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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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경인 여러분 잘 지내시죠?
2014년이 저무는 이즈음에 느닷없이 구본형 사부님 이야기를 하려니 뜬금없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사부님은 강요하거나 억지로 무엇을 시키는 분이 아니었습니다. 화두를 던지고 그것을 스스로 고민하게 하고, 그 다음 서로 나누는 과정에 디딤돌만 놓아 주셨던 분입니다. 이 모든 과정에 핵심은 “자발성”이었지요.
스스로 움직여 전체가 되도록 하는......
자발성이 필요할 때마다 동기부여 할 수 있도록 불을 지펴주는 역할이 사부님의 역할이었다는 생각입니다. 그래서 부지깽이죠. 그런 사부님께서 특별히 강조한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 'about me day'에 초대된 사람은 자신의 삶에 대하여, 자신의 책에 대하여, 자신의 꿈에 대하여 말하는 시간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차를 마시거나 포도주를 마시며 그의 혹은 그녀의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그렇게 우리들의 저녁 시간은 간이역 풍광처럼 지나가게 될 것이다.
연구원들은 누구나 하루는 이 날의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 날은 자신의 날이며, 일종의 축일이며, 특별한 밤이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하여 말하면 쪽팔리지 않을까? 작가는 쪽팔리는 삶의 체험을 받아들임으로써 그것을 넘어서고 싶은 사람이다.
난 아직 책도 안냈는데, 그러니까 써야 할, 혹은 쓰고 있는 책에 대하여 말하라는 것이다.
난 말을 잘 못하는데, 글로 읽어도 좋다.
발표하기로 했는데, 몇 명 안 오면 어떻게 하지? 그러니까 친구와 친지를 오라고 초대해야지.
그대에게 소중한 사람은 다 불러라. 이 세상을 살며 그대의 꿈과 책과 삶에 대하여 들어 줄 사람은 다 불러라.(공지사항 189 인용)”
이것은 “명령”입니다. 이 부분에 대하여 저는 어느 날 갑자기 사부님이 우리에게 명령을 하셨다 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사부님께서 이렇게까지 힘주어 말씀하신 것들이 별로 없었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변경인의 차별성은 ‘자발성’이라는 생각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스스로 모였고 스스로 즐거워했고 그런 서로를 격려했습니다.
한 사람은 한 송이 꽃입니다. 어바웃미데이로 누군가가 한 송이의 꽃을 피우면, 또 다음 사람이 한 송이의 꽃을 더 피워내면, 그것이 여러 송이가 되면 화단은 꽃송이로 가득할 것입니다.
때마다 모두가 모일 수는 없겠지만 생각나는, 보고 싶은, 서로 좋은 사람들이 있다면 어바웃미데이를 통해 작은 꽃 한 송이를 보태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4년, 잘 마무리하는 즈음이 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