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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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독수리들
최동호
설산에 사는 히말라야의 독수리들은
먹이를 찢는 부리가 약해지면
설산의 높은 절벽에 머리를 부딪쳐
낡은 부리를 부숴버리고
생명의 힘을 얻는다
백지의 눈보라를 뚫고 나아가지 못하는
지상의 언어가
펜촉 끝 절벽에 걸렸을 때
낡은 부리를 떨쳐버리고
설산의 절벽을 타고 날아오르는 히말라야 독수리
두개골이 눈앞에 떠오른다
-----
그가 말했다.
“그 분만 생각하면 전 숙연해져요. 망설이다 놓쳐 버렸어요. 이젠 슬프도록 아름다운 짝사랑으로 남았습니다.”
나는 지금 그의 짝사랑에 숙연하다. 너무나 사랑해서 따라하고 너무나 사랑해서 닮아가고 너무나 사랑해서 다가가지 못한 지독한 짝사랑 이야기. 망설이다 놓친 것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을 한 사람이었다. 스승님은 힘주어 말씀하실 거다. 네가 진정한 나의 제자라고.
나는 무엇을 수련 했던가? 혹독한 나만의 시간 가진 적 있던가? 절벽에 머리를 부딪쳐 부리를 뽀개버리는 독수리처럼 고통의 시간을 넘어본 적 있는가?
부러움도 버려라, 꿈도 버려라, 스승인 나도 버려라! 너에겐 그것도 사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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