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야
- 조회 수 2993
- 댓글 수 2
- 추천 수 0
따뜻한 슬픔
홍성란
너를 사랑하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차마, 사랑은 여윈 네 얼굴 바라보다 일어서는 것, 묻고 싶은 맘 접어두는 것, 말 못하고 돌아서는 것 하필, 동짓밤 빈 가지 사이 어둠별에서, 손톱달에서 가슴 저리게 너를 보는 것 문득, 삿갓등 아래 함박눈 오는 밤 창문 활짝 열고 서서 그립다, 네가 그립다, 눈에게만 고하는 것 끝내, 사랑한다는 말 따윈 끝끝내 참아내는 것
숫눈길,
따뜻한 슬픔이
딛고 오던
그 저녁
-----
나의 사랑도 이러했다. 마음 속으로는 수백 번 말하지만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고 할 이야기 수천 가지지만 말하지 못하는. 시인의 말처럼 사랑한다는 말은 끝끝내 참아내는 것이었다. 슬프게도 나의 사랑은 늘 그랬다. 우정이라면 재잘거릴 수 있는데 사랑이라면 마음은 폭풍쳐도 말문은 닫혀버리는. 아마 나는 전생에도, 그 전생에도 그러했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런 사랑법으로 오래가는 꼴을 못 보았다. 그래서 이 시도 ‘사랑’이 아니라 ‘따뜻한 슬픔’이 된 것일 게다.
표현하지 못한 나의 사랑은 여전히 내 가슴속에 꽉 차 있어 사랑의 시를 좋아하고 러브스토리에 잘 빠져들고 아이들을 더 포근히 안아줄 수 있는 것 같다. 긍정적 부작용이다. 하지만 가슴만 끓이는 이런 사랑법, 이제 싫다. 수만 가지 다른 모양으로 이는 사랑의 감정을 마음이 시키는 대로 나답게 표현하고 싶다. 죽기 전에.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4109 | 인생을 조각하다. | 빈잔 | 2024.10.26 | 1087 |
| 4108 | 눈을 감으면 편하다. [1] | 빈잔 | 2024.10.21 | 1133 |
| 4107 | 노력하는 자체가 성공이다 | 빈잔 | 2024.11.14 | 1136 |
| 4106 | 얻는것과 잃어가는 것. | 빈잔 | 2024.11.09 | 1145 |
| 4105 | 돈 없이 오래 사는 것. 병가지고 오래 사는것. 외롭게 오래 사는 것. | 빈잔 | 2024.10.22 | 1199 |
| 4104 | 길어진 우리의 삶. | 빈잔 | 2024.08.13 | 1207 |
| 4103 | 늙음은 처음 경험하는거다. | 빈잔 | 2024.11.18 | 1254 |
| 4102 | 상선벌악(賞善罰惡) | 빈잔 | 2024.10.21 | 1281 |
| 4101 | 문화생활의 기본. [1] | 빈잔 | 2024.06.14 | 1322 |
| 4100 | 선배 노인. (선배 시민) | 빈잔 | 2024.07.17 | 1454 |
| 4099 | 꿈을 향해 간다. [2] | 빈잔 | 2024.06.25 | 1522 |
| 4098 | 신(新) 노년과 구(舊) 노년의 다름. | 빈잔 | 2023.03.30 | 1883 |
| 4097 | 가장 자유로운 시간. | 빈잔 | 2023.03.30 | 1888 |
| 4096 | 나이는 잘못이 없다. | 빈잔 | 2023.01.08 | 1928 |
| 4095 | 편안함의 유혹은 게으름. | 빈잔 | 2023.04.28 | 1938 |
| 4094 | 이런.. [1] | 김미영 | 2005.12.16 | 1944 |
| 4093 | 1 % [2] | 백산 | 2007.08.01 | 1945 |
| 4092 | [71] 저절로 취해드는 불빛들 | 써니 | 2008.02.03 | 1945 |
| 4091 | 말리지 않은 책임에 대하여 [1] | 김나경 | 2007.03.24 | 1949 |
| 4090 | <1> 理想職場 이상직장 [1] | 정경빈 | 2006.03.05 | 195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