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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23일 23시 35분 등록

<미래의 물결>

1 저자에 대하여 자크 아탈리

자크 아탈리(1943 11 1 ~ )는 프랑스의 경제학자로 프랑스 정부의 고위 공무원으로 일했다. 수필과 소설을 포함하여 55권 이상의 책을 쓴 저술가이기도 하다.

1994년 설립한 컨설팅회사 '아탈리 & 아소시에'의 대표와 '플라넷 피낭스'라는 마이크로 파이낸스(무담보 소액대출) 전문 비정부기구(NGO)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유태계로 알제리에서 쌍동이 형제 중의 하나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 시몬 아탈리는 향수업으로 성공을 거두었고, 알제리 혁명이 일어나자 파리로 이주했다. 자크 아탈리는 프랑스 폴리 테크니크와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국립행정학교(ENA), 국립광산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사회당 출신인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1990 '유럽부흥개발은행(EBRD)' 설립을 주도하여 1993년까지 초대 총재를 지내기도 했다. 2007년 집권한 우파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밑에서는 성장촉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자끄 아탈리는 40여권의 저서를 펴냈으며, '미래의 물결', '인간적인 길', '합리적인 미치광이',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마르크스 평전', '미테랑 평전' 등이 한국에 소개됨. 1980년부터 국제사회의 권력 이동 경로, 공산주의의 약화, 테러리즘의 위협 등 국제 정세에 대한 미래 전망 뿐만 아니라, 기후의 이상 변동과 금융 거품 현상, 휴대폰과 인터넷 만능시대 등 사회 전반에 걸쳐 미래 사회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해왔다. 전 방위적인 지적 데이터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사회의 변화를 예리하게 전망하는 자크 아탈리의 이름에는 항상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의 지성' 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다닌다.

2. 내 마음을 무찌르는 글귀

서문 예측 가능한 미래의 역사

006 그러므로 후손에게 가장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미래가 어디에서 오며 미래를 맞이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역사는 예측 가능하며 일정한 방향성을 지닌 법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007 시장은 앞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유일한 법으로 등극하여, 포착 불가능하고 전지구적이며, 상업적 부와 새로운 소외현상들, 극도의 부와 극도의 빈곤을 만들어낼 하이퍼 제국hyper empire’을 형성할 것이다. 그런 세상이 오면 자연은 체계적으로 초토화된다. 모든 것, 심지어 군대와 경찰, 사법체계조차도 민영화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인간 존재는 대량생산 가능한 소비재인 보철장치들에 에워싸여 인위적 가공물을 자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게 인간은 스스로의 창조성을 잃어버린 채 사라지게 될 것이다.

007 그때는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무기들이 동원된 가운데 국가나 종교단체, 테러비단, 해적들이 서로 처절한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다. 나는 이때의 양상을 하이퍼 분쟁hyper conflict’이라 이름 붙이고자 한다. 이 하이퍼 분쟁으로 인해 인류 전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007~008 세계화가 완전히 거부당하지 않으면서 적당한 선에서 절제되고, 시장이 비교적 순탄하게 유지되며, 민주주의가 전지구적으로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세계가 하나의 제국에 의해 통치되는 일이 멈춘다면, 그때는 자유와 책임, 존엄성, 극기, 타인 존중 등의 새로운 무한성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내가 바로 하이퍼 민주주의hyper democracy’라고 이름 붙이고자 하는 국면이다.

010 미래를 예견하려고 시도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다. 미래와 관련된 고찰이라는 것은 대체로 현재를 이리저리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사회의 초기부터 거론되어 온 미래에 대한 담론이란, 결국 천체의 회귀나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수확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에 국한되었다.

011 유럽의 쇠락은 물론이고 공산주의와 파시즘, 나치즘이 대두하리라고 예견한 사람 역시 아무도 없었고, 추상예술, 재즈, 핵무기, 피임약이 등장하리라고 점친 사람은 더더욱 없었다. 지난 세게 말까지만 해도 많은 사람들이 PC와 인터넷을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흥밋거리 정도로만 취급했으며, 동성애자들의 결혼이 가능하리라고 내다본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했다. 가장 최근의 예만 보더라도, 이슬람이 역사의 중심부로 진출하게 되리라고 내다본 분석가들은 아주 드물었다.

>모든 것이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그 상상력은 때로는 빈약하다. 특히나 이렇게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들의 상상력은 아무래도 많은 제한이 있는 것 같다.

012 모든 문제는 인구 폭발에서 시작할 것이다.

012 지구 전체 인구의 3분의 2 정도는 도시에 거주할 것이며, 각 도시의 인구는 현재 인구에 비해 평균적으로 2배가량 늘어날 것이다. 인구의 중가에 비례해서 에너지 사용량과 농업 생산품의 소비량도 2배로 커질 것이다. 따라서 노동 가능한 인구의 수도 2배로 늘어날 것이다. 한편 2050년 한 해에 출생하는 어린아이들의 3분의 2 이상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20개 나라에서 살게 될 것이다.

012~013 역사는, 아주 오랜 기간을 두고 관찰해 보면 일정한 하나의 방향으로 고집스럽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단히 큰 여파를 일으키며 장기간 이어진 소용돌이조차도 역사의 이 도도한 흐름을 지속적으로 바꾸어 놓지는 못했다.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가장 명확한 이유를 알려주고 있다. 현재를 살지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사람으로서 과거를 반추한다는 것은 필연적인 것이다. 인류든, 개인이든 과거를 무시할 수 없으며 과거에서 자신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013 그러다가 기존의 권력자들보다 훨씬 거대하며 기동성 있는 또 하나의 지도자 계급인 상인들이 부를 분배하는,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는 두 가지 방식을 고안해냈다. 바로 시장민주주의의 탄생이다.

014 뿐만 아니라 상행위의 자유는 정치적 자유를 탄생시켰다. (중략) 이렇게 볼 때, 독재 권력이 상인 계급의 탄생을 부추겼고, 상인 계급은 시장을 형성했으며, 시장은 민주주의를 낳았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12세기부터 최초의 시장민주주의가 정착하게 되었다.

015 이렇듯 수천 년을 이어 온 역사가 앞으로 반세기가량 더 지속된다면 시장과 민주주의는 지금까지 정복하지 못한 영역까지도 모두 통합하게 될 것이다. 성장은 더욱 가속화되고 생활수준은 향상될 것이며 독재는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출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 사회는 불안정해질 것이고 물과 에너지는 귀해질 것이며 기후는 점점 더 위험한 상황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불평등과 좌절의 골이 깊어지고 갈등이 증폭되며 인구의 대이동이 시작될 것이다.

2035년 무렵이 되면, 길고 긴 전쟁과 심각한 환경위기를 맞아 곤경에 처한 미국은 시장(특히 금융시장)의 세계화와 기업(특히 보험회사)의 막강한 권력에 굴복하고 말 것이다. (중략) 하지만 금융과 정치적인 면에서 기진맥진한 미국은 앞선 역사상의 제국들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경영하는 일에서 손을 뗄 것이고, 세계는 잠정적으로나마 열 개 남짓한 지역 중심들에 의해서 운영되는 다중심적 체제로 개편될 것이다.

016 자가 감사는 자유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로 군림하게 될 것이며, 규범을 준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만이 자유를 제한하는 마지막 수단이 될 것이다.

016 수명이 연장되면서 노인들의 권한이 강화될 것이고, 따라서 노인들의 채무가 늘어날 것이다. 쇠락하는 국가체제는 기업과 도시 앞에서 점점 더 사그라질 것이다. 하이퍼 유목민hyper nomad들이 영토를 초월한 제국, 뚜렷한 중심도 없이 개방된 제국, 즉 하이퍼 제국을 이끌게 될 것이다.

017 재판권을 가진 민간단체들이 보험회사들을 위해 이 규범들이 잘 지켜지는지 감시할 것이다.

017 자원은 고갈될 것이며, 로봇들은 점차 증가할 것이다. (중략) 이렇게 되면 인간은 가공물을 소비하는 가공물, 인간가공물을 먹는 인육동물, 극단으로 치달은 유목사회의 병폐가 낳은 희생자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018 이렇게 되면 환경. 윤리. 경제. 문화. 정치적으로 매우 긴박한 상황에 처한 제국에서는 보편적이고 박애의 정신을 지닌 새로운 힘이 바야흐로 전 세계적으로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정말 그렇게 될까?

019 새로운 경제, 이른바 관계의 경제라고 하는 경제활동, 즉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가 한동안 시장경제와 병행해서 발전하다가 궁극적으로 시장경제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다.

019 이 책의 목적은 내가 원하는 미래상을 보여 주는 데 있지 않다. 나는 미래가, 내가 두려워하는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을 갖게 되길 바란다. 그러려면 지금 이 순간에도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멋진 잠재적 가능성들이 충분히 발휘되어야 한다. 이를 돕기 위해서 이 책을 쓴다.

020 한마디만 덧붙이자면, 미래에 관한 모든 예언이란 것이 무엇보다도 현재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듯이 이 책 또한 오늘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주 긴 이야기>

026 아주 오래전부터 인간의 무리는 언제나 부와 언어, 영토, 철학, 우두머리 등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이때 세 가지 권력이 항상 공존했다. 기도 시간을 정하고 농사의 리듬을 결정하며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관장하는 종교 권력, 사냥과 방어, 정복을 결정하는 군사 권력, 그리고 생산과 자금을 관장하며 노동의 결과를 상업화시키는 상업 권력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세 가지 권력은 천문대, 모래시계, 출근기록을 동원해서 시간을 관리했다.

027 따라서 삼두 구조가 항상 대두된다. 라틴 민족들은 이 세 신을 각각 주피터, 마르스, 귀리누스라고 불렀다. 그 아래로 보통 인간들의 왕국이 펼쳐진다. 보통 인간들 아래로 또 하나의 권력이 다른 모든 권력을 관통하는데, 아마도 언젠가는 이 권력이 다른 모든 권력의 자리를 차지할지도 모른다. 바로 세대교체를 가능하게 하는 번식과 지식의 전달을 관장하는 여성적 권력이다.

027 종교가 실질적인 권위를 갖는 제례적 체제, 군대가 최우선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제국적 체제,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집단이 권력을 행사하는 상업적 체제, 이렇게 세 가지다. 첫 번째 체제는 신학적 이상을 추구하며, 두 번째 체제는 영토의 확장, 세 번째는 개인주의의 확산을 으뜸가는 이상으로 추구한다.

노마디즘, 식인 풍습, 성생활

031 이들 영장류들은 모두 이웃이라고 말할 수는 있지만 같은 부류는 아니었으며, 서로 공존하면서도 섞이는 법은 없었다. 이들은 자기들이 지닌 지식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다른 동물들에게서는 전혀 나타나지 않는 독특한 습성이었다.

031 식인 풍습이 시작된 것도 같은 무렵(지금으로부터 30만 년 전)이라고 추정된다. 식인 풍습은 야만적 폭력 행위라기보다 죽은 자들의 힘을 산 자들이 전수받기 위한 일종의 제례의식이었다고 보인다. 오늘날에도 인간의 소비행태 속에는 식인 풍습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오늘 날의 소비행태에 남아있는 식인 풍습은 무엇일까? 잘 모르겠다.

033 식인 풍습은 꾸준히 명맥을 이어 갔으며, 이는 내내 죽은 조상들의 힘을 자기 것으로 하고 죽은 자들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려는 제례의식으로 받아들여졌다. 죽지 않기 위해 삶을 먹는 것이 바로 식인 풍습의 요체로서,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죽지 않기 위해 삶을 먹는 것….만약에 나도 이때 태어났으면, 식인 풍습을 따랐겠지? 나의 히스토리 곳곳에서 발견되는 삶에 대한 애정을 보면 말이야. 이것은 어쩌면 본능인가보다.

제례의식과 정착

035 식인 풍습은 점차 종교적 제례의식으로 정형화되어 갔다. 신에게로 보내지는 인간의 몸을 먹는 행위는 곧 신에게로 가까이 다가가는 행위라고 여겼던 것이다.

036 지식을 전달하려는 욕구야말로 인간을 다른 동물과 확실하게 차별시켜 주는 중요한 특성이다.

제국 시대

041 모름지기 제국이란 스스로를 방어하고 남을 공격할 만큼의 잉여생산이 있고 이를 통제할 수 있을 때 뿌리를 내리게 된다. 그리고 전략적인 통로를 통제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잉여분을 축적하지 못했을 때 막을 내린다.

042 또 하나의 획기적인 발명품인 쐐기문자의 출현은 인근 지역에서 탄생한 경전들 대다수의 모태가 된 길가메시 신화가 기록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같은 시기, 인도에서는 새로운 부류의 세계관과, 욕망을 거부하는 새로운 윤리관을 기록한 위대한 문학작품 우파니샤드가 씌었다. 이처럼 현대 세계를 상징하는 두 개의 대표적인 세계관이 이미 이 시대에 선을 보인 것이다.

044 이렇게 되자, 비록 규모도 작고 주변적인 위치에 머물러 있다고는 하지만,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사회가 제국적 체제 속에 생겨 나게 되었다. 그리고 이들이야말로 자유라는 개념을 탄생시킨 원조로 대접받아 마땅하다.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 시장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될 상업적 체제는 이들로부터 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자본주의의 짧은 역사>

그리스 히브리적 이상 새로움과 아름다움

048 역사상 최초로 이들은 지상에서의 인간 미래가 과거보다 나아질 수 있다고 아니 나아져야만 한다고 믿었다.

049 그리고 또한 이들은 역사상 최초로 물질적인 부를 축적하는 일이 신들에게 가까이 가는 길이라고 믿었다. 마침내 하나의 이상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이 이상은 후에 서구의 이상, 더 나아가서는 모든 상업적 체계의 이상이 되어 오늘날까지 지속되어 왔으니, 이것이 이른바 그리스 히브리적 이상이다.

050 그리스 히브리적 이상은 이제 좀 더 명확해진다. 자유는 궁극적인 목표이며, 윤리적 규율을 준수하는 것은 생존을 준수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되었다. 부는 하늘이 내려 준 선물이며, 가난은 일종의 위협이다. 개인적 자유와 사업적 체제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이 두 가지는 오늘날까지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052 요컨대, 아시아에서는 인간을 욕망으로부터 해방시키려고 하는 반면, 서구는 인간에게 자신이 가진 욕망을 자유롭게 실현하라고 부추긴다. 한쪽은 세계를 일종의 환상으로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반면, 다른 한쪽은 세계만이 유일한 행동의 장이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주장한다. 한쪽은 영혼이 윤회를 말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은 영혼의 구혼을 이야기한다.

053 당시 아무것도 진지하게 고려 대상으로 생각지 않았던 작은 상업 도시는 이렇듯 내부에 폭발적인 에너지와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욕망을 간직하고 있음을 보여 주었으며, 자기보다 훨씬 강한 세력에 대항해서 싸울 수 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이와 아울러, 이 역사 역사상 최초라고 할 수 있는데, 서구가 동양으로부터 온 침략 세력을 물리쳤다는 점에서 아테네의 예는 깊이 새겨 둘 만하다.

057 실제로 그 어떤 힘도, 종교적인 힘이건 세속적인 힘이건 자유를 구속하는 데 성공한 예는 없다.

시장, 도시, 국가

065 이렇듯 시장이 형성된 마을에서는 다른 곳에서보다 자유롭고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다. 자신들의 고유한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상인들과 금융가들로 이뤄진 새로운 지도계급이 형성되어 종교적. 군사적 권력이 차츰 경제적 권력과 정치적 권력을 상실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이 새로운 지도계급은 도한 노동 도구를 통제하는 것을 권력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 이 새로운 엘리트 계급은 또한 교회와 결탁하여 교회로 하여금 돈과 관련된 직업에 대해서 규범을 완화시키도록 만드는 반면 성과 관련된 제한은 한층 더 강화하도록 조종한다.

거점에서 다른 거점으로

067 상업적 체제하에서는 이와 달리 돈이라는 단 한 가지 언어만을 사용한다.

067~068 모든 거점의 배후에는 농업 생산이 가능한 광대한 농토와 생산품을 수출할 수 있는 거대한 항구가 위치하고 있다. 모든 거점은 부족함에 의해서 생성된다. 그렇지 않으면 거점은 파괴되어 버릴 것이다. 모든 거점은 또한 다른 거점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전략을 수립한다. 모방, 준엄함, 무력, 통제, 보호주의, 환율정책 등이 단골로 등장하는 전략에 해당된다.

하나의 도시는 그 도시의 창조적 계급이 다른 도시들의 창조적 계급에 비해 새로운 서비스를 대량생산 가능한 산업제품으로 만드는 능력이 월등할 때 거점이 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도시는 자본을 관리해야 하고 가격을 결정해야 하며 이윤을 축적해야 한다. 또한 봉급생 활자를 관리해야 하고 군대를 고용하며 모험가들이 모험에 나설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고 권력을 보장해 주는 이데올로기를 시대에 맞게 변화시켜야 한다.

각각의 거점은 자기 내부에서나 외부에서나 가장 효율적으로 에너지 자원을 관리하며 가장 신속한 통신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야만 은행가, 예술가, 지식인, 혁신가들이 돈을 가지고 와서 호화로운 궁전을 짓고 묘지도 세우며 초상화도 그리고 기꺼이 군대를 통솔한다.

이러한 거점주위에는 쇠락의 길을 걷는 예전의 경쟁자나 확산일로에 있는 미래의 경쟁자들이 포진한 중간지대가 형성된다. 그 외 세계의 나머지 지역들, 다시 말해서 왕국이나 제국들은 주변지대를 형성한다. ‘주변지대의 일부는 예전 체제의 의해 통치된다. 다시 말해서 천연자원과 거의 노예 상태에 머물러 있는 노동력을 거점이나 중간지대에 팔면서 명맥을 이어 간다.

069~070 역설적으로, 제국적 체제에서 상업적 체제로의 전환은 노마디즘으로의 회귀를 낳았다. 농부가 다시 유목민으로 바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오랜 유목민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숙지해야 한다. 노마디즘은 인류 문화의 초석으로,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다시금 그 존재를 드러냈으며, 후에 알게 되겠지만, 우리들의 미래에도 지대한 영향을 행사할 것이다

브루게 - 상업적 체제의 건조 1200~1350

071~072 이 도시들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지역에서는 이제 돈이 무력보다 더 큰 힘을 행사하게 되었고, 봉급생활자가 농노제를 대체했으며, 기념 건축물을 건설하는 것보다 투자의 입김이 훨씬 세졌고, 경찰보다 상업이 각광을 받게 되었다. 노동의 분업화가 가속화되었으며, 농업 생산량 또한 증가했고,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밀의 가격은 하락했다. 따라서 이전보다 많은 수의 시민들이 밀을 소비할 수 있게 되었고, 신기술로 염색한 모직 의복의 소비자층도 확대되었다. 이렇게 되자 직조기가 등장했고, 신용거래의 필요성에 눈뜨게 되었다.

072 지난 6세기 동안 종은 수도원에서 기도 시간을 알리는 데에만 사용되었다. 이제 시간은 새로운 주인의 소유물이 되었다.

베네치아-동방 정복, 1350~1500

13세기 초, 십자군이 콘스탄티노플을 약탈하거나 베네치아에서 출항을 할 때면 이따금씩 무역이 중단되는 일이 있기는 했지만, 베네치아 공화국은 터키의 위협으로부터 유럽을 지켜내는 최후의 보루였으며, 동방의 물건들이 북유럽으로 유입되는 데 있어 반드시 지나야 할 관문이었다. 그뿐 아니라 브레너 고개로 이어지는 다리는 생고타르로 향하는 길을 열었으며, 티레니아 석호와 독일의 은광을 직접 연결해 주었다. 이로써 북유럽 도시들을 위협을 받는 플랑드르 지역 항구들을 거치거나 도도한 북유럽 무역상들의 변덕도 신경 쓸 필요 없이 동방제국들로부터 온 물건들을 공급받을 수 있었다.

080 베네치아는 프랑스나 스페인, 영국 등이 무력으로 위협을 가한 것도 아닌데 스스로 위협을 느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효율적으로 여겨지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지나치게 많은 비용을 들였으며, 길드는 점점 더 경직되었고, 선박 카르텔과 군대는 무역로를 지키는 데 충분한 규모를 갖추지 못 했고, 무기도 충분하지 않았다. 독일 광산에서 채취한 값나가는 금속들은 점점 더 귀해지고 값이 비싸졌다. 거기에다가 터키의 압력까지 가해져서 인구 10만여의 베네치아는 거의 질식 상태에서 허덕이게 되었다. 너무 부자가 되어 버렸고, 그래서 너무 사치스럽게 사는 데 익숙해진 베네치아는 이제 동면 상태에 빠져 들었다.

081 같은 시기(15세기), 중국의 명왕조는 백성들에게 원양 항해용 선박 제조를 금지시켰으며, 나라 밖으로의 여행도 금지시켰다. 전 세계 최대의 강국이 한 번 더 바깥으로 향한 시선을 거두어들임으로써 자진해서 상업적 체제로부터 소외되는 길을 택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선택에는 오래도록 변화가 없었다.

앤트워프-인쇄술 전성시대, 1500~1560

또한 앤트워프는, 다른 거점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다른 지역으로부터 유입된 신기술을 산업적으로 이용한 최초의 도시였다. 가령 중국과 한국(고려, 조선)의 발명품으로 1455년에 독일에서 새롭게 고안한 분리 활자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는데, 이 금속 분리 활자는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종교적 지식을 소유한 자들의 전유물이었다.

>드디어 나왔다. 한국이라는 이름. 세계사에 이리 기여도가 작은 한국이 반만년의 역사로 자기의 글과 말과 문화를 갖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너무 적은 분량이 서운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085 인쇄술이 거둔 성공은 가히 놀랄 만한 것으로, 새로운 지도자 계급들은 이 인쇄술이 가져다주는 혜택, 즉 표현의 자유, 개인주의. 합리주의의 발달, 그리스-히브리 이상의 확산 등에 목말라했다.

085~086 새로운 독자층이 형성되어 성서의 내용이 사제들이 전해 주던 내용과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과, 철학적인 저서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이성과 사랑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소설들도 있다는 사실, 유대, 그리스, 로마, 아랍, 페르시아 등에서 형성된 많은 지식들이 자기들에게는 비밀에 붙여지고 있었다는 사실들이 알려지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는 더 이상 실생활에서 사용되지 않는 죽은 언어의 라틴어가 아닌 언어로 이런 글들을 읽고 싶어 했으므로, 교회의 언어는 머지않아 곧 몇몇 대사관에서만 공용 언어로 사용되는 운명을 맞았다.

요컨대, 수십 년 만에 인쇄술은 라틴어와 교회 중심으로 유럽을 통일하겠다던 바티칸과 로마 제국의 꿈을 무참하게 부숴 버렸다.

1517, 마르틴 루터는 신자들에게 성경을 읽어 주면서 교황청의 부패상에 반기를 들고 일어나 교황에게 반대하던 독일 제후들과 황제 진영에 합류했다. 이렇게 해서 태어난 프로테스탄티즘은 국가주의를 지지했으며, 국가 단위로 뿌리를 내렸다. 바야흐로 국가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인쇄술의 발달로 국가의 시대가 도래하였다니….

제노바-투기의 기술, 1560~1620

093 이렇듯 세상이 바뀌는 방식은 언제나 같다. 상업적 공간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그에 따라 산업화의 장도 넓어지고, 이렇게 되면 금융과 기술이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역학에 따라 새로운 부류의 창조적 계급, 즉 자유로우면서도 통제적인 집단이 광대한 농지와 해양 산업지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현대적인 항구도시에서 해군력과 상선들을 지휘해서 권력을 잡게 된다. 이들은 금융가, 선박 제조업자, 상인, 혁신가, 모험가들을 도시로 끌어들인다. 이 도식에 따르면, 서서히 봉급생활자들의 권익이 향상되며 강제 노동은 사라진다. 또한 천연자원과 시장은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관리된다.

암스테르담-보급품 수송함 제조 기술, 1620~1788

095 게다가 전쟁은 항상 무역을 흥하게 하는 법이므로, 네덜란드 해군은 발트해에서 라틴 아메리카에 이르는 광대한 지역의 바다를 모두 관장했다.

099 유럽의 다른 곳에서는 부르주아들이 목소리를 높여 자유를 주장했으며, 국가주의 경향이 한층 강화되었다. 이것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다. 아니나 다를까, 유럽 왕실에서는 궁정 악사들에게 이제까지의 관습과는 달리 이탈리아어가 아닌 자국어로 가사를 쓴 오페라를 연주할 것을 요구했다. 모름지기 음악이란 미래를 예견한다.

런던-증기기관의 위력, 1788~1890

102~103 한편 벵골 지역을 점령한 영국의 동인도회사가 그곳 수공업자들에게 면화를 지나치게 싼값에 팔도록 종용한 탓에 1천만 명 가까운 벵골 주민이 기아로 숨지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105 부족한 에너지 자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의 젠트리들은 프랑스 출신 기술자 드니 파팽이 고안해낸 혁신적인 기술인 증기기관에 주목했다. (중략) 그 후 10년 사이에 면화 제사의 생산성은 무려 10배나 증가했다. 이는 완전히 기계화의 승리였다. 기계화의 축복을 입은 영국은 1821년 산업용 기계를 파손하는 자에게는 사형이라는 극형을 내리기까지 했다.

106 여기서도 드러나듯이, 적개심은 미래의 거점도시에는 오히려 행운으로 작용한다. 프랑스혁명 때문에 유럽 대륙으로 진출할 길이 막힌 영국 상인들은 어쩔 수 없이 더 먼 곳을 내다보지 않을 수 없었다. 당시 고작 아일랜드 정도 규모의 인구를 거느렸으며, 아일랜드만큼이나 가난했던 작은 나라 영국은 야심찬 계획에 온몸을 던지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었다.

108 1825, 영국에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한 나라의 제조업 부가가치가 농업 부가가치를 추월하는 기록이 세워졌다.

109 이 여섯 번째 형태는 앞에 등장한 다섯 개의 다른 형태들과 마찬가지로 시민들과 소비자들에게는 점점 더 많은 자유를 허용한 반면, 노동자들이 느끼는 소외감은 배가되었다.

111 이듬해(1861), 수에즈 운하가 개통되자 영국 군대와 상인들은 좀 더 짧은 시간 안에 동양으로 갈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인도의 섬유산업은 한층 더 빨리 붕괴되었다. 결과적으로 영국은 무역의 자유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오로지 영국 산업에만 이득이 되는 방식을 인도에 강요했던 것이다.

보스턴-기계의 홍수, 1890~1929

113~114 유럽, 그 중에서도 특히 프랑스 자동차라고 하는 신기술에서 마차를 대체할 교통수단으로서의 용도만을 보았다. 하지만 서부 정복 시대부터 바퀴를 사용하는 데 익숙했던 미국의 개척자들은 국내 여행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집념에 사로잡혀 있었을 뿐 아니라, 극단적인 개인주의 성향이 강했던 그들은 기차라는 교통수단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으며, 또한 천성적으로 기업가 정신이 강했기에 자동차를 대량생산 제품으로 가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았다. 더구나 역사가 일천한 미국은 수공업 전통이 전무했기 때문에 별다른 저항 없이 대량생산에 필요한 연속조립공정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115 상업적 체제는 부동적 성향이 강한 과거 역사가 현재 또는 미래가 요구하는 이동성을 저지하지 않을 때에 확산된다. 또한 상업적 체제는 부르주아 계급이 귀족을 처형하거나 몰살시키지 않고도 권력을 장악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확산된다.

115~116 1880년부터 끔찍한 경기침체 현상이 아이슬란드에서 폴란드에 이르는 북유럽을 강타했다. 이 무렵의 경기침체는 인류가 정착해서 살게 된 이후 가장 규모가 큰 인구 이동을 야기했다. 1880년부터 1914년 사이에 15백만 명, 즉 유럽 대륙 인구의 5분의1이 미국 이민 길에 올랐으며, 전 세계 저축액의 3분의1 역시 미국으로 이동해 갔다. 말하자면, 프랑스와 벨기에, 네덜란드 인구를 전부 합한 수만큼의 인구가 35년간 유럽을 떠났다는 말이다.

117 자동차산업은 나라 전체 산업의 구조를 재편성했다. 자동차산업은 자동차 생산 이전의 단계라 할 수 있는 철강, 광산, 유리 제조, 석유산업 등의 발전을 불러왔으며, 생산 이후를 위한 도로 건설, 은행, 무역업 등도 더불어 활기를 띠게 만들었다. 이와 아울러 연속조립공정 방식의 노동으로 인한 새로운 형태의 소외현상도 드러나기 시작했다.

>모든 일에는 양면이 존재하는 법이다. 발전과 편리함은 또 다른 것을 분명히 잃게 만든다.

뉴욕-전자산업의 승리, 1929~1980

122 일곱 개의 다른 형태들처럼 여덟 번째 형태 역시 농부와 수공업자들을 신분이 불안정한 도시 노동자로 바꾸어 놓았으며, 점점 더 많은 부를 점점 더 소수에게 몰아주는 결과를 낳았다. 또한 여덟 번째 형태는 여자들이 생활 여건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았다. 이와 아울러 소비자와 시민들에게는 훨씬 폭넓은 자유를 선사한 반면, 노동자들에게는 한층 더 가혹한 소외감을 안겨 주었다.

124 독일이 다시 한 번 일으킨 전쟁은 결국 이번에도 자국의 영토 내에서 직접 전쟁의 참화를 겪지 않았던 미국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 전쟁을 계기로 미국은 산업 발전과 금융에 필요한 첨단기술과 제조업 생산을 가다듬었으며, 이제 뉴욕이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124~125 5천만 명(1차 세계대전 때 사망자 수의 5)의 목숨을 앗아간 2차 세계대전이 끝나자 세계는 완전히 달라졌다. 전쟁 중에 핵무기가 등장했고, 쇼아(유대인 대량 학살)를 격었으며, 중동 지역은 10개의 나라로 분할되었고, 공산주의는 그 어느 때보다 번성했다. 그러므로 여덟 번째 거점은 파시즘과 나치즘의 독재를 겪은 지역까지 포함해서 지구의 반쪽만을 상대로 결성되었다. 부다페스트에서 베이징에 이르는 나머지 반쪽은 소련 연방이 그려 놓은 궤도를 따라 움직였다. 요컨대 예전의 동맹국들 사이에서 이른바 냉전체제가 시작된 것이다.

126~127 유럽을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이 소련 또는 미국, 두 나라 중의 한 나라에 의해 완전하게 통제되었다. 예를 들어, 1954년 이란 수상 모하마드 모사데크가 페르시아만의 석유를 국유화하자, 미국중앙정보국(CIA)은 즉시 이란에서 쿠데타를 일으키도록 조종하여 그를 권좌에서 물러나게 만들었다.

>정말 자본주의란 무서운 세계를 만들어냈군.

129 특히 일본은 전 세계의 엘리트들을 일본 영토로 끌어들이지 못했으며,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개인주의를 진작시키지도 못했고, 결정적으로 승전한 미국의 손아귀를 벗어나지 못했다.

로스엔젤레스-캘리포니아식 노마디즘, 1980~?

131~132 1973, 사무실에서 컴퓨터가 천공 장치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서비스 부문과 산업 부분에서의 생산성을 눈에 띄게 끌어올렸다. 이것이 바로 사무 자동화의 시작이다.

133 어째서 유목민적 상품인가? 잘 알려진 대로 유목민들은 태곳적부터 자기들의 유목 생활에 필요한 물건만을 지니고 다닌다.

134 애완동물은 불안정과 배신의 바다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살고 있는 정착민들에게 현실적인 여행이 내포하는 위험 부담이라고는 전혀 주지 않으면서 충실하고 지속적인 동반자가 되어 준다.

>외로움이 극도로 달했을 때,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을 의지할 곳이 필요했었다. 마음을 주고 대화를 하고 싶었다. 알아듣지 못하더라도,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점점 사회는 개인주의 성향이 강해지고 가정이 해체되면서 인간의 외로움을 인간으로 대체하기를 무서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그래서 그 잉여되는 감정을 동물에게 쏟고 싶어하는 것 같다. 좋은 친구이면서 적어도 마음의 상처를 주지는 않을 테니까 말이다.

135~136 새로운 노마디즘을 상징할 만한 두 개의 새로운 도구도 선을 보였다. 바로 휴대폰과 인터넷이다. (중략) 정착자들에게 있어서 이 두 가지 도구는 여행의 대체 물이며, 유목민들에게 있어서는 자기들끼리 혹은 정착자들과의 접속을 장담해 주는 효과적인 수단인 것이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휴대폰과 인터넷은 사용자 각자에게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영토와는 전혀 상관없는 주소(이동전화번호나 이메일 주소)를 제공한다

136~137 인터넷은 일종의 신대륙에 비유할 수 있다. 다만 가상의 대륙이므로 우선 그 대륙을 발견해야 하고, 그곳에 사람들을 보내서 살게 해야 하며, 도시를 만들고 나라를 만들 듯 꼼꼼하게 조직해 나가면 무한한 상거래의 장이 열린다.

138~139 보험시장 또한 인터넷 덕분에 엄청나게 성장했다. 보험은 주요 시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요 위험 요소를 미리 예방함으로써 금융체계 전체의 성장을 가속화했다. 2006, 미국에서 재산에 관한 보험(손해보험)과 생명에 관한 보험(생명보험)을 합한 보험금 총액은 미국 GDP 10퍼센트에 달했으며, 액수로는 25천만 달러에 해당된다. 이는 2조 달러에 달하는 에너지 부문 총액보다 훨씬 크다. 2006년 현재 고수익 펀드들은 무려 15백경 달러를 운용하는데, 이것은 2000년에 비해서 2배 증가한 수치이다. 이 펀드들은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총액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그러니 이 같은 펀드들이 상장 기업 내부에서 기관투자자들뿐만 아니라 개인투자자들의 자본까지도 마음대로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들은 때때로 무제한적인 위험을 감수하기도 하며, 충분한 자본도 없는 상태에서 고위험 투자를 선뜻 결정하기도 한다.

>사실은 이 부분에 대해서 확신이 없었다. 장기투자를 했을 때, 고객에게 정말 회사가 무엇을 해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보험은 예금이나 적금과는 달리 장기간 운용이 되는 상품으로 그 책임은 어떤 것보다도 중대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고객이 책임을 물을 때, 어려운 약관과 그리고 관리받지 못한 수익률에 대해서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140 1988년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계획경제와 집단 소유의 틀을 유지하면서 민주주의를 도입하려 한 시도는 결국 실패로 끝났으며, 글라스노스트에서 페레스트로이카로 넘어가는 데에는 3년이라 는 시간이 필요했다. 옛 소련은 이제 해체되었고, 소련을 구성하고 있던 국가들의 일부는 현재 유럽연합에 접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42 경제적으로 상당한 통합을 이룬 유럽은 이러한 통합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점차 기반을 잃어 가고 있다. 경쟁력이 감소하고, 역동성이 둔화하면, 인구는 노화하고 있는 현상이 바로 그 같은 우려를 현실로 보여 주고 있다.

145 아시아의 젊은 세대들은 제국주의적 과거에 대해서 깨끗하게 마무리 짓지 못한 일본으로부터 이러한 모델을 받아들이는 데에는 인색한 반면, 한류에 대해서는 별다른 저항감 없이 수용하는 듯하다.

마지막의 시작

146~147 팽창 지향적이고 과도하며, 무제한적이고 통제 불능인 미국 금융체제는 이미 산업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수익성을 요구한다. 그렇기 때문에 산업체들은 벌어들인 돈을 다시금 자사에 투자하기보다 금융부문에 투자해서 높은 수익을 올리려고 한다. 결과적으로, 미국의 자동차나 가전제품, TV, 전화 등은 이제 더 이상 세계 최고의 품질을 보장한다고 말할 수 없다. 미국 기업들은 퇴직자들에게 진 빚더미에 눌려 허덕거리고 있다고도 말할 수 있다.

147 20년 전만 하더라도 은행가들은 가계 수입의 30퍼센트가 빚을 갚는 데 쓰인다고 불평이 심했는데, 2006년에 들어와서는 이 수치가 50퍼센트 정도가 될 때까지는 괜찮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148~149 전 세계적으로 볼 때에도, 빈부격차는 점점 극단화되는 추세다. 1950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12억 명)이 하루 1달러로 생활하는 절대적 극빈층이었으나, 2006년에 들어와서는 인류의 절반이 하루 2달러(새롭게 정한 극빈층 기준) 미만으로 생활하며, 13억 명은 1달러도 못 되는 돈으로 생활한다.

149 전 세계적으로 20만 개의 빈민촌이 존재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가난한 49개국에 전 세계 인구의 11퍼센트가 살고 있는 반면, 이들 국가의 GDP 총액은 전 세계 GDP 총액의 0.5퍼센트에 불과하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누구의 선택이고 누구의 잘못으로 그 사람들은 그 곳에 태어났을까? 인도를 갔다오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고 정신적, 문화적 충격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알 수 없는 질문들로 머리 아픈 시간을 보낸 뒤의 나의 결론은 내가 왜 한국에 태어났는지 그들이 왜 그곳에 태어났는지는 아무도 설명할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내가 내 몫을 잘해내고 사는 것. , 내가 가진 것을 다 쓰고 가는 것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149~150 경제성장은 많은 사람들의 비참한 생활을 더욱 악화시킨다. 아주 싼 값으로 유럽이나 아메리카로 수출되는 물품(의류, 완구, 스포츠 용품)들 중에서 상당 부분은 아시아나 라틴 아메리카의 가난한 나라에서 혹독한 저임금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150 2006, 22천 명의 어린이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다. 가령 방글라데시에서는 수출 기업 한 달 최저임금이 10달러를 넘지 않으며, 이는 몇 차례의 폭동에도 불구하고 1994년 이후 한 번도 조정되지 않았다. 어린이들은 일주일에 7일을 일한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임금은 생산 원가의 10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통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이익을 극대화시킨다는 원칙을 충실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삶을 신경 쓰는 사람이 있을까? 정말 그들의 삶을 몰라서 그렇게 하는 것일까? 이런 부분을 접할 때마다 화나면서 마음이 아프지만 그렇다고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라는 질문에 봉착하면 나도 그들과 다를 바가 하나도 없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150 아프리카의 현실은 이보다 더 비참하다. 1인단 소득은 1987년에서 2006년 사이에 4분의 1이 감소했다. 1970년부터 2006년 사이의 기간 동안 아프리카에서 생산하는 상품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이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채무는 20배로 증가했다.

151 1991 7,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자마자 미국의 새로운 우방국 대접을 받게 된 나라 중의 하나였던 이라크는 워싱턴의 지지를 이용해서 쿠웨이트의 석유를 차지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을 계산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라크는 걸프 전쟁 이후 이곳을 단념해야 한다. 걸프 전쟁을 계기로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성지 근처에 주둔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52~153 미래는 지금 미국에서 끝없이 미소를 보내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와 동시에 과거로부터 교훈을 얻으라고 슬그머니 압력을 가하고 있다. 사실 미래는 아마도 과거와 비슷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다만 과거보다 돔 더 낫거나 좀 더 못하거나 할 것이다. 상업적 체제의 아홉 번째 형태는 슬슬 자취를 감추고 열 번째 형태가 모습을 드러낼 것이며, 그 과정에서 지정학적. 경제적. 기술적. 문화적 동요를 겪게 될 것이고, 새로운 거점이 형성될 것이며, 그러면 자연스럽게 패배자들이 양산될 것이다.

<미국이라는 제국의 종말>

158 민주주의와 시장이 출현한 이래로 모든 진화는 한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요컨대 세기를 거듭할수록 정치적 자유가 일반화되며, 욕망이 상업화한다는 사실이다.

아직도 오래도록 번성할 아홉 번째 형태

164 일본,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브라질, 멕시코 이렇게 11개 나라가 새로운 경제적. 정치적 세력으로 부상할 것이다.

164 이들 일레븐보다 한 단계 밑에서 매운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 다른 스무 개 나라들은 아직도 미흡한 제도적 장치 때문에 곤란을 겪을 것이다. 아르헨티나, 이란, 베트남,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네수엘라, 카자흐스탄, 터키,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모로코, 나이지리아, 이집트 등이 여기에 속한다.

165~166 두 나라(미국과 중국)는 마치 세계 경제성장을 유지시켜 자국의 이익이 보장되도록 하기 위해 동맹이라도 맺은 것처럼 행동하다가, 서로 싸울 수 있을 만큼 강해졌다 싶을 때 서로를 공격하게 될 것이다. 중국은 필리핀에서 캄보디아에 이르는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투자자가 될 것이며, 이는 일본과 미국의 이해와는 배치된다.

169 한국이 이 같은 성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재앙 시나리오를 슬기롭게 피해 갈 수 있어야 한다. 두 개의 재앙 시나리오란 첫째, 북한의 갑작스런 체제 붕괴로 말미암아 예상보다 통일이 앞당겨짐으로써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 발생할 경우다. 둘째, 십중팔구 북한 체제가 붕괴에 앞서 최후의 수단으로 핵무기를 통한 무력 전쟁을 도발한 경우로서, 이 경우 반세기 동안 이룩한 경제 발전의 신화는 허무하게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그렇군. 우리의 가장 큰 리스크는 북한이었군.

172 아프리카 대륙은 세계 수준에서 경제의 능동적인 동력을 활약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럴 만한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우선 기후 때문에 노동의 조직화가 거의 불가능하다. (중략) 수세기에 걸친 노예무역, 현대에 들어와서 아프리카를 덮친 에이즈를 비롯한 각종 전염병들로 인하여 노동인구는 여전히 부족할 것이다. 또한 아프리카 대륙의 엘리트들은 다시금 다른 곳으로 이주할 것이다.

시간의 상품화

175 철새처럼 이 기업 저 기업을 기웃거리게 될 대주주들은 점점 더 변덕스러워져서 자신들이 주주로 있는 기업의 장기적 투자에는 무심해지면서, 오로지 당장 끌어낼 수 있은 이익에만 욕심을 내게 될 것이다. 은행가들은 기업에게 점점 더 자주 재무제표를 요구할 것이다. 기업의 임직원들은 점점 더 단기 실적에 의해 평가받게 되며, 신속하게 변하는 시장의 요구에 발 빠르게 대처하는 동안만 해고를 면하고 자리를 보전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기업 내에서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이나,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177 여행은 대학 교육이나 직업 교육의 중요한 일부가 될 것이다. ‘고용 가능한 인재로 남아 있으려면 언제나 여행 경험이 풍부함을 증명해 보여야 할 것이다.

179 위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하여 시장경제에 참여하는 합리적이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보험에 들 것이다. 다시 말해서 보험이란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는 사고에 대비하기 위하여 자기를 보호해 주는 수단인 것이다. 보험회사는 사회보장제도를 보완해 주며, 앞으로는 매출액으로 보나 순이익으로 보나 단연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산업이 될 것이다. 어쩌면 이미 그렇게 되었을 수도 있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는 소액 보험회사들이 불안을 덜어 주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중요한 보험을 교육이나 컨셉에 치중하지 않고 실적에만 몰두하다 보니 역효과가 일어나고 많은 부작용이 생긴다. 정말 중요한 것은 고객을 위한 설계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래야 FC로서 롱런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시스템을 회사는 만들어줘야 한다.

183 요컨대 이제까지 전혀 알려지지 않았거나 거의 다루어지지 않던 주제에 대해 보다 주관적이고 보다 편파적이며 보다 폭로적인 관점의 읽을거리들이 양산될 것이다. 이들 시민리포터들 중에는 상당이 유명세를 얻는 사람들도 생겨날 것이다. 이들의 수입은 이들이 제시하는 기사와 보도물의 인기도에 따라 잘라질 것이다. 이미 자신의 블로그에 글을 올림으로써 한 달에 3천 달러 이상을 버는 시민리포터들도 있다.

>나에게는 기쁜 소식이군. 나는 그럼 시민 리포터가 되는 것인가? 그렇다면 어떤 리포터가 될것될 것, 어떤 인터뷰를 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볼 영역이다.

183 종이만큼 얇고 비용이 적게 드는 이-페이퍼에 이- 잉크를 사용하여 인쇄한 새로운 책들이 선보이게 될 것이며, 이로써 전자책은 두루마리 형태로 상용화 가능한 유목민적 상품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종이책을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종이책과는 다른 용도, 가령 하루하루 달라지는 현실을 반영하는 일시적인 작품들이나 새로운 형태의 책만을 염두에 두고 특별히 기획된 작품들을 선보이는 매체로 기능할 것이다.

185 이처럼 누구나 공간과 시간 속에서 연결이 되어 있으므로, 유비쿼터스적 유목 환경은 2030년 무렵 극단적인 감시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노화하는 세계

188 이 같은 엄청난 규모의 인구 이동이 전제되어야 할 것이며, 미국은 지구상의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이러한 움직임을 수용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인구의 대이동은 도시의 엄청난 팽창이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 확실하다.

내일이면 모두가 도시인

190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다가올 30년 동안 도시 기반설비를 3, 4배로 확충해야 하는데, 이러한 일은 대부분의 경우 절대로 불가능한 일로 판명될 것이다. 하지만 몇몇 도시들은 살 만한 곳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 가령 값싼 시멘트라거나 다른 종류의 신제품들과 새로운 건축 기술, 주거 마련을 위한 소액대출 등이 정책이 한데 합해져서 빈민가를 매우 수익성 높은 신거주지로 변화시키는 일도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업들은 기회를 잡을 줄 아는 기업들에게는 매우 높은 수익을 안겨 줄 것이다.

192 상당수 이민자들에게 있어서 이 같은 이동은 결국 북부 지역 국가들에 접근하려는 방편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서구의 문을 두드리려 할 것이다.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는 희귀성

205 자연이 입은 여러 가지 위해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나머지, 동물과 식물의 다양성은 위축되었다. 현재 확인되지 않은 생물을 포함해 대략 1 4백만 종의 생물이 지구상에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인류에 의해 확인된 총 1 75만 종의 생물 중에서 해마다 1만 종 가량의 동식물이 사라지고 있다.

>인간은 지구에 내려준 축복을 스스로 파괴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206 결론적으로, 동물의 종류는 지구의 역사상 이미 두 번이나(우선 2 5천만 년 전에 한 번, 두 번째는 공룡들이 완전히 자취를 감추고 포유류가 등장할 무렵인 65백만 년 전) 그래 왔듯이, 90퍼센트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생물체 종류의 절반 이상이 21세기가 끝나기 전에 멸종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때 인간이 생존할 가능성도 확실하지는 않다.

>이런 글을 읽을 때는 인간이 짧은 기간을 살면서 아둥바둥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긴 역사에 비하면 나의 삶은 찰나에 불과하며 내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점 이상을 찍을 수 없으며 어떤 의미에서는 그것 조차도 의미가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유일한 희귀재로서의 시간

211 이렇게 되면 상업적 체제의 출범 이후 줄곧 인간들이 추구해 온 궁극적인 목표인 자유가 어쩌면 숙명적으로 시간이라는 감옥에 갇혀 지내야 하는 인간이 만들어낸 변덕의 허구적인 표현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사람들도 생겨나기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이 깨달음이 바로 상업적 체제의 중대한 위기를 불러올지도 모른다.

아홉 번째 형태의 상업적 체제의 몰락

213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은 미국의 식민지나 다름없다. 그곳에서는 영어를 사용해야 하며, 인터넷 사업을 통해서 얻어지는 부의 대부분은 인터넷을 낳아 준 모국인 미국으로 집중된다. 하지만 가히 일곱 번째 대륙이라고 할 수 있을 인터넷 공간은 아마도 언젠가 완전한 자율성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인터넷은 그 자체로서 하나의 권력이며, 모국인 미국의 땅을 벗어난 곳에서 거대한 이익을 창출하는 자율적인 실체로 발전할 것이다.

215 점점 더 보험회사와, 수익성은 높으나 위험부담이 매우 높은 펀드 위주로 운영될 금융제도는 끝없이 고수익만을 추구하다가 굉장히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보험회사는 보장성 보험만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장기 투자상품은 관리가 생명인데 이것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며, 회사에서도 실적 이외에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 상품에 대한 고객에 대한 권리를 찾아주는 방법이 시급하다.

215 미국 도처에서, 상업적 체제 속에서 봉급생활자들이 느끼는 좌절감은 점점 깊어질 것이다. 시장민주주의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중산층은 자신들이 노동자 계급으로부터 신분적으로 상승하면서 벗어났다고 생각했던 불안정한 생활의 굴레 속으로 다시 떨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217 이렇듯 부동산 가치를 토대로 하여 세워진 신용의 피라미드는 무너져 버릴 것이며,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구들은 채무 상환 불능 상태에 빠질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험회사는 보험료 납입을 종용할 것이다. 연방정부는 미국 내 다른 모든 금융체제와 마찬가지로 마비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따라서 가장 고통을 받는 저소득층들에게조차 아무런 지원을 해 주지 못하게 된다. 생산은 둔화되고 실업률은 이제까지 전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기록을 세우게 될 것이다.

열 번째 형태의 상업적 체제는 가능한가?

226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함께 생존하고 함께 리드하며 함께 세계 각지로부터 인재를 모으려는 의지가 필요할 뿐 아니라, 부족함에 자극받아 그 부족함을 극복하기 위해 목숨 걸고 함께 세계를 지배하려는 욕망과, 이를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다?

229 하지만 거점, 3천 년 전 시작된 여행 궤도를 따라 꾸준히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므로, 앞으로 일본,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인도를 거쳐 중동 지역, 다시 말해서 상업적 체제가 처음으로 태동한 근원으로 돌아가게 되리라고 상상해 보는 것도 무척 흥미롭다. 더 나아가서 예루살렘, 즉 마침내 평화를 정착시킨 중동 지역 모든 국가들의 수도가 되어 있을 그곳에 거점이 둥지를 트는 것도 상상해 볼 수 있다. 또는 시장민주주의 통합체의 범지구적 수도인 도시를 생각해 볼 수도 있지 않을까?

<미래의 첫 번째 물결 : 하이퍼 제국>

233 2050년 무렵, 시장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신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체제가 전 지구적 규모로 성장한 시장을 중심으로 통합될 것이며, 그때가 되면 국가란 이미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바야흐로 내가 하이퍼 제국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이퍼 제국은 우선 공공 서비스를 파괴하고 뒤이어 민주주의와 정부조직, 국가의 구분을 차례로 파괴할 것이다.

235~235 또한 신문과 방송 같은 언론을 육성하고, 새로운 엘리트들과 시민단체가 출현할 수 있도록 우호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238 그런데 지구의 노화와 대규모 도시화 작업, 점점 증가하는 치안에 대한 불안, 생태 환경적 고려, 평생교육의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시간과 비용 면에서 점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과거에 이미 다른 서비스들이 그랬듯이, 대량 생산이 가능한 상품으로 대체될 것이다.

242~243 자기 회사의 직원은 물론 고객, 협력업체, 경쟁업체들에 대해서 그리고 그들로 인해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에 대해서 샅샅이 알고 싶어하는 보험회사나 기타 다른 기업들로부터 의뢰받은 민간 치안업체, 민간 정보업체들은 인적 자원의 움직임, 그와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하기 위해 국립 경찰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이다. 기업들은 자사의 설비나 투자자, 연구 인력들을 모든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도 경찰과 경쟁을 벌이지 않을 수 없다.

245 다시 말해 보험회사가 제시하는 규범은 결국 사회적으로 적절하다고 통용되는 행동 양식의 기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보험회사들이 경제적인 면에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각각의 당사자들이 규범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제3자가 감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감시’, 이 말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249 이렇듯 국가에서 제공하던 공공 서비스가 다시 한 번 대량생산 가능한 상품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점진적으로 실시되어 온 정책들이 이제 목적지에 도착하는 셈이다. 각 개인은 자기 스스로를 가두는 감옥의 간수가 되는 것이다. 그와 동시에 개인의 자유는 절정에 도달한다. 적어도 그렇다고 상상할 수 있다.

>진정한 자유를 모르는 테두리 안에서의 자유이겠지. 하기야, 지금 내가 갈구하는 자유도 예전 사람들은 비웃을지도 모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유는 누구에게나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자유가 점점 협소해지는 것은 확실하다.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254 앞으로 민간끼리의 계약은 국가의 법보다 점점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국가의 군대나 경찰보다 용병이 더 큰 권한을 갖게 될 것이며, 조정관들이 판사들보다 더 큰 권위를 행사하게 될 것이다. 요컨대 민법 전문가들이 명성을 떨치게 될 것이다.

254~255 결국 정당들은 결코 하이퍼 제국의 도래를 막을 수가 없다. 우파는 민영화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오히려 하이퍼 제국의 도래를 앞당길 것이며, 좌파 역시 중산층에 상품화된 시간이나 개인적인 소비를 최대한 평등하게 부여함으로써 우파와 같은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255 한 국가에 지속적으로 눌러 사는 사람들은, 모험을 전혀 원하지 않거나 너무 약해서, 혹은 너무 어리거나 너무 늙어서 등등의 이유로 정착해서 사는 사람들과, 사회적으로 너무 약자이기 때문에 원래 살던 곳보다 좀 더 나은 환경을 찾아 그곳으로 이주해 온 사람들로 한정될 것이다.

>아마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면 나는 유목민을 선택할 것이고, 남편은 한 국가에 지속적으로 눌러 앉아 사는 것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그 격차를 줄이는 것은 우리 부부의 숙제이기도 하다.

259~260 인간은 고독하면 고독할수록 허전함과 고독감을 메우기 위해 점점 더 소비를 늘리고, 점점 더 스스로를 감시하며, 점점 더 오락을 추구할 것이다. 자기 감시기에 의해 끊임없이 확대되는, 아니 적어도 그런 것처럼 보이는 개인의 자유는 각 개인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공간, 개인적이건 직업적이건 구별 없이 오직 그 공간 안에서만 책임을 지면된다고 느끼게끔 만들며, 각 개인들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는 변덕스러운 마음을 유일하게 규범으로 삼게 된다.

260~261 어린 나이 때부터 고독이 시작될 것이다. 생물학적 부모이건 양부모이건, 좌우지간 부모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자녀들을 키우면서 오래도록 존중하고 사랑하라고 강요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중략) 이렇게 되면 세계는 그저 나란히 줄지어 선 고독으로 가득 찬 곳이 되며, 사랑이란 그저 나란히 줄지어 선 수음과 동의어가 되어 버릴 것이다.

>인간의 고독….나는 나의 엄마 세대보다 고독하고 아들은 나보다 고독을 더 빨리 느낀다는 것을 느낀다. 사회가 그렇게 개인주의로 가면서, 배움이 커지면서 어쩔 수 없는 고독과 만나게 되는 것 같다.

267 앞으로 약 50년 후, 또는 그보다 앞서서 보험회사들은 주요 기업들을 장악하게 될 것이며, 자기들이 마련한 규범을 각 국가에 강요할 수 있게 되며, 사설 용병들이 국가의 군대를 대체하고, 기업이 만들어낸 화폐가 각국의 주요 화폐를 대체하게 되면, 하이퍼 제국이 승리를 거두었다고 간주해야만 할 것이다.

271 이들은(하이퍼 유목민들) 다양한 예술가들을 후원하는 후원자가 될 것이다. 이들이 후원하는 예술은 여러 형태의 가상 예술을 혼합한 것으로, 자기 감시기를 통해서 감정을 솟아나게 하고, 솟아난 감정을 측정하고 분석하고 변형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들은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사유지 안에서 사설 경호원들의 경비를 받으며 생활할 것이다. 이들이 바로 예술품과 부동산의 가격을 올리는 주역이 될 것이다.

287~288 인류가 이렇듯 기계로 변하기 전에, 하이퍼 제국이 뿌리를 내리기 전에, 인간은 이처럼 끔찍한 전망을 뿌리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벌써 인간은 이런 사회가 올까 봐 계속 저항하고 있다. 하이퍼 제국은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하이퍼 제국은 해안에 난파하지 말 것이다. 인간은 이 같은 악몽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미래의 두 번째 물결 : 하이퍼 분쟁>

296~297 해적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시장의 압력과 민주화의 움직임으로 지탄을 받게 될 몇몇 나라에서는 여러 부류의 해적들이 출현할 것이다.

첫째, 이들은 무법 지대, 법이 통하지 않는 지대에서 해적 국가를 자처하거나 혹은 국가 부재 상황을 연출하게 될 것이다.

둘째, 지나치게 급속도로 팽창한 도시들 역시 해적 왕국이 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렇게 될 경우, 어떤 군대나 경찰도 도시 안으로 진입하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셋째, 마피아 같은 조직이나 카르텔, 화이트칼라 행세를 하는 범죄조직, 마약이나 여자, 무기 밀매 혹은 도박등에 관여하는 조직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아무런 지리적 근거지도 없이 활동하면서 기금을 모아, 한편으로는 국가 조직처럼 처신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를 위협할 것이다.

넷째, 정치 집단 혹은 종교 집단들도 뚜렷한 지리적 활동 기반 없이 활동하면서 한 나라를 장악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군사력을 구비하게 될 것이다.

299 해적과 상대되는 개념으로 용병을 생각할 수 있다. 과거 군인 출신들을 고용하는 용병 기업들이 나날이 늘어가고, 이들은 군대나 경찰의 협력업체처럼 활용될 것이다.

311 이슬람교도의 증가는 인구 증가와 밀접하게 연결될 것이다. 이슬람 교도의 수는 2020년경 18억 명 가량 될 것인데, 이는 전 세계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된다. 이렇게 되면 이슬람교도의 수가 기독교도의 수를 추월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이슬람 교세의 확장은 경제성장과 더불어 출생률이 감소되면서 둔화될 것이다. 현재 이슬람 지역은 세계에서 출생률이 가장 높은 지역에 속한다.

>이슬람의 세력이 더 커진다면 세상은 어떻게 변할까? 종교는 세상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314 이슬람 왕국을 되찾거나 전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벌이는 이러한 전쟁의 옹호자들은 세 단계의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첫째, 이슬람이 아직도 소수 집단에 불과한 지역일 경우, 이슬람 일시적인 평화를 수립해야 한다.

둘째, 이슬람이 대규모 개종에 성공했거나, 비신도들을 추방하는 데 성공한 지역에서라면 전쟁지역을 정착시켜야 한다.

셋째, 이슬람 신도들이 권력을 완전 독점한 지역에서는 모든 유일신교도들은 이슬람을 개종하거나 그렇지 않은 경우 추방을 감수해야 한다.

331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4분의 1을 소비하며, 이 소비량의 3분의 2 이상을 수입으로 충당하는 미국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영토 밖에 위치한 석유 공급원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에 대한 지배권을 절대로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미래의 세 번째 물결 : 하이퍼 민주주의>

352 트랜스휴먼들은 또한 시장과 민주주의, 공공 서비스와 기업 사이에 새로이 생겨난 범지구적 균형을 넘어서 풍요의 새로운 체제를 확립할 것이다. 이 새로운 체제로부터 시장은 점차 배제될 것이며, 시장이 빠져나간 빈자리에는 관계 위주의 경제가 들어서게 될 것이다.

354 여자가 남자에 비해서 훨씬 수월하게 트랜스휴먼이 될 수 있다. 남을 기쁘게 하는 데서 기쁨을 느끼는 것은 모성의 특성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점진적으로 경제와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함에 따라 트랜스 휴먼의 수도 눈에 띄게 증가할 것이다.

>그럼 나도 트랜스휴먼?

371 그런데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재산은 뭐니 뭐니 해도 좋은 시간일 것이다. 좋은 시간이란 각자가 다른 사람의 삶을 바라보는 시간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삶을 사는 시간을 말한다. 각자는 좋은 시간을 누리는 동안 자기가 원하는 성공 모델을 선택할 수 있으며, 자신이 지닌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재능에는 아직까지 남들은 물론 자기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숨은 재능도 포함된다. ‘좋은 시간을 갖다는 곧 자유롭게 사는 것과 자유롭고 젊게 사는 것을 의미하며, 상업적 체제하에서처럼 서둘러서 이익을 내다를 의미하지 않는다.

372 인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이 삶을 행복하게 느낄 때 전체적으로 행복해진다. 이타심은 각 개인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할 것이다. 모름지기 트랜스휴먼은 합리적으로 사고한다.

372 하이퍼 제국은 수십 년 동안 하이퍼 민주주의의 탄생을 저지하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

<한국의 가까운 미래>

382 그러나 최근 들어 한국 사회의 가장 큰 걱정거리인 사회적 불평등의 가속화로 말미암아 이 같은 힘은 점차 약화되고 있다. 노동시장의 양분화와 소득 불평등이 첨예해지고 있으며, 주로 중소기업들이 고용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또는 불법 노동자의 문제가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대기업들이나 공공 기업들은 고용인들에게 적절한 사회 보장을 제공하는 반면, 이들 중소기업들은 사회 비용을 전혀 지불하지 않거나 고용인들의 복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4년의 경우, 정규직 근로자 평균 임금은 노동시장의 48.6퍼센트를 차지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평균 임금의 2배에 이른다.

383 이와 같은 인구 저하를 막기 위해서 한국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개혁을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

첫째, 가족정책의 개혁이다. 여성들에게 실질적인 출산휴가를 보장하고, 출간 후에도 어머니로서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강제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교육정책이 개혁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교육은 지나친 경쟁과 지나친 비용을 유발함으로써 출산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었다.

셋째, 이민정책의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한국은 외국의 재능 있는 인재들에게 국경을 점진적으로 개방해야 할 것이다.

<미래를 위한 교훈 노트>

030 습득한 지식을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일은 진보의 필요조건이다.

035 성스러움은 금기를 정당화시킨다.(식인 풍습)

037 언어는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시장은 균형을 유지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해질 수 있다.

039 유목민과 정착민의 대결을 통해 인류는 힘과 자유를 얻는다.

054 1. 초강대 세력이 경쟁자의 공격을 받으면 제삼자가 어부지리를 얻는다. 2. 승자는 일반적으로 패자의 문화를 자기 것으로 만든다. 3. 세계를 지배하는 권력은 계속 서쪽으로 이동한다. 비록 부의 대부분이 동쪽에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다.

057 종교적 교리가 제아무리 영향력이 크다고 해도 개인적인 자유를 향한 발걸음을 늦추지는 못 한다.

075 다른 모든 거점역시 베네치아처럼 자신의 결점을 뛰어넘음으로써 정상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083 타지의 엘리트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는 것이 성공을 위한 조건이다.

084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금융과 보험은 상업적 실세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086 권력의 중앙집권을 용이하게 하리라고 믿는 새로운 통신기술이 실상은 그와 반대로 기존 권력을 분산시키는 막강한 적이다.

099 그 어떤 제국도, 겉보기와는 달리,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105 1. 부족함은 새로운 부를 찾아 나서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희귀함은 야심 많은 자들에게는 오히려 축복이다. 2. 누가 신기술을 발명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문화적. 정치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이다.

110 권위적인 국가는 시장을 만들고, 시장은 민주주의를 만든다.

112 앞에서도 여러 차례 반복했지만, 지배력 있는 금융가의 파산은 거점의 몰락을 기정사실화한다.

119 모든 전쟁의 승리는 전쟁을 하지 않은 자 혹은 적어도 자기의 영토에서는 전쟁을 치르지 않는 자에게 돌아간다.

121 하나의 혁신적인 생각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기까지는 그 생각이 아무리 사회적으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었다해도, 최소한 반세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126 첨단기술의 발전과 성생활의 개방은 상업적 체제 내부에서 작용하는 역학 관계를 구좌화한다.

137 이제까지 이룩한 수많은 발명은 다른 연구를 위해 공공 기금을 지원받은 학자들이 부수적으로 얻어낸 결과물이다.

3. 내가 저자라면

프랑스 최고의 지성이라고 불리우는 자크 아탈리의 미래의 물결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반추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고 그런 방법으로 미래를 예측한 책이다. 미래에 대한 인간의 담론이란 결국 전체의 회귀와 반복이라는 것을 말하며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보는 키워드를 뽑아내는 그의 통찰력이 돋보이는 작품이기도 하다. 프랑스 최고의 지성이 말하는 인류의 과거로부터 배우는 미래를 보고 싶은 이에게 이 책은 충분히 추천할 만하다.

<차례와 목차에 대하여>

아주 간단하고 명료한 차례가 눈에 잘 들어온다. 구성은 탄탄했으나 신선함은 좀 떨어진다. 모든 내용의 80퍼센트 이상을 서문에서 말해주고 있기 때문에 내용의 신선함은 좀 떨어졌으며 저자의 강한 말투만이 남는 것 같다.

<좋았던 장과 절>

아주 긴 이야기와 자본주의의 짧은 역사 편이 마음에 들었다. 아주 긴 이야기는 긴 시간에 대한 짧은 이야기였고, 자본주의의 짧은 역사는 긴 페이지를 통해 설명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의 분량을 할애하며 설명하는 저자의 친절함이 좋았다. 그리고 세계사를 저자만의 시각을 통해 전달하는 부분도 아이러니하면서도 신선한 그의 통찰력을 느낄 수 있었다.

<배울점 및 보완점>

*사진과 그림의 소중함을 이 책을 통해 느끼게 된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중간에 윤활유가 있지 않으면 읽는 독자로서 지루함과 딱딱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저자의 글을 타고 앞으로 쭉쭉 나가는 기분을 느끼기 힘들었다.

*시종일관 내뱉는 강력한 어조가 불편했다. 하지만 마무리하는 저자의 모습에서 풍선의 바람이 빠지는 것과 같은 허무함이 느껴졌다.

*저자의 외침에 근거할 만한 자료를 뒷받침해 준다면 훨씬 설득력이 있을 거 같다. 그런 것 없이 저자만의 강한 목소리는 개인적인 생각에 너무 치우친 것 같은 불편함이 느껴졌다.

*미래 이야기를 과거로부터 거슬러 올라가 과거의 패턴으로부터 배우려는 것은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설득력이 있었다. 저자의 통찰력이 빛이 났다.

*미래를 위한 교훈노트는 저자의 미래를 보는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해 주고 있어 좋다. 그것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미래를 예견하는 저자의 눈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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