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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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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1일 22시 09분 등록


호수 1


 

정지용

 


얼굴 하나 야


손바닥 둘 로


폭 가리지 만,

 


보고 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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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을 꼽으라면 난 단연코, ‘보고 싶다’를 꼽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고, 가장 듣고 싶은 말이고, 가장 많이 하고 싶은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 자주 한다. 단 한 사람에게만 빼고. 그렇다. 정작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말을 못하는 병이 있다. 며칠 전 꿈에서도 그랬다. 만나면 아주 작게라도 보고 싶었어요.”라고 말해야지 다짐했지만 입은 떨어지지 않았다. 아니다, 다른 말이 튀어나왔다. “만나니 좋은데요.” 이건 아니지 않은가. 뭐 엄청난 말도 아닌데 그 말을 못하다니! 새로운 세계에서의 나는 좀 달랐으면 좋으련만.

시인들은 정말 대단하다. 오늘은 이 짧은 시로 내 마음 그리움 묻은 호수로 만들어 버리는구나. 보고 싶은 마음 쌓이고 쌓이면 호수가 되지. 깊어지고 깊어지면 먹먹해져 눈 감을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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