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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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무슨 책을 읽었다. 거기에 자신을 소중하게 대하라는 말을
하며, ‘난 안될거야’나 ‘이런
일을 저지르다니 난 정말 구제불능이야’라는 말을 해선 안된다고 강한 어조로 써있는 구절을 발견했다. ‘하지말라는 건 해줘야 제 맛’이라는 스스로의 평소 신념에 따라 구해언(7)은 스스로를 탓하는 말을 여러 번 말해보았다. 당연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 당시에는 별 생각 없이 한 일이었지만, 어쩐지
그 장면이 머릿속에 오랫동안 남아있다.
아마 그 글쓴이는
사람의 ‘인식과정’의 두 가지 특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듯 하다. 첫 번째, 사람의 인식이라는 것은 아주 유동적이란
점이다. 어떻게 정의 내리느냐에 따라 좋은 것으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용서치 못할 것으로 여기기도 한다. 기획을 위한 심리학을 잘 들여다보면 ‘인식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말이 자주 나온다. 기존에 사람들이 스스로도 감지하지 못했던 필요를 기존에 있는 상품에 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한 상품의 객관적인 기능과 디자인뿐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것이 가능하며, 중요하다는
뜻이다.
두 번째는 가장 효과적인
인지방법은 ‘반복’이라는 것이다. 개인에게 중요한 사건이 생길 때마다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는 거의 일관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부정적인 방향을 향하고 있다면, 오랜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누적된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스스로에 대한 자존감을 무너뜨릴 수도 있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앞서 말한 단편적인 사건으로 자신의 자존감에 크게 손상이 가진 않는다. 그러나
‘긍정적인 자세의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는 것은, 한 사람 분의 일생을 살아가는 과정이 내내 녹록치 않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다. 많은 행복과 적은 불행으로 이루어져있을 줄 알았던 삶은 언제든 그 반대가 될 수 있고, 어떻게든 좋게 보기 어려울 때도 있다. 심지어 나를 불행하게 하는
행동과 선택을 여러 가지 이유로 그만둘 수 없을 때도 있다. 그럴 때 어떡하지? 분노만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때가 긍정 사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아이디어에
열정을 가져야 한다. 기업은 자신을 사로잡는 아이디어를 먹고 사는 일로 삼고 싶어한다. …그들의 관심은 오직 자신의 아이디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보는 것이다.”
–바디샵 창시자, 아니타로딕
긍정사고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높은 긍정능력이 담보로 되어야 하는 사업가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분야의 어떤 사업이든 아무 것도 잃지 않고 결과를 얻기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에
대한 철저한 분석은 기본이며, 두 번은 망하지 않을 거라는 긍정성으로 자신의 의지를 보호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다시 시작할 수 있겠는가? 실제로 바디샵의
아니타 로딕이 쓴 ‘영적인 비즈니스’를 보면 그녀의 긍정성을
보여주는 부분들이 많이 있다. 이렇게 사업적인 사례로 출판된 자전적 책은 대단히 신선하다. 사회에서 통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을 부수고 스스로 세운 아이디어와 전략을 밀고 나가는 것을 보면 놀랍기까지
하다. 이런 이야기에 깊게 감화 받으면 모든 경우의 수 시나리오를 짜는 것보다 한 번 행동하는
힘이 더 세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린 안될거야’라고 공공연히
말하고 다니는 사람들. 단순한 ‘바른 생활 인간’ 클리셰를 부숴버리는 쾌감에 만족하기에는 무의식적으로 잃어버리는 것이 더 큰 것 같다. 여기엔 아주 클래식한 처방이 필요하다. 다만 어릴 때 읽었던 책처럼
앞뒷말 다 자르고 아무런 증거도 없이 단순히 훈계하는 것보다는, 좀더 근본적인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방법을
쓰고 싶다.
나는 왜 이 일을 시작헀는가? 나를 움직이게 했던 동기가 무엇인가? 나와 나 자신은 무엇을 기반으로한 신뢰관계를 가지고 있는가? 내
안에 있는 강렬한 갈망은 무엇인가? 나는 나를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가?
여기에서부터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신뢰관계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영적인 비즈니스를 읽으면서, 나는 아니타 로딕을 사로잡았던 화장품 사업, 공익과 자신의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방안들에 감화되었다. 동시에 그 길이 내 길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나는 무엇에 관심이 많은가? 나는 무엇을 사랑하는가? 여전히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가감 없이 바라보는 일을 힘들어한다.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두려워 내가 뭘 좋아하고, 뭘 할 건지,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해 너무 오랫동안 거짓말을 해왔기 때문이다. 사실 그들은 별 관심도
없는 일인데도 말이다! 나의 이런 행동들의 근거를 나는 자신이 받아들여질만하지 않다는 자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여러 증거들을 모아 보여주고 싶다.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만족스러운 결과로 돌아오는지, 자신의 생각이 세상을
더 좋게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실현가능하다는 것을 스스로 납득할 수 있게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자신에
대해 긍정하는 자세, 내게 무슨 일이 생겨도 나만은 내 편이라는 나의 의지, 굳건한 자신에 대한 신뢰라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이런 작업은 꼭 한번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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