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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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찌기 나는
일찌기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마른 빵에 핀 곰팡이
벽에다 누고 또 눈 지리 오줌 자국
아직도 구더기에 뒤덮인 천년 전에 죽은 시체.
아무 부모도 나를 키워 주지 않았다
쥐구멍에서 잠들고 벼룩의 간을 내먹고
아무 데서나 하염없이 죽어 가면서
일찌기 나는 아무 것도 아니었다
떨어지는 유성처럼 우리가
잠시 스쳐갈 때 그러므로,
나를 안다고 말하지 마라.
나는너를모른다 나는너를모른다
너당신그대, 행복
너, 당신, 그대, 사랑
내가 살아 있다는 것,
그것은 영원한 루머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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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찍이 나는 돌아가야 했다. 생기다 말았으니 생기기 전으로 돌아갔어야 했다. 삼십일 년 전, 나는 홀연히 사라질 운명이었다. 사람에 대한 복은 타고 났는지 그때도 의인이 나타나 도와주었다. 삶이 계란임을 알기 전에는 쥐구멍에 수십번 더 들어갔고 내가 사라져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리라 여겼다. 진정한 사랑이란 고난의 길임을 깨닫고 사랑도 포기했다. 사랑 없는 삶이란 죽은 거나 마찬가지! 그랬었다. 그랬던 내가, 몇 년 전에는 가상으로조차 절대 죽을 수 없었다. 나중에 깨친 사실이지만 그 집착은 내가 엄마였기 때문이었다.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것은 분명 뭔가 있다. 나는 신의 특사임이 분명하다. 나는 그대를 모른다. 그러나 파도를 마시고 밥 속에 별을 말아먹는다는 것은 안다. 별 중의 별, 가장 행복한 별로 유인하는 게 나의 책무. 그러지 않고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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