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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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은 없다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 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 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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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만났다. 소설책인 줄 알고 외면했던 이 시집을. 시집의 제목인 대표 시를 먼저 읽지 않고 ‘두 번은 없다’를 먼저 찾아 읽었다. 영화가 없는 카페에서 소개받은 이후 활자로 된 이 시가 참으로 보고 싶었었다. 음,좋다! 보고 싶을 때마다 볼 수 있으니. 한번은 시인의 펜끝을 따라가보고 또 한번은 그대의 마음을 따라가 본다.
“사부님, 시처럼 산다는 건 어떻게 사는 건가요?”
“나도 몰라.”
세상에! 스승님은 알고 계셨던 것이다. 시인은 아는 것이 없다는 것을. 알아도 안다고 하지 않고 “나는 모르겠어.”를 외치며 그 속에서 영감을 얻는다는 것을. 시처럼 산다는 것은 끊임없이 ‘나도 모르겠어’에 답을 찾아 모험하는 삶이라는 것을!
귀여운 나의 스승님, 저 멀리 있는 그대를 통해 가슴에 별을 심더니 이렇게 돌아 돌아 늦게라도 알게 하시다니. 진즉에 일러주셨음에도 이제야 알다니요. 제가 이렇습니다... 간절히 가슴에 담으니 보여주시는군요. ‘나도 모르겠어.’를 붙잡고 시처럼 살겠습니다.
그대, 이 시를 읽을 때의 감흥은 어떠한가요? 모르긴 몰라도 나는 그대의 ‘두 번은 없다’는 말 뒤에 이 말을 올려 놓습니다. '까르페 디엠!'
+깊이 읽기 : 구본형 컬럼 - 끝과 시작 http://www.bhgoo.com/2011/index.php?mid=column&page=14&document_srl=54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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