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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9일 18시 05분 등록


두 번은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 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 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

며칠전 만났다. 소설책인 줄 알고 외면했던 이 시집을. 시집의 제목인 대표 시를 먼저 읽지 않고 두 번은 없다를 먼저 찾아 읽었다. 영화가 없는 카페에서 소개받은 이후 활자로 된 이 시가 참으로 보고 싶었었다. ,좋다! 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수 있으니. 한번은 시인의 펜끝을 따라가보고 또 한번은 그대의 마음을 따라가 본다.

 

사부님, 시처럼 산다는 건 어떻게 사는 건가요?”

나도 몰라.”

세상에! 스승님은 알고 계셨던 것이다. 시인은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도 안다고 하지 않고 나는 모르겠어.”를 외치며 그 속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것을. 시처럼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나도 모르겠어에 답을 찾아 모험하는 삶이라는 것을!

 

귀여운 나의 스승님, 저 멀리 있는 그대를 통해 가슴에 별을 심더니 이렇게 돌아 돌아 늦게라도 알게 하시다니. 진즉에 일러주셨음에도 이제야 알다니요. 제가 이렇습니다... 간절히 가슴에 담으니 보여주시는군요. ‘나도 모르겠어.’를 붙잡고 시처럼 살겠습니다.  

 

그대, 이 시를 읽을 때의 감흥은 어떠한가요? 모르긴 몰라도 나는 그대의 두 번은 없다는 말 뒤에 이 말을 올려 놓습니다. '까르페 디엠!'

 

 


+깊이 읽기 : 구본형 컬럼 - 끝과 시작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column&page=14&document_srl=5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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