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콩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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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기 수업을 듣고 돌아와서 헤라클레스의 12난제를 읽었어요. 재기스럽고 경망스런 로마시인 오비디우스의 <변신이야기>, 조셉캠벨의 <신화의 힘>,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을 읽을 때는 헤라클레스의 12난제가 어지러웠어요. 그 괴물이 그 괴물 같았어요. 황당하기 짝이 없었어요. 오늘은 매우 흥미롭게 읽었어요. 내겐 풀어야 할 질문이 있습니다. 녕이씨를 염두에 둡니다. 헤라클레스를 읽은 건 내가 읽은 독서범위에서 그가 가장 확실한 행동주의자이기 때문입니다. 그녀 스스로 헤라클레스를 꼽은 게 아닙니다. 그랬다면 더 안심되었겠지요. 이 탐색은 짚불같은 브레인 스토밍일 뿐이라고 용도를 밝힙니다. 쓸모가 있다면 그녀가 채택할 거고 아니면 버리면 그만인 잡념들. 이런 식으로 신화를 읽는 게 나로선 제일 재미있는 방식입니다. 나는 ‘개인의 신화’를 찾는데 관심이 있습니다. 제일 관심이 있는 건 남이 아닌 ‘나의 신화‘를 찾아서 살아내는 일입니다. 지금 내 삶에 어떤 힌트나 통찰을 줄 수 있는 지 두리번거리길 멈추지 않습니다. 내가 누구냐? 나는 무엇을 하면 좋을 사람이냐? 길을 하늘에 묻고, 책에 묻고, 내 가슴에 물어야겠지요. 신화도 물어볼 좋은 대상인 듯 합니다. 신화에게 오늘 새벽에 묻습니다. “행동주의자 녕이씨가 많은 성취를 하도록 추동하는 동력은 무엇인가? 누구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가?”
헤라클레스는 남성인데 어떻게 여성인 녕이씨를 비유할 수 있을까요? 상관없지 싶습니다. 여성가족부에서 공식적으로 양성평등 교육을 주관하고 있듯이 모든 인간이 양성적 존재라는 건 칼 융이 처음 무의식을 말했을 때는 혁명이었지만, 요즘은 상식입니다. 아니마, 아니무스를 융이 말을 했어요. 남성 안에는 내면의 여성인 ‘아니마’가 있고, 여성 안에는 내면의 남성인 ‘아니무스’가 있다네요. 하지만 남성과 여성 안에 남성성과 여성성이 모두 있겠지요. 이 말은 권위있는 인용문을 덧붙여야 할 테지만 다음으로 미루겠습니다.
녕이씨는 장례식 후의 첫 수업인 신화수업에서 오이디푸스를 이야기했습니다. 나는 그녀의 수업을 들으면서 그녀의 내면의 노래, 개인의 신화를 탐색합니다. 왜 그러냐구요? 나는 ‘내면의 노래, 개인의 신화’를 탐색하는 걸 나의 신화로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관심이 있고, 이게 재미있습니다. 어쩌면 10기 연구원 수업을 참관하면서 내가 가장 큰 수혜자일 겁니다. 신화에 대한 나의 관심이 두 흐름을 이룬다는 걸 알게되었어요. 한 줄기는 ‘개인의 신화’에 대한 것이고요, 한 줄기는 ‘신화를 통해서 결혼이라는 통과의례를 잘 치르는 것’이더군요. 그녀에게서 춤을 추면서 파괴하고 창조하는 나타라지, 헤라클레스, 아르테미스의 흔적일 지도 모르는 것들을 나는 만집니다. 이전에 그녀의 칼럼을 읽고 필 받아서 인도신화, 춤의 신 나타라지를 검색한 적이 있었지요. 스페인 여행을 앞두고 스페인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었다는 글입니다. 보스톤마라톤 완주, 철인3종 경기 완주에 대한 로망은 활과 화살을 들고 짧은 치마를 입고 건장한 다리로 황야를 뛰어다녔던 아르테미스들에게는 흔한 진술입니다. 아르테미스는 엄마를 구하기 위해 움직였어요. 겨우 몇 분 먼저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면서 동생인 아폴론, 엄마의 난산을 돕는 쌍둥이 딸이었고, 엄마를 위한 복수로 니오베의 일곱 딸 일곱 아들을 활로 쏘아 죽입니다. 그녀의 멧돼지 사건이나 목욕하는 몸 좀 봤다고 사냥꾼 악티온을 사슴으로 만들어버려 사냥개에게 뜯기게 한 분노와 잔혹함은 알려진 바입니다. 아킬레우스와 아르테미스 모두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행동합니다.
녕이씨의 수업에서 기억에 남는 건 2가지 키워드입니다. 하나는 ‘행동주의자’고 하나는 ‘행동하는 동력이 무엇인가? 누구에게 인정받고 싶은가?’ 입니다. 나도 그게 몹시 궁금합니다. 헤라클레스 신화를 읽는 나의 관전 포인트입니다.
헤라클레스는 천신 제우스와 인간 알크메네 사이에 태어났어요. 그가 신도 하기 어려운 12 난제를 처리한 후 올림포스로 불러 올려져 신이 됩니다. 12난제는 처음에 보면 그 괴물이 그 괴물 같거든요. 하지만 배경 스토리가 있다면 읽기가 그리 지루하진 않습니다. 헤라클레스의 스토리, 인간 극장을 열어봅니다.
그는 제우스의 아들입니다. 어머니는 알크메네입니다. 알크메네는 결혼을 한 유부녀(또는 약혼자가 있는 여자)였는데 남편(연인)이 전장에 나간 사이에 제우스가 방문해요. 제우스는 하루밤을 3일로 연장해가며 보냅니다. 그 밤에 여자는 임신합니다. 이런 남자로는 다윗왕이 있군요. 우리야의 아내 밧세바를 취했지요. 다윗왕은 그 남자를 전장으로 보내 죽게 하죠. 제우스의 해법은 다릅니다. 남편이 돌아와 또 다른 아이를 임신해 이란성 쌍둥이를 출산합니다. 이건 제우스의 또 다른 이란성 딸쌍둥이 헬레네와 클리타임네스트라의 출생 스토리와 비슷합니다. 암튼 알크메네는 제우스신의 아들 헤라클레스, 인간남편 암피트리온의 아들 이피클레스를 동시에 출산합니다. 태어날 때는 누가 누구 아들인지 알아볼 수 없었어요. 생후 8개월 때 헤라가 아이들의 요람에 뱀을 풀어놓았어요. 그 때 한 아이는 기절초풍하고 한 아이는 뱀을 쥐고 비틀어버립니다. 이걸 계기로 아들을 구분하게 됩니다.
빠르게 성장하여 뛰어난 체구와 힘을 지니게 된 헤라클레스는 단기간에 모든 기술을 습득합니다. 각 방면의 고수들로부터 마술(馬術), 전차를 모는 기술, 격투기, 검술, 궁술 등 무기 사용법을 배워요. 헤라클레스는 무술뿐 아니라 하프도 배워요. 하프 실력이 신통찮았어요. 부아가 치민 헤라클레스는 야단을 치는 스승 리노스를 때려 죽입니다. 엄청난 사고를 낸 거지요. 헤라클레스는 리노스에 대한 살인죄로 재판을 받지만, 정당방위를 주장하여 무죄로 풀려나요. 그러나 양부인 암피트리온은 헤라클레스의 과격한 성격이 염려되어 다시는 그와 같은 소동이 벌어지지 않도록 그를 키타이론 산으로 보내 양치기로 살도록 합니다. 그 무렵 키타이론 산에서는 사자가 출몰하여 가축들을 마구 잡아먹고 있었어요. 맨주먹으로 그 사자를 때려잡은 헤라클레스는 가죽을 벗겨 몸에 걸치고 크게 벌려진 주둥이 부분은 투구로 삼았어요. 신화를 소재로 한 그림과 조각에서 몽둥이와 사자가죽을 가진 사람은 헤라클레스입니다. 또한 50일간에 걸쳐 매일 밤 다른 여성과 관계를 가졌다는 에피소드도 이 무렵 힘이 넘치는 헤라클레스를 보여줍니다.
애석하게도, 헤라클레스가 쉬 폭발하는 성정을 이기지 못하고 가까운 지인을 죽인 사고는 하프 스승 리노스에서 멈추질 않습니다. 헤라클레스로서는 커다란 통한이 될 일이 발생합니다. 그는 자신의 자식들을 죽이고 맙니다. 그 전에 그의 (첫번째) 결혼이야기를 해 봅니다. 헤라클레스는 사자를 퇴치한 후 고향인 테베로 돌아가는 길에 역시 테베로 향하던 오르코메노스의 에르기노스 왕의 사자를 죽입니다. 테베인에게 아버지를 잃은 오르기노스 왕은 그 앙갚음으로 20년간 테베에서 공물을 거둬갔는데, 헤라클레스가 죽인 사자는 바로 그 공물을 징수하러 가는 길이었어요. 테베를 구하기로 결심한 헤라클레스는 사자의 귀, 코, 손을 잘라낸 다음 그것을 목에 매달아 오르코메노스로 돌려보냈어요. 이에 분노한 에르기노스 왕은 대군을 이끌고 테베를 침공하지만, 헤라클레스는 아테나 신으로부터 무기를 하사받아 물리칩니다. 테베의 왕은 큰 공을 세운 헤라클레스에게 딸 메가라를 주었고, 두 사람 사이에 세 명의 아들이 태어납니다. 어떻게 해서 헤라클레스가 세 아들을 죽이게 되었을까요? 헤라가 광기를 불어넣어 정신이 이상해졌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하긴 멀쩡한 정신으로 자식을 죽일 수 있는 부모가 있을까요? 대부분의 강력사건은 심리적 폭발 즈음에 일어난 사고일겁니다. 헤라클레스가 타고난 격정과 분노는 힘이기도 했지만 어떨 때는 순간적으로 넘쳐서 사고를 가져왔습니다. 제 정신으로 돌아온 헤라클레스는 테베를 떠날 수 밖에 없었어요. 그의 죄책감을 설명해 주는 일화가 있어요. 델포이로 가는 도중에 만난 여자와 여장을 하고 놀았다는 부분입니다. 그게 죄책감인지 아니면 헤라클레스의 성적 취향인지 다층적인 의미 해석의 요소가 있지만요.
테베로 돌아온 헤라클레스는 친자식을 죽인 자신은 남편 자격이 없다고 자책하며 메가라와 헤어집니다. 오이카리아의 왕 에우리토이가 주최한 궁술대회에 승리합니다. 승리자와는 이올레 공주를 주기로 되어 있었으나 그의 전력을 알고 있는 왕이 싫어합니다. 아들인 이피토스왕자가 아버지를 설득해보나 역부족이었어요. 또 한 번의 광기가 일어나 이피토스를 죽이고 맙니다. 죄값을 치르기 위해 신탁을 받기 위해 간 아폴론 신전에서 조차 난동을 부립니다. 그를 내쪽으려는 무녀와 싸움이 나서 삼각의자를 훔치고 신전을 부수겠다고 협박합니다. 이 일로 아폴론신과 싸움이 났는데 제우스가 벼락을 쳐서 중단시킵니다. 암튼 델포이에서 헤라클레스는 신탁을 받습니다. 신탁 내용은 죄를 탕감하기 위해서는 티륜스의 영주 에우리스테오스의 노예가 되어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 해야 하며, 만일 모든 임무를 완수하면 불사의 생명을 얻게 되리라는 것이었어요. 신탁대로 에우리스테오스의 노예로 들어간 헤라클레스는 열 가지 임무를 완수하라는 명령을 받습니다. 이에 따라 헤라클레스는 그리스의 영웅들 중에서도 가장 파란만장한 모험을 하게 됩니다. 에우리스테오스는 헤라클레스에게 다음과 같은 난제를 차례차례 부여합니다. 그런데 에우리스테오스가 누굴일까요? 그는 헤라클레스와 이전의 악연이 더 있어요. 헤라가 헤라클레스에게 주어질 ‘왕’의 축복을 걷어차 칠삭둥이인 에우리스테오스를 먼저 태어나게 했어요. 그래서 그가 차지한 왕 자리는 헤라의 농간이 없었다면 헤라클레스의 자리였을 겁니다.
인제 12난제를 살펴보려 합니다. 이건 무척 재미납니다.
1. 네메아의 사자 퇴치
2. 레르나의 독사 히드라 퇴치
3. 케리네아의 암사슴 생포
4. 에리만토스의 멧돼지 생포
5. 아우게아스의 외양간 청소
6. 스팀팔로스의 새 퇴치
7. 크레타의 황소 생포
8. 디오메데스의 야생마 생포
9. 아마존의 여왕 히폴리테의 허리띠 훔치기
10. 게리온의 황소떼 데려오기
11. 헤스페리데스의 사과 따 오기
12. 하데스의 수문장 머리 셋 달린 개 케르베로스 생포하기
은근슬쩍 헤라클레스가 퇴치하거나 생포한 괴물들을 밑줄그어보았네요. 대부분 동물, 그중에서도 맹수란 걸 알 수 있어요. 자세히 한 번 볼까요?
첫 번째 과제 네메이아의 사자는 자신의 노예로 여자들을 끌고 갔어요. 전사들이 네메이아의 동굴에 들어오면 아파 보이는 여자들에게 달려가겠죠. 그 순간 여자들은 무시무시한 사자로 변해 전사들을 잡아먹어 버렸다는군요. 남은 뼈는 하데스에게 선물로 보내구요. 헤라클레스는 떠돌다가 네메이아에 갔고 클리오네라는 소년을 만납니다. 만일 30일 안에 네메이아의 사자를 죽이면 온 마을이 사자를 제우스에게 공양 올릴 거지만 실패하면 자신이 제물로 바쳐질 거라는 겁니다. 또 헤라클레스가 네메아의 사자 때문에 아들을 잃은 아버지와 만나 원수를 갚아주기를 부탁받았다고도 해요. 네메이아의 사자는 두꺼운 황금털을 갖고 있어서 화살이 튕겨져 나왔어요. 헤라클레스는 사자를 동굴로 유인한 후 몽둥이로 친 후 목을 졸라 죽였어요. 다른 버전에서는 화살을 사자의 입에 쏘아 맞췄다고도 하고요. 칼을 갈아 사자의 가죽을 벗기려 하나 안되었어요. 아네나가 사자의 발톱으로 가죽을 벗기라고 조언해주었어요. 이때부터 헤라클레스는 사자의 가죽을 착용하고 몽둥이를 든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에우리스테스는 헤라클레스가 가져온 사자가죽을 보고 놀라 자빠질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가 두려워서 성 안으로 못 들어오게 한 다음 과제를 주었지요.
두번째 과제는 독사인 히드라를 죽이는 일입니다. 알다시피 헤라는 결혼의 여신입니다. 헤라가 진노해서 머리가 여럿 달린 괴물 히드라를 보낸 사연은 이러합니다. 이집트 출신의 다나오스는 형 아이킵토스가 자신의 재산을 노리고 자신의 딸 50명과 결혼시키자며 아들 50명을 보내자 조카 50명의 목을 베어 레르나의 호수에 던져버립니다. 아들 50명의 원한, 또는 신성한 결혼을 모독에 분노한 헤라여신의 진노로 헤라여신은 히드라를 레르나 호수에 보냅니다. 여행객을 잡아먹게 하죠. 여러 세대동안 골칫거리였던 히드라를 퇴치하라 헤라클레스에게 지시합니다. 히드라의 목은 자르면 잘려나간 목이 2개로 늘어납니다. 그래서 곧 히드라의 목은 100개가 되지요. 이거 뭐 나무도 아니고 순따기 하듯이 늘어납니다. 헤라클레스는 이올라스의 도움을 얻어 100개의 머리 외에 진짜 머리를 베어 히드라를 죽였어요. 또 다른 전승에서는 목을 벤 자리를 불로 지져서 머리가 다시 나는 걸 막았다고도 하구요. 이 때 히드라의 목에서 독이 든 피를 받았고 이후 자기 화살에 섞어 독화살로 사용했다네요.
세번째 과제는 케리네이아의 암사슴을 생포하는 겁니다. 에우리스테우스는 괴물이 죽이라니 너무 잘 하니까 이번에는 생포해 오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화살처럼 빠른 암사슴입니다. 헤라클레스는 1년동안 그리스 전역을 다니며 암사슴을 뛰쫒습니다. 지친 사슴이 아르테미시온산에서 라돈강으로 내려가 쉬고 있을 때 사슴의 뒷다리뼈와 근육 사이에 독이 묻지 않은 화살을 쏩니다. 피가 안났겠죠. 생포한 후에 미케네로 데려갑니다. 에우리스테우스는 자신의 사슴을 학대한 헤라클레스를 아르테미스여신이 벌할 거라는 계산을 하고 있었습니다. 미케네로 가는 도중에 우연히 아르테미스와 아폴론 남매를 만났어요. 헤라클레스는 자신의 속죄를 위해서 사슴을 잡았지만 곧 제자리에 데려다 놓겠다고 약속합니다. 약속을 지킨 건 말할 것도 없고요.
네번째 과제는 에라만토스의 멧돼지를 생포하는 겁니다. 농작물을 망치고 황폐하게 했지만 너무 재빠르고 사냥꾼과 여행객을 살상하여 잡지 못한 지가 한참되었습니다. 헤라클레스는 1년간 멧돼지를 추격합니다. 눈 속으로 몰아세워 지치게 한 다음 생포했습니다. 이 돼지를 잡아서 돌아오는 길에 폴로스라는 켄타우로스의 환대를 받습니다. 그러나 만찬에서 술에 취한 켄테우로스 몇 명이 시비를 걸어와요. 역시 취중이었던 헤라클레스가 히드라의 독을 묻힌 화살을 쏘다가 현자 케이론 맞힙니다. 케이론은 죽지 않기 때문에 고통이 큽니다. 실수였지요. 제우스가 케이론을 하늘로 올려 사수자리에 거하게 합니다. 사로잡은 멧돼지를 가져가자 에우리스테우스는 기겁해서 청동항아리에 숨었다네요.
다섯번째 과제는 아우게이아스의 외양간을 청소하는 겁니다. 30년 동안 한 번도 청소를 안한 외양간의 오물이 어마어마했을 겁니다. 헤라클레스는 인근 두 강의 물줄기를 끌어다 물청소까지 싹 합니다. 아우게아아스는 감사의 표시로 소 300마리를 선물합니다. 또 다른 버전에서는 아우게이아스가 약속을 안 지켜 화가 난 헤라클레스가 형 이피클레스와 병사를 이끌고 아우게이아스를 죽이고 아들을 옹립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전쟁에서 형이 죽고 맙니다. 어머니 알크메네에게서 같이 태어난 인간 형, 아마도 평범한 형이었겠지요.
여섯번째 과제는 스팀팔로스의 새를 퇴치하는 겁니다. 헤라클레스의 외할아버지 펠렙스는 정치적인 회합을 위해 초대한 아르카디아의 왕을 토막살해한 뒤 스팀팔로스의 늪에 던져버립니다. 신뢰를 배신한 일로 펠롭스는 신들의 노여움을 삽니다. 신들은 괴성을 지르는 새들을 출현하게 해 스팀팔로스 숲을 황폐하게 합니다. 헤라클레스는 화살로 쏘았으나 새의 수가 너무 많아 역부족이었어요. 결국 청동방패를 써서 두들겨 더 큰 소리를 냅니다. 새들끼리 서로 부딪쳐 혼란스럽게 해 추락사시킵니다.
일곱번째 과제는 크레타의 황소를 생포하는 겁니다. 에우리스테우스는 크레타의 왕 미노스로부터 황소를 처치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어요. 이 황소는 제우스가 에우로페를 납치할 때 잠시 몸을 빌었던 것으로, 미노스가 포세이돈에게 바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잉태케 한 황소입니다. 지나치게 난폭하여 골칫거리가 되었던 참이었어요. 크레타의 들판에서 황소와의 씨름 끝에 헤라클레스는 이 황소를 생포하는데 성공합니다. 에우리스테우스는 이 황소를 헤라에게 바쳤으나 여신은 받지 않았습니다. 황소는 마라톤으로 건너가서 소란을 피우다가 영웅 테세우스에 의해 처단됩니다.
여덟번째 과제는 디오메데스의 야생마를 생포하는 겁니다. 트라키아의 왕 디오메데스는 자신의 말을 인육을 먹여 기릅니다. 처음에는 나라 안의 범죄자나 사형수를 썼지만 먹이감이 부족해지자 지나가는 여행객에게 시비를 걸어 씨름을 하자고 제안한 뒤 패자를 암말의 먹이로 썼어요. 여행객을 가장한 헤라클레스는 씨름에서 이겼어요. 왕 자신을 암말에게 먹이로 먹여버렸습니다. 이때부터 인육맛을 잃어버린 암말들은 이후로는 인육을 먹지 않게 되었다고 합니다. 암말의 혈통에서 알렉산더 대왕의 종마가 나왔다고 합니다.
아홉번째 과제는 아마존 족의 여왕 히폴리테의 허리띠를 훔쳐오는 겁니다. 에우리스테우스의 딸이 그 허리띠를 갖고 싶어했기 때문입니다. 이건 군신 아레스가 선물한 것입니다. 헤라클레스는 아마존으로 갑니다. 그런데 아마존족은 그에게 저항하지 않았고 히폴리테 여왕 역시 그의 애인이 됩니다. 허리띠는 선물로 받아듭니다. 헤라크레스가 허리띠와 히폴리테 여왕을 데러가자 아마존족은 헤라클레스를 추격합니다. 그때 히폴리테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판단한 헤라클레스는 그녀를 죽이고 맙니다. 또는 히폴리테가 헤라클레스 편에 섰다고 동족에 의해 죽었다고도 합니다.
열번째 과제는 바다 건너 에일리테이아 섬에서 게리온의 소를 데려오라 합니다. 게리온은 메두사의 아들인 크뤼사오르의 아들입니다. 몸과 머리가 세 개이고 소리는 1만명의 소리와 맞먹고 많은 가축을 소유했습니다. 헤라클레스는 섬으로 가는 도중에 신들의 시험을 받습니다. 헤라클레스의 자질을 시험하는 거죠. 포세이돈은 파도를 보냈어요. 아폴론도 접근해 옵니다. 헤라클레스는 이 두 신에게 히드라의 독이 묻은 화살을 들이대며 위협합니다. 헤라클레스의 용기를 가상히 본 아폴론은 매일 저녁 서쪽에서 동쪽으로 타고 온다는 접시를 빌려주어 바다를 건너가게 돕습니다. 헤라클레스는 비밀리에 소떼를 배에 태웁니다. 걸리적거리는 이들을 독이 묻은 화살로 처단합니다. 도망치는 과정에 아틀라스 산에 도착해 이 산의 일부를 무너뜨렸다고 합니다. 이것을 ‘헤라클레스의 기둥’이라고 부릅니다. 지브롤터 해협을 거나 히스파니아와 갈리아, 이탈리아를 지나갔습니다.
열한번째 과제는 헤스페리데스의 사과를 따오는 겁니다. 그건 제우스가 헤라에게 선물한 사과나무에 달린 겁니다. 혹은 할머니 가이아가 제우스와의 결혼선물로 헤라에게 주었다는 말도 있죠. 암튼 헤라에겐 무척 소중한 사과입니다. 헤라는 서쪽 정원에 심고, 헤스페리스 자매들과 잠들지 않는 용 라돈에게 지키도록 했습니다. 헤라클레스는 길을 알고 있는 이를 수소문합니다. 네레우스가 안다고 밝혀지자 그를 찾아갑니다. 그의 말을 듣고 먼저 코카사스 산으로 찾아가 프로메테우스를 구합니다. 프로메테우스가 묶여있던 바위산의 일부를 떼어내어 반지를 만들어 끼움으로써 계속 거기 묶여 있어야 하는 프로메테우스의 운명도 지키면서 자유로울 수 있도로 해 주었습니다. 프로메테우스가 사과를 따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아틀라스를 이용하라는 겁니다. 아틀라스는 서쪽 대양에서하늘을 떠받치는 벌을 받고 있는 중이었어요. 그가 그리된 사정은 티탄의 전쟁에서 제우스에게 대항한 죄값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헤라클레스는 자신이 하늘을 떠받치고 있을테니 황금사과를 가지고 오라고 부탁합니다. 아틀라스가 황금사과를 따서 돌아왔을 때 헤라클레스는 아틀라스에게 꾀를 씁니다. “지금 자세가 불편하니 하늘을 짊어지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하죠. 아틀라스가 헤라클레스에게 넘겨받는 순간 황금사과만 챙겨서 미케네로 도주합니다.
열두번째 과제는 하데스의 수문자 케르베로스를 데려오게 합니다. 테세우스를 통해 신앙에 귀의한 헤라클레스는 데메테르의 밀교에 가입하여 신도자격으로 지하로 내려갑니다. 망각의 강 스틱스의 뱃사공 카론은 살아있는 필멸자를 태우길 거절합니다. 헤라클레스는 불같이 화를 내며 카론을 협박하여 하데스의 왕궁으로 갑니다. 카론은 헤라클레스를 도운 죄값으로 오랫동안 바위에 묶여있는 벌을 받게 되고요.
12과업을 모두 마치자 에우리스테우스는 공포에 질려서 헤라클레스를 추방합니다. 다시는 아르골리스에 나타나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습니다. 죄를 씻기 위해 3년간 노예신분으로 일하면서 12과제를 달성합니다. 노예생활을 마쳤을 때 데이아네이라는 아름다운 아내와 결혼을 합니다.
길고 재미난 여정에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볼까 합니다. 헤라클레스는 누구의 인정을 받고자 했을까요? 헤라클레스의 이름은 ‘헤라의 영광’이라는 뜻입니다. 이 이름이 어떤 사유로 붙여졌나 궁금하네요. 독특합니다. 왜냐면 헤라는 헤라클레스와 어머니를 못 괴롭혀 안달냈거든요. 헤라는 공식적인 정처를 두고 수많은 세컨드와 서자를 두었던 가부장제와 비슷한 신들의 결혼에서 정식 결혼식을 올리고 아내가 된 본처였거든요. 헤라가 제우스의 여자와 아이들에게 했던 행동은 일종의 잔혹사라 불릴 만한 에피소드들이 즐비합니다. 알크메네와 헤라클레스에게 한 행동도 만만찮아요. 우선 알크메네의 출산이 가까워졌는데 출산에 관련된 여신들을 돕지 못하도록 해요. 에일리테리아는 헤라의 딸이었고 출산의 여신이었어요. 아르테미스도 엄마 레토여신의 출산을 도운 뒤로는 다른 출산을 봐주곤 했어요. 헤라의 사주로 두 출산 관련 신이 모두 출정금지당합니다. 에일리테이아는 팔짱을 끼고서 방관합니다. 결국 갈라테아라는 하녀가 기지를 발휘해서 아이를 낳게 됩니다. 출산의 여신이 팔장을 풀게 했어요. 족제비를 풀어놓았거든요. 그 바람에 갈라테아는 헤라로부터 족제비로 변신하는 앙갚음을 당하죠. 게다가 출생시기도 장난칩니다. 제우스는 헤라클레스를 염두에 두면서 언제 언제 어디서 태어나는 아이가 지배자가 될 거라고 축복을 내리지요. 그런데 헤라는 알크메네의 아들이 지배자가 되는 걸 방해하기 위해 칠삭동이를 태어나게 합니다. 그것도 되었던 게요 그도 페르세우스의 후손이었거든요. 페르세우스는 제우스의 아들이었으니까요. 두 번째는 헤라클레스와 쌍둥이 형제가 쓰는 요람에 뱀을 풀어놓았어요. 아이를 죽이려던 심사였죠.
헬라클레스의 12난제는 헬라클레스가 지은 죄를 보상하기 위한 것이었어요. 그는 다혈질이었어요. 불뚝성이를 냇어요. 안 그렇겠어요? 마음에 불이 들어있고 힘이 있는 이였어요. 불뚝성이는 헤라클레스의 열정과 힘에서 연유하지만 싸움과 폭력의 동력이기도 했어요. 어떤 경우에는 인화성이 높아서 폭발하곤 했어요. 힘을 가지고 있되 그 힘을 제어할 수 없는 이는 자기 안의 맹수에게 물리거나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그 맹수에게서 지킬 수가 없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악기를 가르쳐준 스승을 때려죽였고, 메가라와의 사이에서 난 자식들을 죽였어요. 근친살인은 헤라가 그에게 약을 먹여서 일어난 일이라고도 하구요. 그런데 왜 그가 ‘헤라의 영광’ 또는 헤라에게 영광돌리는 자가 된 걸까요?
알크메네와 헤라는 신화에서 물론 동일인이 아닙니다. 그런데 생모와 계모, 또는 첩과 정실부인으로 분리된 이 두 어머니를 우리 안에서 ‘좋은 엄마’ ‘나쁜 엄마’로 분리된 모습으로 보면 어떨까 싶어요. 콩쥐팥쥐의 계모가 엄마의 다른 면일 수 있듯이요. 알크메네와 헤라를 헤라클레스 안의 좋은 엄마, 나쁜 엄마 그러니까 한 엄마로 본다면요. 헤라클레스의 난제와 헤라는 계속 관련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헤라와의 관련성은 그의 12난제에도 드러납니다. 헤라가 애지중지하는 사과를 따온다거나 헤라가 풀어놓은 괴물 히드라를 처치하는 일 말입니다. 나는 헤라클레스에게 드리워진 엄마의 짙은 영향을 짐작합니다.
헤라클레스는 헤라로 인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건 저주였어요. 처음엔 난제의 형태로 시작되었던 여러 가지 어려움은 그를 영웅으로 돋보이게 했습니다. 우리가 인간극장에서 또는 여러 실화에서 감동하는 건 그에게 주어진 고난과 난제를 태하는 태도와 극복에 있지 않겠습니까? 신이 인간인 그를 올림포스로 올렸다는 게 그런 상징입니다. 그는 힘이 있는 사람이었어요. 한편 약점도 가지고 있었어요.
녕이씨는 누구의 인정을 받기 위해 움직여갈까요? 녕이씨의 도전과제는 누가 주고 있을까요? 그 탐색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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