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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오프수업 후기
10기 김정은
포항은 포근한 항구다!
나는 포항에 한번도 가보지 못했다. 11월 오프 수업 장소가 포항으로 정해진 후로 계속 마음이 두근두근 설렜다. 한번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가 보는 것, 그것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포항은 어떤 곳일까? 바다에 인접한 항구도시 포항은 내 고향 부산과는 다를 것 같다. 부산이 바다를 인접한 문화와 유흥의 도시라면 포항은 우리나라 철강을 책임지는 도시인 만큼 건설적이고 건전한 곳 일 것 같다. 바다가 보이는 드넓은 장소에 빨강 파랑 강렬한 색감의 컨테이너들과 근육질의 건장한 남성들, 퍼덕퍼덕 살아 있는 아구와 시원매콤한 물회 한 사발! 캬 상상만해도 포항은 좋다! 포항은 포근한 항구다. 먼저 포항의 포근한 날씨에 놀랐고, 그 다음으로 포항 남자들의 의리에 놀랐다. 또 포항 사람들의 박력에 놀랐다. 태어나 처음 가본 도시 포항은 내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꿈쟁이 데카상스!
수업이 시작되었다. 이번엔 고민하지 않고 직관적으로 코멘트를 해 보았다. 어니언은 1인 대학의 교장이 되었다. 개설한 과목은 ‘욕망 찾기’와 ‘주인 되기’, 타인으로부터 영향 받지 않은 자신의 고유한 욕망을 찾아 자기자신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살아가기를 돕는다. 구달님은 몇 년에 걸쳐 자전거 여행을 마쳤다. 이미 저서도 여러 권 집필했다. 저서와 사진으로 갤러리를 꾸며 놓은 듯한 자전거 가게를 오픈했다. 자전거 입문자에서부터 전문가까지 방문하고 싶어하는 대한민국 명물 자전거 가게가 탄생한 셈이다. 피울님은 산업공학박사라는 멋진 타이틀을 가진 예술가다. 사람들은 그를 복합문화아티스트라 부른다. 그도 그럴 것이 글이면 글, 사진이면 사진, 음악과 차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하기 때문이다.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하여’라는 전시회를 열었다. 인간의 탄생에서부터 성장까지, 한 여성이 풋풋한 처녀에서 중년의 어머니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았다. 그의 전시회에서는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고, 그의 차를 맛 볼 수 있다.
녕이는 직장인 꿈쟁이로, 직장인이라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라는 인식의 전환을 만든 장본인이다. 그녀는 자신이 해 보고 싶은 일들로 꿈 리스트를 만들어 하나 하나 실제로 해 보기로 했다. 실행 결과를 상중하로 분류한다. 상으로 분류된 것들이 그녀 자신이 되리라. 괴테는 생전 직업이 열 개가 넘었다고 한다. 젊고 에너지 충만한 녕이도 열 개 이상의 직업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녀의 꿈들이 현실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에움은 자급자족하는 자유기고가가 되었다. 에움에게 자유기고가는 참으로 잘 어울리는 직업이다. 그녀 집 앞의 복숭아 나무 세 그루는 그녀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손길을 받아 매년 탐스런 복숭아들을 주렁주렁 생산한다. 그녀도 그 복숭아 나무들처럼 그녀의 저서도 매년 풍작이다. 나는 에움이 소설을 썼으면 좋겠다. 나를 소설의 세계로 입문하게 한 사람이 바로 에움이기 때문이다. 참치님은 살롱의 마담이 되었다. 그녀의 매력, 의사소통, 개인화, 공감의 강점과 높은 대인관계 지능은 살롱의 마담으로 최상의 조건이다. 세기 최고의 작가에서부터 노숙자, 독거노인에게 이르기까지 그녀의 살롱을 방문하는 이들은 다양하다.
희동님은 하루를 요리하는 요리사다. 매일 갓 잡은 싱싱한 하루라는 원재료 맛을 잘 살려 만들어낸 요리! 희동님의 ‘하루 레시피’는 매년 시리즈로 출간된다. 그의 친환경 레스토랑의 요리도 그의 저서 ‘하루 레시피’의 레시피를 따른다. 그 레스토랑에서는 오감만족 요리와 글 쓰기 모두 가능하다. 찰나님은 매년 정기적으로 두 권의 저서를 낸다. 그녀의 추진력이라면 매년 두 권의 책도 가능할 것이다. 휴먼 센터를 설립한다. 그 곳은 치유를 위한 집필과 강연, 휴식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곳이다. 찰라님은 다섯 개의 미래 풍광에 날짜를 붙어 두었다. 2016년, 2017년 등의 년도를 보며 나도 매일 하루를 알차게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맨 정신의 뒷풀이~
식이요법을 시작한지 한 달 째, 나는 포항 오프 수업에서도 식이요법 그대로 지켜서 먹었다. 매운 음식과 소주를 피하여 먹었다는 얘기다. 매운 음식과 소주를 가장 좋아하는 내가 그 맛있는 음식들을 안 먹을 수 있을까 스스로도 반신반의했었다. 그 날 소주를 단 한 방울도 안 마시는 내 모습을 보며 나 자신도 놀랐다. 한번 하지 않겠다 마음먹으면 절대 하지 않는 내 성향을 다시 한번 목격한 것이다.
맨 정신의 뒷풀이가 시작되었다. 즐겨야 할 때 난 제대로 즐기고 있나? 아니다. 아직도 제대로 즐길 줄 모른다. 직장에서 신입 사원일 때 회식자리에 임하는 신입 사원의 자세에 대한 교육을 받았던 것이 기억난다. 직장을 그만 둔지 한참이 지났어도 뒷풀이에서의 내 모습은 신입 사원 시절 그 정신 상태 그대로였다. 맨 정신의 나는 뒷풀이는 분위기가 좋아야 하며 모두 만족스러워야 한다는 일종의 책임을 느끼고 있었다. 아무도 바라지 않고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다만, 직장을 나와서 보낸 그 시간 동안 분위기 띄우기용 레파토리들을 모두 잊어버렸을 뿐이었다.
맨 정신으로 임한 뒷풀이를 통해 나 자신을 돌아 보았다. 그렇다. 나는 지금 다 벗은 상태, 다 잊은 상태이다. 다 벗었다는 것은 내가 그토록 벗고 싶어했던 나의 철갑옷을 벗어 던졌다는 것이고, 다 잊었다는 것은 내 것이 아닌 타인의 혹은 사회적인 욕망을 다 잊어버렸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알몸의 ‘무’의 상태이다. 나의 최종 목표는 다 벗어도 아무것도 거리낄 것 없는 ‘몸짱’으로 내 욕망대로 신나게 살아가는 것이다. 지금은 ‘몸짱’이 아니고 또 하루아침에 ‘몸짱’이 될 수도 없기에 나는 나에게 잘 맞는 가볍고 아름다운 옷 한벌 걸쳐두고 싶다. 지금 이대로 다 벗고 있기엔 나 스스로가 수치스럽기 때문이다. 그리고 책임이나 의무를 벗어나 내가 즐기는 것이 함께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도록 내 아름다운 욕망을 하나 발굴하고 싶다. 다 벗고 다 잊은 지금, 새로운 출발선 상에 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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