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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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저자에 대하여
저자 자크 아탈리는 유럽 최고의 석학이라 불리는 자크 아탈리는 정치, 경제, 문화, 역사까지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지식과 통찰력으로 사회 변화를 예리하게 전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의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자크 아탈리는 재기와 상상력, 추진력을 겸비한 세계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지식인이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1943년 알제리의 알제에서 태어나, 알제리 독립운동이 한창이던 열네 살 무렵 가족과 함께 프랑스로 건너왔다. 그의 집안은 유대교였다. 그의 아버지 시몬 아탈리는 향수와 귀금속 무역으로 자수성가하였다. 알제리 전쟁이 일어나고 2년 뒤, 1956년 시몬 아탈리는 프랑스 파리로 옮기기로 결정한다. 이 때 나이 자크 아탈리는 13세였다. 그는 피아노를 치고, 노래를 썼으며 음악에 관련된 에세이를 썼다. 또한 Grenoble University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하기도 하는 등 음악에 높은 재능을 보였다.
파리공과대학, 파리고등정치학교, 국립행정학교 등 프랑스 명문 교육기관을 졸업하고, 소르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처럼 그는 프랑스 최고 학력을 휩쓸어 ‘학력으로만 대통령을 뽑는다면 아탈리가 1등’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학식이 깊다.
다양한 직업으로 학계와 정계, 국제기구를 넘나들었으며,
1974년에는 프랑수와 미테랑 당시 사회당 당수의 경제고문으로 정치에 뛰어들었다. 미테랑
대통령 취임 후 특별보좌관을 거쳐,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을
설립하여 총재직을 맡은 바 있다. 그의 별명이 미테랑의 휴대용 컴퓨터로 굳어지게 된 계기이다. 1998년부터는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활성화시켜 빈민 퇴치를 목적으로 하는 국제조직 ‘플래닛 파이낸스’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등 행동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980년부터
국제사회의 권력 이동 경로, 공산주의의 약화, 테러리즘의
위협 등 국제 정세에 대한 미래 전망 뿐만 아니라, 기후의 이상 변동과 금융 버블 현상, 휴대전화와 인터넷 만능 시대 등 다방면에 걸쳐 미래 사회에 대한 정확한 예측을 해왔다. 특히 이 책 ‘더 나은 미래’에서는
세계 경제의 주도권에 따른 부채의 이동과 역학 관계에 주목, 각 나라의 흥망은 공공 부채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지금의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구체적 방법을 제시한다. 40여 권이 넘는 책을 펴냈으며, ‘위기 그리고 그 이후’, ’미래의 물결’’’인간적인 길’,
‘합리적인 미치광이’, ‘호모 노마드 유목하는 인간’, ‘마르크스
평전’, ‘미테랑 평전’등이 한국에 소개되었다.
2.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6. 후손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는 미래에 대해 생각하고, 미래가 어디에서 오며 미래를 맞이해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그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역사는 예측가능하며 일정한 방향성을 지닌 법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6-7 상황은 간명하다. 시장의 힘이 전 지구를 휘어잡고 있다. 승승장구하는 개인주의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돈이 최근 역사의 커다란 굴곡을 만들어내고 있다. 돈이 역사의 흐름을 가속화시키고 거부하며 지배한다. 결국 돈은 국가를 포함하여 자신을 방해하는 모든 것을 와해시킬 것이며 심지어 미국까지도 조금씩 파괴할 것이다.
7. 시장은 앞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유일한 법으로 등극하여, 포착 불가능하고 전 지구적이며, 상업적 부와 새로운 소외현상들, 극도의 부와 극도의 빈곤을 만들어낼 ‘하이퍼 제국(hyper empire)’을 형성할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무기들이 동원된 가운데 국가나 종교단체, 테러집단, 해적들이 서로 처절한 싸움을 벌이게 될 것이다. 나는 이때의 양상을 ‘하이퍼 분쟁 (hyper conflict)'이라 이름 붙이고자 한다. 이 하이퍼 분쟁으로 인해 인류 전체가 사라질 수도 있다.
7-8. 마지막으로, 세계화가 완전히 거부당하지 않으면서 적당한 선에서 절제되고, 시장이 비교적 순탄하게 유지되며, 민주주의가 전 지구적으로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세계가 하나의 제국에 의해 통치되는 일이 멈춘다면, 그때는 자유와 책임, 존엄성, 극기, 타인 존중 등의 새로운 무한성이 펼쳐지게 될 것이다. 내가 바로 ‘하이퍼 민주주의(hyper democracy)'라고 이름 붙이고자 하는 국면이다. 하이퍼 민주주의가 도래하면 전 지구적 규모의 민주정부와 일체의 국지적.지역적 제도가 정착하게 된다. 개개인은 새롭게 찾아올 과학기술의 경이로운 잠재력에 의해 재창출되는 일자리를 통해서 무상 혜택과 풍요로움을 향해 나아가게 되고, 상업적 상상력이 가져다주는 혜택을 공평하게 누리며, 방종과 구속으로부터 자유를 지켜내고, 후손들에게 보다 잘 보전된 환경을 물려주고, 세상의 모든 지혜와 새로운 삶의 방식을 찾아나서는 동시에 창조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8. ‘하이퍼 제국’,과 ‘하이퍼 분쟁’, ‘하이퍼 민주주의’가 바로 그 세 물결이다. 순리적으로 볼 때, 앞의 두 흐름은 언젠가는 사라질 수밖에 없으며, 세 번째 흐름은 독자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12. 모든 문제는 인구 폭발에서 시작할 것이다. 이는 오늘날에 비해서 30억명이 늘어난 숫자다.
선진국 국민의 평균수명은 100세에 접근할 것이다. 출생률은 아마도 극도로 낮은 수치에 맴돌 것이다. 결과적으로 인류는 늙어 갈 것이다.
12-13. 역사는, 아주 오랜 기간을 두고 관찰해 보면 일정한 하나의 방향으로 고집스럽게 흘러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3. 세기를 거듭하면서 인류는 개인의 자유를 다른 어떤 가치보다는 최우선에 놓는 흐름을 만들어냈다. 인류는 점차적으로 모든 형태의 예속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인간의 역사는 권리를 지닌 개인, 즉 자신의 운명에 대해 스스로 생각할 수 있으며 타인에게도 자신과 똑같은 만큼의 자유가 주어져 있음을 인정하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구속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개인의 출현의 역사와 다르지 않다.
15-16. 2035년 무렵이 되면, 길고 긴 전쟁과 심각한 환경위기를 맞아 곤경에 처한 미국은 시장(특히 금융시장)의 세계화와 기업(특히 보험회사)의 막강한 권력에 굴복하고 말 것이다. 하지만 금융과 정치적인 면에서 기진맥진한 미국은 앞선 역사상의 제국들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를 경영하는 일에서 손을 뗄 것이고, 세계는 잠정적으로나마 열 개 남짓한 지역 중심들에 의해서 운영되는 ‘다중심적 체제’로 개편될 것이다. 그 후 2050년 태생적으로 국경이라는 개념과는 무관한 시장이, 시장과는 달리 한정된 영토에 국한되는 제도인 민주주의에 승리를 거두게 될 것이다. 이후로 국가는 점점 약해질 것이다.
16. 하이퍼 유목민(hyper-nomade)들이 영토를 초월한 제국, 뚜렷한 중심도 없이 개방된 제국, 즉 하이퍼 제국을 이끌게 될 것이다. 그 곳에서 각 개인은 자기 자신에게만 충실한 삶을 살게 될 것이다. 기업은 그 어떤 국적도 내세우지 않을 것이며,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들만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법률은 계약을 대체될 것이고, 사법은 임의적 중재로, 경찰은 용병으로 대체될 것이다.
17. 새로운 다양성이 정착할 것이다. 새로운 종류의 볼거리나 스포츠가 출연해서 정착민들을 즐겁게 만드는 동안 거대한 집단을 이루게 된 후 유목민(infra nomade)들은 생존을 위해 국경지대를 혼잡하게 만들 것이다. 자원은 고갈될 것이며, 로봇 등은 점차 증가할 것이다.
18. 2060년 무렵이 되면, 아니 어쩌면 그보다 좀 더 일찍(각종 폭탄 세례로 인류가 그 이전에 멸망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미국 제국이나 하이퍼 제국, 하이퍼 분쟁, 이 모든 현실을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다고 판단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환경․윤리․경제․문화․정치적으로 매우 18 긴박한 상황에 처한 제국에서는 보편적이고 박애의 정신을 지닌 새로운 힘이 바야흐로 전 세계적으로 힘을 얻게 될 것이다. 이 새로운 힘은 점진적으로 시장과 민주주의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을 찾을 것이며, 이렇게 형성된 새로운 균형은 전 지구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나는 이 새로운 균형을 하이퍼 민주주의라고 부른다.
19. 이들은 개별적인 인간이 진 창조적인 능력을 공유하여 보편적인 지능(universal intelligence)을 탄생시키며, 이 보편적인 지능은 개별적으로 각 개인이 지닌 능력을 합친 것보다 휠씬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새로운 경제, 이른바 관계의 경제(relational economy)라고 하는 경제활동, 즉 이익을 추구하지 않으면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가 한동안 시장경제와 병행해서 발전하다가 궁극적으로는 시장경제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다.
26. 과거를 관통하며 변하지 않는 상수들이 반드시 있기 마련이며, 과거는 역사의 구조로 작용함으로써 다가올 몇 십 년 후가 어떤 식으로 조직될지 예측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의 무리는 언제나 부와 언어, 영토, 철학, 우두머리 등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왔다.
27. 세가지 지배 권력(종교, 군사, 금전)은 돌아가면서 차례로 부를 관리해 왔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인류의 역사를 다음과 같이 세가지 정치체제의 연속으로 해석할 수 있다. 종교가 실질적인 권위를 갖는 제례적 체제, 군대가 최우선적으로 권력을 행사하는 제국적 체제,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집단이 권력을 행사하는 상업적 체제, 이렇게 세가지다. 첫 번째 체제는 신학적 이상을 추구하며, 두 번째 체제는 영토의 확장, 세 번째는 개인주의의 확산을 으뜸가는 이상으로 추구한다.
각각의 경우 지배 세력들이 부의 공유를 통제하는 동안에는 사회가 안정을 유지한다.
28. 이제부터 이 세 가지 체계의 역사에 대해서, 다시 말해서 이들이 각각 어떻게 형성되었으며, 어떻게 쇠퇴의 길을 걸어야 했는지 가장 오래된 역사로부터 그 자취를 더듬어 보자. 이렇게 함으로써 겉으로 보기에 그다지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사실들로부터 역사의 법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해서 얻은 법칙들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 법칙들은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할 것이며, 역사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31. 70만년 전 무렵, 중국에서는 호모사피엔스가 번개의 이치를 깨달아 불을 만들어냈다. 이들은 야채를 익혀 먹을 수 있게 되었으며, 이들은 세계에 존재하는 힘의 일부를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32. 지금으로부터 16만년 전, 마침내 근대적인 인간의 효시가 되었다.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바로 이들이며 이들은 유량생활이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이들의 뇌는 다른 영장류의 뇌보다 휠씬 무거웠다. 보다 광범위하게 부족을 조직했고, 여자들은 아이들의 교육을 책임졌다. 이들은 불이나 연장, 무기, 의복, 지식, 언어, 제례의식, 역사 등을 제외하고는 자기들이 가지고 다닐 수 없는 것들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았다. 이 무렵 물건이나 여자, 포로들의 교환이 시작되었다. 최초의 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35. 식인 풍습은 점차 종교적 제례의식으로 정형화되어 갔다. 신에게로 보내지는 인간의 몸을 먹는 행위는 곧 신에게로 가까이 다가가는 행위하고 여겼던 것이다.
36. 인간은 불이나 바람, 대지, 비 등 자연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양상에 따라 신을 여러 범주로 나누어서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듯 다신교는 원시적인 형태의 일신교에서 파생되었다. 또한 성스러움은 정치를 확립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제례체제가 비로소 시작된 것이다.
38. 1만년 전, 인간은 최초의 지렛대라고 할 수 있는 버팀목과 최초의 모터라고 할 수 있는 활, 이 두 가지 혁명적인 도구를 발명했다. 이로써 인간은 처음으로 인간이 지닌 힘을 강화해 줄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 낸 것이다.
정착이란 결국 사냥꾼이 만들어낸 가면이라고 할 수 있다. 같은 이치로, 농업 또한 유목민들의 발명품이며 목농주의란 결국 농부들이 만들어낸 습관이라고 할 수 있다.
40. 지금으로부터 6천년 전, 성스러운 것에 대한 경외심은 힘 앞에서 서서히 사그라졌다. 종교가 군대에게 자리를 양보한 것이다. 인간의 노동은 폭력에 의해서 강요되었다.
41. 각 왕국과 제국이 우두머리에게 황자이면서 동시에 사제, 전쟁 지휘자, 시간과 힘이 될 자격, 요컨대 신격이 부여되었다. 오직 우두머리만이 유일하게 식별 가능한 무덤을 세움으로써 죽은 후에도 자신의 자취를 남길 권리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므로 개인이라는 개념은 왕자들과 더불어 생겨났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자유에의 꿈을 일깨워 준 것도 역시 왕자의 독재였다.
모름지기 제국이란 스스로 방어하고 남을 공격할 만큼의 잉여생산이 있고 이를 통제할 수 있을 때 뿌리를 내리게 된다. 그리고 전략적인 통로를 통제하는데 필요한 만큼의 잉여분을 축척하지 못했을 때 막을 내린다.
42. 모든 문명들은 공통적으로, 강제적인 힘을 동원해서 잉여물을 자기 소유로 삼는 정치적 행위를 주축으로 이루어졌다.
46. 미래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경이로움을 선사할지 이해하고 싶다면, 그에 앞서서 과거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경이로움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그래야만 가능한 것과 변화하는 것, 변하지 않는 것들을 집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과거를 안다는 것은 역사가 지닌 무한한 잠재적 가능성에 대해 확실하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47. 역사의 도도한 흐름은 제국의 흥망이 아닌 다른 곳, 즉 개인적인 체제, 인권을 절대적인 이상향으로 삼는 체제 안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 체제는 앞서 존재한 다른 어느 체제보다도 확실하게, 스스로 세운 이상향을 쉴 새 없이 바꾸어 가면서 지속적으로 부를 생산할 것이다.
50. 그리스-히브리적 이상은 이제 좀 더 명확해진다. 자유는 궁극적인 목표이며, 윤리적 규율을 준수하는 것은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 되었다. 개인적 자유와 상업적 체제는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는다. 이 두 가지는 오늘날까지도 함께 발전하고 있다.
52. 아시아에서는 인간을 욕망으로부터 해방시키려고 하는 반면, 서구는 인간에게 자신이 가진 욕망을 자유롭게 실현하라고 부추긴다. 한쪽은 세계를 일종의 환상으로 생각하도록 가르치는 반면, 다른 한쪽은 세계만이 유일한 행동의 장이며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주장한다. 한쪽은 영혼의 윤회를 말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은 영혼의 구원을 이야기한다.
57. 크리스트교는 스스로 전파한 교리와 철학에 힘입어 로마인들 사이에 점점 더 확산되어 갔다. 이런 상황에서라면 상업적 체제, 다시 말해서 자유와 개인주의가 후퇴하고 그 대신 박애와 평등, 비폭력, 검소, 겸손 등이 지배적인 가치관으로 부상했어야 옳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실제로 그 어떤 힘도, 종교적인 힘이건 세속적인 힘이건 자유를 구속하는 데 성공한 예는 없다.
61. 이슬람 세력 덕분에 유럽과 아시아 시장은 다시금 잠에서 깨어나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상인, 금융가, 학자, 음악가, 시인, 군인들 할 것 없이 모두들 이 도시에서 저 도시로, 이시장에서 저 시장으로 옮겨 다녔다.
64. 중국과 이슬람이라는 두 개의 거대한 제국은 상업적 체제에 따르게 마련인 경쟁체제에 등을 돌렸다. 너무나 많은 왕국들이 찬란함을 과시하던 인도를 비롯해- 몇몇 왕들이 부를 누리기 위해 필요한 부를 교환하는 것 외에는 바깥 세상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12세기 중반에 일어난 이 같은 사건들은 우리가 현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앞으로 보게 되겠지만 우리의 미래에도 지속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세계 권력의 중심은 이제 크리스트교가 지배하는 유럽으로 옮아가기 시작했다.
65. 바꿔 말해 바다는 아직 새로운 미래로 향해 가는 길이 아니었으며, 상인은 주인이 될 수 없었고, 오로지 토지만이 권력을 쥐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되었다. 그러나 대륙에서 형성된 몇 안되는 시장을 통해 새로운 체제, 아직 보잘 것 없고 기생적이며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명적인 체제라고 할 수 있는 상업적 체제가 서서히 새로운 왕국의 틈새를 파고 들었다.
이렇듯 시장이 형성된 마을에서는 다른 곳에서보다 자유롭게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다. 자신들의 고유한 자유를 최고의 가치고 여기는 상인들과 금융가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지도계급이 형성되어 종교적, 군사적 권력이 차츰 경제적 권력과 정치적 권력을 상실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66. 상인들로 이루어진 이 엘리트 계급은 이동과 창조의 자유, 지식을 배우고 배운 지식을 전달 할 자유, 재산을 불릴 자유를 확보함으로써 그리스-히브리적 이상을 한층 더 심화시킨다.
자유, 다시 말해서 상업적, 정치적 자유는 다른 어느 때보다도 확실한 역사의 견인차 노릇을 한다.
67. 종교제체와 제국체제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지구상에서 수천의 부족과 왕국 또는 수천의 지도자를 섬기며 수천의 신을 경배하고 수천의 언어를 사용했는가 하면 상업적 체제는 돈이라는 한 가지 언어만을 사용한다. 그리고 매 순간 단 한가지 형태, 단 하나의 중심인 ‘거점’을 위주로 조직된다. 그 ‘거점’ 주변으로는 새로움과 발견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찬 창조적 계급이 모여든다. ( 선박 제조자, 사업가, 상인, 기술자, 금융가등) 이러한 상태는 전쟁 같은 위기 상황으로 인해 이 ‘거점’이 다른 ‘거점’으로 옮아갈 때까지 계속된다.
67. 시장과 민주주의는 경쟁을 토대로 만들어 지고 경쟁은 새로움과 엘리트 선발에 직결된다.
자본의 축척은 하나의 도시, 즉 자본주의의 중심이 되며 자본주의를 조직하는 ‘거점’에서 이루어진다. 경쟁이란 언재나 전쟁을 내포한다. 따라서 시장과 민주주의, 폭력 사이에는 언제나 연결체가 생기기 마련이다.
68. 모든 거점은 다른 거점에 대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전략을 수립한다. 모방, 준엄함, 무력, 통제, 보호주의, 환율정책들이 단골로 등장하는 전략이다.
‘거점’이 어떤 형태가 되었든, 각각의 ‘거점’은 지출 과다로 파산 지경에 이르면 경쟁자에게 자리를 내어 주게 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이 자리를 차지하는 경쟁자는 ‘거점’을 직접적으로 공격하는 경쟁자가 아니라, 경쟁이 계속되는 동안 창조적인 계급, 새로운 자유, 새로운 잉여 수입원, 에너지나 정보통신과 관련한 신기술, 오래 지속되어 온 서비스를 대량생산 가능한 산업제품으로 대체하는 등의, 다른 종류의 문화와 다른 종류의 성장 동력을 창조해낸 제3자일 경우가 많다.
70. 역설적으로 제국주의 체제에서 상업적 체제로의 전환은 노마디즘으로의 회귀를 낳았다. 농부가 다시 유목민으로 바뀐 것이다. 노마디즘은 인류문화의 초석으로,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하여금 그 존재를 드러냈으며, 후에 알게 되겠지만 우리들의 미래에도 지대한 여향을 행사할 것이다.
상업적 체제하에서 아홉 개의 형태가 차례로 이어져 내려왔다. 그 형태는 ‘거점’을 이루는 도시의 이름(브루게, 베네치아, 앤트워프, 제노바, 암스테르담, 런던, 보스턴, 뉴욕, 로스앤젤레스)에 따라 명명되거나, 대량소비제품으로 변해 간 서비스(식품, 의복, 금융, 운송수단, 가전제품, 통신 장비, 오락 장비)에 따라, 혹은 상품화를 확산시킬 수 있는 기술(선미재의 키, 쾌속범선, 인쇄술, 경리, 보급품 수송함, 증기기관, 내연기관, 전기 동력 장치, 마이크로프로세서), 지배적인 화폐(그로스, 뒤카, 굴덴, 제노비노, 플로린, 리브르, 스털링, 달러)에 따라 이름 붙일 수 있다.
지난 7세기 동안의 경제, 기술, 문화, 정치, 군사, 역사는 세력을 잡은 자들이 ‘거점’이 되기 위해, ‘거점’으로 남기 위해, 혹은 ‘주변지대’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그것도 아니면 아예 상업적 체제를 벗어나기 위해 채택한 전략으로 설명될 수 있다. 이 역사의 흐름은 과거에 유효했던 법칙을 보여 줄 뿐만 아니라, 미래를 지배하게 될 법칙까지도 드러낸다.
79. 거점은 스스로 발명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간파하고 모방하고, 이를 실용화 시킨다.
93. 세상이 바뀌는 방식은 언제나 같다. 상업적 공간이 점진적으로 확대되고 그에 따라 산업화의 장도 넓어지고, 그렇게 되면 금융과 기술이 따라오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역학에 따라 새로운 부류의 창조적 계급, 즉 자유로우면서도 통제적인 집단이 광대한 농지와 해양산업지대를 배경으로 삼고 있는 현대적인 항구도시에서 해군력과 상인, 혁신가, 모험가들을 도시로 끌어들인다.
121. 미래를 위한 교훈 – 하나의 혁신적인 생각이 보편적으로 확산되기까지는, 그 생각이 아무리 사회적으로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었다 해도, 최소한 반세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
129. 특히 일본은 전 세계의 엘리트들을 일본 영토로 끌어들이지 못했으며,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한 개인주의를 진작시키지도 못했고, 결정적으로 승전국 미국의 손아귀를 벗어나지도 못했다.
132. 1973년부터 사무실에서 컴퓨터가 천공 장치를 대체하기 시작하면서 서비스 부문과 산업부문에서의 생산성을 눈에 뛰게 끌어올렸다. 이것이 바로 ‘사무 자동화’의 시작이다. 이런 신기술들은 특히 금융업무의 산업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
다시 한 번 말하건대, ‘거점’은 예외 없이 서비스(아홉 번째 거점의 경우, 금융과 행정업무)를 산업화함으로써 세력을 거머쥐게 되었다. 미래 학자들의 예언과는 달리, 미래에는 서비스 위주의 사회가 도래하는 것이 아니라 포스트 산업화 도시, 즉 서비스 위주의 도시와는 오히려 정반대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들, 다시 말해서 서비스를 산업화하는 도시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134. 이와 동시에 새로운 노마디즘을 상징할 만한 두 개의 새로운 도구도 선보였다. 바로 휴대폰과 인터넷이다.
141. 상대적인 가치 면에서 미국은 정체현상을 보이고, 유럽은 쇠락, 아시아는 급부상 중이다.
148. 전 세계적으로 볼 때에도, 빈부격차는 점점 극단화되는 추세다. 1950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12억명)이 하루 1달러로 생활하는 절대적 빈곤층이었으나, 2006년에 들어와서는 인류의 절반이 하루 2달러(새롭게 정한 극빈층 기준)미만으로 생활하며, 13억 명을 1달러도 못 되는 돈으로 생활한다.
149. 세계 농업은 지지부진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인구는 점점 빨리 증가하고, 따라서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도 늘어 간다.
152. 지금까지 모두 합해서 상업적 체제는 아홉 번씩 그 모습을 바꾸어가며 아홉 개의 ‘거점’, 즉 브루게, 베네치아, 앤트워프, 제노바, 암스테르담, 런던, 보스턴, 뉴욕, 로스앤젤리스를 중심으로 지탱되어 왔다.
158-159. 민주주의와 시장이 출현한 이래로 모든 진화는 한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요컨대 세기를 거듭할수록 정치적 자유가 일반화 되며, 욕망이 상업화한다는 사실이다. 세기를 거듭할수록 시장 민주주의의 총집합체는 하나의 임시 ‘거점’을 중심으로 하여 점점 더 거대해지는 하나의 시장으로 모여든다.
159. ‘거점’이 되기를 원하는 도시 또는 지역은 당대에서 가장 거대한 통신망의 중심이 되어야 하며, 거대한 농업․제조업 배후지를 확보해야 한다. ‘거점’은 새로운 창조적 계급이 제안하는 프로젝트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실권 있는 은행기관을 설립할 수 있어야 하며, 신기술을 이용하여 당대에 가장 복잡하고 성가시다고 여겨지는 서비스를 대량생산 가능한 상품으로 제조해낼 수 있어야 한다. ‘거점’은 또한 정치․사회․문화․군사적인 면에서 적대적인 소수자들을 제어할 수 있어야 하며, 통신망과 원자재들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164. 일본, 중국, 인도, 러시아, 인도네시아, 한국, 오스트레일리아,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브라질, 멕시코, 이렇게 11개 나라가 새로운 경제적․정치적 세력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들 ‘일레븐’보다 한 단계 밑에서 매우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 다른 나라들은 아직도 미흡한 제도적 장치 때문에 곤란을 겪을 것이다.
165. 세계는 아시아가 지배할 것이다. 세계 무역의 3분의 2는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이루어질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20년 정도만 지나면, 아시아의 생산량은 전 세계 생산량의 절반을 넘어설 것이다.
165. 중국은 2025년 13억5천만 인구와 더불어 세계 제2의 경제 세력으로 자리를 굳힐 것이다. 현재의 리듬대로라면, 중국의 GNP는 2015년에 일본의 GNP, 2040년에 미국의 GNP를 넘어서게 될 것이다.
167. 2025년 무렵, 집권 73년째를 맞는 중국 공산당은 어떤 방식으로든지 사라져 갈 것이다. 중국이 통일성을 유지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다면(사실 그렇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은 범지구적 트렌드가 될 국가 해제 움직임에 동참하게 될 것이다.
인도는 2025년에 세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14억명) 나라가 될 것이며, 경제력 면에서 중국과 미국에 이어 세계 제3위로 올라설 것이다. 인도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이후 중국의 성장률을 앞지르겠지만, 1인당 총생산은 인구 증가로 말미암아 중국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게 될 것이다.
168 한편 일본은 지속적으로 노화할 것이며, 앞으로도 오래도록 세계 최강 대열에 속할 수 있는 막강한 경제력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인 부가 계속 감소될 것이다. 외국인을 1천만 명쯤 받아들이거나 국내 출산율을 획기적으로 높이지 않는 한, 일본의 인구는 계속 감소할 것이다(일본 인구는 이미 감소하고 있다).
169. ‘일레븐’에 속하는 나라들 중에서는 한국이 아시아 최대의 경제국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한국의 1인당 총생산은 지금부터 2025년까지 2배로 증가할 것이다. 한국은 경제, 문화의 새로운 모델로 각광받을 것이며, 한국의 기술력과 문화적 역동성은 전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다. 한국이 이 같은 성공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개의 재앙 시나리오를 슬기롭게 피해 갈 수 있어야 한다. 두 개의 재앙 시나리오란 첫째, 북한의 갑작스러운 체제 붕괴로 말미암아 예상보다 통일이 앞당겨짐으로써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 발생할 경우다. 둘째, 십중팔구 북한 체제가 붕괴에 앞서 최후의 수단으로 핵무기를 통한 무력 전쟁을 도발할 경우로서, 이 경우 반세기 동안 이룩한 경제 발전의 신화는 허무하게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
173. 지속적인 세계 경제성장과 더불어 세계화는 가속화될 것이며, 시간을 상품화하는 추세 또한 강화될 것이 확실하다.
174.. 이제 인간의 시간은, 이제까지는 자의에 의해서건 타의에 의해서건 무료로 제공되던 서비스를 대체하는 상품을 만드는 곳에 투입될 것이다. 이를 테면 전 세계적으로 모든 산업은 세계화의 추세를 거스르지 못할 것이며, 국경은 도처에서 밀려오는 자본과 상품에 점점 더 개방되지 않을 수 없다.
175. 현역에서 은퇴하는 연령은, 육체적으로 고통스럽지 않으며 스스로에게나 타인에게나 위험이 되지 않는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70세까지 연장될 수도 있다. 최고 연장자들은 후견인이나 지식의 전수자 또는 교육자로 기능하게 될 것이다.
‘맞춤 상품’을 실시간에 공급하는 것이 대세로 자리 잡게 됨에 따라, 소비자들은 기업의 상품계획에서 점점 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176.. 속박당한다는 두려움 내지는 집착을 피하기 위해 무관심을 가장하는 것이 오히려 서로를 매혹하는 수단으로 발전할 것이다. 개인, 몸, 독립성의 옹호, 개인주의의 강조 등을 말미암아 에고, 곧 자기자신이 전대적인 가치로 추앙 받게 된다.
177.. 관광은 침묵과 명상을 주제로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현실과 거리를 두고 은둔 할 수 있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은 장소들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될 것이다.
178. 새로운 유형의 소유권이 발명될 것이다. 이 소유권은 어느 하나의 구체적인 장소가 아닌 각기 다른 장소에서 정해진 품질과 정해진 넓이의 주거 공간을 제공한다. 좀 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소유에서 이용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특히 정보의 비물질화 현상이 가속화됨에 따라 자료의 소유에서 자료의 이용으로의 전환이 용이해지며, 이로써 문화, 교육, 정보로의 접근성이 훨씬 높아진다. 따라서 지적 재산권은 점점 더 보장받기 어려워질 것이다.
179. 두 가지 종류의 산업이 상품화된 시간을 지배적으로 경영하게 될 것이다. 바로 보험산업과 오락산업이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정성을 덜기 위하여 각 개인은 여유를 갖고 여가를 즐기고 싶어 할 것이다.
180. 2030년이 되기 전에 거의 모든 사람들이 어느 곳에 있든지 이동 가능하거나 고정된 초고속 통신망을 통해 정보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누구나 유비쿼터스적 유목 상황에 놓이게 된다.
182. 콘텐츠 소유자들(출판인, 음악인, 영화인, 작가, 기자, 교수, 배우, 프로그래머, 제품 디자이너, 의상 디자이너)은 자신들의 지적 재산권에 대해 독점적인 권리를 지속적으로 인정받기 힘들게 될 것이다. 따라서 창작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작품에 대해 로열티와 광고 수입을 지불해 주는 특정 디지털 구조물을 통해 대가를 지급받게 될 것이다.
2030년이 되기 전에 종이로 된 대부분의 미디어, 특히 일간 신문들은 가상공간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이들 미디어들은 미국의 마이스페이스, 한국의 오마이뉴스, 프랑스의 아고라복스처럼 점점 더 실시간 적이고 점점 더 공동체적인 맞춤형 소식들을 커뮤니티에게 공급하게 될 것이다. 전문기자들과 더불어 일반 시민들이 뉴스와 오락물 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184. 2030년이 되기 전에, 기존의 모든 매체와 모든 유통구조를 혼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예술작품들이 선보이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회화와 조각, 영화와 문학 등 장르의 구분은 무의미해지며 경계 또한 불투명해질 것이다.
184.. 놀이와 게임은 창작하고 상상하며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교육하고 감시하며 자신감을 고취시키고 공동체 소속감을 고양시키는 보편적인 방식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186. 요즘의 추세가 내내 지속된다면, 선진국의 평균수명은 2025년에는 90세 이상으로 늘어나며, 그 후 곧 100세까지도 도달할 것이다. 아울러 자유의 확대, 특히 여성들의 자유 신장과 더불어 출생률은 계속 저하할 것이며, 이는 적지 않은 나라에서 세대교체가 불가능해짐을 의미한다.
노인들은 특별한 제춤(화장춤, 다이어트 식품)이나 노인들이 특별히 필요로 하는 서비스(병원, 의료진이 상주하는 요양원, 간병인, 양로원)들을 대량으로 소비하게 될 것이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점점 더 많은 양의 약품과 의료 서비스를 소비하게 될 것이며,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의료비 지출(보험 포함)이 현저하게 증가할 것이다.
188. 현직 근로자가 부양해야 할 퇴직 근로자의 비율을 현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금을 더 걷거나 출생률을 높이고, 이도 저도 불가능하다면 이민을 받아들여야 한다. 외국인들의 유입을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나라들은 머지않아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다.
195. 한편 수천만 명의 퇴직자들은 기후가 온화하고 생활비가 적게 드는 곳을 찾아 일시적으로 혹은 결정적으로 이주하게 될 것이며, 아프리카 북부는 이런 부류의 사람들이 특히 선호하는 지역이 될 것이다.
결국 지금으로부터 25년 후에는 해마다 5천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든 삶의 터전을 옮기게 될 것이다. 10억 명 가량의 사람들은 자기가 태어난 곳 혹은 자기 부모가 태어난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살게 될 것이다.
196. 2030년이 되기 전에 지구의 인구가 거의 2배로 증가하게 되면, 전연 자원의 소비도 2배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언젠가 모든 자원이 희귀해지고 고갈될 것이 확실하다지만, 그래도 21세기가 끝날 때까지 완전한 고갈 상태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다.
197. 에너지 문제는 천연자원 문제보다 훨씬 심각하고 걱정스러운 문제임에 틀림없다. 에너지를 소비하는 현재의 리듬이 앞으로도 계속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지금 보유하고 있는 매장량으로는 석탄 230년, 천연가스 70년, 석유는 50년 정도를 버틸 수 있다.
198. 방사능 폐기물 철 문제가 정치적으로 해결된 곳에서는 핵에너지를 사용하는 일이 증가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핵에너지 분야에서 안전 문제도 해결하고 대체 에너지로서의 경쟁력도 점차 강화될 수 있을 만큼 진보가 이루어질 것이다.
199. 에너지 부족을 피부로 느끼기 전에 보다 시급하게 극복해야 할 것은 바로 농업 생산품 부족과 숲의 고갈 문제이다. 18세기 이후 지구상에서는 유럽과 맞먹을 면적만큼의 숲이 사라졌다.
202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증가하면 대기 온도 또한 높아지게 되는데, 이는 매우 주목할 점이다. 지난 10년이야말로 인류 역사상 가장 더웠던 10년이기 때문이다.
203. 가뭄은 또 다른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심각한 결과란 다름 아니라 식수로 쓸 물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말한다. 전 세계 물의 절반은 농업 산업화 혹은 도시 산업화로 인하여 심하게 오염되었다
206. 신기술은 무엇보다도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오물 처리를 원활히 하며 새로운 관점에서 도시와 교통을 생각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209. 이미 7년마다 지식의 양은 두 배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 속도는 점점 빨라져서 2030년이 되면 72일마다 지식의 양이 두 배로 증가하게 될 것이다.
211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내재적인 기능, 즉 태어나고 잠을 자고 학습하며 몸을 관리하고 사랑을 나누며 모든 일을 결정하는 데 소비하는 시간을 최대한 줄임으로서 ‘선험적으로’ 도저히 뛰어넘을 수 없다고 여겨지는 이 시간이라는 장애물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212.. 아홉번째 형태는 적어도 2025년까지는 아무 문제없이 농업의 발전을 지원하고, 첨단산업을 보호하고 욱성하며, 신기술을 발전시키고, 서비스의 생산성을 강화하고, 무기산업 체계을 현대화하며, 상업 지역을 보호하고, 천연자원 개발을 보장하며 전략적인 영향력을 유지시켜 나갈 것이다.
213.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2030년까지 해를 거듭하면서 아홉 번째 거점 역시, 여덟 개의 다른 거점이 그랬듯이, 위에서 말한 여러 난관, 즉 ‘거점’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문제들과 대면하게 될 것이며, 점점 더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 이 문제들로 인하여 아홉 번째 형태는 서서히 쇠락하여 마침내 사라지게 될 것이다.
214. 금융, 정보, 오락, 교육이 집중된 인터넷으로부터 새로운 권력이 생성되어 미국의 정치, 문화적 권력에 대항하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 나타나게 될 2차 도전은 가상 기업이 아닌 미국의 실제기업들이 미국으로부터 분리되는 양상으로 가시화될 것이다.
230. 시장은 그 자체로서 충분히 힘을 지닐 것이며, 자료를 교류하는 데 드는 비용이 무시해도 좋을 정도로 줄어들기 때문에 세계를 지배하기 위해 창조적 계급이 굳이 같은 장소에 모여 살아야 할 필요도 없을 뿐 아니라, 새로운 산업은 수천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상업의 형태는 이제 ‘거점’ 없이도 별 탈 없이 운영될 것이다.
233. 이와는 다른 세계, 요컨대 역사의 도도한 흐름을 이어받은 세계, 즉 민주주의를 배제한 시장이 뿌리를 내리게 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2050년 무렵, 시장의 압력이 거세지면서 신기술로 무장한 새로운 체제가 전 지구적 규모로 성장한 시장을 중심으로 통합될 것이며, 그 때가 되면 국가란 이미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바야흐로 내가 하이퍼 제국이라고 부르는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는 것이다. 하이퍼 제국은 우선 공공 서비스를 파괴하고, 뒤이어 민주주의와 정부조직, 국가의 구분을 차례로 파괴할 것이다.
234. 하이퍼 제국은 부분적으로 미국식 가치를 고수할 것이다. 이 하이퍼 제국이 추구하는 소비재는, 뒤에서 다시 보겠지만, 대부분 유목민적 상품의 연장선상에 놓일 것이다. 문화(혼합형)나 생활방식(불안정), 가치관(개인주의), 이상향(자기도취적) 등에 있어서도 다를 바 없다. 미래의 세 가지 국면은 이런 식으로 시작하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에 극도로 격렬한 일련의 전쟁이 시작되어 하이퍼 분쟁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이어서 하이퍼 제국과 하이퍼 분쟁으로 인한 실패에 당면하여 새로운 가치가 부상하게 되어, 세계적인 차원에서 민주주의와 시장 사이에 다시금 균형이 생겨나게 된다. 이것이 바로 전 지구적 하이퍼 민주주의하고 할 수 있다.
237. 상업적 체제는 시장민주주의의 한 부분처럼 공존할 것이며, 세계는 대륙마다 여러 개의 중심 세력이 형성되는 다중심적 세계로 재편될 것이다. 미국과 브라질, 멕시코, 중국, 인도, 이집트, 러시아, 유럽연합 등이 중심 세력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하지만 이런 다중심적 체제는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시장이란 본질적으로 정복을 지향한다. 따라서 영역을 한정 짓거나 남과 공유하고 정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시장의 본질에 부합하지 않는다. 시장은 국가 간의 평화조약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시장은 본질적으로 국가에 의해 운영되기를 거부한다. 시장은 머지않아 모든 공공 영역까지도 자기 영역으로 만듦으로써 정부(다중심적 체제의 중심에 있는 국가라도 예외일 수 없다)를 속 빈 강정으로 만들어 버릴 것이며, 이렇게 되면 국가주권이라는 개념도 허울 좋은 명분에 불과할 뿐이다.
238 현재로서는 대부분 공공기관에 의해서 제공되는 교육과 의료, 국가주권을 행사하는 것과 관련된 공공 서비스 등이 더 이상 완전히 공공 영역에 속하지는 않게 될 것이며, 그 결과로 인해 의사, 교수, 이들의 뒤를 이어 판사, 군인들이 민간 부문의 봉급생활자로 바뀔 것이다.
238 그렇게 되면, 지금도 벌써 그런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지만, 시장 민주주의와 시장 사이의 주도권을 놓고 지정학적인 전투가 격렬하게 벌어질 것이다.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겠지만, 이 전투는 결국 미국식 자본주의의 승리, 요컨대 민주주의에 대한 시장의 승리로 귀착될 것이다.
241 시장은 공공부문이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 즉 교육이나 의료, 환경, 국가주권 등의 영역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2040년 무렵이 되면 사회 다방면에 걸쳐 본질적인 변화가 시작될 것이며, 이로 인하여 시장민주주의를 조직하고 운영하는 경비는 대폭 줄어들고, 산업체는 수익성을 회복할 것이다. 국가의 역할은 점진적으로 약해지다가 거의 사라질 것이며, 다중심적인 체제는 서서히 붕괴될 것이다.
242 하지만 이 모든 서비스들이 국가와 민족을 구성하고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서비스들이라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변화로 말미암아 개인과 집단이 정체성이나 인생관, 국가주권, 지식, 권력, 문화, 지정학 등과 맺고 있던 관계는 필연적으로 심각한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중략) 시장의 법칙이 민주주의의 법칙보다 우위에 서기 시작하면, 교육, 의료, 치안 같은 공공 서비스는 민간 기업과 경쟁을 벌이게 된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사법체제와 국가주권 관련 서비스도 마찬가지로 민간 업체와의 경쟁체제에 돌입한다.
245 노화와 도시 팽창, 생태계 파괴로 인한 재앙, 테러행위 등으로 인해 위험 요소가 증가하게 되면, 보험금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또한 커질 것이며, 그와 반대로 의무적 원천 징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할 것이다. 보험회사들이 경제적인 면에서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기업이든 개인이든 각각의 당사자들이 규범을 준수하는 지 여부를 제3자가 감시하도록 하는 데 합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감시’, 이 말은 앞으로 다가올 미래 사회의 키워드가 될 것이다.
246 언젠가는 하이퍼 감시가 출현할 것이다. 신기술의 발달로 상품의 전 유통과정, 각 개인의 이동 경로 등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될 것이며, 이는 조금 더 먼 미래에는 군사적으로 지극히 중요하게 응용될 것이다. 숨길 수 있는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게 될 것이다. 이제까지는 사회생활을 지탱하는 묵계처럼 인식되어 왔던 조심성이나 비밀 엄수, 프라이버시 등이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모든 사람들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아는 세상이 도래하는 것이다.
247 시간이 조금 더 지나 2050년 무렵이 되면, 시장은 원격 감시를 조직하는 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제는 원격 감시가 아닌 자가 감시에 필요한 상품들이 대량으로 생산되어, 자기 자신이 규범에 맞춰 생활하는지를 스스로 감시하게 될 것이다. 요컨대 자가 감시기가 출현하게 된다는 말이다.
250 좀 더 먼 미래에는 신경과학의 발달로, 오로지 정신 활동만으로 외부에 위치한 데이터 뱅크에서 원하는 정보와 지식을 찾아볼 수 있게 되며, 따라서 정보와 지식을 기억 속에 저장할 필요도 없게 될 것이다.
253 본질적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은, 본질적으로 한 지역에 국한될 수 밖에 없는 민주주의의 법칙을 서서히 무시하게 될것이다. 기업들도 기업활동에 적용되는 세법이나 권리 또는 의무가 자기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되면, 언제라도 기업의 의사 결정 본부를 다른 곳으로 옮겨 버릴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가는 법인이나 창조적 계급에 부과하던 세금을 대폭 내림으로써 경쟁력을 유지하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고, 이는 국가 재정 수입의 점진적인 감소로 이어진다.
254 2050년 무렵이면(어쩌면 그보다 더 빠를 수도 있다), 국가는, 1천 년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국가를 포함하여 모두 서서히 해체되기 시작할 것이다. 좌파 우파 할 것 없이 그 어느 정당도 교육이나 의료, 치안, 보험 등이 점진적으로 민영화되는 흐름을 막을 수 없으며, 이러한 서비스들이 대량으로 생산되는 대세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256 시민들의 창의력과 사회적 동화, 이동성을 인정하고 이를 장려한 국가만이 살아남을 것이다.하이퍼 제국의 도래와 더불어 우리는, 과거 상업적 체제가 태동할 무렵처럼, 도시국가로의 회귀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258 자본주의는 이제 막바지로 치닫는다. 자본주의는 자기와 다른 입장에 있는 생각은 가차 없이 파괴해 버린다. 자본주의는 세계를 국가와 무관하고 ‘거점’의 의무로부터도 벗어난 거대한 시장으로 바꾸어 놓는다.
258 이 하이퍼 제국은 완전히 자유분방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 안에 몸담고 사는 사람들을 극단적으로 소외시키는 속성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자본주의는 시장이 생겨나면서부터 추구해 온 것, 즉 삶의 매 순간을 상업적 가치를 지닌 무엇인가를 생산하고 교류하며 소비하는 기회로 보는 관점을 완성시킨다.
259인간은 고독하면 고독할수록 허전함과 고독감을 메우기 위해 점점 더 소비를 늘리고, 점점 더 스스로를 감시하며, 점점 더 오락을 추구할 것이다.
260 하이퍼 제국의 시민들에게는 이들을 구속하는 아무런 사회적 계약이 없다. 유비쿼터스적 유목 환경 속에서 인간은 세계를 자기를 위해서 존재하는 전체, 보험회사가 자신의 개인적인 행동에 부과한 규범을 준수하는 한도 내에서는 자기 마음대로 행동해도 좋은 공간으로 인식한다. 따라서 개개인은 타인을 자신의 행복을 얻는 데 필요한 도구, 자신이 즐거움이나 돈 혹은 그 두 가지 모두를 얻기 위해 이용해도 좋은 수단으로만 간주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을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261. 어린 나이 때부터 고독이 시작될 것이다. 생물학적 부모이건 양부모이건, 좌우지간 부모라고 하는 사람들에게 자녀들을 키우면서 오래도록 존중하고 사랑하라고 강요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노인들은 수명이 늘어난 만큼 과거의 노인들에 비해서 점점 더 오랫동안 고독과 씨름해야 하며, 살아 있는 사람들 중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거의 한 명도 없는 상황에 봉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고독을 이기기 위하여 사람들은 나이를 막론하고 다른 사람과 한 지붕에서 살거나 재산, 혜택을 공유하거나, 혹은 함께 전투를 치르거나, 놀이를 즐기려고 할 것이다. 이들을 자가 감시기와 치료 약물을 고독의 대체물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263-264. ‘부족’들이 지속적으로 모인 형태의 기업은 첫 번째 부류의 기업보다 훨씬 드물 것이고, 서커스나 영화 스튜디오를 모델로 조직될 확률이 높다. 다시 말해서 하나의 이름, 하나의 역사, 하나의 프로젝트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이어져 나가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들 기업은 본질적으로 유목민적 파트너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네트위크라고 말할 수 있다.
268. 세계의 시장화, 즉 세계화가 빚어낸 모순에 대한 반작용으로 비영리 법인들(관계 위주의 기업들)이 출현해서 국가가 수행하지 못하는 몇몇 기능들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269. 하이퍼 유목민들은 수천만 명의 남자와 여자들로서, 이들의 대부분은 스스로가 자신의 고용주이며 피고용인이다. 이들은 이 ‘극단’에서 저 ‘서커스단’으로 옮겨 다니면서 가차 없이 경쟁을 벌인다. 이들은 매우 선별적인 경쟁을 통해서 새로운 창조적 계급, 즉 하이퍼 계급을 형성하며, 이들이 하이퍼 제국을 움직인다. 이들은 다중심적인 세계의 모든 중심에서 활동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자본과 창작품, 자신들이 만들어낸 소프트웨어와 특허권, 자신들의 기술과 재주, 자신들이 창조해낸 예술품들과 수입을 권리로 보호해야 할 것이다.
270. 이들에게 학습이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요조건이며, 호기심은 절대적 요구 사항, 대중들의 심리 조작은 익숙한 습관이 될 것이다.
271. 하이퍼 유목민들은 불안정하고 무관심하며 이기적이고 임시적인 범지구적 사회 속에서 최고의 것과 최악의 것을 동시에 만들어내는 사람들이다. 이들 하이퍼 유목민들에게 있어서 부부는 더 이상 생활의 토대가 되는 단위가 아니다. 이들은 완벽하게 투명한 가운데, 일부다처제 혹은 일처다부제의 형태를 빌려 여러 명의 파트너를 동시에 사랑할 수도 있을 것이다.
272. 다른 사람들보다도 유난히 뻔뻔스럽고 신랄한 일부 하이퍼 유목민들은 해적 경제를 운영하며 이들 기업의 책임자가 되기도 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미래의 두 번째 물결의 주역들이 될 것이다.
272. 범지구적인 위기의식을 첨예하게 느끼는 자들도 생겨날 것이며, 이들은 일단 재산을 모으게 되면, 인도주의적 활동에 투신하기도 할 것이다. 이들은 관계 위주의 기업들을 이끌어 가거나, 범지구적 민주주의를 수호할 것이다. 이 사람들은 미래의 세 번째 물결의 주역이 될 것이다.
272. 하이퍼 유목민들이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40억 명의 정착민들과 그들의 가족들은 2040년 무렵 구매력 있는 주요 소비자층이 될 것이다.
291-292. 제국이 생성되었다가 멸망하는 방식에 매혹된 중국은 다시금 전략적인 면에서 중심 세력으로 부상하고 싶은 욕망을 불태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어떤 방식으로든 대만을 정복한 다음, 동아시아 전역에서 헤게모니를 장악하려 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중국은 일본과 미국을 동아시아로부터 멀어지게 할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중국은 한국의 지지를 얻으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결과적으로 한국 또한 무장을 강화할 것이며, 그러는 와중에 북한의 독재정권은 근근이 명맥을 이어 갈 것이다. 독재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북한은 핵무기를 포함한 새로운 방어체제를 확고히 할 것이다. 일본 또한 한국의 위험을 막고 중국의 세력 상승을 저지하기 위해 무장을 강화할 것이다.
342. 하이퍼 제국의 군림으로 모든 분장이 하나로 응집되어 단 하나의 전쟁이 벌어지게 된다면,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던 모든 주역들이 그 전쟁을 통해서 무언가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 참전을 결정한다면, 바야흐로 하이퍼 분쟁이 시작될 것이다.
343. 지금까지 거론한 이야기들은 절대로 불가능한 영역에 머물러 있는 이야기들이 아니다. 인간의 비극은, 다름이 아니라, 인간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면 반드시 그 일을 저지르고 만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인류가 이렇듯 자기 역사에 종지부를 찍는 극한 상황에까지 이르기 전에, 하이퍼 제국의 실패와 하이퍼 분쟁의 위협을 감지한 인류는 민주주의 세력들로 하여금 해적들을 물리치고 자살 충동을 억제하라는 이성의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이끌 것이다.
344. 시장의 막강한 권한을 제한할 수 있는 범지구적인 민주주의가 비로소 정착하게 될 것이다. 범지구적 민주주의는 하이퍼 분쟁보다 훨씬 시급한 다른 전쟁들, 이를테면 인간의 광기와 이상 기후, 불치병, 소외, 인간 착취, 빈곤 등을 상대로 하는 전쟁들을 승리로 이끌어야 할 것이다.
348. 인류를 악마의 질곡으로부터 구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 두 번째 물결이 인류를 종말로 끌고 가기 전에 세 번째 물결이 밀려와야 할 것이다. 그와 같은 미래를 제때에 맞이할 수 있으려면 예전에 몽상가들이 그랬던 것처럼 아주 먼 곳, 현재 최고의 권력을 쥐고 있는 미국 제국을 넘어, 위협적인 다중심적 체제를 넘어, 더 나아가서 하이퍼 제국과 그 사이에 끊임없이 벌어지게 될 무수히 많은 분쟁까지도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벌써 적지 않은 세력들이 물밑에서 하이퍼 민주주의의 토대를 닦고 있다. 앞으로 몇 십 년 후, 이것이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되게 만드느냐 아니냐의 여부는 전적으로 우리 자신에게 달려 있다.
353. 역사는 오직 모험심 많고 자신들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힘쓰며, 자신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인간의 중요성을 앞세울 때에만(이 일은 대체로 이들을 고통스럽고 불행하게 만든다) 방향을 튼다.
미래에 이 창조적 계급 가운데 미래의 역사에 특별히 관심이 많은 개인들이 나타나, 자신의 행복이 결국 타인의 행복에 달려 있으며 인간은 단결하여 평화를 사랑해야만 지속해서 생존할 수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그들은 더 이상 상업화된 창의적 계급에 속하지 않으며, 해적을 위해 일하기를 거부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을 나는 ‘트랜스 휴먼’이라고 부른다.
355. 트랜스휴먼들에 의해서 타인과의 경쟁을 종용하는 시장경제와 병행해서, 서로가 지닌 재능을 무료로 교환하거나 대중을 위한 공공 서비스 등이 무료로 제공되는 이타적인 경제가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내가 관계의 경제라고 부르는 이 같은 형태의 경제는 희소성의 원칙을 따르지 않는다. 가령 지식은 나누어 준다고 해서 그 지식을 주는 사람의 지식이 줄어들거나 없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360. 국경은 점차 소멸될 것이다. 개개인은 저마다 동시에 여러 단체나 지역의 시민이며, 이웃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복합적 정체성을 주장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다. 국가는 평화스러운 이웃 관계를 유지시킬 수 있는 묘안을 찾아내게 될 것이다.
364. 시장과 민주주의는 차츰 범지구적 균형을 찾아갈 것이다. 한편으로는 하이퍼 민주주의의 각종 기구들이 시장의 효율적인 운영을 조장할 것이며, 세계적 차원에서 대형 도시 인프라나 에너지, 디지털기반설비 확충 공사를 벌임으로써 생산설비의 불완전 고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367. 하이퍼 민주주의가 집단적으로 추구하는 목표인 인류 공동의 재산은 거대함이나 부, 행복이 아니라 삶을 가능하게 하며 삶에 존엄성을 부여하는 모든 요소들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다.
371. 아무래도 가장 중요한 본질적인 재산은 뭐니 뭐니 해도 ‘좋은 시간’일 것이다. 좋은 시간이란 각자가 다른 사람의 삶을 바라보는 시간이 아니라 자기만의 고유한 삶을 사는 시간을 말한다. 각자는 좋은 시간을 누리는 동안 자기가 원하는 성공 모델을 선택할 수 있으며, 자신이 지닌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재능에는 아직까지 남들은 물론 자기 스스로도 알지 못했던 숨은 재능도 포함된다. ‘좋은 시간을 갖다’는 곧 자유롭게 사는 것과 젊게 사는 것을 의미하며, 상업적 체제하에서처럼 서둘러서 ‘이익을 내다’를 의미하지 않는다.
372. 인류는 한 사람 한 사람의 개인이 삶을 행복하게 느낄 때 전체적으로 행복해 진다. 이타심은 각 개인의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하이퍼 제국은 수십년 동안 하이퍼 민주주의의 탄생을 저지하려고 안간힘을 쓸 것이다. 이들은 하이퍼 유목민적 트랜스휴먼들을 배신자 취급할 것이다. 트랜스휴먼들에게 두려움을 불어넣고, 매수하려고 시도할 것이며 자기들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회유할 것이다.
375. 그 모든 사건들을 묵묵히 겪어내는 동안,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인간의 본성은 인류의 마지막 남은 불꽃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보호할 것이다.
문필가는 훌륭한 글은 남겼을 것이고, 미술가들은 걸작품을 완성했을 것이다. 철학자나 과학자들은 새로운 개념을 발견했을 것이고, 음악가들은 아름다운 노래를 작곡했을 것이다. 그리고 특히, 우리는 서로 사랑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사랑할 것이다.
378-379. 한국은 단 한 번도 세계를 지배하는 강력한 세력, 즉 상업적 체제의 ‘거점’으로 부상할 기회를 잡은 적이 없었다. 그렇게 된 데는 최소한 세 가지 분명한 이유가 있다. 첫째. 과거에 한국은 제조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윤, 이동성, 기술혁신, 운송기술 등보다 농업과 식품산업, 지대와 그 지대에 밀접한 이해관계로 얽혀 있는 관료들의 이익을 우선시 해 왔다. 둘째, 한국은 오랫동안 해양산업을 소홀히 했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자력으로 ‘창조적 계급’을 키우거나 외부로부터 이들을 받아들이는 데 실패했다.
379. 앞으로 한국이 평안한 상태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과거가 빚어 놓은 갈등, 즉 북한과의 관계를 해결해야만 한다.
383-384. 인구 저하를 막기 위해서 한국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개혁을 반드시 이루어야 한다. 첫째, 가족정책의 개혁이다. 출산 후에도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병행할 수 있도록 법제화하는 강제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교육정책이 개혁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교육은 지나친 경쟁과 지나친 비용을 유발함으로써 출산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되었다. 또한 GDP의 3 퍼센트를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있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율임에도 불구하고 그 성과는 미미하기 그지없다. 교육 개혁은 수업의 양을 줄이면서 노동시장의 현실과 세계 표준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이민정책의 개혁이다. 한국은 외국의 재능 있는 인재들에게 국경을 점진적으로 개방해야 할 것이다.
385. 중국과 일본, 한국 각국은 벌써 오래 전부터 나머지 두 나라의 가장 중요한 무역상대국 3위안에 들 정도로 서로가 서로에게 매우 중요한 경제 파트너 역할을 해왔다. 세 나라는 공동의 에너지정책을 펼칠 수 있으며 으뜸가는 지역 금융 중심지로서의 자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3국을 보다 밀접하게 묶으려는 시도는, 아시아에서의 리더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중국이나 일본으로부터는 시작되기 어렵다. 중국이나 일본과의 사이에 놓여 있는 과거 역사나 영토 문제로 인한 현안을 한국이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다면, 중국과 일본이라는 두 경쟁 국가를 정치적․경제적으로 가깝게 만드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한국은 이 같은 새로운 경제적․지정학적 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미래에 중심적인 국가로 부상하게 될 것이다.
388. 내가 자유롭기 위해서는 나 아닌 남도 자유로로워야 함을 인정하는 이타적이고 형재애적인 사회, 창의적 계급이 지닌 우수한 재능과 예술적 업적이 고무되고 존중되며 공유되는 미래의 사회를 우리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그는 거듭 강조한다.
3. 내가 저자라면
1) 책의 구성
이 책은 ‘예측 가능한 미래의 역사’로 시작해서 한국의 가까운 미래까지 모두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나간 역사를 기반으로 미래의 모습을 예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더욱더 설득력이 있었다고 하겠다. 미래의 물결을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새로운 인류 형태와 지구 사회의 향방이 어떻게 변할지 보여주고 있으며 마지막에는 한국의 가까운 미래까지도 예측하고 있어 끝까지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구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2) 장점
한국 독자들을 위한 페이지가 따로 있다는 것이 좋았던 것 같다. 저자가 정말 나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3) 보완점
미래의 모습은 밝은 부분도, 그리고 어두운 부분도 분명히 존재해보인다. 특히 더욱더 어려워 질 것으로 예상되는 저소득층의 생활상 등은 생각만 해도 예상되는 미래의 문제점들을 부각시키면서 현대 사회를 사는 우리가 어떤 부분을 준비하면 될지, 강조해주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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