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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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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5일 23시 03분 등록

 

다섯번째 스토리 - 예비비는 '세이프 머니'다

 

 

창업자금을 신청하는 예비창업자의 사업계획서를 보면 예비비 항목이 아주 적거나 아예 없는 사업계획서도 허다하다.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창업자금 항목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예비비'이다. 사업장 크기를 줄이더라도 장비와 시설을 늦게 들이더라도 예비비는 충분하게 비축해 두어야 한다. 예비비는 투자금 전체를 지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비창업자들의 사업계획서에서 예비비가 홀대 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초기 창업자금이 부족한 상황에 예비비까지 떼어 두기에 벅차다는 점과,

또 하나는 심사를 받아야 하는 창업자금 신청자 입장에서 예비비를 많이 정하면 불성실하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들이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수 천 수 억을 투자하는 것이 창업이다. 이때 고액의 내 투자금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예비비이다.

 

 

​문을 여는 순간부터 잘 되는 사업은 없다. 어떤 장사든지 안정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개업 초기 허니문은 길어야 두 달이다. 이것이 끝나면 장사는 현실이 된다. 그때부터 안정기까지는 지루하고 불안한 싸움을 해야 한다. 이때 예비비가 충분하지 않으면 처음에 구상한 사업계획을 수정하게 되고 불안한 마음에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게 된다.(중략)

 

 

​초보 창업자의 경우는 최소 6개월 이상 견딜 수 있는 예비비를 책정해 두어야 한다. 매출은 서서히 오르는 온도계와 같아서 단 번에 튀어 오르지 않는다. 홍보를 하고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까지는 시간이 흘러야 한다. 이때 예비비가 없다면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시한부 인생과 같다. 오늘의 한 명을 단골로 잡아가며 장기전에 버티는 지루한 시간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타 지역에서 먹히는 메뉴와 영업방식이 내 지역에서도 통하라는 법은 없다. 내 가게에서 먹히는 메뉴를 찾고 주력 상품이 통할지는 문을 열어야만 알 수 있다. 그것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과 비용도 들어간다. 그 시간은 그냥 흐르는 시간이 아니라 그 안에 해법을 찾아야 하는 피가 마르는 시간이다. 치밀하고 정확한 분석이 요구되는 시간이다.

 

 

또한 장사에는 꼼꼼하게 준비했어도 문을 열어야만 알 수 있는 변수들이 있다. 웃음 뒤에 감춰진 건물주의 진짜 스타일은 차치하고라도 말일 날 영업 중에 와서 월세를 내야한다는 둥,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한 잔소리 등 어떤 건물은 관리인의 스타일까지 챙겨야 할 수도 있다. 사업장 주변에 숨은 지역적 행정적 변수, 경쟁업체와 유사업체들의 은근한 영업방해 같은 것들은 직접 뛰어들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이다. 이것을 대면해 해결책을 찾고 지역에 자리를 잡아 영업에 집중하려면 분명 그때까지는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때 예비비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처음의 소신을 지키며 대안 마련과 전투력을 갖출 수 있는 힘이 된다.

 

 

창업 투자금이 얼마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버티지 못하면 삼천만원이든 삼억이든 날리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래서 예비비는 투자금을 지켜주는 세이프 머니이다.

 

 

IP *.243.91.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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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06 07:48:53 *.121.213.10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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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1.13 06:13:46 *.243.91.165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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