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자유

주제와

  • 이철민
  • 조회 수 1984
  • 댓글 수 2
  • 추천 수 0
2014년 11월 5일 23시 03분 등록

 

다섯번째 스토리 - 예비비는 '세이프 머니'다

 

 

창업자금을 신청하는 예비창업자의 사업계획서를 보면 예비비 항목이 아주 적거나 아예 없는 사업계획서도 허다하다. 내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창업자금 항목 중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예비비'이다. 사업장 크기를 줄이더라도 장비와 시설을 늦게 들이더라도 예비비는 충분하게 비축해 두어야 한다. 예비비는 투자금 전체를 지켜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비창업자들의 사업계획서에서 예비비가 홀대 받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초기 창업자금이 부족한 상황에 예비비까지 떼어 두기에 벅차다는 점과,

또 하나는 심사를 받아야 하는 창업자금 신청자 입장에서 예비비를 많이 정하면 불성실하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들이다. 그러나 다시 말하지만 수 천 수 억을 투자하는 것이 창업이다. 이때 고액의 내 투자금을 보호하는 것이 바로 예비비이다.

 

 

​문을 여는 순간부터 잘 되는 사업은 없다. 어떤 장사든지 안정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개업 초기 허니문은 길어야 두 달이다. 이것이 끝나면 장사는 현실이 된다. 그때부터 안정기까지는 지루하고 불안한 싸움을 해야 한다. 이때 예비비가 충분하지 않으면 처음에 구상한 사업계획을 수정하게 되고 불안한 마음에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게 된다.(중략)

 

 

​초보 창업자의 경우는 최소 6개월 이상 견딜 수 있는 예비비를 책정해 두어야 한다. 매출은 서서히 오르는 온도계와 같아서 단 번에 튀어 오르지 않는다. 홍보를 하고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기까지는 시간이 흘러야 한다. 이때 예비비가 없다면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시한부 인생과 같다. 오늘의 한 명을 단골로 잡아가며 장기전에 버티는 지루한 시간 싸움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타 지역에서 먹히는 메뉴와 영업방식이 내 지역에서도 통하라는 법은 없다. 내 가게에서 먹히는 메뉴를 찾고 주력 상품이 통할지는 문을 열어야만 알 수 있다. 그것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과 비용도 들어간다. 그 시간은 그냥 흐르는 시간이 아니라 그 안에 해법을 찾아야 하는 피가 마르는 시간이다. 치밀하고 정확한 분석이 요구되는 시간이다.

 

 

또한 장사에는 꼼꼼하게 준비했어도 문을 열어야만 알 수 있는 변수들이 있다. 웃음 뒤에 감춰진 건물주의 진짜 스타일은 차치하고라도 말일 날 영업 중에 와서 월세를 내야한다는 둥,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한 잔소리 등 어떤 건물은 관리인의 스타일까지 챙겨야 할 수도 있다. 사업장 주변에 숨은 지역적 행정적 변수, 경쟁업체와 유사업체들의 은근한 영업방해 같은 것들은 직접 뛰어들어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들이다. 이것을 대면해 해결책을 찾고 지역에 자리를 잡아 영업에 집중하려면 분명 그때까지는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때 예비비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처음의 소신을 지키며 대안 마련과 전투력을 갖출 수 있는 힘이 된다.

 

 

창업 투자금이 얼마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버티지 못하면 삼천만원이든 삼억이든 날리는 것은 한순간이다. 그래서 예비비는 투자금을 지켜주는 세이프 머니이다.

 

 

IP *.243.91.165

프로필 이미지
2014.11.06 07:48:53 *.121.213.10

잘 읽었습니다

프로필 이미지
2014.11.13 06:13:46 *.243.91.165

감사합니다.^^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26 구변경연-함성 영남권 송년모임 공지! 운 전 2014.11.14 2378
3125 [한겨레신문] 박승오 칼럼 '프레젠테이션 준비? 컴퓨터부터... 승완 2014.11.11 3869
3124 Love Virus 2014년 11월 그림엽서 file [3] 타오 한정화 2014.11.10 2189
3123 구변경연-함성 영남권 송년모임 공지! 운 전 2014.11.07 1836
3122 더 가볍고강력해진 글쓰기입문과정 22기 모집 한 명석 2014.11.07 1998
» [당신의 창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만 있다면] / 다섯 [2] 이철민 2014.11.05 1984
3120 Love Virus 그림엽서 신청하세요 file [1] 타오 한정화 2014.10.31 28837
3119 [한겨레신문] 홍승완 칼럼 '삶의 도약을 원한다면' file 재키제동 2014.10.30 1919
3118 에코라이후 3기 명단 발표합니다~ file [3] 차칸양(양재우) 2014.10.30 2433
3117 2014년 세번째 어바웃미 데이 주인공에게 초대장이 발송되었... file 미나 2014.10.29 2130
3116 [당신의 창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만 있다면] / 넷 이철민 2014.10.28 1810
3115 [제안요청]꿈벗 동문회의 미래에 대하여 글쓴이 2014.10.28 3688
3114 [당신의 창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만 있다면] / 셋 [2] 이철민 2014.10.25 1990
3113 [당신의 창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만 있다면] / 두울 [2] 이철민 2014.10.22 1919
3112 [당신의 창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만 있다면] / 하나 [2] 이철민 2014.10.21 1915
3111 [한겨레신문] 박승오 칼럼 '내 안의 ‘희열’ 그 길을 ... file 재키제동 2014.10.20 1891
3110 구변경연-함성 영남권 11월 모임공지! [1] 운 전 2014.10.17 1965
3109 [새책] 니체 귀족적 급진주의: 니체론/브란데스와 니체가 ... file 까만양 2014.10.15 1797
3108 [박소라 연구원] 몸과 예술을 통한 자기 성장 프로그램 file 글쓴이 2014.10.12 2993
3107 경제 공부! 에코라이후 3기 모집합니다~! [14] 차칸양(양재우) 2014.10.10 35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