋은 판단을 내릴 수 있다. , 한 가지 전제 조건은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씌워 놓은 장밋빛 색안경을 벗어 달라는 것이다. 이 색안경을 쓰고 보면 온 세상이 단순하고 아름다워 보인다. 그러나 이제 안경을 벗고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 보자.

 

P17

결정을 내릴 힘을 가진 사람들은 늘 상황이 아무리 불행하고 불공평해도 그렇게 된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고, 따라서 변화를 가져올 방법도 없다고 말한다. 경제 시민으로서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의 말을 믿고 그들의 결정에 희생되는 운명을 피할 수 없다.

 

P17

경제학의 95퍼센트는 상식을 복잡하게 만든 것이다. 나머지 5퍼센트도 아주 전문적인 부분까지는 아니지만 거기에 숨은 근본 논리는 쉬운 말로 설명 가능하다.

 

P18

대부분의 전문가가 믿는다면 맞는 것이겠지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면 그 다음 일은 생각보다 수월하다.

 

P18

세상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경제시민으로서 권리를 행사해서 사회에 이바지하기는커녕 우리 자신의 권익마저도 제대로 지켜 낼 수 없을 것이다.

 

P20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이 정부의 정치적 개입으로부터 시장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정부는 언제나 시장에 개입하고 있고, 자유 시장론자들도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적이다. 객관적으로 규정된 자유시장이 존재한다는 신화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P22

자유시장이라는 것은 환상이라는 이야기이다. 자유 시장처럼 보이는 시장이 있다면 이는 단지 그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여러 규제를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 뿐이다.

 

P23 ~ 24

우선 무엇을 사고팔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제가 있다.

시장은 누가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제도 있다.

거래에 관련된 조건 또한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다.

가격에도 규제가 따른다.

 

P25

이렇듯 다른 모든 가격에 영향을 주는 임금과 이자율이 상당 부분 정치적으로 결정된다면, 궁극적으로 모든 가격이 정치를 통해 결정된다고 할 수 있다.

 

P26

여기서 문제는 '말도 안 되는 저임금'이나 '비인간적인 노동 조건'을 정의할 객관적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P27

이렇게 볼 때 공정 무역을 둘러싼 논쟁은 본질적으로 도덕적 가치 판단이나 정치적 결정에 관한 문제이지 통상적인 의미의 경제학적 논쟁은 아니다. '경제'에 관한 문제이기는 하지만 경제학자들이 사용하는 잣대로 재서 답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닌 것이다.

 

P27

하지만 경제 이론, 적어도 자유 시장 경제학 이론으로는 중국에서 '올바른' 임금 수준과 노동 환경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답할 수 없다.

 

P29

특정 시장을 구분하는 신성불가침의 경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 경계를 변경하고자 하는 시도 역시 그 경계를 지키고자 하는 시도만큼이나 정당한 것이다. 실제로 자본주의의 역사 자체도 시장의 경계를 둘러싸고 벌어진 끊임없는 투쟁의 역사였다.

 

P32

다른 사람들은 부담하지 않는 리스크를 짊어지다 보니 주주들에게는 기업 실적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동기가 강할 수밖에 없다. 주주들을 위한 경영을 하면 기업 이윤은 극대화된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극대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P33

이렇게 되면 재투자에 필요한 유보 이윤이 줄어들게 되므로 해당 기업의 장기 전망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주주들을 위한 기업 경영이 결국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악화시키는 것이다.

 

P36

마르크스는 공동 자본 회사가 경영으로부터 소유를 분리해 낸다는 점. 그리고 이를 통해 자본주의가 성취한 물질적 진보를 해치지 않고도 (이미 기업 경영에서 손을 땐) 자본가들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전환점'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P39

주주들의 몫을 크게 하기 위해서는 먼저 임금이나 투자, 재고, 중간 관리자 등의 비용을 무자비하게 삭감해 수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다음에 그 수익 중에서 최대한 많은 부분을 배당금 지급이나 자사주 매입 형태로 주주들에게 분배해야 한다. 경영자들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들의 이익과 주주들의 이익을 동일시하도록 경영자들의 보수 가운데 스톡옵션의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

 

P40

전문 경영인들과 주주들 간에 결성된 이 '비신성 동맹'기업의 기타 이해 당사자들을 착취한 자금으로 유지되었다.

 

P43

문제는 주주들이 기업의 법적 소유주이기는 하지만, 불행하게도 여러 이해 당사자 중에서 기업의 장기적 생존에 제일 관심이 없는 집단이라는 사실이다. 주주들이야말로 기업에서 가장 쉽게 손을 뗄 수 있는 사람들인 것이다. 가망 없는 회사의 주식을 무작정 붙잡고 있지 않을 정도로만 눈치 있는 주주라면, 필요할 때 약간의 손실을 감수하고 보유 주식을 내다 팔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P44

따라서, 대부분의 주주들보다는 노동자나 납품 업체가 해당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 여부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주주 가치 극대화가 경제 전체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해당 기업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45

부동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불공평할 뿐 아니라 효율적이지도 않다. 이는 국민 경제와 기업 모두에게 마찬가지이다. 잭 웰치가 최근 고백했듯이 주주 가치란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아이디어"이다.

 

P47

공평하고 효율적인 보상은 자유로운 노동 시장에서만 가능하다

 

P48

진정으로 공평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개인의 가치에 맞는 임금을 받고 있다는 잘못된 신화를 깨뜨려야만 한다.

 

P51

이민 통제 정책으로 인해 자유롭게 스웨덴으로 이민 올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스웨덴의 노동 인력은 같은 일을 하는 인도 사람에 비해 생산성이 높지 않은데도 50배나 높은 임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P55

간단히 말해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 나라의 동일 직종 종사자들과 붙여 놓아도 지지 않는다. 정작 자기 몫을 하지 못하는 것은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그들의 생산성 때문에 나라가 가난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가난한 사람들 때문에 나라가 가난하다는 부자들의 불평은 얼토당토하지 않다.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 나라 전체를 끌어내린다고 불평하기 전에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은 왜 부자 나라의 부자들처럼 자신들이 나라 전체를 끌어올리지 못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P55

부자 나라의 일부 개인이 가난한 나라의 동일 직종 종사자에 비해 생산성이 수백 배나 높을 수 있는 것은 단순히 그들의 머리가 더 좋다거나 교육을 더 잘 받았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그들은 더 나은 기술, 더 나은 조직, 더 나은 제도와 물리적 인프라를 가진 경제 환경에서 살기에 그런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수 세대에 축적된 집단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P56

시장에 맡겨 두기만 하면 결국에는 모든 사람이 타당하고 공평한 임금을 받게 될 것이라는 널리 알려진 주장은 신화에 불과하다. 이 신화에서 벗어나 시장의 정치성과 개인 생산성의 집단적 성격을 이해해야만 더 공평한 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개인의 재능과 노력뿐 아니라 역사적 유산과 축적된 집단적 노력까지 적절히 고려해서 개인의 노동에 대한 보상이 행해지는 사회 말이다.

 

P57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바로 이와 같은 기술 혁명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 따라서 국가나 기업, 그리고 개인도 그에 상응하는 속도로 변화하지 않으면 존망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제 개인이나 기업 혹은 국가는 과거보다 훨씬 더 유연한 자세를 견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시장 자유화가 필요하다.

 

P58

과거를 돌아볼 때 망원경을 거꾸로 들고 보아서는 안 된다. 옛 것을 과소평가해서도 안 되고 새것을 과대평가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국가의 경제 정책이나 기업의 정책은 물론이고 우리 자신의 직업과 관련해서도 여러 가지 잘못된 결정을 내리게 된다.

 

P65

우리는 단지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인터넷의 영향력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고 있다.

 

P66

이런 왜곡된 시각이 단지 개개인의 견해에 그친다면 별 문제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그로 말미암아 귀중한 자원이 잘못 쓰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P68

1960년부터 1980년까지는 정부들, 특히 힘센 나라의 정부들이 자본, 노동, 상품이 국경을 넘어 들어오는 것에 엄격하게 규제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세계화의 정도 (혹은 각국의 개방 정도)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이지 기술이 아니다. 그러나 가장 최근의 기술 혁명에 사로잡혀 시각이 왜곡될 경우에는 이런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채 결국 잘못된 정책을 펴게 되는 것이다.

 

P68

기술의 흐름을 이해하는 것은 개별 국가뿐 아니라 국제적으로 경제 정책을 올바르게 입안하는 데 대단히 중요하고, 개인 차원에서는 직업 선택 등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그런데 최근의 것에만 사로잡혀 이제는 보편화된 것들을 저평가할 경우 과거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여러 가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갈 위험이 있다.

 

P69

공산주의가 실패한 것은 이런 인간의 본성을 부정하고 모든 사람이 이타적 내지는 자기희생적으로 행동한다는 전제하에 경제 체제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지속될 수 있는 경제 체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자기만 생각하는 존재라는 사실, 즉 사람들이 항상 최악의 행동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전제해야 한다.

 

P70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경제 제도는 사람들이 이기심을 지닌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되 인간의 다른 본성들을 모두 활용하고 사람들이 최선의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제도일 것이다. 결국 최악의 행동을 기대하면 최악의 행동밖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P72

애덤 스미스가 정육점, 양조장, 빵집 주인에 관해 한 이야기에서 잘 나타났듯이 자유 시장 경제학은 모든 경제 주체가 이기적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들은 탐욕, 이기심과 같은 인간의 가장 추악한 본성을 사회에 이롭고 생산적으로 바꾸는 것이 시장 시스템의 장점이라고 주장한다.

 

P74

경제 활동을 하는 데 이기심만이 유일한 동기가 아니라는 것을 체계적으로 보여 주는 증거도 수없이 많다. 물론 이기심이 가장 중요한 동기일지는 모르나 유일한 동기라 할 수는 없다. 정직성, 자존심, 이타심, 사랑, 연민, 신앙심, 의무감, 의리, 충성심, 공중도덕, 애국심 등은 모두 우리의 행동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들이다.

 

P75

좋은 경영자는 사람이 오로지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편협한 시각의 로봇이 아님을 안다. 그는 또 사람마다 좋은 면과 나쁜 면이 있는데, 좋은 경영의 비밀은 직원 개개인의 좋은 면을 최대한 살리고, 나쁜 면을 바꿔 나가는 데 있다는 것도 안다.

 

P77

이 방식은 노동자들에게 책임을 부여하고 각 개인을 도덕적 주체로 신뢰함으로써 개인이 선의와 창의성을 발휘하도록 북돋운다.

 

P77

일본 기업들은 고용인들에게서 최악의 행동을 기대하지 않음으로써 그들에게서 최선의 행동을 끌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P78

보이지 않는 미묘한 보상과 제재가 없을 때에도 사람들은 대부분 정직하게 행동한다.

 

P79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도덕적 행위가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하는 보이지 않는 보상과 제재 장치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우리가 이기적이고 무도덕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P80

그런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도덕적 주체로 신뢰받지 못한다고 느끼게 되고, 결과적으로 도덕적 행동을 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을 감시, 판단, 제재하는 데 엄청난 자원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사람들이 최악의 행동을 할 것이라 예상하면 결국 최악의 행동을 하게 될 것이다.

 

P81

정부 예산 적자를 더 엄격히 다스리고, 중앙은행을 독립시켜 인플레이션 억제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나라들이 많아지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경제 안정이 장기 투자와 경제 성장에 필수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플레이션이라는 맹수를 길들인 것은 장기 번영의 초석을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P82

인플레이션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우리는 완전 고용이나 경제 성장 같은 중요한 문제에 충분히 신경 쓰지 못했다. '노동 시장 유연성'이라는 미명 아래 고용이 불안정해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불안해졌다. 물가 안정이 성장의 전제 조건이라고들 주장하지만, 199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에 고삐를 매었음에도 성장률은 미미했다. 바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들이 성장을 둔화시켰기 때문이다.

 

P84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시장 가격을 의미 없는 소음에 불과한 것으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자본주의를 기초부터 뒤흔든다.

 

P91

물가 안정(즉 낮은 인플레이션)과 잦은 금융 위기, 고용 불안 증대 등 물가로 표시되지 않는 경제 불안 요소들이 공존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 현상들은 모두 동일한 자유 시장 정책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P91

고용 불안이 커지게 된 것도 마찬가지로 자유 시장 정책의 직접적 결과이다. 1980년대 선진국들의 높은 실업률로 나타난 고용 불안 현상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긴축적 거시 경제 정책을 추진한 결과였다.

 

P91

신자유주의 정책 패키지로도 알려진 자유 시장 정책 패키지의 일련의 정책들은 낮은 인플레이션, 자유로운 자본 이동, 그리고 (노동 시장 유연성이라는 미사여구로 표현되는) 높은 고용 불안정성 등을 중시한다. 기본적으로 금융 자산 보유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이 정책들이 입안된 것이다.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금융 자산의 수익은 대부분 명목상 고정되어 있어 물가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P93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박관념은 이제 잊어버리자. 인플레이션은 장기적 안정, 경제 성장, 그리고 인류의 행복을 희생해서 금융 자산 보유자들에게나 유리한 정책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이 대중을 겁주기 위해 사용해 온 '무서운 망태 할아범' 같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P95

극소수 예외를 제외하면 자유 무역과 자유 시장이라는 논거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영국과 미국을 포함하여 현재 잘살고 있는 나라들은 모두 보호 무역과 정부 보조 등을 통해 오늘의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이 보호 무역주의, 정부 보조금 지원 들의 정책들이야말로 요즘 부자 나라들이 개발도상국들에게 하면 안 된다고 설파하는 것들인데도 말이다. 자유 시장 정책을 써서 부자가 된 나라는 과거에도 거의 없었고,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이다.

 

P102

죽은 대통령들은 말이 없다. 그러나 그들이 말을 할 수 있었더라면 노예 노동에 의존했던 2류 농업 국가를 세계 최강의 산업 부국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자신들이 사용했던 정책들은 21세기 후손들이 신봉하는 정책들과 정반대라는 것을 미국과 전 세계 시민에게 증언했을 것이다.

 

P103

아무도 넘볼 수 없는 산업적 우위를 확보한 1860년대에 이르러서야 영국은 비로소 자유 무역을 시작했다. 미국이 1830년대에서 1940년대 사이 경제 도약기에 전 세계에서 가장 보호주의적인 정책을 고수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영국 도는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 1720년대에서 1850년대 사이에는 가장 보호주의적인 나라 중의 하나였다.

 

P105

자기들의 과거 행적에도 불구하고 부자 나라들은 개발도상국들에게 국경을 허물어서 경제를 본격적으로 국제 경쟁에 노출시키도록 요구한다. 이런 요구는 지적 우위를 이용한 이데올로기 공세뿐 아니라 국가 간 원조나 자신들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IMF,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에서 제공하는 원조에 조건을 다는 방법 등으로 부과되곤 한다. 자신들이 개발도상국이었을 때에는 쓰지도 않았던 정책을 그들에게 요구하는 선진국들의 형태는 다음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내가 했던 대로 하지 말고 내가 말하라는 대로 하라.'

 

P107

요약해 보자. 자유 무역, 자유 시장 정책은 제대로 작동한 적이 거의 없다. 대부분의 부자 나라들은 자신이 개발도상국이었을 때에는 그런 정책들을 사용하지 않았다. 지난 30년 동안 이 정책을 도입한 개발도상국들은 성장률 둔화와 수입 불균형 등의 부작용을 떠안아야 했다. 자유 무역, 자유 시장 정책을 사용해서 부자가 된 나라는 과거에도 거의 없었고,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이다.

 

P108

외국 자본을 차별하면 그 나라에는 초국적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게 된다. 자국 기업을 육성해서 자국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의도일지는 모르나 이런 정책은 가장  효율적인 기업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서 결국 국가 경제를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

 

P109

이 말은 초국적 기업이 가진 혜택의 대부분이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기업의 태도와 행동을 결정하는 요인이 국적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본의 국적을 무시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P113

한때 미국을 대표하는 기업 중의 하나였던 크라이슬러는 지난 10년 사이에 독일 사람의 손에 운영되다가, 다시 미국인들 손으로 잠시 들어갔다가 이제는 점점 더 이탈리아 회사가 되어 가고 있다. '국적 없는' 자본은 없다. 내로라하는 미국의 거대 기업도 외국인이 인수하면 꼼짝없이 외국인 손에 운영될 수밖에 없다.

 

P114

간단히 말해 진정으로 초국적인 기업은 거의 없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여전히 대부분의 생산을 본국에서 한다. 특히 전략적 의사 결정이나 고급 연구개발 활동은 본국에서 이루어진다. 국경 없는 세계라는 표현은 엄청나게 과장된 표현이다.

 

P115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은 순수한 이기심 이외의 모든 동기를 고려할 만한 가치도 없는 것으로 일축해 버리지만 '도덕적' 동기는 실제로 존재하고, 그들이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P116

도덕적, 역사적 이유들도 중요하지만 초국적 기업들이 자국 편향이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경제적인 것이다. 기업의 핵심 역량을 국경 너머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P117

이런 모든 이유에서 높은 수준의 인적 조직적 역량과 적절한 제도적 여건이 필요한 고도의 기업 활동은 자국에 남게 된다. 자국 편향은 단순히 감정적인 애착이나 역사적 책임감 때문에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명확한 경제적 이유도 있다.

 

P120

이 말은 외국인 직접 투자의 많은 부분이 생산이나 고용을 새로 창출해 낸 것이 아니라 기존 기업의 경영권 인수에 집중되었다는 의미이다.

 

P121

자본이 어떤 식으로 움직이는지를 결정하는 요인은 비단 국적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본의 의도와 역량 역시 중요하다.

 

P125

총생산에서 제조업 생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든 것은 대부분 제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의 가격이 서비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지 제조업 생산량의 절대량이 줄어서가 아니다. 이렇게 제조업 생산품의 가격이 낮아진 것은 제조업 분야의 생산성(투입 단위당 산출량)이 서비스업 분야보다 더 빨리 증가하기 때문이다.

 

P130

이 같은 아웃소싱 효과 외에도 제조업의 쇠퇴가 실제보다 더 부풀려져 보이는 원인으로 이른바 재분류 효과가 있다.

 

P131

우리가 소득의 점점 더 많은 부분을 제조업 제품보다 서비스 구입에 사용하는 것처럼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소비하는 서비스의 양이 계속 늘어나고 제조업 제품의 양은 계속 줄어들기 때문이 아니라 서비스의 가격이 제조업 제품의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점점 더 비싸지기 때문이다.

 

P132

그렇다면 제조업 제품의 상대가격은 왜 떨어지는 것일까? 서비스업에 비해 제조업의 생산성이 더 빨리 향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부문의 생산물이 서비스 부문의 생산물(서비스 제공) 보다 더 빨리 늘어나기 때문에 서비스 가격에 비해 제조업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P134

한동안 금융업자들은 이른바 '금융 혁신'을 통해 금융 상품의 위험성을 줄이는 첨단 기법을 개발했다고 선전하면서 이를 마구잡이로 팔아댔다. 그 덕에 금융 산업은 지속 불가능할 정도의 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고, 이는 금융 서비스의 생산성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었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 '금융 혁신'은 금융 상품의 위험성을 실제로 줄인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감추는 데 불과한 것이었고, 그에 바탕을 둔 금융 부문의 급속한 성장은 결국 지탱할 수 없었다.

 

P136

서비스의 교역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 어느 곳으로든 운송 가능한 제조업 제품과는 달리 대부분의 서비스는 '서비스 제공자' '서비스 소비자'가 같은 공간에 있어야 사고파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교역 가능성이 낮다.

 

P138

지식 기반 서비스 산업이 가장 발달했다고 하는 미국과 영국 두 나라마저 궁극적으로 서비스를 수출해서 국제수지 균형을 달성할 수 없다면 다른 나라는 더 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P139

개발도상국은 경제 개발을 위해 해외의 선진 기술(기계 도입이든 기술 이전이든)을 수입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개발도상국의 국제 수지에 문제가 생기면 선진 기술을 도입하여 경제 성장을 이끌어 낼 능력 자체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

 

P141

특히 개발도상국이 산업화 단계를 건너뛴 다음 서비스 산업으로 번영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서비스는 생산성이 느리게 성장한다. 그리고 생산성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첨단 지식 기반 서비스 산업들은 강력한 제조업 없이 발전할 수 없다. 더욱이 서비스는 국제 교역이 어렵다. 그래서 개발도상국이 서비스 산업에 특화하는 경우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에 직면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경제를 고도화시킬 능력 또한 떨어지게 된다. 이렇듯 탈산업 사회라는 환상은 선진국에도 좋지 않지만 특히 개발도상국에는 대단히 해롭다.

 

P143

미국인들처럼 여가 시간보다는 물건을 많이 갖는 쪽이 더 나은 삶이냐, 유럽인들처럼 물건을 더 살 돈보다는 여가 시간을 확보하는 쪽이 더 나은 삶이냐 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의견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미국이 다른 부자 나라들에 비해 생활수준이 단연 더 높은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P150

정리하자면 미국 평균 소득의 구매력이 높은 것은 많은 수의 미국 시민들이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조건을 견뎌 내기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

 

P153

소득으로 얼마나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살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여가 시간의 질과 양, 직업의 안정성, 범죄의 공포로부터 해방, 의료 혜택, 사회 복지 등 '질 좋은 삶'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을 간과하기 쉽다. 개인마다, 그리고 나라마다 이런 요소들 중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런 것들과 소득 수준 사이의 균형을 어떤 식으로 맞추는 것이 좋을지는 각자 정하기 나름이지만 모두가 진정으로 '잘사는' 사회를 건설하려면 소득 이외의 요소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P155

지난 30년 동안 아프리카의 정체를 불러온 진짜 요인은 이 지역 국들이 추진하도록 강요받았던 자유 시장 경제 정책이다. 역사나 지리적 요건과는 달리 정책은 바꿀 수 있다.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P162

결국 이른바 구조적 요인들이라는 말은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내 놓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들이 선호하는 정책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자 아프리카의 정체, 혹은 후퇴(이제는 끝이 났지만 지난 몇 변 동안의 1차 산품에 대한 수요 증대에 힘입어 성장률이 올라간 것을 제외하면 사실상 후퇴한 것이나 다름없다.)에 대한 다른 설명을 찾아야만 했다. 자신들이 내놓은 그토록 '올바른' 정책 자체가 실패의 원이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  성장이 자취를 감춘 이후에야 아프리카의 미미한 경제 성적이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는 주장이 득세하기 시작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P168

양질의 제도는 경제 성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동시에 성장의 결과물로 나타날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낙후된 제도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 성장 실패 요인으로 거론될 수가 없다.

 

P169

아프리카가 최근 들어 성장 실패를 경험한 주된 이유는 정책, 즉 구조 조정 프로그램이 강요한 자유 무역, 자유 시장 정책에 있다. 특정 자연 조건이나 역사적 배경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나라가 겪는 문제가 정책 때문이라면 문제는 더욱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진정한 비극은 만성적 성장 실패가 아니라 우리가 이런 사실을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P176

결국 국가 이익 보다는 개인의 명성을 우선시하는 잘못된 목표와 의사 결정 결과에 대해 개인적으로 책임지지 않는 잘못된 인센티브를 가진 상태에서 정부 관료가 비즈니스 관련 사안에 개입하면 거의 확실하게 불량주를 고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기업 관련 비즈니스가 정부의 비즈니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P179

첫째, 이 이론에서는 어떤 상황을 가장 가까이에서 직접적으로 접하는 사람이 있다고 암묵적으로 가정하고 있다. 얼핏 들으면 일리가 있어 보이지만, 근접성이 좋은 것이 판단을 보장하는 요인이라면 잘못된 판단을 내리는 기업은 하나도 없어야 한다. 그러나 때로는 어떤 상황에 너무 가까이 있다 보면 객관적으로 바라보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

 

P179

정부는 산업 정책을 펴는 데 필요한 정보라고 판단하면 그 정보를 확보할 능력이 있다. 사실 유망주를 뽑는 데 좋은 성적을 거둔 정부들은 보통 기업들과 효과적인 정보 소통 채널을 가지고 있었다.

 

P182

세계적으로 성공한 기업들이 결국 실패로 끝나는 결정을 가끔 내리는 것처럼 유망주를 선별하는 데 성적이 좋은 정부들마저도 항상 옳은 선택만을 할 수는 없다.

 

P183

민간 기업의 유망주 선택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에 묻혀 그 너머를 보지 못하면 결국 우리는 정부가 주도하는, 혹은 정부와 민간의 협력을 추진할 수 있는 경제 발전의 거대한 가능성을 모두 놓치고 말 것이다.

 

P188

스탈린의 전략, 아니 프레오브라젠스키의 전략이 오늘날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부자들을 위한 정책과 놀랄 정도로 닮은 점이 많기 때문이다.

 

P189

19세기 자유주의자들은 부를 축척하여 경제를 발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수단으로 '금욕'을 꼽았다. 노동으로 돈을 벌면, 그것으로 즉각적인 욕망을 채우기보다 투자를 해야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P189

고전파 경제학자들은 노동자들이 소득의 전부를 소비하기 때문에 국민소득에서 노동자들의 소득이 큰 부분을 차지할수록(즉 노동자들이 임금을 많이 받을수록) 투자와 경제 성장은 위축될 것이라고 보았다.

 

P191

그러나 1970년대 중반부터 부유한 자본주의 국가들의 성장률이 떨어지기 시작하자 자유 시장론자들은 19세기의 케케묵은 논리를 다시 들고 나와, '투자 계급'에게 돌아가는 소득 몫이 줄어든 것이 성장 감소의 이유라고 세상을 설득했다.

 

P194

문제는 이른바 '투자자'(그것이 자본가 계급이든 스탈린의 계획 경제 당국이든)의 손에 소득을 몰아주는 것만으로는 더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많은 돈이 손에 들어와도 그 투자자가 투자를 하지 않으면 그것으로 끝이다.

 

P195

강력한 복지 시스템을 갖춘 국가들의 경우에는 설사 '부자에게 유리한 재분배'가 이루어졌다고 해도 이에 따른 성장의 혜택을 사회 전체로 확산시키는 것이 훨씬 쉽다. 세금과 소득 이전 정책이라는 강력한 기제가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세금 징수와 소득 이전이 시행되기 전의 소득 분배를 보면 벨기에와 독일은 미국보다 더 불평등하고, 스웨덴과 네덜란드는 미국과 비슷하다. 다시 말해서 상당한 양의 물이 밑으로 내려오기 위해서는 복지 국가라는 이름의 전기펌프가 필요한 것이다.

 

P196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식으로 추진되기만 한다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소득 재분배'가 경제 성장까지 촉진한다고 믿을 만한 근거가 많다는 점이다.

 

P196

노동자들은 추가 소득을 자신의 교육이나 건강에 더 투자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노동 생산성과 경제 성장이 촉진될 수 있다. 더욱이 소득 분배가 보다 평등해지면 파업이나 범죄가 줄어들면서 '사회적 평화'가 일어 지고 이는 다시 투자를 촉진한다.

 

P197

만약 부자들에게 주어지는 더 많은 부가 사회 전체의 혜택으로 파급되게 하려면 국가는 각종 정책 수단(예를 들어 부자와 기업의 감세를 허용하는 대신 투자를 조건으로 제시)을 통해 부자들로 하여금 더 많이 투자하도록 해서 더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도록 하며, 복지 국가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전 사회 구성원들과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P199

비슷한 규모와 실적을 올리는 다른 나라 회사 경영진들에 비해 미국 경영자들은 절대 기준으로는 많게는 20배나 더 받는다. 이들은 또 보수만 지나치게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경영 부진에 대해서도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

 

 

P200

생산성이 낮은 사람들이 생산성에 다른 보수 지급을 용납하지 않으면 자본주의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P200

문제는 그들의 능력이 현재와 같은 보수 차이를 정당화할 만큼 뛰어난가 하는 것이다.

 

P201

개별 보수는 거의 증가하지 않았지만 가구당 수입은 높아졌다. 그러나 이것은 점점 더 많은 가정이 맞벌이에 나섰기 때문이다.

 

P205

그런 얼빠진 짓을 하는 기업은 어차피 더 계산에 밝은 경쟁사에 밀려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보수 체계를 잘못 만든 기업들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결국 그런 기업들은 시장의 압력에 의해 경쟁에서 지고 만다는 의미이다.

 

P206

엄청나게 많은 급여와 경영 실패에도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는 일방적인 고용 계약에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이 거의 없었던 것은 미국과 영국의 경영자 계층이 지난 수십 년 사이에 엄청나게 강해졌기 대문이고, 이렇게 된 데에는 그들이 지금까지 챙겨온 엄청난 보수도 한몫 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이들은 서로 상대방 기업의 임원직을 겸직하고 사외 이사들에게 제공하는 정보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사회를 장악했다. 그 결과 이사회에서 CEO가 정한 보수 체계에 이의를 제기하리라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주주들은 배당금만 점점 많이 받으면 되기 때문에 불만이 있을 이유가 없다.

 

P207

시장은 비효율적인 관행을 저절로 사라지게 만드는 힘이 있지만, 이는 아무도 시장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혹 오랜 세월에 걸쳐 그런 관행이 사라질지는 모르지만 일방적인 보수 체계가 있는 동안은 경제 전반에 큰 손실을 끼친다. 노동자들은 계속되는 임금 하락 위협, 간단해진 해고 절차와 정규직을 대체하는 임시직의 증가, 그리고 지속적인 다운사이징 등으로 압박을 받는 반면에 경영자들은 이렇게 해서 창출한 추가 이윤을 주주들에게 분배해서 그들이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를 문제 삼지 않도록 한다. 주주들의 입을 막기 위해 배당금을 극대화하려면 투자가 위축되고, 결국 기업의 장기적 생산 능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까지 보태면 영미 기업들은 국제 경쟁력을 잃게 되고, 결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만 없어지고 만다.

 

P210

20세기에는 특히 기업가 정신을 구현하려면 공동체 차원의 집단적 노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따라서 집단적 조직력의 부족이 개인의 기업가 정신의 부족 현상보다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더 큰 장애 요인인 것이다.

 

P212

많은 사람들이 자기 사업을 해 보는 꿈을 꾸기도 하고 티타임에 동료들과 잡담 삼아 이야기해 보기도 하지만 너무 어렵고 위험이 따르기 대문에 막상 이를 실행에 옮기는 이는 아주 드물다. 그 결과 선진국에 사는 사람들의 대다수는 자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가 지닌 기업가적 비전을 실행에 옮기며 평생을 보낸다.

 

P216

뚜껑을 열어 보니 정부 보조금이나 해외 원조금을 받지 않으면 마이크로파이낸스 기관들도 돈을 빌려가는 사람들에게 이자를 물려야 하는데 그 이자율이 거의 고리 대금업자 수준이었다.

 

P217

다시 말해 마이크로크레디트 자금의 대부분은 원래 목표였던 가난한 사람들이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는 데 사용된 것이 아니라 소비에 사용된 셈이다.

 

P218

이 문제는 이른바 '구성의 오류'로 빚어진 것이었다. 어던 사람이 특정 사업으로 성공했다 해서 같이 사업을 하면 모든 사람이 다 성공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말이다.

 

P219

우리는 기업가 정신을 너무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보려는 경향이 있다. 마치 기업가 정신이란 탁월한 비전과 굳은 결의를 지닌 영웅들에게만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것이다.

 

P220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은 점점 더 공동체적으로 함께 이루어 내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 되었다.

 

P221

현대에는 기술의 규모가 점점 더 커지고 있어서 비전을 가진 개인 혼자서 거대 기업을 설립하고 경영하는 것이 불가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관리형' 경영자가 영웅적인 기업가를 대체하면 자본주의는 활력을 잃고 종국에 가서는 멸망하고 말 것이라고 예언했다.

 

P223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늘 최선의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직접 관련된 일들조차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전문 용어로는 '제한적 합리성'이라고 한다. 세상은 너무도 복잡하고, 그런 세상에 대처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은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P224

특히 극도로 복잡한 현대 금융 시장과 같은 분야에서 정부의 규제가 효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정부가 보유한 지식이나 정보가 더 우월해서가 아니라 정부 규제를 통해 선택의 범위를 제한하여 문제의 복잡성을 줄임으로써 결과적으로 일이 잘못될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P225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은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개인에게 맡겨 두는 것이 시장 경제를 운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P228

"기업들, 특히 은행들의 이기심이 주주와 기업 자본금을 가장 잘 보호해 줄 것이라고 가정한 것은 실수"였다. 이기심은 사람들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 일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지를 알고 있을 때에만 그들을 보호해 줄 뿐이다.

 

P230

이렇듯 금융 경제학 분야의 노벨상 수상자, 은행장, 날고 긴다는 펀드 매니저, 명문 대학과 세상에서 가장 똑똑하다는 유명 인사들까지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인간은 합리적이라는 가정 위에서만 성립하는 경제학 이론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인가. 결국 우리 인간은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도 될 만큼 똑똑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

 

P231

우리가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자 할 때 흔히 맞닥뜨리게 되는 중요한 문제는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정보를 처리하는 우리 능력의 한계이다. 우리가 처한 현재의 경제 상환을 볼 때 정보가 넘치는 인터넷 시대가 도래했는데도 정작 인간의 의사 결정 능력은 그리 향상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고, 따라서 사이먼의 이론이 옳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

 

P233

우리 중 대다수는 너무 많은 의사 결정을 너무 자주해야 할 필요가 없도록,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우리 삶에 '규칙적 일과(routines)'를 도입한다. 물론 몸 상태나 처리해야 할 일에 따라 수면 시간과 아침 식사 메뉴가 달라져야 하지만, 적어도 주중에는 대부분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며, 아침 식사로 비슷한 메뉴를 먹지 않는가.

 

P235

규제의 효용성은 행위의 복잡성을 제한해서 피규제자들이 보다 나은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는 데 있다. 이는 2008년의 세계 금융 위기에서 선명하게 입증되었다. 2008년 금융 위기 직전에 우리는 이른바 금융 혁신을 통해 모든 것을 너무 복잡하게 만들었고, 그 때문에 우리의 의사 결정 능력은 이런 복잡성에 압도당해 버렸다.

 

P236

일부러 제한적인 규칙을 만들어 우리의 선택을 의도적으로 한정하고, 그렇게 해서 우리의 환경을 단순화시키지 않는 한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으로는 세상의 복잡성에 대처해 나갈 수 없다. 우리에게 규제가 필요한 이유는, 정부가 당사자인 경제 주체들보다 관련 상황을 반드시 더 잘 알기 대문이 아니다. 규제의 필요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의 제한된 정신적 능력에 대한 겸허한 인정인 것이다.

 

P239

굴뚝 산업이라 부르는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에도 교육이 중요했는데 근육이 아니라 두뇌가 부의 원천이 되는 정보화 시대에는 그야말로 교육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요소가 될 것이라 믿는 사람이 점점 더 늘어났다.

 

P241

교육 수준이 높아진다고 해서 경제 성장이 촉진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결론지었다.

 

P242

우선 모든 교육이 생산성 향상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짚고 넘어가자.

 

P242

많은 직종에서 현장 실습과 도제 제도를 중요시하는 것도 노동자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학교 교육이 영향을 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증거라고 하겠다. 따라서 생산성과 연관이 있다고 간주되는 과목들마저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생산성 향상과 직접 관련이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P244

사실 많은 업종에서 평범한 노동자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알아야 하는 지식의 양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특히 선진국에서 더 그렇다.

 

P245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기계화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P245

기계화 과정의 정확한 원인이 무엇이건 간에 그 결과는 기술적으로 발달한 경제일수록 교육받은 사람을 덜 필요로 한다는 사실이다.

 

P247

대학을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대학을 가지 않은 사람들보다 똑똑하고, 의지가 강하며, 조직적 사고력이 있다는 신호가 된다. 대졸자를 모집하는 회사는 각 직원의 전문 지식보다는 이런 일반적 능력을 보고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다. 대학에서 얻은 전문 지식은 대부분 직장에서 수행할 업무와 별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P248

대학을 가는 사람들의 비중이 일정 선을 넘어서면 괜찮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는 대학을 가지 않으면 안 되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P248

이렇게 되어 대학 진학률이 더 높아지면 대학을 가야 하는 압박은 한층 증가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현상은 '학력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

 

P249

미국, 한국, 핀란드 같은 나라에서는 대학 교육의 절반 정도는 기본적으로 제로섬 게임인 '분류' 과정을 위해 낭비되고 있다는 말이다. 이 나라들의 고등 교육 현실은 영화관에서 화면을 더 잘 보려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장면을 생각나게 한다. 한 사람이 서기 시작하면 그 뒷사람도 따라서 서게 되고, 그러다가 일정 비율 이상의 사람들이 서면 결국 모두가 서서 영화를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말이다. 영화관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 화면을 더 잘 볼 수도 없으면서 앉아서 보지도 못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P249

대학 교육이 생산성 향상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않아야 한다.

 

P250

교육은 소중하다. 그러나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잠재력을 발휘하고 더 만족스럽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다. 경제를 발전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안고 교육을 확장하면 크게 실망할지도 모른다. 교육과 국민 생산성 사이의 연관성이 약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P258

다시 말해서 지난 40년 동안 GM은 자사의 쇠퇴를 막기 위해 한 가지만 빼고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그 한 가지가 바로 더 나은 차를 만드는 것이라는 점이 안타깝지만 말이다. 사실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가 너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P262

규제들 중에는 반기업적인 것보다 친기업적 성격을 띤 것들이 더 많다. 많은 수의 규제들이 기업 모두가 사용하는 공유 자원을 보존하고, 장기적으로 산업 부문 전체의 지반적 생산력을 향상할 수 있는 기업 활동을 장려하는 기능을 한다. 이런 사실을 인식해야만, 문제는 규제의 절대량이 아니라 규제의 목적과 내용이라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P264

문제는 계획의 수립 여부가 아니라 적절한 수준에서 적절한 계획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

 

P267

불행하게도 중앙 계획 시스템은 현실에서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주된 문제는 바로 복잡성에 있었다. 생산력이 발달할수록 자본의 서로 다른 부분들이 점점 더 서로에게 의존하게 되면서 중앙의 계획 수립이 더더욱 필요하다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생각은 옳았을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은 생산력이 발전하면 경제가 더 복잡해져서 중앙에서 계획을 수립하는 것 역시 더 어려워진다는 사실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P268

1980년대 공산주의 체제가 와해되기 시작할 무렵에는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중앙 계획 시스템에 대한 냉소주의가 만연해서, "우리는 일을 하는 척하고 그들은 보수를 주는 척한다." 라는 우스개가 공산주의 국가들에 유행할 정도였다.

 

P272

아마 그는 채 일주일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사람들은 그가 지도자 자질이 없다고 말할 것이다. 언젠가 아버지 부시가 한 말을 빌리면 그는 '비전이라는 것 (vision thing)'이 부족하다고 비난받을 것이다. 최고 의사 결정권자라면 기업의 미래를 그냥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둘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나갈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지적받을 것이다. 시장 신호를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식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은 안 된다고 이야기 할 것이다.

 

P273

간단히 말해 사람들은 CEO '계획을 하는 사람'이기를 원한다.

 

P275

현대 자본주의 경제는 각 기업의 내부 계획과 정부의 다양한 계획들을 합치면 고도의 계획 경제인 셈이다. 이런 식의 관찰에서 파악할 수 있는 재미있는 현상은 부유한 나라가 가난한 나라보다 더 계획적이라는 것이다.

 

P275

문제는 계획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각각의 다른 경제 부문에 적절한 계획의 형태와 수준을 정하는 것이 문제이다.

 

P275

시장이 없다면 우리 경제는 소련처럼 비효율적인 시스템으로 전락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시장 하나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은, 소금이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이므로 소금만 먹어도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P277

기회의 균등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일정 수준 이상의 결과의 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P281

결국 백인 우월주의에 젖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이지만 하는 수 없이 자존심을 접고 일본인들은 백인인 것처럼 받아들였다. 일제 자동차를 타려면 다른 도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시장의 힘이다.

 

P283

나는 진정으로 공평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는 결과의 균등을 꾀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믿는다. 문제는 균등하게 주어진 기회를 통해 혜택을 보기 위해서는 그 기회를 잘 이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P284

바로 이런 이유에서 많은 사람들이 인종 분리 정책 후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가리켜 '카푸치노 사회'라 부른다. 바닥에 두꺼운 갈색층, 그 위를 얇게 덮은 하얀 거품, 그 위에 뿌려진 검은 코코아로 이루어진 카푸치노 거피 같은 사회 말이다.

 

P285

기회의 균등은,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사람한테는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P288

결국 부모 소득이라는 결과의 균등이 어느 정도 선까지 보장되지 않으면 가난한 사람들은 기회의 균등을 충분히 활용할 수가 없다.

 

P288

기회의 균등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진정으로 공정하고 효율적인 사회를 건설하기를 바란다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P290

잘 설계된 복지 정책이 있는 나라 국민들은 일자리와 관련된 위험을 감수하기를 두려워 하지 않고 오히려 개발적인 태도를 취한다.

 

P293

결국 선진국 중 가장 유연하다는 한국 시장에서 인적 자원을 재능에 따라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데 극적인 실패를 하고 만 것이다. 이유는? 바로 높아진 고용 불안이다.

 

P296

직업 안정성이 낮으면 사람들이 열심히 일을 할지는 몰라도 자기에게 맞지 않는 자리에서 열심히 일한다는 문제가 있다.

 

P297

이 새로운 파산법은 비슷한 시기에 도입된 유한 책임 회사 같은 제도와 함께 기업 활동에 따르는 리스크를 크게 줄이는 효과를 낳아 기업인들이 적극적으로 위험을 감수하게 되면서 현대적 의미의 자본주의가 가능해졌다.

 

P297

파산법이 기업가들로 하여금 위험을 더 적극적으로 감수하게 해 주는 것처럼, 복지 정책은 노동자들이 변화에 더 개방적이고, 그에 따른 위험을 더 기꺼이 감수하는 태도를 갖도록 해 준다. 2의 기회가 있다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첫 번째 직업을 선택할 때 더 대담해질 수 있고, 후에 직업을 바꾸어야 할 때에도 더 개방적인 자세를 취할 수 있다.

 

P300

실업이 자기 인생을 망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큰 정부가 사람들을 변화에 더 개방적으로 만들고, 그에 따라 경제도 더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이다.

 

P302

금융 자산의 유동성을 이용해 자산 보유자들은 작은 변화에도 빨리 반응을 하기 때문에 실물 경제 부문의 기업들을 장기적 발전에 필요한 '기다려 줄 줄 아는' 자본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금융 부문과 실물 부문 사이에 존재하는 속도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 즉 금융 시장의 효율성을 의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P311

그러나 아무리 천재적인 금융 상품을 만들어 놓아도 결국 이 자산들이 기대한 만큼의 수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는 최초로 담보 대출을 했던 그 수십만 명의 노동자와 중소기업가들이 대출 융자금을 꼬박꼬박 상환하는지에 달려 있다.

 

P313

세계적 기업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기술적 조직적 노하우를 축적하는 데에는 수십 년이 걸린다. 이와 대조적으로 금융 자산은 다른 곳으로 옮겨 재배치되는 데 몇 초, 기러야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 엄청난 유동성의 차이로 인해 심각한 문제가 빚어지는데, 이는 금융 자본이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impatient)' 자본으로 단기간에 이익을 챙기려는 속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P314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수준의 유동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제 발전의 궁극적 원천인 (기계 설비 등) 물리적 자본과 인적 자본, 조직 혁신 등에 기업이 장기 투자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방식을 금융시스템이라는 회로의 배선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P319

역사상 가장 재기 넘치는 경제학자인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경제학은 경제학자들을 먹여 살리는 수단으로는 무척 유용하다."라고 말했다. 과장된 이야기이지만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다. 경제학은 실제 경제 운용과 큰 관계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P322

하지만 그 편지의 내용은 사태의 심각성을 호도한 것이다. 경제학자들은 자기들의 전문 분야에 한정된 일만 열심히 하다가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한 세기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재난에 희생된 무고한 기술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P323

다시 말해 경제학은 그저 실생활에서 동떨어진 것 이상의 우를 범한 것이다. 지난 30여 년 동안 경제학이 한 짓은 사람들에게 실제로 해를 끼쳤다.

 

P325

자본주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은 장기 투자와 생산 구조를 바꾸는 기술 혁신이지, 풍선을 부풀리듯 이미 존재하는 구조를 팽창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P326

경제학은 쓸모없거나 해로운 것이 아니다. 다만 올바른 경제학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P328

이윤 동기는 여전히 우리 경제를 돌아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효과적인 연료이며, 우리는 이런 이윤 동기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 30여 년 동안 엄청난 수업료를 치르면서 배웠듯이 이윤 동기에 아무런 규제도 가하지 않는 것이 그것을 가장 잘 활용하는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P328

시장은 무수한 경제 주체들이 수행하는 여러 가지 복잡한 경제 행위들을 상호 조정하는 데에 특히 효율적이 메커니즘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우리는 시장이 메커니즘 혹은 기계에 불과하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P329

시장도 참여자들의 태도와 동기 그리고 시장을 지배하는 규정을 적절하게 변화시킴으로써 더 잘 돌아갈 수 있다.

 

P330

인간의 합리성은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는 인식 위에서 새로운 경제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P330

근본적인 문제는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인간의 정보 처리 능력의 부족이기 때문이다.

 

P331

새로운 금융 상품을 개발하면 그 상품이 금융 회사의 단기적 이윤이 아니라 경제 시스템 전체에 장기적으로 어떤 위험과 이익을 미치는지 평가한 뒤에 출시를 허용하는 승인 절차를 만들 필요가 있다.

 

P331

인간이 이기심 없는 천사가 아니라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의 나쁜 면보다 좋은 면을 발휘하게 하는 경제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P332

사람들이 항상 '받아 마땅한' 만큼 보수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P334

'물건 만들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 탈산업화 지식 사회는 신화에 불과하고, 제조업은 지금도 경제에 필수적이다.

 

P335

대다수의 고부가가치 서비스들(금융, 기술 컨설팅 등)은 제조업 부문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때로는 기생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서비스는 교역 가능성이 낮기 대문에 서비스 부문의 비중이 높은 국가는 국제수지 기반이 약화되면서 결국 성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P336

금융 부문과 실물 부문이 더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도록 노력해야 한다. 현대 경제가 생산적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건강한 금융 산업이 필수적이다. 금융 부문이 가장 중요한 역할 중의 하나가 바로 투자를 하고 나서부터 그 투자가 결실을 맺을 때까지의 시차를 메워 주는 것이다. 금융은 그 속성상 빨리 움직일 수 없는 실물 자산에 유동성을 부여함으로써 자원을 신속하게 재배분할 수 있도록 한다.

 

P337

더 크고 더 적극적인 정부가 필요하다.

 

P339

이제 우리는 더 활력 넘치고 안정적이며 더 평등한 경제 시스템에서 정부가 어떻게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는지를 더 창조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더 좋은 복지 국가, 더 나은 규제 시스템(특히 금융 부문에 관한), 더 우월한 산업 정책 등이 필요하다.

 

P339

세계 경제 시스템은 개발도상국들을 '불공평하게' 우대해야 한다.

 

P339

결국 가장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는 사실은 대단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P340

결과적으로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보다 훨씬 철저하게 자유 시장 정책을 시행해야 했고 이에 따라 경제 성장, 경제 안정성, 평등 측면에서 선진국보다 훨씬 못한 성적을 거두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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