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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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손
최승자
거기서 알 수 없는 비가 내리지
내려서 적셔 주는 가여운 안식
사랑한다고 너의 손을 잡을 때
열 손가락에 걸리는 존재의 쓸쓸함
거기서 알 수 없는 비가 내리지
내려서 적셔 주는 가여운 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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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대의 손을 기억한다. 사원으로 가던 길 모퉁이에서 처음 손을 잡았을 때, 긴장했고 말도 행동도 모두 부자연스러워졌다. 신경은 온통 손가락의 움직임에 가 있었고 내 손이 나도 몰래 어떤 말을 할까봐 걱정했다. 어느새 심장도 손에서 뛰고 있었다. 변명하건대, 내가 손을 뺄 수 없었던 것은, 없었던 것은....누가 나의 손을 잡아주길 바라고 있었던 것일 수도 있고... 그게 그대의 손이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할 때쯤은 그대 손의 말이 들리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나는 지금도 따뜻하고 매끈한 그대의 손을 기억한다.
우리가 잡았던 것은 서로의 손이 아니라 존재의 쓸쓸함이었을까?
바라건대, 일흔 셋이 되어도 따뜻한 그대의 손 잡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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