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에움길~
  • 조회 수 3028
  • 댓글 수 1
  • 추천 수 0
2014년 11월 3일 11시 57분 등록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저, 김희정・안세민 공역, 부키, 2010.



1. 저자에 대하여


■ 장하준 張夏準  ■

출생/사

1963.10.7 한국 서울. 만51세

활동분야

경제학자, 교수

 

• 발 자 취 •  

• 저 서 •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1986.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디플로마 과정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University of Cambridge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 취득

1990.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경제학과 교수로 현재까지 재직 중

2003.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뮈르달 상 수상

2005.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예프 상 최연소 수상

옥스팜의 일원으로서 세계 은행, 아시아 개발 은행, 유럽 투자 은행 등의 자문 경력

현재 워싱턴 D.C의 정치 경제학 연구 센터 회원

 

 

2002. 사다리 걷어차기

2004. 개혁의 덫

2004. 주식회사 한국의 구조조정 무엇이 문제인가

2005. 쾌도난마 한국경제

2006. 국가의 역할

2007. 나쁜 사마리아인들

2007. 장하준, 한국경제 길을 말하다

2008. 다시 발전을 요구한다

2010.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2011. 불량 사회와 그 적들(등저)

2012.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2014.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결국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걸친 첫 번째 세계화의 역사는 현대의 신자유주의의 정통적 견해에 부합되도록 다시 쓰여지고 있는 셈이다. 오늘날의 부자 나라들이 취했던 보호무역주의의 역사는 지극히 과소평가되고 있고, 현재의 개발도상국들의 관점에서 보자면 고도의 전지구적인 통합이 제국주의적 근원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은 거의 언급되지 않는 식이다.

……

 


■ 젊다

 

오랫동안 이름을 들어온 듯한데, 63년생이다. 오래도록 머리가 희끗한 노년의 교수를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당연 그의 책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읽으려고 했었다, 읽었다고 착각했다가 사실이었다. 자세히 그의 저서들을 보니 읽은 것이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저자의 글을 읽었다고, 저자를 오래전부터 알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어디서부터 이러한 착각이 들었던 것일까?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가 번역본이기에 그제야 내가 완전 저자를 잘 모르고 있었구나 생각했다. 교포던가 또한 놀라며 다시 저자에 대한 소개를 뒤적였다. 역시, 한국에서 태어났고 대학 이후에야 영국에서 공부를 했다. 영국 대학 교수이니 영어로 당연 수업을 진행하고 글을 쓰고는 하겠지. 또한 우리나라를 향해 출판한 것이 아닐 터이니. 여러 번 칼럼이나 신문에서 저자의 글을 보곤 했는데 그것이 저자를 오래도록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너무 자주 언론에서 접한 이름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저자의 나이가 젊다는 것에 놀란 것은 내가 가지게 된 고정관념 때문일 것이다. 나쁜 사마리아인 탓이 크다. 정부로부터 금지 서적으로 분류된 탓에 저자의 이름이 더욱 공공연하게 오르내렸던 것 같다. 자본주의를 비판함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과도한 반응들이 오히려 그의 위상을 높여 주지 않았을까. 나 역시 요즘 시대에 ‘불온’ 서적이란 것이 지정되리라는 ‘설마’하는 안일한 생각에 당연스레 과거의 책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리고 당연 저자도 희끄무레한 머리색을 가진 초로의 교수로 머릿속에 여기고 있던 것이다. 이런!

 암튼 저자가 젊다는 것이 중요하다. 젊다는 것은 요즘의 사회 속에서 성장하고 배웠다는 것이고 그 속에서 가치와 생각들이 형성되었다는 것이니까.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의 경제학적 관점은 눈여겨 볼만하다. 더구나 온전히 한국적 시각으로 보는 것도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유럽에서 공부하였고 그 바탕을 가지고 있다. 좀 더 생각의 얼개가 자유스러우리라 생각한다.


엄친아시군!


 저자는 경제학자로 현재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이다. 그의 동생 장하석 역시 케임브리지대학교 석좌교수이다. 저자의 아버지 장재식은 행정고시 합격한 3선 의원에 전 산자부 장관 출신이며 어머니 최우숙은 영문과를 졸업했다. 한국사회는 혈연 집단이니 사촌 이야기를 덧붙이지 않을 수 없다. 고려대 장하성 교수, 전 여성가족부 장관 장하진이 저자와 사촌지간이다. 이렇듯 저자의 집안은 ‘특출’한 집안이다. 일찍부터 학자적일 수 있었고 또한 경제력과 영향력까지 갖춘 집안이다. 잘 아는 말로, 엄친아다. 더구나 놀라운 건, 그들의 1세대인 저자의 할아버지와 형제들은 모두 독립운동을 했다. 그러니까, 또한 독립군의 자손이기도 하다.

 가진 자들에게 무수히 당해와서인지 일찌감치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대충봐도 뻔하다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대략 언론을 통해 소개된 이 집안의 분위기는 일반적인 가진 자들의 행로와는 사뭇 다르다. 앞서 독립군 자손에 저자의 부친과 형제들은 6·25전쟁에 참전하였고 상이용사가 된 이들도 있다. 그들의 집안은 형제애와 가족애가 돈독했고 사회와 정치에 대한 관심과 참여가 깔려 있었다. 장하진 전 장관은 이렇에 집안의 분위기를 전한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현대사에 항상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그러나 정의롭지 못한 일엔 절대 타협하지 않는, 그러면서도 자기 일에 성실해야 한다는 게 가풍으로 자리 잡은 거죠. 우리는 한번도 ‘좋은 대학에 가라, 좋은 과에 가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어요. 다만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과를 선택하라’는 말씀은 하셨죠.” 이러한 분위기에 저자의 아버지의 역할이 아주 컸다고 한다.

 저자의 아버지는 아들의 태몽을 기억한다. 멧돼지를 품에 안는 꿈을 꾸었다 한다. 저자의 사진을 보면 통통한 얼굴 인상이 조금 닮았다(^^:::) 싶다. 우리들이 늘 꿈꾸고 싶어 하는 돼지꿈을 꾸고 잉태된 아이, 그가 바로 장하준 교수다. 이런, 꿈까지 ‘되는’ 사람이라니! 꿈의 기운 덕분이었을까. 저자는 영국에서 공부한 지 4년 만에 케임브리지 교수가 되었다. 나이로 얘기하자면 27세 때다.

 놀라운 성과, 결과를 쥔 저자이기에 과정 역시도 순탄했을 듯 보이는데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공부하기까지는 한번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1986년 케임브리지 대학은 석사과정이 아닌 디플로마(diploma:학위를 주지 않고 수료증만 주는 과정) 과정만을 저자에게 허용했다. 대학이 석사과정에 저자를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가 참 놀랍다. ‘세계 200위권에도 들지 못하는 대학 졸업생’이라는 이유였다고 하니...저자는 이 과정에 들어가서 4개월 만에 실력을 인정받았는데, 학과 교수들이 1년 만에 석사를 주겠다고 했고 박사과정도 마찬가지였고 박사과정이 끝나기 전에 “경제학과 교수를 하라"고 했다 한다. 그렇게 교수로 임명되고 나서 박사를 받았다 한다.

 도대체 얼마나 놀라운 실력을 보였기에 단순 감탄을 떠나 실제로 교수가 되었을까. 어떻게 공부하였기에 그러할까.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열심히 독서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많은 양의 책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었다.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다 읽었는데 도서관 직원이 아버지가 그 책을 보는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의 독서의 정도를 가늠하면 사례로 중학교 2학년 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영어원서로 11번, 번역판으로 12번을 읽었다 한다. 더구나 저자인 칼 세이건으로부터 직접 편지까지 받았다 한다.


불온하다구! 


 서울대에서 개발경제학을 전공하고 케임브리지에서도 같은 전공이었다. 저자는 영국의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로버트 로손(Robert Rowthorn) 아래서 연구하였는데 로손은 계획 경제와 시장경제의 절충안인 산업 정책 이론을 구체화시킨 학자이다. 저자 역시 그의 아래 공부를 하며 비주류 경제학 분야에서 활동하기 시작했고 저자 자신이 제도주의적 정치경제학이라 부르는 경제학을 구체화하였다. 또한 저자는 옥스팜의 일원으로서 세계 은행, 아시아 개발 은행, 유럽 투자 은행 등의 자문을 맡았고 워싱턴 D.C.에 있는 정치 경제학 연구 센터의 회원이다. 에콰도르의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의 경제 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장하준은 《사다리 걷어차기》로 2003년도 뮈르달상을 수상했고 또 2005년에는 국제개발환경연구원(G-DAE)으로부터 2005년 바실리 레온티에프상을 수상했다. 세계 경제학계와 출판계에 저자는 유명한 인물이며 비주류경제학자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런 그가 영국의 대학에서 잘 연구하며 살아갈 줄 알았더니 모교인 교수직에 세번이나 지원했다고 한다. 매번 탈락하였는데도 말이다. 이쯤되면 그래도 지속적으로 한국에서 살고 싶었나 보다 싶다. 그런데 그의 임용탈락에 한가지 이유가 떠돈다. 이른바 저자가 비주류경제학자라는 이유가 그것이라 한다. 한마디로 신자유주의 경제에 치중한 서울대 교수진들 사이에 홀로이 신자유주의 경제학자가 아니라는 이유란다. 표면적인 이유는 논문 자격요건이 어쩌고 한다지만 그것이 아니었다. 실질적인 이유는 공공연하게 나온 이 이유, 저자는 한국사회에서도 받아들이지 않고 대학에서도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경제학자라는 것이다. 여전한 한국사회의 이러한 인식들이 세상살이른 서글프게 한다.

 아무튼 오히려 더 잘 되었다. 저자가 더 좋은 환경에서 자신이 펼치고 싶은 대로 주장을 이뤄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불온서적이라는 지적도 당하지 않고.



참고 자료


•알라딘, yes24 저자소개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서론


p11 세계 경제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금융개혁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정 및 통화를 완화한 결과 금융계에 새로운 거품이 일어나고 있는 반면 실물 부문은 돈줄이 막혀 있다. 이 거품이 터지는 날에 세계 경제는 다시 불황으로 들어가는 더블딥 현상을 면치 못할 것이다.


p12 재앙 결국 따지고 보면 1980년부터 세계를 지배해 온 자유시장 이데올로기에 그 원인이 있다. 우리는 항상 그냥 내버려두면 시장이 알아서 가장 효율적이고 공정한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라는 말을 들어 왔다. 각 개인은 자기가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기 때문에 효율적일 수밖에 없고, 시장에서 경쟁을 통해 자기가 가진 생산성에 맞는 보상을 받게 되므로 공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p12~13 한마디로 우리는 시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시장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아야 된다는 말을 줄곧 들어왔다.

     이 말을 따라 지난 30여 년 동안 대부분의 나라가 자유 시장 정책을 추진했다. 정부 소유의 기업과 금융 기관들을 민영화하고, 금융 및 산업 부문에 대한 규제를 없앴으며, 국제 무역과 투자를 자유화하는 한편 소득세를 인하하고 복지지출을 줄였다. 이 정책을 신봉하는 사람들도 이런 조처들 때문에 사회가 더 불평등해지는 것과 같은 단기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더 역동적이고 부유한 사회가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그들은 밀물이 들어오면 모든 배가 다 같이 떠오른다는 비유를 즐겨 썼다.

⇒ 문제를 알고서도 문제에 대처하지 않고 대안을 내놓지 않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그저 무조건 자유 시장 정책이니까.


p13~14 결국 자유주의 시장주의자들, 혹은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라 불리는 사람들이 우리에게 해온 이야기는 절해야 부분적으로만 맞고, 최악의 경우에는 완전히 틀렸다는 말이 된다. 이 책에서는 자유 시장 이론가들이 ‘진실’이라고 팔아 온 사실들이 꼭 이기적인 의도에서 만들어 낸 것은 아닐지라도 허술한 추측과 왜곡된 시각에 기초를 두고 있다는 것을 밝히고자 한다. 즉, 자유시장주의자들이 말해 주지 않는 자본주의에 관한 여러 가지 중요한 진실들을 이야기하는 것이 내 목적이다.


p14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를 비판한다고 해서 자본주의 자체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수많은 문제점과 제약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는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좋은 경제 시스템이라고 믿는다. 그저 지난 30여 년간 세계를 지배해 온 특정 자본주의 시스템, 즉 자유 시장 자본주의를 비판하고 싶을 뿐이다.

⇒ 한국은 이상한 나라다. 아니 흑백논리가 가득한 나라다.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를 비판하면 공산주의자라 생각한다. 빨갱이로 몰아간다.


p17 이 책의 목적은 자본주의가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고 어떻게 하면 더 잘 돌아가게 할 수 있는지를 독자들이 이해하도록 돕는 데에 있다. 이 책은 그러나 ‘초보자를 위한 경제학 입문서’는 아니다. 그보다 더 좁으면서도 동시에 그보다 더 넓은 책이다.

⇒ 자본주의는 그 문제점을 거듭 수정하여 지속되어 왔다.

 

01. 자유 시장이라는 것은 없다.


p19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시장은 자유로워야 한다. 정부가 개입하여 시장에 참여하는 주체들에게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제시하면 자원이 적재적소에 쓰이지 못하게 된다.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가장 이윤이 높은 일을 할 수 없다면 사람들은 투자하고 기술 혁신을 할 동기를 잃는다.


p19~20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자유시장은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시장에는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모종의 규칙과 한계가 있다. 시장이 자유로워 보이는 것은 단지 우리가 그 시장의 바탕에 깔려 있는 여러 규제를 당연한 것으로 여겨 규제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유 시장은 정치적으로 정의되는 것이다.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은 자신들이 정부의 정치개입으로부터 시장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정부는 언제나 시장에 개입하고 있고, 자유 시장론자들도 다른 모든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정치적이다. 객관적으로 규정된 자유 시장이 존재한다는 신화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이해하는 첫걸음이다.

⇒ 정부는 시장에 관여하기 위해 존재한다.


p21 시장의 자유는 아름다움과 마찬가지로 보는 이의 견해에 따라 달라진다.


p22 똑같은 시장을 놓고서도 각자 입장에 따라 느끼는 자유의 정도가 다른 마당에, 그 시장이 얼마나 자유로운지를 객관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자유 시장이라는 것은 환상이라는 이야기이다. 자유 시장처럼 보이는 시장이 있다면 이는 단지 그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여러 규제를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런 것일 뿐이다.


p22 자유 시장도 일단 특정 규제의 정당성을 완전히 받아들이고 나면 그 규제의 존재 자체를 의식하지 못하게 된다.


p24 선진국에서 임금을 결정하는 데에는 최저 임금법을 포함해 다른 무엇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이민정책이다. 그것은 결코 노동 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되지 않는다. 만일 노동 시장에서 자유롭게 결정되도록 내버려 둔다면 자국 노동자의 80~90퍼센트는 임금이 낮고 생산성은 더 높은 이민 노동자들로 대체될 것이다. 그러므로 이민 문제는 대개 정치적으로 해결될 수밖에 없다.

⇒ 이른바 3D 업종에 대한 기피현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3D 업종에 머물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은 이러한 낮은 저임금 노동력을 가진 이민자들로 인해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 그리하여 갈등이 생기고, 경쟁력으로 임금이 낮아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p25 우리는 어떤 규제 이면에 있는 도덕적 가치에 수긍하지 않을 대 그것을 규제라 여긴다.

⇒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기업을 위한 규제는 거의 풀렸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부족하다고 규제를 풀라고 아우성이다. 맞춰서 즉각 즉각 규제를 잘 풀어주는 정권도 있다. 세상에, 기업하기 좋은 나라로 5위로 뽑혔다고 좋아 죽겠다는 기사를 보니 기가찬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무얼 뜻하는가. 결국 서민이 살기 힘든 나라라는 이야기로 귀결되지 않겠는가.

 

p26 자유 무역 대 공정 무역을 둘러싼 요즘 논쟁의 이면에도 이런 가치관의 충돌이 깔려 있다. 많은 미국인들은 중국이 자유롭게 무역을 하는지는 몰라도 공정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미국인들이 보기에는 말도 안 되는 저임금에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생산한 제품을 파는 중국은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하는 상대이다. 반대로 중국인들은 선진국이 자유 무역을 옹호한다고 하면서 열악한 노동 조건과 저임금을 기반으로 생산된 제품들에 대한 수입 제한 같은 방식으로 중국산 수출품에 인위적인 장벽을 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처사라고 반박할 수 있다. 중국인들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가장 풍부한 단 하나의 자원인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는데 제약을 받는 것은 부당하게 보일 수밖에 없다.


p29 어떤 정책이 자유 시장 자본주의에 위배되지 않는 불가피한 국가 개입인지 아닌지는 견해 문제인 것이다.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규정된 자유 시장의 경제라는 것은 없다.


p30 시장의 경계가 모호하며 객관적으로 결정할 방법이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면, 경제학이 물리학이나 화학 같은 과학이 아니라 정치적 행위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p31~32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시장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이유를 들어 특정 규제의 도입을 반대하는 것은, 그 규제를 통해 보호될 권리들을 부정한다는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 표명에 불과하다.

    시장은 객관적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것이야말로 자본주의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02.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영되면 안 된다.


p32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기업의 주인은 주주들이다. 그러므로 기업은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경영되어야 한다. 주주들은 고정 수입을 보장받지도 못한다. 주주들의 수입은 기업의 실적에 따라 달라진다. 기업이 파산했을 때에도 주주들은 모든 것을 잃는다. 이렇듯 다른 사람들은 부담하지 않는 리스크를 짊어지는 주주들에게는 기업 실적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동기가 강할 수밖에 없다. 주주들을 위한 경영을 하면 기업 이윤은 극대화된다. 이는 기업이 사회적 기여를 극대화하는 길이기도 하다.


p33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주주들이 법적으로는 기업의 주인일지는 몰라도 그들은 기업의 이해 당사자 중에서 가장 손쉽게 빠져나갈 수 있고, 따라서 기업의 장기 전망에 가장 관심이 없는 집단이다. 보유 주식을 다 팔 경우 해당 기업이 위기에 빠질 정도로 지분이 많은 대주주 외에는 주식을 팔고 떠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주주들, 특히 소액 주주들이 장기 투자를 줄여 이윤을 극대화하고 그 이윤에서 주주에 대한 배당을 극대화하는 단기 수익 극대화 기업 전략을 선호하는 것도 바로 그래서이다. 이렇게 되면 재투자에 필요한 유보 이윤이 줄어들게 되므로 해당 기업의 장기 전망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주주들을 위한 기업 경영이 결국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p34 16세기에 발명은 되었지만 19세기 중반까지는 유한 책임 회사를 세우는 것이 대단히 어려웠다. 유한 회사를 설립하려면 왕실이나 정부에서 특별 허가를 받아야 했다. 또 회사를 100퍼센트 소유하지 않고 유한 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경영자는 리스크를 100퍼센트 자기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과도하게 위험한 사업을 하리라는 것이 당시의 지배적 의견이었다. 마찬가지로 유한 회사의 경영에 참여하지 않은 투자자는 리스크의 한도가 각자의 투자액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자신들이 고용한 전문 경영인을 감시하는 데 소홀하리라는 것이 중론이었다. 경제학의 시조이자 자유 시장 자본주의의 수호성인인 애덤스미스가 유한 책임의 원칙에 반대한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 였다 그의 유명한 말처럼 “(공동 자본)회사의 이사진은…… 자기 돈이 아니라 남의 돈을 관리하기 때문에, 그들에게 (무한책임을 전제로 하는) 합명 회사 파트너들이 자기 돈을 지키듯이 남의 돈을 관리하리라는 기대는 무리가 있다”라는 것이다.


p34 유럽 국가들은 규모가 크고 리스크가 높으면서 국익에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유한 회사의 설립인가를 내주었다.

    그러던 중 19세기 중반 철도나 철강, 화학 공업 같은 대규모 산업이 등장하면서 유한 책임의 필요성이 절실해졌다.


p35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에서 유한 책임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알아차렸던 사람 중 하나가 흔히 자본주의의 가장 큰 비판자로 알려져 있던 카를 마르크스였다.

⇒ 자본주의를 가장 강도높게 비판한 마르크스. 그러나 그가 제기한 비판은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수정하는데 도움을 주어 자본주의를 지속하게 하는 힘을 부여했다.

 

p36 마르크스는 공동 자본회사가 경영으로부터 소유를 분리해 낸다는 점, 그리고 이를 통해 자본주의가 성취한 물질적 진보를 해치지 않고도 (이미 기업 경영에서 손을 뗀) 자본가들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주의로 이행하는 ‘전환점’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p37 시간이 지나면서 전문 경영인이라는 새로운 계급이 출현하여 카리스마 넘치는 기업가들을 대체해 나갔다. 기업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어느 한 사람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하는 것도 점점 더 어려워졌다.


p39 주주가치 극대화 원칙은 주주들에게 얼마나 큰 이익을 안겨 주느냐에 따라 전문 경영인들의 보수를 정해야 한다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p43 배당금을 높이고 자사주 매입을 늘릴수록 사내 유보 이윤은 줄어들고 그에 따라 투자도 감소된다. 투자 위축은 그 효과 단기적으로는 드러나지 않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기술력을 후퇴시켜 기업의 생존 자체를 위협한다.


p44 대부분의 주주들보다는 노동자나 납품 업체가 해당 기업의 장기적인 생존 여부에 더 민감할 수밖에 없다. 주주 가치 극대화가 경제 전체를 위해서는 물론이고, 해당 기업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p44 유한책임은 주주들이 손쉽게 빠져 나갈 수 있는 출구를 제공하여 투자에 따른 리스크를 완화해 주었다. 인류의 생산력이 크게 진보할 수 있었던 것도 유한 책임을 통해 대규모 자본 축적이 가능해진 덕분이었다. 하지만 바로 그렇게 손쉽게 빠져나갈 수 있기 때문에 주주들은 기업의 장기적인 미래를 책임질 만큼 믿음직한 후견인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03. 잘사는 나라에서는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는다


p47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시장 경제에서는 생산성이 높으면 그만큼 보수를 많이 받는다. 공평하고 효율적인 보상은 자유로운 노동 시장에서만 가능하다.


p47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잘사는 나라와 못사는 나라의 임금 격차는 개인의 생산성이 달라서가 아니라 각 정부의 이민정책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임금이라는 것은 정치적 결정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정으로 공평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개인의 가치에 맞는 임금을 받고 있다는 잘못된 신화를 깨뜨려야만 한다.


p53 각 민족마다 변할 수도 없고 변해서도 안 되는 정체성이 있다는 개념은 여러 면에서 꼭 필요한 신화일지는 모르나 신화임에는 분명하다.


p53 한 사회가 이민자들을 수용할 능력에 한계가 있는 것은 맞지만 총인구가 미리 고정된 것은 아니다. 이민 문제에 대한 사회의 태도와 정책들을 바꿈으로써 이민자에 대한 문호 개방의 정도를 조절할 수 있다. 대부분의 부자 나라들이 받아들이는 이민자의 종류는 개발도상국 쪽에서 보면 ‘잘못된’ 것일 수 있다. 일정액 이상의 ‘투자금’을 들고 오는 사람들에게는 거의 바로 이민 허가를 내주는 제도를 통해 국적을 ‘판매’하는 나라들도 많다. 이런 제도는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이 겪는 자본 부족 현상을 더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부자 나라들은 또 고학력, 고급 기술 소지자를 선호함으로써 개발도상국의 두뇌 유출을 더 심화시키기도 한다. 이들 고학력, 고급 기술 소지자들이야말로 미숙련 이민자들보다 조국에 남아서 국가 발전에 기여해야 하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p55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 나라의 동일 직종 종사자들과 붙여 놓아도 지지 않는다. 정작 자기 몫을 하지 못하는 것은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이다. 상대적으로 낮은 그들의 생산성 때문에 나라가 가난하다는 말이다. 따라서 가난한 사람들 때문에 나라가 가난하다는 부자들의 불평은 얼토당토하지 않다. 가난한 사람들이 자기 나라 전체를 끌어내린다고 불평하기 전에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은 왜 부자 나라의 부자들처럼 자신들이 나라 전체를 끌어올리지 못했는지를 생각해 봐야 한다.

⇒ 한국은 가난한 나라야, 부자 나라야? 부자인 줄 아는 나라?


p55 부자 나라의 어떤 개인이 비슷한 일을 하는 가난한 나라의 개인보다 실질적으로 생산성이 월등히 높은 분야에서조차, 그 격차는 개인의 능력 차라기보다는 시스템의 차이에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들은 더 나은 기술, 더 나은 조직, 더 나은 제도와 물리적 인프라를 가진 경제환경에서 살기에 그런 성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수세대에 축적된 집단적인 노력의 산물이다.

   

04.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p57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통신 기술 혁명은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 놓았다. 통신 기술 혁명은 물리적 ‘거리의 파괴’로 이어졌고, 그에 따라 ‘국경 없는 세계’가 출현하면서 국가의 경제적 이해관계나 정부의 역할에 대한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이 타당하지 않게 되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바로 이와 같은 기술 혁명에 의해 규정되고 있다. 따라서 국가나 기업, 그리고 개인도 그에 상응하는 속도로 변화하지 않으면 존망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이제 개인이나 기업 혹은 국가는 과거보다 훨씬 더 유연한 자세를 견지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시장 자유화가 필요하다.


p57~58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변화를 인식할 때 우리는 가장 최근의 것을 가장 혁신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인터넷 혁명의 경제적, 사회적 영향은 최소한 지금까지는 세탁기를 비롯한 가전제품만큼 크지 않았다.


p60 경제가 발전하면 ‘사람’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물건’보다 상대적으로 더 비싸지게 마련이고, 그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가사 노동자를 고용한다는 것이 극소수 부자들이나 누릴 수 있는 사치가 되고 말았다. 반면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가사 노동자의 임금이 저렴한 탓에 소득 수준이 중하위권에 속하는 사람들도 가정부를 둘 수 있는 것이다.


p61 전기, 수도, 가스와 더불어 가전제품의 등장으로 가사 노동 부담이 줄어들면서 여성들의 삶이 완전히 변모했고, 그로 인해 남성들의 삶도 크게 달라져다. 가전제품은 훨씬 많은 여성들이 노동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었다.


p62 여성들의 노동 시장 참여가 늘면서 가정과 사회에서 여성들의 지위도 확실히 높아졌다. 그 결과 남아 선호 사상이 약해지면서 여성에 대한 교육 투자가 늘어났고, 이것이 다시 여성들의 노동 시장 참여를 촉진시켰다. 더욱이 자녀 양육을 위해 직장을 포기하고 주부로만 지내는 여성의 경우에도 가정 내에서 지위가 올라갔다.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남편 곁을 떠나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위협이 설득력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들이 경제 활동에 나설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자녀 양육에 따르는 기회비용이 높아졌고, 그에 따라 자녀 수가 줄어들었다. 이런 모든 것이 전통적인 가족 내의 역학관계를 바꾸었다. 세상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p66~67 일부 선진국들, 특히 미국과 영국에서는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 통신 기술 혁명에 마음이 팔려 이제는 ‘구닥다리’ 제조업은 필요 없고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는 잘못된 생각을 했다. 그에 따라 많은 나라들이 ‘탈산업화 사회’의 시대가 왔다고 철석같이 믿고 제조업을 홀대하여 자국 경제를 약화시켰다.

     더 걱정스러운 일은 선진국 사람들이 인터넷에 매료되면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의 정보 격차가 국제 문제화되고, 이에 따라 많은 기업이나 자선단체, 개인들이 개발도상국에 컴퓨터와 인터넷 설비를 갖추라고 많은 돈을 기부한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정보 격차 해소가 개발도상국들이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것일까?

⇒ 여전히 떠들고 있다. 탈산업사회라고. 그러나 여전히 제조업에 기반한 사회임을. 다만 거기에 부여하는 가치를 낮게 보고 있을 뿐.


05. 최악을 예상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


p69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애덤 스미스가 한 유명한 말이 있다. “우리가 저녁 식사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정육점, 양조장, 빵집 주인들이 관대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이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시장은 오직 자기 자신 아니면 기껏해야 자기 가족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의 에너지를 완벽하게 아울러서 사회적 조화를 만들어 내는 기능을 한다. 공산주의가 실패한 것은 이런 인간의 본성을 부정하고 모든 사람이 이타적 내지는 자기희생적으로 행동한다는 전제하에 경제 체제를 운영했기 때문이다. 지속될 수 있는 경제 체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간이 근본적으로 자기만을 생각하는 존재라는 사실, 즉 사람들이 항상 최악의 행동을 할 것이라는 사실을 전제해야 한다.


p69~70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이기심은 대부분의 인간이 지닌 가장 강력한 본성 중의 하나이지만, 유일한 본성도 아니고 많은 경우 인간 행동의 가장 중요한 동기도 아니다. 사실 세상이 경제학 교과서에서 묘사하는 이기심 가득한 사람들로만 이루어져 있다면 아무것도 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 남을 속이고, 나를 속인 사람을 잡아내고, 잡은 사람을 벌주는 데 온 시간을 써야 할 테니 말이다. 세상이 지금처럼 돌아가는 이유는 인간이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믿듯이 전적으로 이기적이기만 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경제 제도는 사람들이 이기심을 지닌 존재라는 것은 인정은 하되 인간의 다른 본성들을 모두 활용하고 사람들이 최선의 행동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제도일 것이다. 결국 최악의 행동을 기대하면 최악의 행동밖에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p71 동아시아 정부 개입이 성공을 거둔 유일한 이유는 이 나라들에는 역사적인 이유로 특별히 이기심이 없고 능력있는 정부 관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들의 설명이었다. 심지어 정부가 능동적인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학자들까지도 일부는 이 점에 동의했다.


p71~72 "미안하지만 여러 경제학자분들께서는 실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는 금속 공학 박사 학위를 소지하고 있고, 고베 철강에서 지난 30년간 일한 덕에 철강 제조에 대해 제법 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그런 저도 회사 규모가 너무 크고 복잡하기 때문에 회사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반 정도 이해하면 다행입니다. 회계나 마케팅 분야 출신의 다른 임원들은 거의 아무것도 모른다고 해야 하겠지요. 그럼에도 이사회에서는 직원들이 올린 사업 계획을 대부분 받아들입니다.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서 일한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지요. 모든 사람이 자기 이익만을 추구한다고 가정하고 직원들의 동기를 사사건건 의심하기만 한다면 회사는 마비되고 말 겁니다. 이해하지도 못하는 사업계획을 검토하려고 애만 쓰다가 말 테니까요. 고베 철강이든 정부든 간에 모든 사람이 자기 이익만을 위해 행동한다고 전제하면 대규모 관료 기구를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p72 자유 시장 경제학은 모든 경제 주체가 이기적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그들은 탐욕, 이기심과 같은 인간의 가장 추악한 본성을 사회에 이롭고 생산적으로 바꾸는 것이 시장 시스템의 장점이라고 주장한다.


p73~74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은 이런 이유에서 정치인과 관료들이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범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관점에서 보면 탈규제와 민영화는 경제적 효율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직자들이 일반 대중을 희생해서 사리사욕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공직자들이 일반 대중을 희생해서 사리사욕을 채울 수 있는 기회를 최소화한다는 의미에서 정치적으로도 합리적인 길이다. 이른바 ‘신 공공 관리 학파’는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정부의 운영 자체까지 시장의 힘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공공 서비스를 더 많이 외주로 돌리고, 공공 분야와 민간 분야 간에 인적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p79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도덕적 행위가 착시 현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의 근거로 사용하는 보이지 않는 보상과 제재 장치는 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로 우리가 이기적이고 무도덕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06. 거시 경제의 안정은 세계 경제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p81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은 경제 부문 공공의 적1호였다. 많은 나라가 재앙에 가까운 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고통을 겪었다. 인플레이션이 ‘하이퍼’라고 부를 정도까지 치솟지 않은 나라에서도 물가상승률이 높고 변동이 심하면 경제가 불안정해져 투자가 부진해지고 결과적으로 성장이 둔화되었다. 다행히도 1990년대 이후 세상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맹수를 길들인 것은 장기 번영의 초석을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p81~82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인플레이션을 길들였는지는 모르지만 세계 경제는 상당히 더 불안해졌다. 지난 30년 사이에 물가 변동을 잡았다는 사실에 지나치게 흥분해서 우리는 같은 기간 동안 전 세계 여러 나라가 겪어 온 극도로 불안정한 경제 상황을 못 본 척했다. 그 사이 수많은 금융 위기가 발생했다. 과도한 개인 채무, 파산, 실업 등으로 많은 사람의 삶을 파괴했던 2008년 금융 위기도 그 한 예이다. 인플레이션에만 지나치게 집착하면서 우리는 완전 고용이나 경제 성장 같은 중요한 문제에 충분히 신경쓰지 못했다. ‘노동 시장 유연성’이라는 미명 아래 고용이 불안정해지면서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불안해졌다. 물가 안정이 성장의 전제 조건이라고들 주장하지만, 1990년대 이후 인플레이션 고삐를 매었음에도 성장률은 미미했다. 바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정책들이 성장을 둔화시켰기 때문이다.

⇒ 한국의 IMF, 구제금융의 요구 조건이 한국 노동 시장의 유연화였다고 하지.


p84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시장 가격을 의미 없는 소음에 불과한 것으로 만들어 버림으로써 자본주의를 기초부터 뒤흔든다. 이 책 전반에 걸쳐 가격 신호가 절대적 기준이 될 수는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렇게 물가가 치솟는 상황에서는 정상적인 경제 활동이 불가능해진다. 게다가 아돌프 히틀러나 로버트 무가베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하이퍼인플레이션은 정치적 재난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결과가 되기도 한다.

⇒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 1970년대 소수 백인정권을 상대로 게릴라전을 펼쳐 독립을 일궈낸 투사로서 1980년 짐바브웨 독립 이후 계속 집권해 온 아프리카의 최장수 집권자. 1924년 2월 21일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 인근의 백인농장에서 태어나 자랐고, 20여 년간 교육자로서 흑인 계몽사업에 앞장서기도 했다. 독립을 이끌어 낸 건국영웅으로, 짐바브웨 독립 이래 총리와 대통령을 교대로 맡아가며 집권,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려왔다. 집권 초 마오쩌둥(毛澤東)식 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 교육기회 확대와 토지 등 경제 개혁을 추진했다. 교육기회 확대는 지금까지도 높은 평가를 받는 반면, 경제 정책은 실패로 끝나 심각한 경제난을 야기했다. 설상가상으로 2000년 토지재분배 계획을 강행하면서 백인 농장주가 소유한 토지를 몰수하면서 백인 주민과 서방 국가와 마찰을 빚어왔다. 경제난과 국제사회와의 불화가 계속되면서 무가베는 서방 언론들로부터 아프리카의 민족주의 지도자라는 평판보다는 장기 독재자란 칭호가 따라 붙게 됐으며 국내 반정세력의 불만도 증폭되기 시작했다.

    2012년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무가베를 '관광대사'로 임명하자 인종청소, 선거부정, 경제실정 등으로 비난받아온 무가베에게 자격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2013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재선에 성공하였다. - [네이버 지식백과] 로버트 무가베 [Robert Gabriel Mugabe]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p85 적당히 낮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경제에 나쁘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시카고 대학이나 IMF에 적을 둔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행한 연구에서도 인플레이션이 8~10퍼센트 이하일 경우 국가 경제 성장과 아무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p86 과도한 인플레이션 억제 정책이 실은 경제에 해롭다는 증거도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인플레이션 억제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금리를 브라질 수준으로 높인 1994년 이후 경제 성장률이 현저히 떨어진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 그것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정책이 도가 지나칠 경우 투자가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성장을 둔화시키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에 대해 극도로 적대적인 태도를 고수하는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은 경제가 안정되면 저축과 투자가 들어나고 이는 결국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한다.


p88 세상이 더 안정적이 되었다는 말은 사실 경제적 안정성을 측정하는데 낮은 물가상승률을 유일한 척도로 사용했을 때에만 성립이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실생활에서 느끼는 것은 안정과는 거리가 있다.

     자유 시장 경제학이 맹위를 떨치고 강력한 인플레이션 억제책이 채택된 지난 30년 사이에 세상이 더 불안정해졌다고 느끼는 원인 중 하나는 금융 위기가 더 자주 그리고 더 심하게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p89 지난 30년 사이에 세상이 더 불안정해졌다는 느낌을 주는 또 하나의 원인은 이 기간에 고용이 크게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늘 고용 불안이 문제가 된다. 그러나 이들 국가에서는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세금을 내지도 않고, 고용 안정법 등의 법을 지키지 않는 이른바 ‘비공식 부문’의 불안정한 일자리의 비율이 이 기간에 특히 많이 늘었다. 이는 섣부른 무역 자유화로 산업 분야의 안정된 ‘공식’ 일자리가 많이 없어진 결과이다. 1980년대에는 선진국들 역시 고용 불안이 커졌다. 다른 무엇보다도 인플레이션 억제에 초점을 맞춘 긴축 정책 때문에 (1950년대~1970년대에 비해)늘어난 실업이 그 주요 원인이었다. 1990년대 이후 실업률은 감소했지만 1980년데 이전과 비교하면 고용 불안은 더 심화되었다.


p90 문제는 물가 안정이 경제 안정도를 측정하는 여러 지표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사실 물가 안정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제 안정의 지표도 아니다. 사람들의 삶을 흔드는 가장 큰 사건은 일자리를 잃거나, 하는 일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 혹은 금융 위기가 몰아닥쳐 집을 차압당하는 것들이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물가가 오르는 것은 위 사건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 통계, 수치들이 의도에 따라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될 것.


p92 인플레이션을 억제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금융 자산의 수익은 대부분 명목상 고정되어 있어 물가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p93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박관념은 이제 잊어버리자. 인플레이션은 장기적 안정, 경제 성장, 그리고 인류의 행복을 희생해서 금융 자산 보유자들에나 유리한 정책을 추진하려는 사람들이 대중을 겁주기 위해 사용해 온 ‘무서운 망태 할아범’ 같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07. 자유 시장 정책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거의 없다.


p94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식민 지배에서 벗어난 개발도상국들은 국가 개입 정책을 써서 경제 발전을 추진했고, 그 중에는 노골적으로 사회주의를 표방하는 나라들까지 있었다. 개발도상국들은 보호 무역, 외국인 직접 투자 금지, 산업 보조금, 심지어 국영 은행, 국영 기업 등의 인위적인 수단까지 동원해서 철강이나 자동차 산업과 같은 자국의 능력을 벗어나는 산업들을 육성하고자 노력했다. 식민 통치를 했던 나라들이 자유 시장 정책을 신봉하는 자본주의 국가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런 행태를 감정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결과는 잘해야 경제 침체, 잘못하면 경제적 재앙이었다. 성장률은 미미한 수준이었고 심지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나라까지 있었는가 하면, 국가의 보호를 받은 산업은 ‘자라는 것’을 멈췄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나라들이 1980년대 이후 정신을 차리고 자유 시장 정책을 채택하기 시작했다.


p95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개발도상국들의 경제 실적은 국가 주도의 발전을 꾀하던 시절이 그 뒤를 이어 시장 지향적인 개혁을 추진할 때보다 훨씬 나았다. 국가가 개입해서 그야말로 엄청난 실패로 끝난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시장 지향적 개혁 기간보다 이른바 ‘어두운 과거’ 시절에 훨씬 더 빠른 성장과 비교적 고른 분배를 이루었고 금융 위기도 훨씬 적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부자 나라들이 자유 시장 정책 덕에 부자가 되었다는 말도 사실이 아니다. 진실은 오히려 그 반대편에 가깝다. 극소수 예회를 제외하면 자유 무역과 자유 시장이라는 논거의 본고장이라 할 수 있는 영국과 미국을 포함하여 현재 잘 살고 있는 나라들은 모두 보호 무역과 정부 보조금을 통해 오늘의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보호 무역주의, 정부 보조금 지원 등의 정책들이야말로 요즘 부자 나라들이 개발도상국들에게 하면 안된다고 설파하는 것들인데도 말이다. 자유 시장 정책을 써서 부자가 된 나라는 과거에도 거의 없었고,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이다.


p104 현대 선진국들 중 유치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 무역과 보조금 정책을 사용하지 않은 나라는 거의 없다.


p105 자유 시장 정책이 경제 발전에 가장 좋다는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들어온 사람들은 보호주의, 보조금, 규제, 산업의 국유화 등 나쁘다는 정책들은 다 가져다 쓰고도 오늘날 선진국이 된 나라들을 보면서 의아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대답은 간단하다. 그 나쁜 정책들이 사실은 당시 그 나라들의 경제 상황에 적절한 좋은 정책이었던 것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해밀턴이 내세운 유치산업론이 그 첫째 이유이다. 우리가 자녀들을 노동 시장에 내몰아 성인들과 경쟁하도록 하지 않고 학교에 보내는 것과 같은 논리로, 개발도상국 정부는 자국의 기업들이 도움 없이도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능력을 갖출 때까지 유치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해야 한다.


08. 자본에도 국적은 있다.


p108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세계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초국적 기업들이다. 초국적 기업이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자국의 국경을 벗어나 해외로 진출한 기업들이다. 본사는 여전히 회사가 설립된 나라에 있을지 모르지만 생산과 연구 시설은 대부분 해외에 있고, 최고 경영진을 포함해서 많은 직원을 외국인으로 채용한다. 이처럼 자본에 국적이 없어진 시대에 외국 자본에 대해 민족주의적 정책을 쓰면 잘해 봐야 효과가 없고, 최악의 경우에는 역효과가 날 것이다. 외국 자본을 차별하면 그 나라에는 초국적 기업들이 투자를 하지 않게 된다. 자국 기업을 육성해서 자국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의도일지는 모르나 이런 정책은 가장 효율적인 기업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서 결국 국가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의도일지는 모르나 이런 정책은 가장 효율적인 기업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서 결국 국가 경제를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


p108~109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점점 더 많은 자본이 ‘초국화’ 되어 가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초국적 기업들은 국적이 없는 기업이 되기보다는 사실상 해외 지시를 둔 ‘단일 국적 기업’으로 남아 있다. 핵심 기술 개발이나 전략 설정 등의 가장 중요한 활동은 대부분 본국에서 이루어지고 최고 경영진도 일반적으로 본국 국적을 지닌 사람들로 채워진다. 공장 문을 닫거나 일자리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오면 다양한 정치적 이유와 그보다 더 중요한 경제적 이유에서 대개 본국의 공장과 일자리를 가장 나중에 없앤다. 이 말은 초국적 기업이 가진 혜택의 대부분이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기업의 태도와 행동을 결정하는 요인이 국적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본의 국적을 무시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p114 간단히 말해 진정으로 초국적인 기업은 거의 없다. 대다수의 기업들이 여전히 대부분의 생산을 본국에서 한다. 특히 전략적 의사 결정이나 고급 연구개발 활동은 본국에서 이루어진다. 국경없는 세계라는 표현은 엄청나게 과장된 표현이다.


p115 기업들이 자국 편향을 보이는 것은 경영진들이 이런 감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초국적 기업에 종사하는 최고 경영진들이 자국 출신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내리는 결정은 자국 편향적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은 순수한 이기심 이외의 모든 동기를 고려할 만한 가치도 없는 것으로 일축해 버리지만 ‘도덕적’ 동기는 실제로 존재하고, 그들이 말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p116 도덕적, 역사적 이유들도 중요하지만 초국적 기업들이 자국 편향이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경제적인 것이다. 기업의 핵심 역량을 국경 너머로 옮기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p119~120 우선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외국인 투자가 많은 경우 새로운 생산 시설을 설립하는 그린필드 투자가 아니라 기존 기업을 인수하는 브라운필드 투자라는 사실이다. 1990년대 이후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진 외국인 직접 투자 중 브라운필드 투자가 절반 넘게 차지했다. 국제적 인수 합병 붐이 최고조에 달했던 2001년에는 이 수치가 80퍼센트가 육박하기도 했다. 이 말은 외국인 직접 투자의 많은 부분이 생산이나 고용을 새로 창출해 낸 것이 아니라 기존 기업의 경영권 인수에 집중되었다는 의미이다.


09.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잇는 것이 아니다.


p124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최근까지 자본주의의 동력이었던 제조업은 이제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과 함께 금융 산업이나 경영 컨설팅과 같은 생산성 높은 지식 기반 서비스가 발전하면서 제조업은 모든 선진국에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탈산업화’ 시대에 들어선 나라들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서비스 분야에 종사하고, 서비스 제품이 주 생산품 자리를 차지한다. 제조업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전혀 우려하지 않아도 되고 오히려 환영해야 할 일이다. 지식 기반 서비스 산업이 점점 커지는 것을 고려하면 개발도상국들도 사양길에 접어든 제조업 산업 단계는 아예 건너뛰고 서비스에 기초한 탈산업형 경제 구조로 바로 진입하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일 수도 있다.


p125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우리들 중 대다수가 이제는 공장에서 일하는 대신 상점이나 사무실에서 일을 한다는 의미에서 우리가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제조업 부문이 덜 중요해졌다는 의미에서 탈산업화 시대에 들어섰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오산이다. 총생산에서 제조업 생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줄어든 것은 대부분 제조업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의 가격이 서비스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아졌기 때문이지 제조업 생산량의 절대량이 줄어서가 아니다. 이렇게 제조업 생산품의 가격이 낮아진 것은 제조업 분야의 생산성이 서비스업 분야보다 더 빨리 증가하기 때문이다. 탈산업화 현상이라는 것이 서비스 부문과 제조업 부문이 서로 다른 속도로 성장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고, 따라서 그 자체로는 부정적인 것이 아니지만 경제 전반에 걸친 생산성 향상과 국제수지 면에 끼치는 나쁜 영향을 무시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개발도상국이 산업화 단계를 건너뛰고 탈산업화 단계에 곧바로 진입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허상에 불과하다. 서비스 산업은 생산성이 증가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기 힘들다. 또 서비스 상품은 교역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서비스 산업에 기초한 경제는 수출 능력이 떨어진다. 수출에서 얻는 수입이 적으면 해외에서 선진 기술을 사들일 수 없는 능력이 떨어지고 결국 경제 성장의 속도도 느려진다.

⇒ 그럼에도 지속적인 탈산업화 정책. 악순환의 고리.


p129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의 비율이 대폭 줄어들면서 사회의 성격도 변했다. 인간을 형성하는 요소 중 하나는 '일하며 겪는 경험'이다. '어디서 어떻게 일하는지'가 인간의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p129 우리는 오늘날 부자 나라 시민들이 부모나 조부모 세대와 다른 방식으로 일할 뿐 아니라 사람 자체도 다른 유형으로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본다면 오늘날의 부자 나라들은 이미 사회적 차원에서 '탈산업 사회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차원에서 보면 부자 나라들 역시 아직 탈산업화 시대에 들어섰다고 볼 수 없다.


p130 탈산업화가 되어 간다고 느끼는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은 '착시현상' 때문이다. 실제 상황의 변화가 아니라 단지 통계 처리의 변화 때문에 탈산업화가 많이 진행된 것처럼 느끼게 되었다는 말이다.


p131 우리가 소득의 점점 더 많은 부분을 제조업 제품보다 서비스 구입에 사용하는 것처럼 느끼는 이유는, 우리가 소비하는 서비스의 양이 계속 늘어나고 제조업 제품의 양은 계속 줄어들기 때문이 아니라 서비스의 가격이 제조업의 가격보다 상대적으로 점점 더 비싸지기 때문이다.

⇒ 화이트칼라의 임금을 낮추고 블루칼라의 임금을 높이면?


p132 제조업 제품의 상대가격은 왜 떨어지는 것일까? 서비스업에 비해 제조업의 생산성이 더 빨리 향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제조업 부문의 생산물이 서비스 부문의 생산물(서비스 제공)보다 더 빨리 늘어나기 때문에 서비스 가격에 비해 제조업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것이다.


p134 이른바 탈산업화 현상은 제조업 무문의 급속한 생산성 향상에 따라 제조업 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하락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부자 나라의 국민들은 고용의 측면에서 보자면 '탈산업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지만, 생산의 관점에서 보면 이들 경제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아직 '탈산업 사회'를 공언할 정도로 줄어들지 않았다.


p136 탈산업화 현상은 국제수지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서비스 부문은 제조업보다 수출이 어렵고, 따라서 외화를 벌어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서비스업의 비중이 커지면(탈산업화) 해당 국가의 국제수지가 적자 상태에 빠지고, 무역 시장에서는 지불할 돈이 없어진다. 물론 일시적으로 해외에서 돈을 빌려 국제수지 적자를 메우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자국 통화 가치의 하락을 초래해 해외 물품을 수입할 능력을 떨어뜨리고, 이는 결국 생활수준의 저하로 이어진다.


p139 지식 기반 서비스업은 주로 제조 업체를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상황에서는 이런 서비스업들을 발전시키기가 상당히 어렵다. 결국 처음부터 서비스 산업에 기반을 두고 경제 개발을 추진할 경우 제조업에 기반을 둔 경우에 비해 장기적인 생산성 증가율이 훨씬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p141 특히 개발도상국이 산업화 단계를 건너뛴 다음 서비스 산업으로 번영을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다. 대다수의 서비스는 생산성이 느리게 성장한다. 그리고 생산성 증가 속도가 빠르다는 첨단 지식 기반 서비스 산업들은 강력한 제조업 없이 발전할 수 없다. 더욱이 서비스는 국제 교역이 어렵다. 그래서 개발도상국이 서비스 산업에 특화되는 경우 심각한 국제수지 적자에 직면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경제를 고도화시킬 능력 또한 떨어지게 된다. 이렇듯 탈산업 사회라는 환상은 선진국에도 좋지 않지만 특히 개발도상국에는 대단히 해롭다.


10.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가 아니다.


p142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최근 경제 문제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생활수준을 자랑한다. 시장 환율을 적용할 경우 미국보다 1인당 소득이 더 높은 나라가 몇 있기는 하다. 그러나 그것이 달러가 되었든 유로가 되었든 같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재화와 서비스의 양은 다른 부자 나라에 비해 미국이 가장 많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도시국가 룩셈부르크를 제외하고 미국보다 더 생활수준이 높은 나라는 없다. 이는 완벽하지는 않지만 미국이 자유 시장 경제 시스템을 가장 비슷하게 구현하고 있어서이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나라들이 미국을 따라 하려 애쓰는 것이다.


p142~143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평균 소득으로 따져 볼 때, 미국인들은 룩셈부르크를 제외한 다른 선진국 국민들에 비해 재화와 서비스를 살 수 있는 구매력이 가장 높다. 그러나 소득 분배가 불균등한 미국과 상대적으로 소득 분배가 고른 다른 선진국을 이렇게 평균 소득만으로 비교해서는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짐작하기가 어렵다. 이 불균등한 소득 분배 현상은 미국의 건강 지표가 좋지 않고 범죄율이 높은 원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게다가 미국이 다른 선진국보다 같은 돈으로 더 많은 물건과 서비스를 살 수 있는 이유는 이민이 많고 고용 조건이 열악한 덕에 상대적으로 서비스가 싸기 때문이다.


p146 다른 화폐를 쓴다 하더라도 결국은 같은 양의 돈인데 나라마다 살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의 양이 이렇게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이런 차이는 단기적으로 환투기에 따라서도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시장 환율이라는 것이 주로 국제적으로 거래되는 재화와 서비스에 대한 수요 공급만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반면 어느 나라에서 정해진 금액으로 얼마만큼의 제품과 서비스를 살 수 있는가 하는 문제는 국제 시장에서 교역되는 것들뿐 아니라 그 나라에서 거래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에 따라 결정된다.


p147 각 나라의 소득을 국제 달러로 환산해 보면 잘사는 나라의 소득은 시장 환율로 계산한 소득보다 더 낮아지는 반면에 가난한 나라의 소득은 더 높아진다. 우리가 소비하는 것들 중 많은 부분이 서비스이고, 잘사는 나라에서는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이다.


p150 미국 평균 소득의 구매력이 높은 것은 많은 수의 미국 시민들이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조건을 견뎌 내기 때문에 생긴 결과이다.


p151~152 소득 수준이 일정액을 넘어서고 나면 여가 시간에 대한 물질적 소비의 상대적 가치가 줄어들기 때문에 여가 시간을 줄여 가며 돈을 더 벌기 위해 긴 시간 일하는 것은 오히려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


p152 어떤 사람이 얼마나 긴 시간 일하느냐는 각자 노동과 여가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의 문제뿐 아니라 사회 보장 제도라든지 노동자 권리 보호, 노동조합의 영향력 등으로 결정되기도 한다. 개인은 이런 조건들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만 국가는 그것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잇다. 노동법을 개정하고, 복지 정책을 보강하는 한편 다양한 정책들을 통해 사람들이 너무 오래 일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p153 소득으로 얼마나 많은 재화와 서비스를 살 수 있는지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면 여가 시간의 질과 양, 직업의 안정성, 범죄의 공포로부터 해방, 의료 혜택, 사회 복지 등 ‘질 좋은 삶’을 구성하는 여러 가지 다른 요소들을 간과하기 쉽다. 개인마다, 그리고 나라마다 이런 요소들 중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하고, 이런 것들과 소득 수준 사이의 균형을 어떤 식으로 맞추는 것이 좋을지는 각자 정하기 나름이지만 모두가 진정으로 ‘잘사는’ 사회를 건설하려면 소득 이외의 요소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다.

⇒ 이러한 중요한 요소들을 놓치고 있기에 우리의 삶이 이러하다. 각국의 중산층 지표에 다른 나라는 삶의 질적인 측면이 부각되고 있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아파트가 몇 평인지, 얼마만큼 돈을 가졌는지 따위가 중요한 요인이 된다.


11.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p154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다. 나쁜 기후는 심각한 열대병 문제를 낳고, 지리적 조건도 열악해서 항구도 없는 내륙 국가가 많으며, 이웃 나라들은 시장 규모가 작아 수출 기회가 적은 데다 잦은 무력 충돌 사태는 쉽게 이웃 나라에까지 번지곤 한다. 천연자원이 너무 많아 사람들이 게으르고 부정부패와 갈등의 소지가 높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여러 민족으로 갈라져 있어서 통치하기가 어렵고, 민족 간 갈등은 쉽게 무력 충돌로 번진다. 투자자들을 보로해 줄 수 있는 제대로 갖춰진 제도가 없고, 좋은 문화도 부리를 내리지 못해 사람들은 근면, 저축, 협동이라는 것에는 관심도 없다. 바로 이런 구조적 문제 때문에 아프리카는 1980년대 이후 상당한 강도의 시장 자유화 조치를 취했음에도 세계 여타 지역과는 달리 성장을 하지 못했다. 아프리카는 해외 원조없이는 발전 가능성이 없다.


p155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아프리카가 늘 정체 상태에 있었던 것은 아니다. 위에서 열거한 모든 구조적 문제가 그대로 있었고 경우에 따라서 더 심했던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아프리카는 상당한 수준의 성장을 기록했다. 그뿐 아니라 아프리카의 발목을 잡는다고 하는 구조적 요인 들 중 대부분은 오늘날 부자가 된 나라들도 가지고 있던 문제들이다. 나쁜 기후(극지 기후, 열대성 기후), 내륙 국가, 풍부한 천연자원, 민족 분쟁, 바람직하지 않은 문화 등 그야말로 빠진 것 없이 다 갖추고 있었다. 이런 구조적 문제가 아프리카의 발전을 가로막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다만 이런 장애 요인들이 낳는 문제를 처리할 만한 기술적, 제도적, 조직적 기술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30년 동안 아프리카의 정체를 불러온 진짜 요인은 이 지역 국가들이 추진하도록 강요받았던 자유 시장경제 정책이다. 역사나 지리적 요건과는 달리 정책은 바꿀 수 있다.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p158 자연 조건뿐 아니라 아프리카의 역사도 이 지역의 성장을 저해하는 장애물이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민족 구성이 너무 다양해서 민족 간 신뢰를 확립하기가 힘들고 따라서 시장의 거래 비용이 높아진다.

    식민 통치를 하던 서구 열강은 열대병이 만연한 아프리카에 영구히 정착하지 않겠다는 생각에서 제대로 된 제도를 정비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은 식민지화된 나라의 경제 발전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자원을 수탈하는 데에 필요한 최소한의 제도만을 도입했던 것이다.


p160 아프리카가 1980년대 이전에는 괜찮은 성장률을 보였다는 사실은 이 지역이 겪고 있는 비교적 최근의 정체가 ‘구조적’ 요인 때문이 아니라는 반증이다. 아프리카가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어서 성장을 못하는 것이라면 역사적으로 한 번도 성장한 적이 없어야 한다.


p161 1970년대 말부터 아프리카의 사하라 이남 지역 국가들은 세계은행과 IMF 그리고 이 기관들을 조정하는 배후의 부자 나라들이 제시한 구조 조정 프로그램(SAPs)의 조건으로 따라 온 자유 시장, 자유 무역 정책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일반적인 통념과는 반대로 이 정책들은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 정책들로 인해 완전히 성숙하지 않은 제품들이 국제 경쟁 무대에 갑자기 노출되었고, 그나마 60년대와 70년대에 가까스로 성장시켜 놓은 일부 제조업이 붕괴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p162 구조 조정 프로그램과 그 뒤를 이은 이름만 다르고 내용은 같은 빈곤 감축 전략 계획과 같은 다른 프로그램들을 시행한 결과 아프리카 경제는 30년 동안 성장을 하지 않는(1일당 국민소득 기준) 정체기를 맞았다.


p162~163 구조적 요인들이라는 말은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들이 선호하는 정책이 좋은 결과를 내지 못하자 아프리카의 정체, 혹은 후퇴에 대한 다른 설명을 찾아야만 했다. 자신들이 내놓은 그토록 '올바른' 정책 자체가 실패의 원인이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 성장이 자취를 감춘 이후에야 아프리카의 미미한 경제 성적이 구조적 문제 때문이라는 주장이 득세하기 시작한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p165 아프리카의 저성장이 기후 탓이라고 하는 것은 저성장의 원인과 증상을 혼동하는 것이다. 나쁜 기후가 저성장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저성장의 결과로 나쁜 기후를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다.


p169 아프리카가 최근 들어 성장 실패를 경험한 주된 이유는 정책, 즉 구조 조정 프로그램에 강요한 자유 무역, 자유 시장 정책에 있다. 특정 자연 조건이나 역사적 배경이 나라의 운명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 어느 나라가 겪는 문제가 정책 때문이라면 문제는 더욱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아프리카의 진정한 비극은 만성적 성장 실패가 아니라 우리가 이런 사실을 지금까지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12. 정부도 유망주를 고를 수 있다.


p170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정부는 현명한 사업 결정을 내리거나 산업 정책을 통해 유망주를 고르는데 필요한 정보와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정부의 정책 결정자달은 이윤보다는 권력을 추구하고, 자기들이 내린 결정의 결과에 재정적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을 할 확률이 높다. 특히 어떤 정부가 시장 논리에 어긋나는 정책을 채택하고 그 나라가 가진 자원과 능력을 넘어서는 산업 부문을 장려하려 한다면 재난에 가까운 결과를 낳을 뿐이다. 개발도상국들에 산재한 ‘흰 코끼리 프로젝트’들이 그 산 증거들이다.

⇒ 흰 코끼리 프로젝트는 불교에서 신성한 동물로 여기는 흰 코끼리는 동남아시아에서 왕권의 정당성과 위엄을 상징하기 때문에 일을 시킬 수 없는 짐승이다. 보기에는 번드레하지만 유지하는 데에는 엄청난 돈과 노력이 들어가는 데다 실질적인 이용가치는 전혀 없는 물건을 가리킨다.


p170~171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정부는 유망주를 고를 능력이 있고 그렇게 한 선택이 놀라울 정도로 성공한 사례도 많다. 편견 없이 둘러보면 전 세계에 정부가 유망주를 제대로 고른 사례들이 널려 있다. 기업 활동에 영향을 주는 정부의 결정은 기업들이 직접 내리는 결정에 비해 열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다. 더 자세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항상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것은 아니다. 사실 너무 많은 정보에 파묻혀 있으면 오히려 올바른 결정을 내리가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리고 정부는 필요하면 더 나은 정보를 획득하여 의사 결정의 질을 높일 수도 있다.


p183 고르는 주체가 기업이 되었든 정부가 되었든 유망주는 항상 선별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가장 성공적인 경우는 기업과 정부가 협력해서 선택했을 때이다. 민간, 정부, 민-정 협력 등 모든 형태의 유망주 선별에는 성공과 실패가 따르기 마련이고, 그 정도도 다양해서 가끔은 엄청난 성공을 부르기도 하고 처참한 실패로 끝나기도 한다. 민간 기업의 유망주 선택만이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에 묻혀 그 너머를 보지 못하면 결국 우리는 정부가 주도하는, 혹은 정부와 민간의 협력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경제 발전의 거대한 가능성을 모두 놓치고 말 것이다.


13.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p184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우리는 부의 분배에 앞서 부를 창출해야만 한다. 싫건 좋건 투자를 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것은 부자들이다. 부자들은 시장의 기회를 포착하고 활용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이다. 그런데 과거 많은 나라에서 계층 간의 질시를 이용하고 인기에 영합하는 포퓰리즘 정치를 펼치면서 부자들에게 높은 세금을 부과하여 부의 창출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런 일은 그만두어야 한다.


p185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트리클다운 경제학으로 알려진 이 주장은 첫 번째 장애물에서부터 넘어지고 만다. 일반적으로 ‘성장을 촉진하는 부자들을 위한 정책’, 그리고 ‘성장 감소를 부르는 빈자들을 위한 정책’으로 의미를 양분해서 말을 하는데, 실제로 부자들을 위한 정책은 지난 30년의 세월 동안 성장을 가속하는 데 실패했다. 따라서 부자들에게 더 큰 파이 조각을 주면 결국에는 전체 파이가 커진다는 트리클다운 이론의 첫 번째 단계는 설득력이 없다. 또 두 번째 단계, 즉 윗부분에서 창출된 보다 큰 부가 아래로 흘러내려 결국 가난한 사람들에게 스며든다는 이른바 트리클다운 현상 역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트리클다운 현상이 조금씩 일어날 수는 있으나 그것을 시장에 맡겨 두면 그 효과는 미미하기 때문이다.


p185 공산당 중에서도 더 좌파적 성향을 지닌 레오 트로츠키는 신경제정책이 자본주의로 회귀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 이 주장을 뒷받침한 사람이 예브게니 프레오브라젠스키로 그는 소련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제조업 부문의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농촌에서 사유 재산과 시장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래야 정부가 농업 생산물의 가격을 낮게 매겨 제조업에 투자할 수 있는 농촌의 잉여 생산물들을 남김없이 쥐어짜 낼 수 있으며, 정부 계획 경제 당국은 이 잉여 생산물을 제제조업 부문으로 옮겨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후 스탈린이 모방한 이 정책은,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이 주장하는 부자들을 위한 정책과 닮은 점이 많다.


p187 스탈린이 프레오브라젠스키의 권고를 그대로 따른 것은 아니었다. 스탈린은 농촌을 많이 봐줘서 농민들의 잉여 생산물을 남김없이 쥐어짜 도시의 제조업 부문으로 옮기는 일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제조업 부문 노동자들에게 생계비 이하의 임금을 지급해서 도시 여성들이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 공장에 들어가게 만들었다.

⇒ 이러한 결과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는 사태가 벌어진다. 농업 집단화에 저항한다고 노동수용소 에 끌려간 이들이 수백만 명이나 되었다. 가축 몰수를 겁낸 농민들이 미리 도축하거나, 곡물을 도시에 보냄으로 가축에게 먹일 사료가 부족하면서  농업 부문의 생산이 급락하며 농업 부문이 와해되면서 1932~1933년 사이 심각한 기근으로 역시 수백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p190 리카도 같은 열렬한 자유 시장론자와 프레오브라젠스키 같은 극좌파 공산주의자가 만나는 곳이 바로 이 지점이다. 그들은 모두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을 극대화하려면 투자 가능한 잉여 생산물을 ‘투자자’의 손에 집중시켜야 한다고 생각했다. 둘 사이에 다른 점은 이 ‘투자자’가 누구인가 하는 것뿐이다. 자유시장론자의 경우 자본가 계급이었고, 극좌파 공산주의자의 경우 계획 경제 당국이었다.


p194 1980년대 이래로 우리는 부자들에게 파이에서 더 큰 조각을 주면 그들이 더 많은 부를 창출해서 장기적으로 파이를 더욱 키울 것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부자들에게 더 큰 조각을 준 것까지는 좋았는데 이들은 그렇게 받고 나서 실제로는 파이가 커지는 속도를 줄여버렸다.


p197 단순히 부자들을 더 부자로 만들어 준다고 해서 나머지 사람들이 더 부유해지는 것은 아니다. 만약 부자들에게 주어지는 더 많은 부가 사회 전체의 혜택으로 파급되게 하려면 국가는 각종 정책 수단(예를 들어 부자와 기업의 감세를 허용하는 대신 투자를 조건으로 제시)을 통해 부자들로 하여금 더 많이 투자하도록 해서 더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어낼 수 있도록 하며, 복지 국가 같은 메커니즘을 통해 전 사회 구성원들과 성장의 과실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자꾸 그렇다고 생각을 하니 문제다. 한 사람의 절대적 부자가 다수를 먹여 살린다고 생각한다.


14. 미국 경영자들은 보수를 너무 많이 받는다.


p198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돈을 훨씬 많이 번다. 특히 미국의 최고 경영진들이 받는 보수는 일반인들이 보기에 당치도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시장 원리에 입각한 것이다. 그런 일을 할 만한 능력을 지닌 사람 수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정말 능력 있는 사람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보수를 지불할 수밖에 없다.


p199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미국 경영자들의 보수는 여러 가지 면에서 너무 높다. 미국 경영자들의 보수는 다른 부자 나라 경영자들과 비교해도 너무 높다. 이들은 보수만 지나치게 많이 받는 것이 아니라 경영 부진에 대해서도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 게다가 실제로 미국 경영자들의 보수가 완전히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되는 것도 아니다. 미국 의 경영자 계층이 지닌 경제적,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힘은 자신들의 보수를 결정하는 시장 자체를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커졌다.


p207~208 시장은 비효율적인 관행을 저절로 사라지게 만드는 힘이 있지만, 이는 아무도 시장을 자기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을 때에만 가능한 일이다. 혹 오랜 세월에 걸친 그런 관행이 사라질지는 모르지만 일방적인 보수 체계가 있는 동안은 경제 전반에 큰 손실을 끼친다. 노동자들은 계속되는 임금 하락 위협, 간단해진 해고 절차와 정규직을 대처하는 임시직의 증가, 그리고 지속적이 다운사이징 등으로 압박을 받는 반면에 경영자들은 이렇게 해서 창출한 추가 이윤을 주주들에게 분배해서 그들이 경영진의 과도한 보수를 문제 삼지 않도록 한다. 주주들의 입을 막기 위해 배당금을 극대화하려면 투자가 위축되고, 결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만 없어지고 만다. 2008년처럼 일이 잘못되는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 기업을 회생시키는 데 납세자들의 돈이 엄청나게 들어가지만 경영진들은 그야말로 거의 생채기 하나 나지 않고 사고 현장에서 걸어 나올 수 있다.


15.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부자 나라 사람들보다 기업가 정신이 더 투철하다.


p209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기업가 정신은 역동적인 경제의 핵심이다. 신제품을 개발해서 수요를 창출할 기회를 찾는 기업가들 없이 경제는 발전할 수 없다. 프랑스로부터 개발도상국에 이르기까지 경제가 활력을 잃을 나라들을 살펴보면 기업가 정신의 결여가 그 원인의 하나인 것을 알 수 있다.


p210~211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가난한 나라에서는 그저 생존하기 위해서라도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밖에 없다. 가난한 나라가 사난한 이유는 개인들에게 기업가 정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산을 할 수 있는 기술과 현대식 기업 같은 사회 조직이 없어서이다.


p219 가난한 나라의 가난한 사람들이야말로 기업가적 에너지가 충만한 사람들이다. 부자 나라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의 기업가적 에너지를 집단적 기업가 정신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 덕분이다.


p219~220 기업가 정신이란 탁월한 비전과 굳은 결의를 지닌 영웅들에게만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누구나 열심히 노력만 하면 성공적인 사업가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도 여기서 나온 발상이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기업가 정신을 개인적 차원에서 보는 견해는 옳고 그름을 떠나 점점 구식이 되어 가고 있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기업가 정신이라는 것은 점점 더 공동체적으로 함께 이루어 내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이 되었다. 


16. 우리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도 될 정도로 영리하지 못하다.


p223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우리는 시장에 관여하는 것을 일체 삼가야 한다. 기본적으로 시장에 참가하는 주체는 모두 자기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이들은 합리적이다, 개인 및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개인의 집합으로서의 기업은 언제나 자기에게 무엇이 가장 이로운지를 잘 알고, 자기와 관련된 상황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더 잘 알기 때문에 외부자, 특히 정부가 이들의 행동을 제한하려 하면 최상의 결과가 나올 수 없다.


p223~224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이 늘 최선의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직접 관련된 일들조차 완전히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제한적 합리성이라고 한다.

    극도로 복잡한 현대 금융 시장과 같은 분야에서 정부의 규제가 효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정부가 보유한 지식이나 정보가 더 우월해서가 아니라 정부 규제를 통해 선택의 범위를 제한하여 문제의 복잡성을 줄임으로써 결과적으로 일이 잘못될 가능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p230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도 괜찮을 만큼 우리가 똑똑하지 않은데, 시장에 대한 규제는 가능한 것일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p233 사이먼에 따르면 인간은 자신의 제한된 합리성을 극복하기 위해 규칙을 도입한다.


p236 일부러 제한적인 규칙을 만들어 우리의 선택을 의도적으로 한정하고, 그렇게 해서 우리의 환경을 단순화시키지 않는 한 인간의 제한된 합리성으로는 세상의 복잡성에 대처해 나갈 수 없다. 우리에게 규제가 필요한 이유는, 정부가 당사자인 경제 주체들보다 관련 상황을 반드시 더 잘 알기 때문이 아니다. 규제의 필요성을 받아들이는 것은 우리의 제한된 정신적 능력에 대한 겸허한 인정인 것이다.


17.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p237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교육을 받은 노동력은 경제 발전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더욱이 지식이 부의 주요 원천이 되는 이른바 ‘지식 경제’가 출현하면서 교육, 특히 고등 교육은 번영으로 가는 열쇠가 되었다.


p237~238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높은 교육 수준이 국가 번영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사실 놀라울 정도로 빈약하다. 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은 사람들이 더 만족스럽고 독립적인 생활을 하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생산성 향상과는 직접 관련이 없다. 한 나라의 번영을 결정하는 것은 개인의 교육 수준이 아니라 생산성 높은 산업 활동에 개인들을 조직적으로 참여시킬 수 있는 사회전체의 능력이다.


p241 랜트 프릿쳇 교수가 “교육은 전부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가”라는 제목으로 2004년 발표한 논문에서, 교육 수준이 높아진다고 해서 경제 성장이 촉진된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고 결론지었다.


p249 이 나라의(한국) 고등 교육 현실은 영화관에서 화면을 더 잘 보려고 자리에서 일어서는 장면을 생각나게 한다. 한 사람이 서기 시작하면 그 뒷사람도 따라서 서게 되고, 그러다가 일정 비율 이상의 사람들이 서면 결국 모두가 서서 영화를 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말이다. 영화관에 있는 사람들은 이제 화면을 더 잘 볼 수도 없으면서 앉아서 보지도 못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p250 교육은 소증하다. 그러나 교육의 진정한 가치는 생산성을 높이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잠재력을 발휘하고 더 만족스럽고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있다.

⇒ 우리나라의 이 교육에 대한 생각은 도대체 어디서 시작된 것인가. 높다는 교육열, 실제는 저급하고 목적 또한 단순하다. 오로지...수능 시험 출제 오류가 문제가 되긴 하지만 한 문제에 인생이 뒤바뀌었느니 어쩌니 하는 이런 풍토, 정말 뭐라 할말 없다.


18. GM에 좋은 것이 항상 미국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

.

p252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기업은 자본주의의 심장이다. 기업이야말로 제품을 생산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활발한 기업 활동이 없으면 경제도 활력을 잃고 만다. 따라서 기업에 좋은 것은 나라 경제에도 좋다.


p252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기업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그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허용하는 것은 국민 경제에는 말할 것도 없고 기업 자신에게도 좋지 않을 수 있다. 모든 규제가 기업에 해로운 것은 아니다.


p262 마르크스는 정부가 자본가 계급의 집단적 이익을 위해 기업 활동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을 가리켜 ‘부르주아 계급의 집행 위원회’ 노릇에 비유했다. 그러나 개별 기업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제가 산업 부분 전체의 집단적 이익, 나아가서는 나라 전체의 이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니라도 알 수 있다.


19. 우리는 여전히 계획 경제 속에서 살고 있다.

 

p263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공산주의가 무너지면서 경제 계획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졌다. 복잡한 현대 경제 시스템에 계획이라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p263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자본주의 경제도 계획되는 부분이 많다. 공산주의 경제의 중앙 계획보다 훨씬 더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자본주의 경제의 정부 역시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긴다.


p275 문제는 계획이냐 아니냐가 아니다. 각각의 다른 경제 부문에 적절한 계획의 형태와 수준을 정하는 것이 문제이다. 공산주의자들이 추구했던 중앙 계획 시스템의 실패를 고려하면 경제 계획에 대한 편견을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계획 경제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정부 정책과 기업의 사업 계획, 시장에서의 관계 등이 모두 필수 요소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현대 경제의 성격을 이해할 수 없다. 시장이 없다면 우리 경제는 소련처럼 비효율적 시스템으로 전락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시장 하나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은, 소금이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인 요소이므로 소금만 먹어도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20.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p276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많은 사람들이 불평등에 대해 분노한다. 하지만 평등도 평등 나름이다. 노력과 성취의 크기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보상할 경우 재능있고 노력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성취동기를 잃어버린다. 이것이 바로 결과의 평등인데, 결코 좋은 시스템이락 할 수 없다. 공산주의의 몰락이 그 증거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평등은 기회의 균등이다.


p277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기회의 균등은 공정한 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물론 훌륭한 성과를 올린 사람은 충분한 보상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모든 사람이 같은 조건에서 경쟁을 했는가 하는 것이다. 기회의 균등이 진정한 의미를 가지려면 일정한 수준 이상의 결과의 균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p278 유교는 20세기 후반 들어 현대식 자본주의의 요건에 맞게 변형되기 전까지만 해도 전형적인 봉건 이데올로기였다.


p280~281 기회의 불균등을 철폐하기 위한 투쟁 과정에서 시장은 큰 공을 세웠다.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은 효율성이 가장 높은 사람과 기업만이 살아남는 시장에서의 거래에는 인종이나 정치적 편견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고 주장한다. 밀턴 프리드먼은 시장의 힘은 인종 차별을 몰아내거나 최소한 많이 약화시킬 것이라고 프리드먼은 주장한다.


p284 많은 사람들이 인종 분리 정책 후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가리켜 ‘카푸치노 사회’라 부른다. 바닥에 두꺼운 갈색층, 그 위를 얇게 덮은 하얀 거품, 그 위에 뿌려진 검은 코코아로 이루어진 카푸치노 커피 같은 사회 말이다.

⇒ 참 서글픈 표현이네. 카푸치노 사회. 한국도 이런 사회 아닌가?


p288 지나치게 결과를 균등하게 하려는 것은 해롭지만, 이 ‘지나치다’는 것의 한계를 어디로 정해야 하는지는 논의를 거쳐야 한다. 기회의 균등을 보장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최소한의 소득, 교육, 의료 혜택 등을 보장함으로써 최소한의 역량을 갖출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공정한 경쟁을 한다고 말할 수 없다. 100미터 달리기 시합에서 모두 똑같은 지점에서 출발한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은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려야 한다면 공정한 경기라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기회의 균등은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지만 진정으로 공정하고 효율적인 사회를 건설하기를 바란다면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21.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p289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큰 정부는 경제에 좋지 않다. 복지 국가는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기 위한 조정 비용을 부자들에게 부과함으로써 보다 편한 삶을 누리고자 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요구로 만들어진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실업 보험, 의료 혜택 등을 비롯해 여러 가지 복지 정책을 추진할 돈을 부자들에게서 거둔 세금으로 확충하면 가난한 사람들은 게을러지고, 부자들은 부를 창출하고자 하는 의욕을 잃게 될 분 아니라 경제 전체가 활력이 없어진다.


p290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잘 설계된 복지 정책이 있는 나라 국민들은 일자리와 관련된 위험을 감수하기를 두려워하지 않고 변화에 오히려 개방적인 태도를 취한다. 이것은 미국보다 유럽에서 보호 무역에 대한 요구가 덜한 이유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유럽 사람들은 자기가 종사하는 산업이 외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문을 닫는다 해도 실업 수당을 받아 생활수준을 유지할 수 있고, 정부 보조금을 받으며 새로운 직장을 구하는 데 필요한 직업 재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에 반해 미국 사람들은 한번 일자리를 잃으면 생활이 심하게 어려워질 뿐 아니라 다시 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p293~294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은 해고를 어렵게 만드는 노동 시장 관룐 규제는 무엇이 되었든 경제를 비효율적으로 만들고 활력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p297 파산법이 기업가들로 하여금 위험을 더 적극적으로 감수하게 해 주는 것처럼, 복지 정책은 노동자들이 변화에 더 개방적이고, 그에 따른 위험을 더 가까이 감수하는 태도를 갖도록 해 준다.


p299 복지 제도도 장점과 단점이 있다. 특히 이 제도가 보편적이지 않고 미국처럼 선별적으로 적용될 경우 수혜자에게 낙인을 찍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복지 제도는 사람들이 가진 ‘최저 희망 임금’ 수준을 높여서 열악한 조건에서 낮은 임금을 지급하는 일자리를 택하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 이런 현상이 꼭 바람직하지 않은 것인지는 각자 견해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일을 하는데도 빈곤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미국의 수많은 근로 빈곤층 문제나 유럽이 안고 있는 전반적으로 높은 실업률이나 심각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p300 실업이 자기 인생을 망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면 사람들은 일자리를 잃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을 훨씬 더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큰 정부가 사람들을 변화에 더 개방적으로 만들고, 그에 따라 경제도 더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22. 금융 시장은 보다 덜 효율적일 필요가 있다.

 

p301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금융 시장의 급속한 발달 덕에 우리는 자원을 신속하게 분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영국, 미국, 아일랜드 등 금융 시장을 자유화하고 개방한 여러 자본주의 국가들이 좋은 경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덕분이었다. 자유로운 금융 시장을 보유한 경제는 변화하는 기회에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고, 이는 결국 빠른 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


p302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현대 금융 시장의 문제는 그것이 너무 효율적이라는 데에 있다. 최근의 금융 ‘혁신’을 통해 만들어진 수없이 많은 새 금융 상품들 덕에 금융 부문은 금융 자산 보유자들을 위한 단기 이윤 창출에는 더 효율적이 되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에도 보았듯이 이 새로운 금융 자산들은 금융 시스템 뿐 아니라 경제 전반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말았다. 게다가 금융 자산의 유동성을 이용해 자산 보유자들은 작은 변화에도 빨리 반응을 하기 때문에 실물 경제 부문의 기업들은 장기적 발전에 필요한 ‘기다려 줄 줄 아는’ 자본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금융 부문과 실물 부문 사이에 존재하는 속도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 즉 금융 시장의 효율성을 의도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p314~315 금융 부문과 실물 부문의 속도 차이가 완전히 없어져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실물 경제와 완전히 함께 움직이는 금융 시스템은 무용지물이다. 금융의 존재 가치는 실물 경제보다 빨리 움직이는 데에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의 문제는 금융이 지나치게 빨리 움직여 실물 경제에서 탈선했다는 데에 있다. 따라서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수준의 유동성을 유지하면서도 경제 발전의 궁극적인 원천인 (기계 설비 등) 물리적 자본과 인적 자본, 조직 혁신 등에 기업이 장기 투자를 할 수 있게 해 주는 방식으로 금융시스템이라는 회로의 배선을 완전히 바꾸는 것이다.


23. 좋은 경제정책을 세우는 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건 아니다.


p316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 : 정부 개입을 정당화하는 이론이 아무리 그럴싸해도 정부 정책의 성공 여부는 많은 부분 그것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사람의 능력에 달렸다. 다른 나라들도 간혹 그렇지만 특히 개발도상국의 정부 관료들은 경제학 훈련이 잘 되어 있지 않다. 좋은 경제 정책을 실행에 옮기려면 경제학 지식이 필수적인데도 말이다. 그런 관료들은 자기의 한계를 깨닫고 선별적인 산업 정책 등 ‘어려운’ 정책에 손대지 말고, 정부 역할을 최소화하는 ‘쉬운’ 자유 시장 정책을 고수해야 한다. 이렇게 보면 자유 시장 정책은 일거양득이다. 가장 좋은 정책일 뿐 아니라 관료의 자질에 그다지 좌우되지 않기 때문이다.


p316~317 이런 말은 하지 않는다 : 좋은 경제 정책을 수행하는 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역사적으로 경제를 가장 잘 운영한 경제 관료들은 대부분 경제학 전공자가 아니었다. ‘기적’적인 성장을 구가하는 동안 일본, 그리고 일본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한국도 경제 정책은 법대 출신들이 맡았다. 정책입안에 경제학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그 경제학은 자유 시장 경제학이 아닌 다른 종류의 경제학이어야 한다.


p319 역사상 가장 재기 넘치는 경제학자인 갤브레이스는 "경제학은 경제학자들을 먹여 살리는 수단으로는 무척 유용하다."라고 말했다. 과장된 이야기이지만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니다. 경제학은 실제 경제 운용과 큰 관계가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p325 서로 다른 이들의 경제학을 하나로 묶어 주는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자본주의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은 강기 투자와 생산 구조를 바꾸는 기술 혁신이지, 풍선을 부풀리듯 이미 존재하는 구조를 팽창시키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유치 산업을 보호하고, 기술적으로 정체된 농업과 같은 산업 분야에서 보다 역동적인 산업 분야로 자원을 강제 이전하는 한편, 허시먼이 강조하던 서로 다른 부문 간의 연계 효과를 활용하는 등 기적의 성장 기간 동안 동아시아 경제 관료들이 택했던 많은 경제 정책들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경제학자들의 가르침에서 배워 온 것이지 자유 시장 경제학에서 따온 것이 아니었다. 동아시아 국가들, 그리고 그 이전에 유럽과 북아메리카 국가들이 자유 시장 경제 원칙을 채택했으면 그들이 이루어 낸 것과 같은 경제 발전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p326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은 이 ‘다른’ 경제학자들을 아예 무시하거나 심지어 가짜 예언자 취급을 했다. 요즘 널리 쓰이는 경제학 교과서들을 보면, 위에서 언급한 경제학자들 중 ‘시장 실패론’을 이야기하는 이들을 제외한 경제학자들에 대해서는 대부분 이론이 제대로 설명되어 있기는커녕 언급조차 되지 않은 실정이다. 그러나 지난 30여 년에 걸쳐 벌어진 경제 현상들을 보면 우리는 자유 시장 경제학보다 이들 다른 경제학자들에게 배울 점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여러 기업, 정부, 정책들 중 어떤 것은 성공하고 어떤 것을 실패하는지를 보면 이제는 무시당하고, 심지어 잊힌 이런 경제학자들에게서 중요한 교훈을 배워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경제학은 쓸모없거나 해로운 것이 아니다. 다만 올바른 경제학을 배워야 하는 것이다.


결론. 세계 경제를 어떻게 재건할 것인가?

 

p331 자유 시장 이데올로기는 인간이 ‘착한’ 일을 하게 하려면 금전적인 보상을 하거나 벌칙으로 위협해야 한다고 믿는다. 문제는 이런 믿음이 비대칭적으로 적용되어 부자는 더 많은 금전적 보상이 약속되어야 더 열심히 일하고,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하게 될 것을 두려워해야 더 열심히 일한다는 이상한 주장으로 탈바꿈한다는 것이다.

    물질적 자기 이익 추구가 인간 행동의 강력한 동기임은 확실하다. 공산주의 체제가 실패한 것도 이런 강력한 동기를 무시하거나 애써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물질적 자기 이익이 유일한 행동 동기라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이다. 인간은 자유 시장 경제학 교과서가 주장하는 만큼 물질적 자기 이익만을 따라 움직이는 존재는 아니다.

⇒ 그렇게 만들어가고 있을 뿐이지.


p340~341 지금이라도 세계를 퇴보시키고 재앙의 구렁텅이로 내몰았던 원칙들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시 예전과 비슷한 대참사들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또 빈곤과 불안으로 고통 받는 수십억 인구의 처지를 개선할 수 있는 어떤 일도 하지 않게 될 것이다. 이제 불편해질 때가 왔다.



3. ‘내가 저자라면’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목차 및 전체적 뼈대

론 

Thing01. 자유 시장이라는 것은 없다

Thing02. 기업은 소유주 이익을 위해 경영되면 안 된다

Thing03. 잘사는 나라에서는 하는 일에 비해 임금을 많이 받는다

Thing04. 인터넷보다 세탁기가 세상을 더 많이 바꿨다

Thing05. 최악을 예상하면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

Thing06. 거시 경제의 안정은 세계 경제의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Thing07. 자유 시장 정책으로 부자가 된 나라는 거의 없다

Thing08. 자본에도 국적은 있다

Thing09. 우리는 탈산업화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니다

Thing10.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가 아니다

Thing11. 아프리카의 저개발은 숙명이 아니다

Thing12. 정부도 유망주를 고를 수 있다

Thing13.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든다고 우리 모두 부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Thing14. 미국 경영자들은 보수를 너무 많이 받는다

Thing15.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부자 나라 사람들보다 기업가 정신이 더 투철하다

Thing16. 우리는 모든 것을 시장에 맡겨도 될 정도로 영리하지 못하다

Thing17. 교육을 더 시킨다고 나라가 더 잘살게 되는 것은 아니다

Thing18. GM에 좋은 것이 항상 미국에도 좋은 것은 아니다

Thing19. 우리는 여전히 계획 경제 속에서 살고 있다

Thing20. 기회의 균등이 항상 공평한 것은 아니다

Thing21. 큰 정부는 사람들이 변화를 더 쉽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

Thing22. 금융 시장은 보다 덜 효율적일 필요가 있다

Thing 23. 좋은 경제 정책을 세우는 데 좋은 경제학자가 필요한 건 아니다

결론. 세계 경제를 어떻게 재건한 것인가


 경제는 어려운 것이라 생각하고 있는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한번쯤 생각해보고 경험해 보았을 의문들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는 책이다.

 현재 통념처럼 되어 버린 자유시장 경제에 대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자유시장을 주창하는 선진국의 논리와 그들이 시장에 가한 정책 사이의 문제를 지적하며 ‘정의롭지 않은’ 주장에 대해 사례들을 제시해 가며 반박하고 있다.


■ 감동적인 장절


 이렇게 시작이 되었다. “세계는 망신창이가 되었다.”

 더 볼 것도 없다. 이 문장에서부터 이 책은 내 맘에 쏘옥 들었다. 쉽고 편하게 다가오는 내용이 끝까지 책을 편하게 읽어 나가게 하는 요인이 되었다. 살아가면서 묻게 되는 이 짜증나는 질문들을 속시원하게 비판해줘서 즐거웠다.

 그러니 23가지의 질문과 그 답들, 그들이 말하는 것과 그들이 말하지 않는다는 형태로 진행된 논쟁들이 재미를 더해 주었다.


■ 보완점


 경제는 어렵다는 통념과 아무도 책에는 관심이 없다, 하물며 경제책인데,는 통념을 비웃으며 승승장구하는 장하준의 책들이다. 이쯤되면 장하준 개인의 인기를 떠나 사람들이 얼마나 경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하지 않을까. 경제는 전문가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고 어려운 것처럼 포장되어 왔지만 사실 실생활에 밀접한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다. 이것을 실제 상황과 사례들에 비유하여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하고 있다. 경제학의 ‘전문’책이지만 전혀 ‘전문’적이지 않은 듯한 방식이 아주 좋다.

 어쨌든 글은 자기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점에서 시종일관 자신의 주장을 잘 이끌어가고 있는 점이 좋다. 이것은 저자가 가진 지식의 수준이 뒷받침되기 때문이겠지만, 일단 확고한 자기주장을 펼 수 있다는 것은 이야기의 방향을 이끌어가는 힘이 된다. 그러니까 이러한 질문과 의문형태의 물음을 던지고 답을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이다. 재미있게 읽다 보니 23가지 물음은 짧은데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저자가 한국 사람이다 보니 이 책이 번역본이라는데 생각이 미치게 된다. 번역보다 한국말로 설명해준다면 오히려 더 쉽고 절절하게 와 닿지 않았을까. 저자는 전문번역인을 통해 번역하게 했는데 자신이 번역하기엔 바쁘다 한다....그리고 자신이 한국말로 하다 보면 오히려 왜곡된 전달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처음부터 영어로 쓰여졌으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라고 생각하면서도 한국인이라 그런지 아쉽게 느껴진다. 그럼에도 번역본이 껄끄럽게 느껴지지 않는다. 매끄럽다.

 




IP *.85.20.115

프로필 이미지
2014.11.04 09:05:18 *.255.24.171

이 책을 에움이 좋아할지 알았어.

나도 홀딱 반했지.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92 카를 융-기억 꿈 사상 에움길~ 2014.09.29 3025
1491 [15] 열정과 결핍 [4] 홍승완 2005.10.23 3028
1490 [18] 에코스파즘-앨빈 토플러 2008.08.10 3029
1489 글쓰기 공작소-이만교 id: 깔리여신 2013.03.04 3029
»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1] 에움길~ 2014.11.03 3028
1487 #21_난중일기 이순신 서연 2012.09.24 3031
1486 반 고흐, 영혼의 편지 // VINCENT VAN GOGH 지음, 신성림 옮김 [2] 다뎀뵤 2006.10.03 3034
1485 35.<행복한 논어읽기> 양병무 [3] 박미옥 2010.11.22 3035
1484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 스티븐 C.런딘 사이다줘 2005.10.13 3036
1483 자기보살핌 - 앨리스D.도마 루미 2012.01.17 3036
1482 #45 사진에 관하여(On photography)_정수일 정수일 2015.03.01 3036
1481 [번역008] 12장 내면의 신념에 따른 삶(Living with Inner Conviction) 香山 신종윤 2008.01.31 3037
1480 쉼표 북 하나 – 피로사회 file 재키 제동 2012.04.02 3038
1479 [12]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거암 2008.06.23 3039
1478 파블로 네루다 자서전 [2] 김홍영 2009.06.16 3040
1477 [44] 내 인생의 글쓰기 2009.02.23 3042
1476 사람의 성격을 읽는 법: 폴D.티저 / 바버라 배런-티저 공저 [4] 香仁 이은남 2007.07.16 3043
1475 (켄 윌버) 무경계 - 나는 우주 속에 퍼진 무지개다 file [3] 보따리아 2017.12.04 3043
1474 신화와 인생 - 조지프 캠벨 書元 2010.02.14 3044
1473 하얀 가면의 제국.. [2] 김미영 2005.07.14 3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