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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1일 08시 58분 등록

<살아있는 미로> 제레미 테일러 지음, 이정규 옮김, 고혜경 감수, 동연

 

저자에 대하여

 

작가, 목사, 꿈작업 전문가

 

미국에서 1960년대에 처음 꿈작업모임을 시작함. 꿈이 지닌 사회변혁과 영성적 가치에 주목하며 강의 워크숍, 저술 활동을 통해 전 세계에 꿈작업을 소개하고 있다. 보편구제주의 안수를 받은 목사, 창조영성대학에서 박사학위를 킹스타대학에서 명예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Wisdom university, 버클리신학대학원, 초월심리대학원에서 강의하고 있음. 2004년부터 한극을 방문해 꿈워크숍을 진행함. 지은책 <사람이 날아다니고 물이 거꾸로 흐르는 곳>, <꿈으로 들어가 다시 살아나라>, <살아있는 미로>. 세 권 모두 꿈에 나타난 상징과 신화, 원형을 다루고 있다. 몇 년 생일까?

 

저자에 대한 개인적 평가

 

하다 보니 전작주의를 했다. 구본형, 고혜경 두 작가다. 쎄가 빠져라 타이핑을 해대야 하는 북리뷰로는 아직 몇 가지 빠졌다. 읽다보니 고혜경선생님이 번역한 작가의 책까지 다 읽었다. 제레미 테일러와 로버트 존슨이다. 그녀의 책에서 제레미 테일러는 호칭이 빠진 인용 인물이 아니라 번번이 선생님이라고 불리워진다. 아내와 남편의 모델로 그녀는 제레미 테일러 부부를 꼽는다. 한겨레의 기사를 읽었다. 집에 대한 거였다. 그녀의 집에는 깔리여신, 박용학의 그림, 볼타의 잠자는 여신상, 뷜렌도르프의 비너스 상과 함께 3명의 스승의 사진이 있다. 마리자 김부타스, 조셉 캠멜, 제레미 테일러. 김부타스와 캠벨은 벽에 걸린 그림이고 제레미 테일러는 좌우명처럼, 작가가 글쓰고 책읽는 책상 위에 세워진 사진이다. 어떻게 생각하는 지를 알 수 있다. 제레미 테일러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데 나는 자꾸 고혜경 이름을 들먹인다. 그 이름에 인력이 있다. 끌려가보기로 한다. 고혜경은 신화학 박사이고 그룹투사 꿈작업 전문가이다. 한국에 그룹 꿈작업을 소개했다. 제레미 테일러는 꿈작업을 시작한 사람이다. 그이들은 끈끈한 스승과 제자의 관계다.

 

나는 그를 직접 만나 적이 한 번 있다. 아직 그의 아내의 건강이 좋아 한 국에서 매년 꿈웍샾을 진행할 수 있었던 때다. 2009년이었다. 칠곡의 순례성지에 세워진 피정의 집에서였다. 그 때 내가 살던 집은 비가 오면 항구에서 냄새가 올라왔고, 황 비스무리한 냄새 때문에 해가 뜨기 전에는 환기를 시키지 않았다. 여름비가 몹시 왔다. 호우경보가 종종 발호했고, 열대우림처럼 비가 지루하니 내렸다. 습해서 서랍 속의 이불에 곰팡이가 피었다. 제습기가 제일 많이 팔리던 때였다. 나의 삶 역시 서른아홉의 호우경보에 지루한 우울과 곰팡이에 제습이 필요한 때였다. 비 예보를 듣고도 나는 배낭을 꾸려 떠났다. 23일간 내내 자고 일어나 꿈작업만 했다. 그 매대에 동연의 가족세우기 책이 있었다. 가족세우기에 대한 관심과 참여 역시 그때 출발했다. 커다란 강당에는 동그랗게 의자가 있고 가운데에 초와 몰타의 잠자는 여신상, 뷜렌도르프의 풍만한 여신상이 있었다. 고혜경선생님이 동시통역을 하면서 진행했다. 그때 나는 내 꿈 하나 작업했다. 바로 이꿈이다. 두 가지 기억이 뒤섞여 있다. 내꿈을 직접 다루지 않았던 것도 같다. 나는 가정동 피정의 집이 아니라 칠곡의 피정의 집이었다고 기억하는데 아니었던가? 칠곡에서는 내 꿈을 다루지 못하고 질문만 했던 것 같다. 그 즈음 나는 밤마다 요리하는 꿈을 꾸었다. 떡도 만들고, 공항에다 커다란 가마솥을 걸어놓고 할머니와 같이 밥을 하고, 약도 고고, 풀도 뜯었다. 또 버려져 혼자 떨어진 아이에게 집과 부모를 부모를 찾아주는 꿈을 무수히 꾸어대고 있었다. 내가 데려다 준 여자가 자살을 해서 그녀의 관을 차트렁크에 되싣고 나오며 난감해 하기도 했다. 미역국을 장복했고, 내 살림살이는 분노와 병존했다. 그 웍샾에서 <사람이 날아다니고 물이 거꾸로 흐르는 곳>의 역자인 이정규씨 앞에서 밥을 먹었다. 내가 읽은 책의 저자나 역자 앞에 앉아 보는 건 영광스럽다. ‘마흔살을 무엇으로 기념할 건지를 이야기 했다. 그녀는 은발로 머리카락을 탈색하고 귀를 여러 방 피어싱하겠다고 했다. 나는 출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웍샾에서 돌아와 충동적으로 지원서를 썼다. 결혼을 안해서 아이를 못낳으니 책이라도 낳겠다는 심산이었다. 어쨎든 진정한 나의 삶이 그때 시작되고 있었다. 부모의 집에서 내어쫒긴 후였다. 그가 말했다. “요리 등 일상적으로 하고 있는 일의 창조적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나는 일상이라는 키워드가 소중하다. 그런데 인상깊은 건 다른데 있었다. 그는 미국사람 치고도 거구였다. 그리고 나이가 일흔 가까웠다. 나는 그 나이의 남자가 부드럽고 권위적이지 않은 남자를 거의 보지 못했다. 그 성당에 준비된 슬리퍼는 아주 작었다. 그걸 그가 신으로면 마치 애기 신발에 어른이 발을 끼운 것처럼 발이 반 밖에 안 들어갔다. 티셔츠에 변바지를 입고서 그 조그만 슬리퍼를 신고 다녔다. 나느 그 슬리퍼가 계속 그에 대한 상징처럼 생각되었다. 또 하나 스승님을 모시고 꿈작업을 진행한느 것에 대한 고혜경샘의 열정이 느껴졌다. 돌아와서 제레미 테일러씨의 책을 모두 구입해 읽었다. 그리고 또 5년이 지났다. 나느 그동안 꾸준히 꿈일기를 써왔다. 그리고 그때 떨어졌던 연구원에 재수해서 붙었다. 마쳤다. 이런저런 에피소드를 겪으며 나는 선생님이 그럼 넌 신화로 해봐라한 마디 하신 걸 깃발삼아 오고 있다. 사사할 스승을 한 분모시라고도 했다. 나더러 대학원이나 이런 공식적인 교육과정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았다. 어렵지만 재미있는 분야다. 그리고 올해는 휴직을 한 덕에 고혜경선생님의 그룹투사꿈작엡에 봄가을 모두 참여했다. 5년간 나는 어떤 변화가 있었찌?

 

2. 내가 저자라면

 

1) 뼈대 및 목차

 

한국어판을 내며

꿈작업에서 지켜야 할 것 익명성과 비밀 보장

1. 원형이란 무엇인가? - 마법에 걸린 개구리, 등산, 성에 관한 신화와 꿈 탐색

2. 집단 무의식의 은유의 예 나비, 외계인 납치, 사라진 문명

3. 사랑과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들 원형과 본래의 성

4. 태모에 대한 집단적인 억압과 잃어버린 온전함의 회복

5. 헤롯의 군대와 영원한 곤경에 처한 신성한 아이

6. 오이디푸스왕 서구 가부장제의 건국신화

7. 요카스타 여왕 모계 사회에서 부계 사회로의 전환에 관한 신비한 이야기

8. 그림자, 트릭스터, 자발적 희생

9. 꿈작업을 위한 도움말 10가지

부록1 신화와 꿈 공부에 도움이 될 참고 자료

부록2 본문 보충 설명과 참고 문헌

 

2) 장점 및 보완점

 

 

다른 책들에 비해 이것은 좀 더 꿈에 집중되어 있다. 꿈과 신화가 모두 인류의 무의식에서 기인하고 상징과 은유를 사용하다. 원형에 기반해 원형을 드러낸다. 꿈은 인종, 종교, , 사회경제적 위치, 교육수준과 상관없이 매우 평등하고 범용한 언어다. 평등하다. 제레미 테일러는 꿈에 관한 개척자다. 한국인들은 예지몽이나 태몽 등 소중히 생각한다. 전일성과 건강을 위해서 무의식이 보내는 선물이며 신이 보내는 연애편지이며, 백설공주의 왕비 앞에서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던 마법의 거울이다. 수수께끼로 주어진 해답이라고도 한다. 사회변혁과 공동체의 균형에도 쓸모가 있다. 그는 1960년대에 꿈작업을 시작했다. 50년 이상 꿈을 다룬 마스터다. 게다가 가의 책은 신화에 기반한다. 그가 지적한 인류 문명에 e한 걱정이 있다. 그는 남성적 에너지 (상승, 확대, 팽창)가 전지구적으로 가져온 결과에 주목한다. ‘계발은 되었지만 여성적 에너지와는 분리되었다. 의식과 무의식이 분리된 것도 그렇다. 그거의 영향으로 여성은 자연과 생태계 파괴의 문제도 심각하다.

꿈은 무의식에서 보내온 단서다. 개인과 사회, 인류의 건강과 전일성을 치유하려 온다.

 

번역체 문장이 길어서 읽기 힘들었다. 원문을 그대로 번역해 놓아서 그런 듯 하다.

<살아있는 미로> 가 책의 제목이다. 이게 뭔가? 신화일까? 꿈일까? 원형일까? 그는 신화를 성스러운 서사의 의미로 사용했다. 원형에 대해 설명하면서 많은 꿈사례와 신화가 녹아있다. 책 전체에서 인류 문명에 대한 걱정을 읽을 수 있었다.

 

가부장제 이전에 모성적인 여성(여신) 중심사회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하라파와 모헨조다로 유적은 너무 옛날 이야기다. 유사 이래 인류는 가부장제 사회였다. 무너진 이유도 너무나 하급하다. 생식에 관여하는 숫컷의 역할에 대해 유목민은 알았는데 농경인은 몰랐다. 그리고 별의 움직임을 잘못 관측했다. 또는 기동력 부족도 그렇다. 인류가 더 오랜 세월 평화로운 모권사회였다가 가부장제 사회였던 시절이 훨씬 적었다. 인유의 또는 지구 생태계의 문제를 나도 알고 있따. 그것에 대해 해법으로 그동안 가부장제의 영향이었겠지만 남성적인 에너지만을 주로 사용하고 여성적인 것, 땅 적인 것을 소홀히 했으니 그걸 다시 살리라는 말은 설득력 있다.

요카스타여왕은 편은 그가 뮤즈가 불러준 것을 받아쓴 장시다. 이런 방식으로 많은 작가들이 저술한다. 오이디푸스왕의 사례를 친자에게 왕의 자리를 물려주려는 과정의 과도기에서 있었던 일로 보고 있다. 이오카스테 여왕의 입장에서 그 일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이오카스테는 열쇠를 쥐고 있는 인물인데 지나치게 비중이 작았었다.

 

꿈을 다룬 경험으로 그는 여러 가지를 반박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융은 남성 안에는 아니마가 여성 안에는 아니무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는 여성과 남성 안에 모두 아니마와 아니무스가 있다고 보았다. 그가 제안하는 그룹투사 꿈작음을 매우 훌륭한 형태의 자기탐색작업 일 수 있겠다. 익명성과 자기 고백식의 룰만 지켜진다면 말이다. 맨나중에 꿈작업에 대해 읽은 것으로 권하는 것을 메모했다. 융의 저작물이다.

*이 책을 내 책에 적용한다면

 

신화의 의미를 성스러운 서사로 밝혔다. 그는 전공자다. 창조영성학과 신학 박사다. 그런데 나같은 비전공자가 신화에 대한 책을 쓰면서 전공자들에게나 일반인들에게 욕 안 먹고 두루뭉수리하게 읽히지 않고, 나름 열심히 공부를 했고, 생활 속에서 면밀히 관찰했다는 인상을, 그러니까 성실히 공부했다는 말을 듣고 싶다. 그런 느낌을 주는 성실한 책이었으면 한다. 비한편 비전공자의 소득을 맘껏 누리는 것도 필요하다.

 

3) 감동적인 장절

 

 

3.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한국어판을 내며

 

7 유행이나 패션이 왔다가 사라지듯 우리의 꿈도 변화의 물결과 채색된 양상을 일시적으로 드러냅니다. 그러는 와중에도 꿈 세계의 심오한 차원에서는 우리 각자의 운명과 인류 집단의 숙명이 전개되고 있습니다. 우리 각자가 영위하는 삶의 기저에는 은유와 상징으로 구성된 인류 보편의 언어가 펼쳐집니다. 이 언어에 대해 깊이 자각하면 할수록 깨어있을 때나 잠을 잘 때나, 삶을 훨씬 충만하게 영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인류의 미래를 결정하게 될 창의적인 에너지와 아이디어를 보다 분명하고 효과적으로 이해하게 되고 이를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꿈작업에서 지켜야 할 것 익명성과 비밀 보장

 

8 꿈은 우리 삶의 전반을 반영하며 길잡이 역할을 합니다.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영향을 미치는 마음 깊은 곳의 감정, 신념, 삶의 행동 유형들도 드러내 보여 줍니다.

 

8 삶의 의미와 중요성을 의식에서 보다 잘 이해하는 데 꿈은 더할 수 없이 좋은 통로입니다.

 

10 꿈작업 모임에선 무엇보다 서로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아직 성장 중인 인격과 창의성을 탐색하다 보면 각자가 가진 비밀과 아직 무르익지 않은 감정을 나누게 되는데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서로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꿈은 가장 내밀하고 창피한 비밀, 특히 깨어 있을 때 우리 자신의 의식으로부터도 숨기고 있는 비밀을 상징의 형태로 드러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참석자들이 자신들 삶의 내밀한 이야기를 예상치 못한 곳에서 소문의 형태로 만나게 되는 일은 없을 거란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11 저는 저와 함께 꿈작업을 하는 분들께 익명성을 지켜줄 것을 당부합니다. 물론 누구든 필요하면 언제든 당연히 비밀을 지켜달라고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지난 25년간 엄격한 비밀 유지가 아니라 익명성에 동의해 준 모든 분께 특별한 감사를 드립니다.

 

 

들어가기 전에 꿈에 대한 쓰레기 처리 이론에 관해

 

15 인류라는 종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 복잡하게 얽혀 서로 의존하며 살아가는 생명체들을 부양하는 지구의 능력을 비정하게 파괴해왔기 때문이다. 이 위기는 인간이 과학이란 마술의 도제로서 당장의 만족을 위해 자연을 무정하게 조작하면서 가속되어 왔다. 짧은 시간에 과학이 놀라운 성공을 거두고 기술이 바로 산업화하면서 (과학기술이 전문화하고 작은 목표에 집중해 논리적, 이성적, 선형적인 사고력으로 정서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처럼 보인 덕분에) 우리는 보다 깊은 곳의 무의식과 보다 참되고 자발적인 자아로부터 소외되는 부차적인 결과를 겪고 있다. 또 오래되긴 했지만 진화하는 스스로를 인식하고 균형과 제 정신을 유지하는 데 가장 믿을 만한 신화와 꿈이라는

인류의 가장 큰 문제를 유기체 지구, 가이아를 파괴한 것으로 보는가?

논리적, 이성적, 선형적 사고는 굳이 말하자면 남성적인 사고다.

무의식에 대한 건 여성적사고다.

 

15 나는 신화라는 단어를 신성한 서사라는 가장 포괄적인 의미에서 사용한다는 점을 처음부터 분명히 말하고 싶다. 인도유럽어에서 신화는 과 어원이 같고, ‘의미 있는 말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렇게 보면 깊이 믿고 있는 신념이나 깊이 느낀 심리영성적인 체험에 어떤 구체적인 모양을 부여하는 전통적인 이야기는 모두 신화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깊은 신념과 체험을 바탕으로 설득력이 있으면서도 상징적인 모양을 줄 수 있는 모든 지어낸 이야기 또한 그것이 오랫동안 이름 없이 정해진 구전 전통이라고 신화적이다. 하지만 나는 이 단어가 흔히 쓰이는 두 가지 방식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사실처럼 통용되는 거칠고 근거없는 환상을 얕보거나(‘네가 모르는 걸로 상처 안입는다는 건 신화야.“) 다른 사람의 종교적인 신념을 폄하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다. (”선교사들이 도착하기 전에 있었던 흰 버팔로 신화는 평원 인디언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내가 신화라는 표현을 쓰는 예를 들면 신약과 구약은 공식적인 그리스도교 신화의 서사적 기반이라고 할 때다.

신화에 대한 책은 신화에 대한 조작적 정의든, 학문적 정의든 정의를 다루는 부분이 반드시 필요할 듯 하다. 신화학, 종교학 전공자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나중에 나오듯 신화는 저런 의미로 많이 사용되지. 결혼신화라고 할 때 결혼에 대한 그릇된 믿음정도로 쓰임.

 

16 꿈에 지혜와 통찰, 계시, 창의적인 영감이란 선물이 담겨 있다는 고대의 믿음을 공들여 일관되게 공격한 것은 아마도 프란시스 크릭과 그래엄 미치슨이 발표한 논문일 것이다. 이 논문으로 꿈의 궁극적인 의미와 목적을 밝혔다고 주장하는 저자들은 꿈의 기능이 단순히 뇌의 회로를 청소하고 쓸모없고 무관한 자료를 내다버리기 위한 것이라고, 그러니까 일종의 정신적인 배설이라 주장했다.

 

17 꿈은 90여 분 간격으로 주기적으로 꾸게 되는데, 이 주기는 주의깊게 관찰 증명된 깨어있을 때의 최대 집중 시간과 일치했다. 이 주기는 단기기억을 더 깊은 곳에 넣어 접근이 덜 쉬운 장기 기억으로 바꾸는 것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

1) 만약 최대집중 시간이 90분에 불과하다면 2시간 이상의 작업은 1시간 반 단위로 쪼개는 것이 좋겠다. 휴식없이 2시간 반 가면서 중간에 딴 짓 하는 건 당연.

2) 단기기억을 분류하고 매만져 장기기억으로 저장하는 것도 꿈의 한 역할.

 

18 제대로 된 상징은 늘 다중의 목적을 가지며 동시에 다양한 층위에서 의미와 중요성을 전한다. 이 점이 바로 단순한 기호sign과 상징이 구별되는 것이다. 기호는 하나의 메시지를 모호하지 않고 분명하게 전달하고자 한다. 상징을 지닌 형태에 대해 그저 한 층위의 의미만을 보여주는 분석은 그 정의상 불완전하고 부적절할 수 밖에 없다.

 

20 어린아이가 성인보다 동물이 등장하는 꿈을 더 많이 꾼다. 여성이 남성보다 악몽을 많이 꾸고 꿈에 나타난 색깔을 더 잘 기억한다. 사람과 상호작용하여 말을 하는 꿈을 꾸는 빈도도 여성에게 더 높다. 남성들은 기계를 조작하거나 다른 인물들과 몸싸움을 하는 꿈을 더 많이 꾼다.

 

22 꿈꾸는 것 자체는 인류 보편적인모델로 의미를 만들어 내는 원형적인 체험

 

22 꿈과 마찬가지로 신화들도 상징의 형태를 띠고 있고, 하나의 의미만 지닌 신화는 없다. 왜 세상이 이런 모습인지(왜 계절이 바뀌는지, 왜 식물이 주기적으로 자라고 죽는지, 남녀의 차이가 생기게 된 첫번째 원인이 무엇인지, 뒷산은 왜 저런 모양이 되었는지) 설명하려는 신화들은 인간 심리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구조와 그곳에서 반복되는 유형에 대한 심오한 상징적인 형태도 부여한다. 사실 애초에 이런 신화가 생겨난 곳도 그곳이다.

 

23 꿈과 신화는 우리가 개인으로나 사회 집단으로 발전하는 모양을 만들어 온 타고난 무의식적인 경향(원형)을 드러낸다.

 

24 나는 스스로에 대한 깨달음과 이해라는 의식의 빛만이 점점 더 긴박해져 가는 우리가 처한 상황을 비추고 변환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24 이 책은 개인과 집단이 가진 최고의 창의력을 북돋우고 양분을 줘 현대인의 삶에서 가장 시급한 질문과 요구에 대응하게 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우리의 문제는 사람 사이의 예의와 상호존중이 쇠퇴하고 계속되는 전쟁과 생태계의 위기, 개인이나 집단으로서의 삶에서 의미와 목적, 창의적인 기쁨의 상실로 야기되고 성격지워진다. 30여 년 동안 이런 원형적인 드라마를 다뤄온 내 경험에서 볼 때 꿈과 신화를 보다 깊이 이해하게 되면 개인적인 차원과 집단적인 차원 모두에서 직접적이고 긍정적인 효과를 가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인간성 상실, 공동체 붕괴, 자연환경 파괴의 문제를 이 저자도 같이 보고 있다. 그는 꿈과 신화를 다루는 이인데.

 

 

1. 원형이란 무엇인가? - 마법에 걸린 개구리, 등산, 성에 관한 신화와 꿈 탐색

 

45 고대의 마법에 걸린 개구리 왕자/공주의 이야기는 자기 자신이 진정한 행복과 영적인 충족감을 찾으려면 개인으로나 집단적으로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자기의 진정한 에너지를 창조적으로 표현해야만 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 에너지가 흔히 처음에는 가장 저급하고 혐오스런 비인간적인요소의 형태로 나타난다고 하더라도. 왜냐하면 오래도록 거부되던 요소들(융이 그림자라고 불렀던 원형)을 의식에서 인정하고 통합할 때에야 비로소 인격과 사회가 건강한 균형을 찾고 창의적으로 온전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 마법에 걸린 개구리이야기들이 꿈에 나타났건 동화로 들려지건, 각자가 사회적, 정서적으로, 지적, 영성적으로 성숙한 성인이 되는 인류 보편의 임무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고 돕는 역할을 한다. 심리적, 영성적으로 말하면 모든 사람은 통합된 인격이라는 잃어버린 보물을 되찾고 의미 있는 삶을 경험하기 위해서 자기 인격에서 최악의, 가장 억압되고 무시된 측면인 개구리에게 키스를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48 진정성 없는 착하고자기기만적인 인격으로는 삶의 의미와 재미, 목적을 서서히 잃어버리게 될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가장 비참한 꿈, 어둡고 무서운 꿈을 꾸게 될 가능성이 크다.

 

50 개구리는 성장과정에서 극적인 변태와 변화를 겪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삶이 뒤바뀌는 심오한 심리 영성적인 성장과 변환, 인간의 원형적인 직관에 대한 은유가 된다.

두꺼비도?

 

51 개구리의 자연스런 삶의 주기에서 보듯 원래 태어난 물과의 인연을 잃어버리지 않고 물에서 나와 마른 땅으로,물고기에서 육상생물로 이동하는 것은 인간이 경험하는 모든 형태의 심리 영성적인 발달에 대한 너무도 적적한 자연스럽고 원형적인 비유이다.

그러네. 인간도 처음 태아일 때는 양수 속의 물고기였네.

 

52 특히 열대문화권에서 개구리 신 또는 여신들은 비와  땅의 비옥함과 많이 연관되어 있다. 비와 풍작을 기원하고 또 영성적인 발달과 진보를 인도하고 보호하는 존재로 숭배하고 그 비위를 거슬리지 않으려 애썼다.

 

53 ‘산길은 그 자체로 영성적인 갈구에 대한 원형적인 은유이다. ‘산꼭데기로 가는 것은 항상 저 높은 곳의 신성과 교감하기 위해 많은 영성적인 구도자들, 특히 남성 위주의 구도자들이 간 길이다.

 

53 상대적으로 온전한 사람만이, 자신의 인격 중에 문제가 되고, 부정적인 측면들을 의식적으로 탐색하고 받아들인 사람만이 산꼭데기에 도달할 수 있다.

 

54 신화와 꿈에서 드러나는 성적인 만남들은 원형적인 관점에서 볼 때 아주 중요하다.특히 꿈꾼 이가 (그리고 다른 층위에서는 사회가) 전반적으로 얼마나 통합되고 온전한 상태인가를 반영하고 보여 주기 때문이다 꿈에서 성욕이나 성적인 만남이 가려지지 않고 거침없이 그러나는 때는 늘 영적인 삶에 대해 언급하는 층위가 있다.

 

54 성적인 만남은 활기를 주고 강한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성적인 만남이 불쾌하고 억압적이거나 불만스러운 경우에도 대뇌에 있는 변연계를 활성화시키고 에너지를 준다.

 

55 꿈에서 (그리고 신화에서) 성적인 행위는 직관적이고 변형적이며 영성적인 체험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것을 상징한다. 진정으로 영적인 체험에는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모두 내어 주며 참여하도록 만드는 특질이 있다.

 

56 프로이트가 저지른 큰 실수는 모든 꿈 경험을 억압된 성적 욕구에 대한 상징으로 격하시키고, 꿈에 짜여 들어가 있는 다양한 의미와 중요성을 무시한 것이다.

 

59 성적인 표현과 영성적인 갈구라는 대립적으로 보이는 표면 아래에 숨은 하나의 원형적인 가정이 있다. 그건 성적인 에너지와 욕구는 신성의 현존을 보다 의식적으로 느끼고자 하는 심리적이고 정서적인 에너지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모든 전통의 신비주의자들은 신성과의 신비로운 만남을, 그런 체험을 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게 전달하려고 성적인, 감각적인, 야한 은유들에 의존해왔다. 성적이 사랑의 절정에서 느끼는 희열이 영성적인 교감에서 오는 엑스터시에 가장 가까운 자연스런 비유이기 때문이다.

 

 

2. 집단 무의식의 은유의 예 나비, 외계인 납치, 사라진 문명

 

70 산업화된 오늘날에는 영화와 텔레비전이 전통적인 구술 민간 서사가 하던 기능을 대신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73 전 세계의 신화와 성스러운 서사들은 만장일치로 인간이 그 어떤 의식의 상태에서보다 자주 꿈을 통해 신과 대화한다고 말한다.

 

75 경전에는 꿈이 신이 개인적으로 교감하는 주된 수단이라고 분명하게 확인되어 있다.

 

76 무의식, 내면 깊은 곳의 근원이 깨어있는 의식에 전해야 할 중요한 정보가 있을 때 (습관적으로 꿈을 기억하지 못할 경우에는 특히) 꿈은 그저 우리의 관심을 끌기 위해 불쾌하고 부정적이며 악몽 같은형태를 띠게 될 가능성이 크다. 악몽의 본질적인 메시지는 일어나!’ ‘주의를 기울여!’, ‘여기 생존이 달린 문제가 있어!’ 등이다. 신체적 건강과 연관되기도 하고, 심리적, 정서적, 영성적 생존의 문제가 상징적인 형태로 주어지기도 한다.

 

82 외계인에게 피랍된 이들의 경험이 실제로 일어났든 아니든 이들은 집단 무의식 자체와의 직접적인 만남과 연관된 원형적인 상징의 유형을 드러낸다. 피랍인들이 보고하는 외계인과 지구인의 번식 실험은 자연 환경의 파괴와 오염이 늘어가는 현실에서 이들이 마음에 품고 있는 인류의 변형에 관한 바람과 연관이 있다.

 

86 나비는 성장하면서 개구리가 겪는 것과 비슷한 극적인 변태를 겪는다. 그래서 나방과 매미, 잠자리 등과 더불어 나비는 인간 내면의 심리영성적인 변화와 상징적으로 유사한 원형적인 울림을 갖는다. 꿈과 신화와 민담에서 유충과 나비가 등장하는 것은 개구리가 나타날 때와 마찬가지로 신념과 생활 방식, 세계관 등이 급격하게 변한 것과 상관이 있다.

 

90 신학자 매튜 폭스 알코올 중독은 우주론의 실패다.

 

카를 융 알코올 중독은 영성적 탐색이 실패한 증상

 

빌 과 밥 박사도 중독을 극복하는데 영성적 힘을 불러일으키려 했다. 익명의 알코올중독자모임(AA) 과 같은 12단계 프로그램이 그토록 성공한 이유는 바로 중독에 담긴 이런 영성적인 측면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91 기도와 선행에 중독된 사람들. 자기 안의 다양한 감정들을 온전히 느끼길 두려워한다. 무섭고 받아들일 수 없는 생각이 나 감정이 표면에 떠오르려 하면 담배 대신 금방 누군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찾아 나서는 것이다. 선행을 중독처럼, 즉 자신의 진정한 내면의 삶을 회피하고 억압하는 핑계로 사용한다.

 

91 알코올 중독자의 꿈에서의 자살. ‘죽음은 심리 영성적인 성장과 변화를 나타내는 가장 흔한 원형적이고 상징적인 의미다. 꿈에서 스스로 죽음을 불러온다면 이번에는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걸 의미한. 꿈꾼 사람이 자신의 정신과 인격을 다시 창조해 중독을 극복할 가능성이 크다.

 

91 중독에서 회복하는 상황 외에도 꿈에서 자살은 같은 의미다.

 

92 언제고 꿈에서 누가 죽으면 죽은 이가 누구든 꿈꾼 사람의 인격이 변하고 성격이 진화하는 것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내 경험으로는 누가 죽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누구든 혹은 무엇이든 죽음을 겪는다면 꿈꾼 사람의 정신 일부가 생명 에너지를 거둬들이는 것이어서 보다 온전하고 완전하게 제대로 생기넘친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

 

93 내 경험에서 보면 원형적인 죽음/재탄생과정이 하나의 꿈에 압축되어 나타날 때는 꿈꾼 이가 심리영성적인 성장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집중했을 때이다.

94 시인 릴케는 정신분석을 두 번 받고 끝내면서 자신의 악마뿐 아니라 천사도 몰아낼까 두렵다고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인이 지닌 신경증을 보다 잘 이해하게 되면 깨어 있을 때 삶에서 보다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고, 무언가에 덜 몰리게 된다.

 

95 무의식의 원형에 관한 최상의 비유는 인체구조다. 모든 원형적인 에너지와 관계의 스펙트럼은 인간정신에서 재생산되고 끊임없이 반복되지만 그때마다 나름 고유한 새로운 조합들이 생겨난다.

 

3. 사랑과 두려움에 관한 이야기들 원형과 본래의 성

 

 

일본 신화와 민담전통에서는 모든 인간을 낳은 반신반인의 첫 부모를 이자나미와 이자나기라고 부른다. 이들은 대개 남매로 나오는데 어떻게 태어났는지에 관한 이야기 없이 둘이 같이 등장하기 때문이거나 아니면 지고의 조물주가 이들을 같은 신성한 물질에서 동시에 만들어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창조()신이 이자나미와 아자나기를 만들자 이미 우주를 차지하고 있던 다른 신들은 걱정스럽고 두려워졌다. 앞날이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위대한 조물주가 바라는 대로 이자나기와 아자나미가 결혼해서 아이들을 낳게 되면 아이들이 너무 많아져 통제할 수 없게 되고 지구를 통째로 집어삼킬 것이 뻔해 보였다. (오늘날 인구폭발이 걱정되는 사람들이라면 이 신들이 가진 근심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자나기와 이자나미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신성한 창조주의 뜻이었기 때문에 언약식 준비는 시작됐다. 두렵고 질투가 치밀었지만 결혼식을 말릴 방법은 없었다. 신들은 궁리 끝에 신방에서 결혼이 완성되는 것을 막기로 했다. 편을 나눠 남신들은 이자나기의 준비를 돕고 여신들은 이자나미를 도우러 갔다.

 

준비를 도우러 간 남신들은 이자나기에게 어떻게 신부와 첫날밤을 보낼 지 조언한다. 걱정스런 얼굴로 아주 조심해야 한다며 무슨 일이 있어도 발기된 성기를 이자나미의 배 속으로 밀어넣으면 안된다고 경고한다. 입처럼 생긴 성기에는 날카로운 이가 가득하다. 그래서 성기를 넣으면 이자나미가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게 돼 성기를 물어뜯을 지도 모른다. 그러며 이자나기는 끔찍하고 고통스럽게 죽게 된다는 것이다.

 

근심에 찬 얼굴로 이자나미에게 간 여신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배를 열어서는 안된다. 일단 배 속에 들어가면 이자나기가 원하지 않더라도 성기가 끝없이 커져서 그녀를 산산조각 내게 된다는 것이다.

 

이렇게 신들은 이들 둘이 창조주의 뜻에 따라 결혼한 후에라도 성적으로 결합하고 출산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를 바랐다.

 

결혼식이 끝나고 이자나기와 아지나미는 어두운 신방에 남게 된다. 둘은 두려운 마음을 감추고 아주 조심스럽게 서로에게 접근한다. 너무 겁이 난 이자나미는 두 손을 모아 조심스레 자신의 성기 앞을 막는다. 아자나기의 성기가 얼마나 큰지도 재어보고 필요하다면 쳐낼 심산이었다. 한편 이자나기는 이가 달려있다는 이자나미의 성기가 걱정이다. 욕정에 이끌려 민감하고 상처입기 쉬운 성기로 다가가기 전에 먼저 무릎으로 그녀의 성기 주변을 살피기로 한다. 어둠 속에서 섬세하게 손질한 아자나미의 긴 손톱이 무릎에 와 닿자 그토록 두려워하던 이로 잘못 생각한다. 이자나미는 수박처럼 크고 단단한긴 긴육질의 무릎에 놀란다. 그렇게 크고 단단한 것을 몸 안에 들였다가는 살아남을 수 없으리라.

 

이렇게 해서 시기에 찬 신들의 계획은 성공한다. 이자나미와 이자나기는 창조주가 시키는 대로 결혼을 했음에도 오랫동안 성교를 두려워한다.

 

어떤 버전에서는 창조주가 이를 보고 웃고는 때가 무르익기를 기다리며 그냥 지켜보았다 한다. 아자나미와 이자나기는 집을 짓고 불을 피우고 땅을 가는 법을 배웠다. 어느 날 이들이 논에서 함께 일할 때였다. 물에 젖지 않게 옷을 걷어 올려 허리춤에 끼우고 모를 심느라 춤추듯 리듬감 있게 몸을 굽히고 펼 때마다 물에 젖은 다리와 허벅지가 번들거렸다. 바로 이때 창조주가 몰래 이들에게 열정과 욕망을 불러넣었다. 이자나기와 이자나미는 바로 그 자리에서 벌건 대낮에 눈을 뜨고 서로 사랑을 나눴다.

102 선사시대 일본에서 시작된 이야기지만 이 이야기는 보편적이고 상징적이며 원형적인 신화와 꿈의 언어를 구사한다.

 

102 무한하게 팽창하는 이자나기의 남근에 대한 이자나미의 두려움에서 우리는 한 층위에서 임신과 출산의 고통에 대한 원형적인 이미지를 보게 된다. 다른 층위에서는 원형적인 남성상에 있는 성장과 팽창에 대한 무한하고 끝없어보이는 에너지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정치경제 제국을 세우고 팽창시키며 자연 그대로의 하늘을 가리고 압도하는 건축양식을 발전시킨 것이 바로 이 에너지다. 남녀 모두의 정신에 이 원형적인 남성성의 에너지가 있다.

 

103 ‘이빨달린 성기에 대한 이자나기의 두려움은 세상 전반의 여성성의 특질들에 대한, 특히 지구 그 자체에 대한 원형적 상징으로 볼 수 있다. 살아있는 동안 아무리 넘치는 사랑과 성공을 쏟았다 할지라도 엄연하고 불가피한 죽음으로 자식들을 집어삼키는지구 말이다.

 

103 정서적인 면에서 본 이빨 달인 성기의 원형은 일부일처제에 대해 아니무스가 느끼는 갑갑함이다. 새롭고 이국적이고 정서적이며 에로틱한 관계를 경험하고 싶은 아니무스의 욕구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이다.

 

104 아니무스와 아니마는 성에 따라 다르게 표현된 라틴어로 영혼을 즉 여성적인 영혼남성적인 영혼을 각각 의미한다. 라티어 어원 아님 anim’은 활기와 내면에서 동기를 부여하는 에너지를 의미하고, ‘동물 animal’생명을 불러내다 animat’와 같은 영어 단어에도 나타난다. 때로 이것의 여성형 아니마는 soul’로 남성형 아니무스는 spirit’으로 번역되기도 한다.

 

105 그림자원형은 신화와 꿈에서 외견상으론 부정적인 인물로 나타나는데 실은 이들 인물에 꿈꾼 이의(또는 그 문화의) 삶에서 가장 큰 가능성이 숨겨져 있는 경향이 있다.

 

105 이자나기와 이자니미가 두려움을 극복하고 그들의 관계에 (대낮에 사랑을 나누는) 의식의 확장이라는 은유적인 빛을 가져오지 않는 한 그들의/우리의 이야기는 (심리학 서적에서 흔히 보존이라 부르는) 관습적인 반복 속에 남아 아무런 성장과 변화의 가능성도 주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우리가 서로를 분명히 보게 되면(투사를 거둬들여 의식 수준에서의 자기인식이 증가하는 것에 대한 또 다른 은유), 삶이라는 드라마 전반이 자유롭게 흘러나와 새로운 형태와 표현을 얻게될 것이다.

 

106 드러내기 무섭고 부정적인 그림자 형상은 내면에 숨겨진 변형에 대한 긍정적인 에너지와 선물의 가치에 대한 믿을 수 있는 척도이다. 그 이미지가 비참할수록, 표면의 추한 모습 아래 감춰진 선물도 더 크다.

 

106 융은 원형들이 가진 보편적인 행동 유형을 관찰하고 외양상 대극으로 보이는 이런 성질들이 가장 대척점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순간 갑자기 뒤집히는 경향을 설명하기 위해 헤라클레이토스가 사용한 에난티오드로미아 (대립물을 향하는 경향의 법칙) 라는 용어를 빌려 왔다.

 

107 우리가 하나가 없이 다른 하나만을 가질 수 없다. 왜냐하면 이들이 말 그대로 같은 에너지의 두 얼굴이기 때문이다.

 

108 융이 공식화한 아니무스와 아니마 그림자는 본질적으로 (내 생각에는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인습적이고 남성우월적이다. 융은 이들을 전통적으로 이성애자인 남성과 여성이 결합하는 심리영성적인 실재로 설명하고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레즈비언, 남성 동성애자,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이 경험하는 현실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108 꿈과 신화에 나오는 복잡한 성에 대한 이미지가 그가 제안한 엄격한 공식과 부합하지 않는다.

 

109 남성들의 꿈에도 남자가 된다는게 정말 무슨 의미인지에 대해 자신들 고유의 깊은 곳에서 아직 실현되지 못한 감정들과 직관들을 체현하는 신비한 남성들이 등장한다. 내가 보기에 이들 인물들은 이성애자 여성의 꿈에 등장하는 남성 인물과 마찬가지로 아니무스라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109 요즘 여성들의 꿈에도 여성성과 여신과 맺고 있는 관계가 진화하는 것을 체현하는 여성 인물들이 정기적으로 등장한다. 이 인물들도 남성의 꿈에 등장하는 여성처럼 아니마란 이름의 정의에 잘 들어맞고 도 그렇게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

 

111 신화에서 잃어버려 찾고 있는 다른 반쪽이 동성이건 이성이건 아니면 잃어버린 (신성과의 합일이라는) 온전함을 갈망하는 무정형의 무엇일지라도, 뭔가 불완전하다는 느낌과 합일을 향한 갈망은 기본적으로 똑같다. 그리고 신화와 꿈에서 성적인 갈망과 영성적인 갈망은 상징적인 의미에서 동일하다.

 

111 정결을 장려하는 영성 전통들과 성적인 결합이나 자위 등 모든 종류의 성적인 환상과 표현 전부를 피해야 할 것으로 보는 생각들도 많다. 하지만 이들도 신체적, 심리영성적인 에너지를 성적으로 표현하는데, 친밀한 인간관계에 낭비하지 말고 다른 데로 돌려 신성과 보다 의식적인 합일에 전념하라고 말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111 에로틱한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나오는 신화와 꿈은 그 개인이나 집단의 영성적인 개달음의 진화 발달단계와 원형적으로 깊이 연관되어 있다.

 

113 성적인 사랑과 죽음 사이의 연결은 아주 뿌리가 깊다. 그건 모든 고등 생물이 성적인 결합을 통해 태어난다는 점에선 아주 당연해 보인다. ..성과 성적인 표현은 죽음에 대한 도전인 동시에 초대라고 볼 수 있다.

 

120 숫자 근원과 창조에 관한 숱한 이야기들에서 사랑과 죽음은 함께 만들어졌다. 한 층위에서는 남과 여라는 이성애의 쌍 사이에 있는 창조적인 잠재력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또 다른 층위에서는 의 등장은 이전엔 완전히 무의식적이던 원형적인 내용물들이 겉보기에는 대극적인 형태로 의식에 등장하고 있는 경향의 예다. 융은 ‘2는 무의식의 숫자라고 즐겨 말했다. 압도적으로 여성적인 0과 압도적으로 남성적인 1. 무의식에 있던 자료가 처음 의식에 등장할 때 겉보기에 대극적인 것들 사이의 긴장으로 인식하는 것이라면 그때 2년 자기인식이 등장하고 있음을 가리키는 숫자이다.

 

121 원형에 뛰어난 낭만 시인이었던 윌리엄 블레이크는 대극적인 것들이 정말로 상반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121 도교의 고전적인 음양 이미지도 원형적인 지혜를 가지고 있다. 까만색 올챙이에는 늘 하얀색 눈이, 하얀색 올챙이에는 까만색 눈이 있다. 그래서 마친 천년왕국을 믿는 이들의 환상에서처럼 선이 악을 완전히 정복하는 식으로 누군가 이 둘을 억지로 떼어내 하나를 버리더라도 남은 반쪽 안에는 상대되는 것을 다시 키울 수 있는 싹을 가지고 있다.

 

122 신화나 꿈에서 2가 등장하면 시간의 실마리라고 믿어도 좋다. 2는 일반적으로 특히 시간을 선형적으로 경험하는 데서 선형성의 숫자이다. 두 점이 있으면 직선이 만들어진다. 이 선은 선형적인 사건들에 대한 상징으로 얼어붙은 과거에서 불가피한 미래로 꾸준히 움직여 간다.

 

124 온전함에 대한 심리 영성적인 직관과 이를 충족하려는 허기는 모두 깊은 곳에서는 성적인 갈망으로 비유된다.

 

125 개인이 맺는 관계는 신성이 지니고 있는 의식적인 깨달음에 가까이 가려는 각 개인의 탐색을 지탱해 주는 기반이자 그릇이다. (혹은 그렇게 될 수 있다.)

 

125 정결을 영적인 수양으로 삼는데 주된 문제는 사랑의 문제를 점점 더 임의적이고 진정하지 못한 일반화된형태로 만드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내가 만나본 진정한 영적 정결을 지키는 사람들 대부분은 그런 영적인 깨달음을 정결 때문이 아니라 정결에도 불구하고얻은 것이었다. (이것이 편향된 표본이라는 걸 인정하지만 말이다) 내가 볼 때 영적으로 깨어있는 사람들 다수는 파트너와 정서적으로 또 성적으로 관계가 더 깊이 복잡하고 강렬해지는 데서 깨달음을 얻었다.

 

여기에 기본적인 진리가 있다. 자신이 성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고 의식에서 성욕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게 진정한 심리영성적인 발달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진리를 과장해 정결을 지키는 것이 영성적 발달에 필요하거나 더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압적인 남성의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집단에서 이런 진리를 경시하거나 왜곡하는 것이다. 내 경험으로는 정결이 영적인 행로에서 더 우월하다고 믿을 이유가 하나도 없다. 여성이나 성적 소수자가 신부 등의 성직자로 서품받을 수 없다는 것도 마찬가지다. 양쪽 모두 본질적으로 억압적이며 불행하게도 자기 자신과 신성에 대해 더 큰 깨달음을 얻으려는 수없이 많은 사람의 진지한 노력을 왜곡하고 있다.

 

126 꿈속에서의 이성은 흔히 정신에서 진화 중인 에너지를 상징하는데 이 에너지는 성격과 인격이 좀 더 성장하고 발달하는 데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127 깨어 있을 때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꿈에서 꿈꾼 사람의 정신에서 통합되지 못한 에너지를 나타내는 인물들로 등장한다. 여기서 젊은 여성은 진화하는 아니마에 대한 전형적인 이미지처럼 보인다.

 

128 깨어 있을 때 꿈꾼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기 위한 자신의 경력과 방식들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이런 변화를 자신이 잘 다룰 수 있을 지 완전히 확신하지 못한다. 이런 층위에서 꿈은 자신이 말로 표현하지 못한 질문에 자신의 능력과 정서적인 면에 대한 긍정적인 대답을 준다. 작지만 젊은 아니마/여성은 강하고 단호하고, 버스를 운전하는 힘든 임무를 능숙하게 해 낸다.

 

129 신화와 꿈에서 머리카락은 흔히 머리에서 저절로 자나나는 것, 즉 우리의 생각과 의견들에 대한 은유이다. 숨결이나 바람, (눈에 보이지 않는 숨결과 바람을 보이게 해주는) 연기는 종종 영 spirit을 상징한다.

 

129 신화와 꿈에서 물은 특히 바다는 감정과 정서 세계에 대한 가장 흔한 은유다. 호수나 다른 작은 규모의 물이 아니라 바다라는 사실은 해당 감정이 개인적인 것일 뿐 아니라 원형적이기도 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134 제대로 성숙하려면 모든 남자는 자기 정신에서 여성적/정서적/비이성적/관계적/아니마 측면을 창의적으로 받아들여야한다. 마찬가지로 모든 여성은 각자 자신의 남성적/강한/선형적/과단성 있고/아니무스 측면을 파악하고 수용해야 한다.

 

134 ‘앞줄은 여러 가지를 가리킨다. 한편으로는 가장 중요한 주제, 다른 한편으로는 발달의 바로 다음 단계/무대를 가리킨다. 계층간 이동에 대한 태도를 가리키기도 한다.

 

135 르네상스 연극에서 사랑하는 사람한테 버림받는 원형적이고 양성적인 남성 연인은 보다 공격적이고 마초인 남자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빼앗기고 만다. 그건 사회 인습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이들의 원대한 열정과 섬세한 감수성에도 불구하고 성숙한 이성애적 남성성을 온전하게 얻는 데 필요한 담대함과 강인함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135 정서적으로 예민하면서 현명하고 강한, 협조적이면서 과단성 있는, 온화하면서 단호한 남성성의 에너지에 대한 여성성의 갈망은 남녀 모두에게 오래되고 깊다. 명쾌함과 힘이 없는 감수성은 정서적인 자기인식이나 표현이 없는, 힘이나 확고부동한 결단력과 마찬가지로 궁극적으로 불완전하고 만족스럽지 않다.

 

137 어린 소녀들의 정신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하는 원형적인 아니무스 에너지에 특정한 모습으로 각인을 남기는 이는 늘 아버지(혹은 아버지 대리인)이다. 반대로 어린 소년들에게 등장하는 아니마/여성성의 에너지에 처음으로 구체적인 이미지를 부여하는 것은 어머니(혹은 부재한 어머니를 대신하는 다른 나이 많은 여성)이다.

 

139 원형적인 납치 페르세포네.

 

139 아버지 제우스에게 그림자 같은 아우이자 지하세계의 왕인 하데스가 접근한다.

 

141 그리스 펠라스기 족의 서사가 묘사하는 것은 계절에 따라 죽고 다시 태어나는 식물 세계의 순환이다. 이것은 중동에 전해져 오는 잃어버린 연인을 찾아 죽음의 여왕인 언니 이리시키갈이 있는 지하세계로 내려간 이난나 여신의 신화와 궤를 같이 한다. 시기적으로 한참 뒤인 로마시대에 나온 잃어버린 연인 에로스/큐피드를 찾아 지하세계로 내려가는 프시케의 이야기도 십중팔구 이 잃어버린 모계전통의 신성한 이야기의 또 다른 버전일 것이다.

 

142 또 다른 층위에서 하데스가 페르세포네를 납치하는 가부장제 버전과 그녀를 구출하기 위해 지하세계로 내려간다는 보다 적극적인 모계전통 버전 모두 성숙한 여성이 되기 위해서는 남성/아니무스 에너지를 정신psyche으로 통햅해야 한다는 것에 관한 상징적인 이야기들이다. 이렇게 보면 원형적인 처녀/아이인 페르세포네가 자신의 심리영성적인 깊이올 내려가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자기 내면의 남성적인/아니무스 에너지를 되찾고, 풀어놓는 힘겹고 편치 않은 과정을 겪지 않고선 결코 성숙해질 수도 없고 어머니와 같이 정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동등한 성인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143 원형적인 제우스/하데스의 (논리적이고 선형적이며 결단성 있고 상대적으로 냉정하게 분석하고 분별하는) 아니무스 에너지 없이는 깊은 정서적 연결과 헌신과 상호 의존에서 오는 모호함은 페르세포네가 어머니와 떨어져 자신의 삶을 세우는데 방해가 된다. 이 층위에서 유괴는 여성이 성인으로서 독립적인 삶을 살기 위해 분리하는 데 겪는 정서적인 어려움을 그려준다.

 

143 원형적으로 비슷한 다른 이야기 <미녀와 야수>처럼, 그녀의 임무는 끔찍하고 파괴적일 수 있는 내면의 남성적인/야수적인 힘을 인식하고, 그 에너지를 자기 삶 속으로 통합해 그 힘과 자기 자신 모두를 변모시키는 것이다. 그건 아주 영웅적이고 중요한 행위이다. 역사상 모든 시기에 세상 모든 곳에서 자기의 가장 어둡고 무서운 면들을 받아들이는 행위는 진정한 사랑에 필요한 전조로 인식되어 왔다. 여성에게 그건 상징적으로 아니무스의 납치자/야수를 사랑하는 행위이다.

 

144 남성이 성숙하게 아니마를 수용하지 못하면 돈 후앙시나리오의 버전들을 만들어 내게 된다. 이럴 때 심리영성적으로 상처를 입게 되는데 그 상처는 만족스런 헌신적 관계라는 절정에 도달하지 못하고 끊임없이 이런저런 정서적인/성적인 만남을 계속하는 모습으로 태어난다.

 

144 아니마 에너지를 통합하지 못한 남성이나 여성들은 정서적으로 깊이 관계를 맺는 것을 진정 만족스런 자기표현이라기보다는 주로 독립에 대한 위협이나 덫으로 경험한다. 아니마에 상처를 입은 남성과 여성은 정서를 깊고 지속적인 감정으로 느끼기 보다는 사소하고 믿을 수 없는 무드로만 경험한다.

 

144 남성과 여성 모두 아니무스를 수용하지 못하면 자신들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측면들에 대해 끝없이 정서적으로 흔들리면서 스스로의 우유부단으로 고통을 겪게 된다.

145 부모가 깨어있어 전형적인 성역할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경우에도 모순적으로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협소한 계급과 성과 맞는 역할을 따르라는 도래 집단과 학교, 사회의 기대에 훨씬 더 취약하다. 남들과 다른자신들의 성장과정 때문에 도래들과 소외되고 분리되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이다.

 

145 뛰어난 행정적인 일처리 능력과 뿌리 깊은 우유부단이라는 기묘한 결합은 흔히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원형적인 남성상을 불신한 직접적인 결과다.

 

148 ‘야수를 알아보고 사랑하고 변화시키는 미녀라는 원형적인 여성영웅의 임무를 자신의 삶과 정신 안에서 구체적인 감정과 결정들 속에서 이뤄내기 시작했다.

 

149 뱀파이어는 상징의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억압과 투사에 대한 묘사다. 내면의 억압을 부인하는데 갇혀 있는 사람은 죽을 수가 없다즉 성장하고 변하고 성숙할 수가 없다. ‘불사영원한 젊음을 얻었다는 것은 내면의 완전함을 얻었다는 얘기이고 따라서 변화에 대한 면역이라는 자기기만적인 상태를 가리킨다.

 

149 변화없는 삶이라는 망상을 유지하며 살아가려면 (고전적으로 의식의 이미지인) ‘햇빛(진솔한 자기 관찰 행위인) ‘비춰보는것은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피해야 하는 것이다.

 

150 건강과 온전함을 돌보기 위해 꿈은 억압과 투사 그리고 섀도우 복싱을 하느라 낭비하고 소모된 에너지에 이름을 붙이러 온다. 본질적으로 이들 에너지는 의식을 키우고 자기인식을 진화시키는데 쓰이지 못한 창의적인 에너지들이다.

 

151 꿈이 원형적인 이미지들을 불러올 때 꿈꾼 사람은 그 기본적인 이야기가 무엇인지 무의식에서 이미 알고 있다.

 

152 통제가 안되는 비인간적인(고릴라/거대 모기)’ 남성 에너지를 내면에서 받아들이고 창의적으로 수용하는 성숙하고 책임지는 태도가 없으면 우리 개인이나 집단이 가진 딜레마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4장 태모에 대한 집단적인 억압과 잃어버린 온전함의 회복

 

 

168 보다 깊은 원형적 상징의 수준에서 자기 목을 자른 칼리 여신과 십자가에 못박힌 예수는 모두 자발적 희생이라는 숭고한 유형에 아주 절묘하게 들어맞는 비슷한 짝이다.

 

자발적 희생이라는 원형은 개인과 집단에서 인간 의식이 발달 진화하는 것과 상관있다. 의식이 진화함에 따라 일어나는 새로운 변화와 성장, 발전, 성숙 가능성에 스스로를 열기 위해선 이전에 갖고 있던 자아상과 스스로에 대한 인식을 버려야 한다. 역사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이런 자발적 희생의 첫번째 예는 태모다.

 

170 신성에 대해 인간이 지녔던 최초의 직관은 남성인 아버지가 아니라 여성인 여신 어머니였다.

 

171 신성이 여성성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직관과 관련된 원형적인 생각들을 금지하고 공식적으로 억압하는 것으로 인간의 정신에서 그런 원형의 상징태를 제거할 수는 없다. 그저 의식의 표면 아래로 밀어낼 뿐이다.

 

176 모계중심에서 부계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서구의 가부장들은 환생에 대한 생각 또한 금지시켰다. 이런 신학적 개조 없이는 자연 세계 일반에 대한, 특히 여성에 대한 남성 우월주의적인 지배를 정착시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을 것이다. 여성의 자궁에서 재탄생하는 것이 모든 사람의 운명이라면(거기다 죄를 지은이들은 덜 매력적이고 낮은동물로 다시 태어난다는 위협이 늘 함께 한다면). 아무래도 여성이 사후에도 남성의 운명에 대한 결정권자로 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176 신약성서에 나타난 환생에 대한 믿음

 

마태, 마가, 누가 복음에 예수와 사도들이 유대지방을 몇 달간 떠돈 후 에루살렘으로 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들이 나를 뭐라고 하더냐” “누구는 헤롯이 살해한 세례자 요한의 영에 들렸다 하고 누구는 예언자 엘리야가 다시 오신 것이라 합니다.”

 

177 그리스도교인들은 이 구절들을 상징적으로 앞서간 이들의 선교와 예언으로만 보고 환생과는 아무 상관없다고 본다. 그렇게 예수 시대의 사람들이 윤회와 사후에 영혼이 새 몸으로 환생하는 것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보는 데는 오랜 학문적인 훈련과 자기기만이 필요했을 것이다. 가부장제가 신성이 아름답고 매우 여성적인 얼굴을 하고 있다는 고대의 종교관을 부인한 직접적인 결과다.

 

177 1956년까지만 해도 교황은 아일랜드의 주교들에게 예수와 남성 성인들 모두에게 바치는 미사와 축제를 다 합친 것보다 성모 마리아와 (켈트/웨일즈의 세리두엔에 비견되는 켈트족/아일랜드의 어머니 여신인 브라이드에 밀접한 인물로, 중세 소녀/성인이 환생한 모양을 띠는) 브리지드 성녀에게 바치는 미사와 축제가 너무 많다고 꾸짖는 편지를 쓰곤 했다. 교회 관계자들은 중남미와 아시아의 농민들에게서도 같은 문제를 정기적으로 보고했다.

 

180 예로 든 칼리여신 형상이 꿈에 등장했을 때 꿈꾼 이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자신의 삶에서 아버지가 내리는 판단을 떠나보내려 할 때였다. 의식에서는 아버지의 보수적이고 성차별적인 가치들과 결별했지만 아버지의 사랑과 인정을 갈망하는 것은 여전했다. 꿈꾼 이는 많은 부분 여성운동에서 의식을 높이는 작업을 통해 무의식에 머물고 있던 그런 열망들을 의식으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182 모계 중심의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시케처럼 깊이로의 여정은 어머니의 명령으로 시작되고 훨씬 더 오래되고 깊이 있는 여성성의 힘으로 이끌어준다. 이 깊은 곳의 원형적인 여성성의 에너지와 접촉하게 되면 새로운 창의적인 가능성들이 생겨난다.

 

183 아버지는 세드나를 배에 태우고 바다로 나가 배 밖으로 던져 버린다. 구혼자 중 한 사람과 결혼하고 선물을 받겠다는 약속을 하면 다시 태워주겠다며 배에 매달린 세드나가 거절을 할 때마다 손가락을 하나씩 잘라버린다. 열 번을 거부해 마지막 손가락까지 잘려 나가자 세드나는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 잘린 손가락들은 그 지역 사람들의 생계와 생존이 달린 고래와 물개, 수달과 북극곰이 되었다.

 

184 바다 속으로 내려간 샤먼들은 여신의 머리를 빗기고 몸치장을 해주고 노래를 불러 여신의 기분을 풀어준다. 그러면 여신은 자식들을 다시 바다로 돌려보내고, 사람들은 굶주린 배를 채우게 된다.

 

185 세드나가 손없는 처녀의 원형에 속함. 이 원형은 남성 위주의 가부장적 세계관이 정복하고 지배하려 하지만 결코 꺽이거나 좌절하지 않는 여성성의 상징이다.

 

185 보다 의식적으로 창의적으로 표현하며 살겠다는 용기있는 선택을 한 모든 사람은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창의적인 에너지와 아이디어들을 찾아 깊은 곳으로 내려가야 한다.

 

190 온실에서 만난 주제넘은 남자와 주제넘은 버스 운전사는 분명 연관이 있다. 아니무스 인물. 두 남자는 각각 바깥에서 같은 기능을 한다. ‘온실에서 만난 남자는 그녀가 소변보는 것을 방해하고 버스 운전사는 그녀가 선택한 목적지에 도착해 만나고 싶어하는 시어머니를 만나지 못하게 방해한다.

주제넘은 남자들, 핀잔주고 참견하는 남자 종종 만난다. 꿈에서

 

191 저절로 일어난 영성적인 발달과 일생동안 내면화된 신념과 종교적 습관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내면의 갈등이 꿈이 이미지로 나타났다.

 

191 꿈에서 이 깨어 있을 때의 실제 재원을 가리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보다는 (우리가 서로 교제할 때 실제로 교환하는) 우리의 정서적인 에너지와 자원을 상징하는 편이다. 전통적인 유럽식의 가톨릭교회라는 버스에 머무는 것은 내면 깊은 곳의 영성적인 필요를 충족도 못 시키면서 점점 더 많은 정서적인 에너지와 생명 에너지를 대가로 치르는 것이라고 꿈은 말하고 있는 것 같다.

 

193 영성적이라기보다는 정치적이고 세속적인 관점에서 원형의 신성하고 위대한 대지 모신에 대한 의식을 갖게 되는 접근보다 자신이 우월하다는 생각을 버리라.

 

195 검은색과 무의식은 원형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195 만약 얼굴을 보았다면 흑인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론적인 이유가 많은데 많은 현대인의 꿈에 나타나는 원형적인 태모는 아주 어두운 외양을 하고 있어 중세의 블랙마돈나와 힌두 전통의 피부가 밤처럼 까만 여신이 떠오른다.

 

195 창의적인/표현적인 행동에 필요한 심리영성적인 감정과 생각, 에너지의 콤플렉스를 억압하는데 에너지를 쓰면 이 에너지를 받아 충전된 콤플렉스는 더 힘이 세진다. 그래서 그 억압을 유지하는데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들고, 그렇게 자기 파괴적이고 신경증적인 행동의 소용돌이와 에너지 낭비는 계속된다.

 

196 서구 가부장 사회는 산업문화의 등장으로 황무지가 전 지구적인 현실이 되기 훨씬 이전부터 태모로부터의 분리라는 끔찍한 문제를 앓고 있었다. 정신과 사회에서 혐오스럽고 짓밟힌 요소를 인정하고 다시 한 번 적절한 명예와 의미를 부여하고 영성으로 드높여야만 보물은 회보될 수 있다.

 

196 지성과 의지가 다시 한 번 기꺼이 가슴과 영혼에 봉사하는 친구가 되어야만 한다.

 

196 카를 융이 말했듯이 내면의 균형과 자기인식이라는 임무를 달성한 개인은 사회적으로, 집단적으로 엄청나게 중요한 무언가를 성취한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인의 꿈에 태모의 이미지가 점점 더 자주, 더 절박하게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생태계의 균형과 생물 종의 다양성, 사회와 경제 나아가 영성적인 정의라는 전 지구적인 과제도 점점 더 절박해 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197 누군가 어떤 문제에 대한 꿈을 꾸었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그 문제에 창의적으로 반응하고 상황을 변화시킬 행동을 취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의미이다. 그렇지 않다면 꿈은 처음부터 기억도 안 날 것이다.

 

200 신이 여성성의 얼굴을 가졌다는 이전 시대의 직관을 억압하다 보니 태모원형이 등장할 때 무시무시하고 파괴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는 편이다. 하지만 마법에 걸린 개구리에 키스함으로써 잃어버린 보물을 찾을 수 있었다. 그처럼 개인과 집단이 바로 이 태모 에너지를 회복시키고 변형시켜야만 생태계의 균형이라든지 물리 세계와 깊은 무의식의 건강한 관계라는 잃어버린 보물을 되찾을 수 있다.

 

 

5장 헤롯의 군대와 영원한 곤경에 처한 신성한 아이

 

 

카를 융

어린아이 모티프에 담긴 중요한 특성 중 하나는 아이가 지닌 미래의 가능성이다.

따라서 개인의 심리에서 어린아이 모티프가 출현하는 것은 언뜻 회고적으로 보일 지 모르나 일반적으로 미래의 발달에 대한 기대를 상징한다.

 

205 82공수사단의 베트남 참전 기념 불법 견장. ‘모두 죽여라. 신이 가려내게 하자.’ 아프가니스탄의 변방을 불태워 청소하라는 헤롯의 명령을 받은 소비에트 연방의 군인들도 마찬가지 정서를 표현했다. 1209년 교황 이토센트 3세는 남프랑스의 이단순결파를 없애려고 악명 높은 알비십자군을 조직했다. 어떻게 이교도와 신도를 구별할까? 군인들이 묻자 이 온화한 성품의 수도원장은 모두 죽여버리게, 신께선 자기 백성을 알아보실 걸세라고 대답했다.

 

206 헤롯의 군대들의 행동과 그 기저에 깔린 동기는 늘 같다. 정신 안에서는 늘 동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 의식에서 보수적인요소들이 바로 그것이다. 고통과 시련과 불의조차 알려지고 익숙한 것이라면 선호하고, 개인과 집단이 변화를 통해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암시되는 새로운 가능성을 창조하는 원형의 신성한 아이가 태어나는 것을 방해하려고 동원되니 말이다. 정말 보수적인 사람들은 새로운 가능성이라면 탐색하거나 분석해 볼 생각도 없이 원칙적으로 무조건 다 거부한다.

 

206 신성한 아이도 집단적이고 원형적인 연합군이 있다.

 

207 탈리에신, 크리슈나, 무하마드, 헤르메스, 헤라클레스, 아스클레피오스, 호로스, 태양을 훔친 갈가마귀

 

207 정치, 경제, 영성적인 삶의 사회문화 형태가 새로워진다. 그런 결과 중 하나는 자신의 이익을 보존하고 유지하기 위해 그토록 애써 신성한 아이의 탄생과 성장을 방해한 구질서가 전복되는 것이다.

 

213 빛은 의식이라는 오랜 원형적 상징으로 사용되었다.

 

213 신성한 아이는 항상 그림자의 성질과 트릭스터의 성질을 내보인다.

 

214 트릭스터는 한편으론 스스로를 기만하면서도 다른 면에선 엄청나게 창의적이기에 다루기 어려운’tricky 성향을 지닌 인간의 의식 자체의 원형이라 할 수 있다.

 

214 우리 조상들은 아기 영웅이 살아남아 의식에서 자기인식에 변화를 가져왔기에 그들의 사회가 살 수 있음을 깨닫고 있었다.

 

216 현대인들의 꿈에서 신성한 아이 원형이 발현하는 가장 흔한 예는 등한시한/버려둔 아이를 발견하는모티프이다.

 

217 이 꿈으로 작업을 하면서 그 서랍장이 실제로 있고 20년 전에 쓰다만 원고를 서랍 안에 보관해 두었다는 얘기를 알게됐다.

 

217 원형적인 방치된 아기는 대개 특히 활동적이고 책임이 많은 사람들, 다른 사람을 돕는 선행과 활동으로 하루가 바쁜 사람들의 꿈에 잘 나타난다.

 

223 책임지는 일이 많고 바쁜 사람들은 깨어있는 시간 대부분이 계획된 활동과 약속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아직 이름도 없는 새롭게 진화하는 가능성이라는 신성한 아이를 키울 시간이나 에너지가 의식에 남아있지 않다. 이런 사람들이 꿈에서 방치되고 유기된 아기를 발견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220 꿈에서 신성한 아이가 가진 신비한 능력은 흔히 꿈꾼 이의 정신에서 방치되어 있다가 이제 알아봐 달라고 부르는 창의적인 재능에 대한 실마리이다. 창의성 자체는 기계적인 도움 없이 공중부양하거나 날아다니는 이미지로 상징된다. 창의성과 비행이 이렇게 원형적으로 연결되다 보니 중력과 인습도 상징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221 엘리베이터, 헬리콥터

 

223 ‘방치하고 버린 아기꿈과 잊어버린 수업꿈은 아주 깊이 또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많은 이들이 이 고전적인 불안 꿈을 꾼다.

 

224 내 경험으로 이런 꿈도 꿈꾼 이가 처한 영성적인 곤경을 반영한다. 심리영성적인 탐구를 방치하다 기말고사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발달 이정표를 지날 때나 우리의 인습적인 태도를 흔들어놓는 이런 종류의 꿈을 꾼다.

 

224 이런 꿈을 광범위하게 꾼다는 것은 동서양에서 학교교육이 약속한 것을 지키지 못했음을 가리킨다. 삶의 의미와 가치에 관한 절박한 문제를 다루고 답하겠다는 약속 말이다.

 

225 꿈을 꾸고 기억했다는 사실은 꿈꾼 이의 내면에 그 문제를 새롭고 창의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걸 가리킨다.

 

 

6장 오이디푸스왕

 

 

234 프로이트는 이간의 역사 전체를 비극적으로 투사해 어머니를 일차대상으로 소유하고자 하는 성적인 몸부림으로 여겼다. 프로이트 식의 은유 외에도 오이디푸스 이야기에는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의 권력 이양과 아직 권력을 넘겨줄 준비가 되어 있이 않은 나이든 가부장을 승계하려는 젊은 지도자들 사이의 끝없는 전투에 상징적인 모양새를 부여한다.

 

236 인도유럽 문화의 기본적인 사회종교 구조는 자연의 야생동물들 무리에서 반복되는 역학을 따르고 있다. 가임기 암컷을 차지하려는 아버지와 아들 세대 간의 다툼에는 늘 오이디푸스적인면이 있다. 계절에 따라 이주하는 야생 동물 무리를 따라다니던 사람들에게 삶의 원천이자 담보다 되는 것이 바로 이 위대한 야생동물 떼였다. 가장 강하고 공격적인 우두머리 수컷이 지배하는 동물 떼의 삶이 바로 선사시대 가부장적인 인도유럽인들이 원래 신의 뜻으로 읽던 자연의 책이었다. 자연에서 우두머리 수컷은 자신이 낳은 수컷에게 밀려날 운명이다.

 

237 고대 인도유럽인들에게 신은 늙은 수소와 같았다. 의심할 나위 없이 남성인데다 비극적으로 죽을 운명이었다. 신은 가장 강한 존재이고, 또 가장 강한 이를 선호했다. 이런 고대의 가부장적 전통에서 힘은 정의를 만들어낼 뿐 아니라 정의 그 자체이다.

 

238 여신 숭배 사회에서 인간 사회가 모방해야 할 신성한 모델은 벌집에서 관찰되는 자연적인 사회질서였다.

 

239 자연의 동물 무리에서의 지배권을 차지하려고 투쟁이 반복되는 데인 어머니에 대한 성적 통제권을 가지려는 아버지와 아들들의 난폭한 투쟁이 포함되기에 본질적으로 오이디푸스적이다. 오이디푸스 신화가 이런 근본적인 원형의 상황을 반영하고 그런 상황에서 자라 나온 것만큼 서구 남성 지배 기술 사회의 건국 신화가 된다.

 

242 하라파, 모헨조다로. 도시에는 성벽이 없었고 주변을 둘러싼 비옥한 들판으로 열려 있었다. 아무런 방어시설이 없었다는 것은 공동체 간에 조직적인 분쟁이나 전쟁이 없었음을 강하게 뒷받침한다.

 

243 끔찍한 살육이 있었던 날 도시 전체에 불이 나 모든 것이 타버렸다. 젖은 진창길이 대화재의 열기에 구워져 딱딱한 점토로 변하고 도시가 몰락하던 마지막 순간은 수없이 많은 스냅사진으로 남았다.

 

247 아담의 원죄를 속죄하기 위해 예수의 죽음을 요구하는 야훼의 잔인함은 인도유럽인들의 정신에 호소하는 힘이 특별하다. 인도유럽인들의 신들이 성인이 된 아들의 목숨을 요구하는 것은 이 지역 사람들이 그리스도교를 받아들이기 훨씬 이전부터 있어온 일이다. 이들 원형은 오이디푸스보다는 고대 그리스신화에서 훨씬 더 많이 볼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신들이 자기 자식들을 잡아먹는 버릇은 가능한 한 오랫동안 무리를 지배하려는 것에서 나왔다.

 

248 돌에 새겨진 아이콘에서 보듯 헤르메스가 힌두교의 닮은 꼴 코끼리 머리 가네샤 신처럼 침략하는 가부장들의 신성한 서사로 우리에게 전해 내려온 가부장적인 탄생 서사보다 훨씬 더 오래되었다는 고고학적 증거는 분명하다. 거기서 헤르메스는 가네샤처럼 남성의 도움없이 어머니에게서 태어났을 것이다.

 

250 인도유럽인들이 지중해에 있던 모계 중심의 농경사회를 침략했을 때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이유의 하나는 말을 탔기 때문이다. 모계사회에서는 말을 수레와 전차를 끄는 데만 사용한 것 같다. 인류학자들은 이런 에너지 사용 기술 뛰어남때문에 보다 세련되고 발달한 문명을 정복할 수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 에너지를 보다 많이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사회가 그렇지 않은 사회를 찬탈하고 대체하는 것이 항상 문화의 법칙이라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이것은 한 층위에서는 힘은 정의라는 깊은 곳의 원형적인 신념을 다르게 표현한 예일 뿐이다.

 

251 목축하던 유목민들은 암컷이 임신되는 이유가 성교때문인 걸 알고 있었다. 나는 여신이 남성의 도움없이 자식을 낳고 인간과 동물들도 마찬가지라 믿었던 모계사회의 확신이 침략한 가부장들에겐 웃음거리에 불과했을 것이고, 그것이 남녀 모두의 집단정신에 깊은 상처를 남겼을 것이라 믿는다.

이건 매우 비과학적인 거다. 이런 것에 기반한 권력이나 사회는 무너지는 게 당연해 보인다. 가부장제 이전에 모권적인 여신 지배 시대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 길이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런 책을 더 읽어보고 싶다. 마리쟈 김부타스의 <여신의 언어>

 

252 여신에게 바쳐진 오랜 찬가들이 수천 년 동안 하늘의 변화를 예측하지 못하자 모계중심 사회의 고위 지도자들은 용기와 비전을 잃게 되었다.

 

255 자신이 태어나고 유지하도록 훈련받은 아이디어들과 제도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을 잃어가는 와중에 야만적인 침략자들과 싸우던 엘리트들이 전투라면 몰라도 전쟁을 이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258 남자들은 경쟁적인 남성지배의 구조 그 자체 때문에 자신들을 지지하고 힘이 되어 주어야 할 형제들로부터 분리되어 있다. 개인의 성장 환경이 어떠하든 상관없이 집단적인 차원에서 그런 면이 있는 게 사실이다.

 

258 엄하고 경쟁적이며 남성 우월적인 가정에서 자란 남자들은 흔히 진정한 자기와 창의적인 에너지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그 에너지가 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아버지에 의해 집어삼켜진까닭이다.

특히 강한 아버지의 장남들에게 가해진 폭력.

 

7. 요카스타 여왕

모계사회에서 부계 사회로의 전환에 관한 신비한 이야기

(spirit 과의 채널링에 관한 방백과 함께)

 

오이디푸스왕의 주인공을 이오케스테로 하여 쓴 글. 그러니까 그녀는 어머니 여왕으로부터 여왕자리를 물려받았다. 그리고 오이디푸스는 여왕에서 여왕으로가 아니라 여왕이 남편 삼은 자의 후손으로 왕위가 물려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다.

 

270 그 순간 내가 느낀 감정과 감각을 신뢰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랫동안 꿈을 기억하고 글쓰기나 다른 창의적인 작업에 필요한 명상상태를 계발한 덕인 것 같다. 나는 그 노파가 몇 년동안 그토록 집중해서 연구했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 고대 그리스의 이야기를 낭송하는(실제로 노래하는_중임을 깨달았다. 뮤즈가 내게 시를 주고 있었다.

 

271 집에 도착했을 때 고맙게도 그 목소리가 처음부터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나는 밤새 식탁에 앉아 그치지 않고 흘러나오는 그녀의 말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미친 듯이 받아 적었다. 새벽 3시쯤 아내가 일어나 안부를 물었다. 작가이자 꿈작업을 하는 아내도 그런 억제할 수 없는 영감이 가지는 가치와 잠재적인 중요성을 알기에 내게 축복을 빌어주고는 다시 자러 갔다.

 

기회가 생겨 글을 쓰게 될 때마다 나는 그 목소리가 사라지지 않을까 두려웠다. 다행히 이야기가 펼쳐지는 과정에 경이로워하면 아미 적어둔 것들을 다시 읽는 사이에 그 목소리는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그러면 나는 다시 받아 적곤 했다.

 

272 나는 아직까지 그 연구를 한 게 미묘하고도 명백하게 이 작품을 받도록 나를 준비시키지 않았나 짐작한다.

내가 만약 보도연맹에 대한 소설이나 동화를 쓰고자 한다면 그런 공부가 우선이구나. 신화책을 즐겁게 읽고 있거나.

 

 

8. 그림자, 트릭스터, 자발적 희생.

고대와 현대 생활에서 발견하는 그들의 에너지

 

트릭스터는 창조자이자 파괴자이고 주는 사람이자 부정하는 사람이다. 남을잘 속이면서 항상 잘 속는다. 선도 악도 알지 못하지만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다. - 폴 라딘

325 오이디푸스 이야기에서 장님 예언가 테이레시아스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데 그 중 하나는 원형적인 트릭스터의 역할이다.

 

326 의식의 표면 바로 아래 숨어있던 억압된 진실을 드러낸다.

 

326 창조신을 따라다니며 신이 해 놓은 것을 고치고 원래대로 돌려놓은 코요테 또한 트릭스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 트릭스터 원형의 역할을 통해 그는 보다 큰 신성한 창조의 풍경 안에서 인간 의식과 선택이라는 새로운 영역의 소유권을 주장한다.

 

326 인간 의식의 강점과 약점을 동시에 반영하는 트릭스터는 역설적인 신성의 임무를 오만하고 서투르게, 하지만 놀랄 정도로 끈기 있고 창의적으로 수행한다.

 

327 신성한 아이는 개인과 집단에 새로운 의식을 선물로 가져온다. 이 새로운 인식에서 어떤 결과가 비롯될지 그 범위는 알 수 없다. 트릭스터가 자신의 고유하고 모호한 행동을 통해 반영하는 것이 종잡을 수 없고아직 완전하게 인식되지 않은 진화하는 인간의 의식이기 때문이다.

 

327 우리에게 남겨진 트릭스터의 대부분이 남성이긴 하지만 원형의 에너지는 어느 한 성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그 수가 많지는 않지만 중요한 여성 트릭스터들도 있다.

 

 

여성 트릭스터 우주메 여신의 예. 나로서는 웃음이나 태양에 관련된 것으로 더 읽힘.

 

328 태양의 여신 아마테라쭈에게 세상을 창조할 임무가 주어졌다는 데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신은 이 신성한 임무를 사이가 안 좋은 남동생과 함께 해야 한다. 스사노우는 어디든 따라다니며 여신이 창조한 것을 서투르게 흉내내다 누나의 화를 돋운다. 스사노우가 만든 것 중엔 살아 있는 게 하나도 없어여신의 눈에는 가치가 없어 보인다.

본질적으로 여성적인 창조 행위를 끈질기게 간섭하는 구제불능 스사노우의 남성성에 너무나 화가 난 아마테라쭈는 남동생이 눈앞에 나타나지 못하도록 했다. 여신 자신이 모든 따스함과 빛의 원천인 태양이기에 바깥의 어둠으로 동생을 쫒아낸 것이었다. 이 벌로 스사노우는 더 할 나위없이 슬퍼하고 괴로워한다. 세상의 모든 것이 여신의 창조물임을 깨닫게 된다. 그래서 어느 것과도 비할 바 없고 적절한 선물이 될 수 없을 것임을 안다.

해결책이 없어보이는 이 문제에 직면한 스사노우는 새롭고 비할 바 없는 선물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아직 탐색해보지 않은 자기 내면임을 깨닫게 된다. ‘재빠르고 강하고 맹렬한 남성에너지를 사용하여 스사노우는 자신의 손으로 가슴을 열어젖힌다. (맨 손으로 가슴을 여는 것은 자기 탐색의 행위에서 일어나는 기꺼운 희생의 원형적인 몸짓이다.) 그리고 자기 내면에서 말을 재빠름과 강인함, 충직한 맹렿함의 정수이자 절정이라 할 태초의 말을 발견한다. 그 말은 그의 존재의 가장 깊은 곳에서 태어났고 자신을 반영하는 존재이다.

동생의 선물을 아마테라쭈는 받지 않고 쫒아낸다. 두드려 맞고 멍이 든 스사노우는 비참함과 좌절감에 화가 치민다. 말의 목을 베어 말 머리를 성 벽 너머로 던져버린다. 잘린 머리가 담을 넘어 아마테라쭈가 앉아 있는 정원으로 날아든다. 여신은 베틀 앞에 앉아 무지개와 석양빛으로 질서정연한 밤과 낮, 달과 계절의 변화를 짜던 중이었다. 담을 넘어 고요한 정원으로 날아 들어온 피투성이 말 머리가 베틀 위로 떨어져 베틀이 박살 났다. 아마테라쭈는 다시 분노한다. 남동생뿐만 아니라 이런 불경스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둔 모든 남신과 여신에게도 화가 났다. 여신은 모든 측근을 불러 궁을 떠난다. 산에게 문을 열라고 명령한다. 산은 부르르 떨면서 복종하고, 태양의 여신과 그녀의 부하들 모두 안으로 깊숙이 들어간 후 산을 닫아 버린다. 빛이 사라지자 어둠과 추위 속에서 죽을 날만 기다리게 되었다.

신들의 빨래를 하는, 신들 중에서도 가장 낮고 천대받는 우주메가 현장에 도착한다. 신들 누구도 그녀와 이야기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트릭스터를 무시하고 천대하는 것은 트릭스터 이야기에서 반복되는 원형적 특성이다.) 우주메는 이렇게저렇게 짜맞춰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낸다. 그녀는 신들의 빨래를 내려놓고 광주리를 뒤집어 즉석 연단을 만든다. 뒤집어진 빨래 광주리에 올라선 그녀는 윗옷을 벗어 던져 젖가슴을 드러내고 우리 파티나 하자소리친다. 우주메가 노래부르기 시작하는데 상스럽기 그지없다. 양 손에 젖가슴을 하나씩 떡하니 움켜쥐곤 가슴이 커다란 눈이라도 되는 양 노래 소리에 맞춰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움직인다. 뒤집어진 빨래 바구니/연단 위에서 겅중거리며 뛰고 춤추다 젖가슴 눈을 사시로 만든다. 우주메의 그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낙심하고 비통하던 남신들과 여신들이 웃기 시작한다. 우주메가 우스꽝스레 교태를 부리며 스티립쇼를 하는 동안 왁자지껄 웃으며 야유를 보낸다.

태양의 여신이 잠깐 밖을 내다보려 산을 열자 한 줄기 황금빛이 어두운 현장으로 뛰쳐나간다. 이때를 놓칠새라 우주메는 전쟁의 신에게 반짝이는 방패로 그 빛을 산으로 반사시키라고 명령한다. 아마테라쭈가 산 밖을 내다봤을 때 처음 본 것은 전쟁의 신 손에 들린 방패에 반사된 자신의 눈부신 이미지였다. 여신은 자기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자신이 다른 여신을 보는 거라 확신한 여신은 너무 놀라고 당황해 어쩔 줄 모른다.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지만 신들이 자신을 대신할 다른 여신을 만든 게 분명했다. 너무나 아름답고 빛이 나 아마테라쭈 자신도 눈을 못 뗄 만큼 눈부시게 아름다운 여신을 말이다. 의기양양해진 우주메는 아마테라쭈가 방패에 비친 자기 모습을 못 보게 뒷걸음치라고 전쟁의 신에게 명령한다. 거울에 비친 빛이 나는 우아함과 힘과 아름다움에 매혹된 아마테라쭈는 뒷걸음치는 자신의 모습을 따라 앞으로 걸어나온다. 여신이 나오자 우주메는 다른 신들에게 산을 닫아 단단한 바위로 만들라고, 그래서 여신이 다시는 지상에서 그렇게 물러날 수 없게 하라고 외친다.

335 우주메는 다른 모든 원형의 트릭스터처럼 외설적이고 사소하고 꼼수를 부리는 한편 대단한 용기와 발명, 창조활동을 할 수 있는 인간 의식을 표현한다.

 

335 트릭스터는 선과 악도 모르지만 양쪽 모두에 책임이 있다. - 폴 라딘

 

336 지고의 선과 최고의 악에 동시에 책임이 있지만 그 행동의 결과에 대해서는 맹목적이고 어리석을 정도로 무지하다. 비천하고 천대받지만 아무 희망도 없어보이는 상황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우주메처럼, 나오는 이야기마다 트릭스터는 뜻하지 않은 구원자이다.

 

337 트릭스터는 진화하는 의식 그 자체에 대한 원형이므로 모든 시대에서 인간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 트릭스터 원형은 오늘날 포스트모던의 서구 사회에도 여전히 살아남아 번창하고 있다. 자부심이 지나친 개인에게 그리고 지적 문화적 우월감과 기술만능주의라는 태도를 지닌 집단의식에 대가를 치르게 한다.

 

340 원형의 트릭스터가 지닌 부정적은 그림자 측면의 주된 증상은 상상력의 실패이다. 언제든 선택의 여지가 없다며 교도소를 더 지어야 하기 때문에 공교육에 대한 지원을 줄일 때처럼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일을 하게 될 때 트릭스터는 나타난다. 언제고 누군가가 혹은 사회 전체가 알만한 건 다 안다고 정말로 믿기 시작할 때, 그래서 남은 건 행정상의 개선뿐이라고 한다면 그건 오만이고, 원형의 트릭스터를 활성화시키게 될 뿐이다.

다 알고 있고 남은 건 행정상의 개선이라고 하는 게 참 많다. 나이든 사람과 고지식한 마음 속에

 

344 트릭스터는 모든 창의성과 새로운 가능성, 진화하는 자기인식이 떠오르는, 융이 큰 자기라고 했든 근원, 초월적인 중심으로부터의 메신저이기도 하다.

 

344 세베아의 랍비 이야기

1415년 스페인 세비아의 기독교인 공동체에서 어린 소년이 사라졌다. 아이가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자 지도자들은 유월절에 쓸 피가 필요한 유대인들이 아이를 유괴해 살해했다고 확신한다. 지도자들이 세비아의 종교재판장에게 고발하고, 재판소장도 확신하게 된다. 소장은 종교 범죄의 재판을 받도록 경비병들을 게토로 보내 수석 랍비를 체포해 오도록 명한다. 법정에 서게 된다. 놀랍게도 랍비는 훌륭하게 스스로를 변호한다. 그의 변호가 너무나 뛰어나서 재판은 아무 결론을 못 내리고 몇 주를 끌며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느다.

지친 재판소장이 마침내 지도자들만의 비밀회의를 소집해 다른 재판관들에게 제안한다. ‘이거 보게나, 내가 보기엔 단순히 인간의 방식만으론 이 사건의 진실을 캐내기 어려워 보이네. 그래서 신께서 직접 사인을 내려 달라고 기도했으면 하네나아가 그는 신께서 작은 가죽 주머니에 아무것도 적지 않는 빈 종이 하나와 유죄라 적은 종이 하나를 집어넣고 랍비가 보지 않고 하나를 꺼내도록 하라고 하셨다고 말한다. 전능하신 신께서 진실한 판결을 내려줄 것이란 설명이었다. 흔들리지 않는 충성심과 팀 플레이어로서의 능력을 보고 선발된 회사 사람들인 다른 재판관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한다. 재고 끝에 랍비의 유죄를 확신한 재판관은 신의 정의가 그저 우연으로 잘못되지 않도록 종이 두 장 모두에 유죄라고 적어 주머니에 넣는다. 랍비는 재판장에 들어온 주머니를 보지 않고 한 장을 꺼내라는 지시를 받는다. 시키는 대로 종이를 한 장 꺼낸 랍비는 종이를 삼켜 버린다. 자신이집은 종이가 무엇인지는 가죽 주며니에 남은 종이가 무엇인지 보면 될 것이라고 목청을 높이다.

이 사례는 고혜경선생님의 책에서 트릭스터의 예로 보았다.

 

353 헤르메스가 리라를 발명한 이야기, 우주메가 세상을 구원하는 이야기 사이의 유사성. 세 경우 모두 기존의 질서를 나타내는 인물들 (아마테라쭈, 아폴론, ) 은 자신들의 절대 권력과 권위를 과신한다. 트릭스터 원형의 창의적인 영감이란 악기의 발명리란 상징적인 형태를 띤다. 트릭스터들은 폭력이나 회유, 아니면 위협 없이 예전에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음악이라는 영향으로 부드럽게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한다.

 

353 트릭스터가 보여주듯 억압의 가장 크고 효과적인 도구는 상상력을 얕보는 것이다.

 

354 우리가 기억하는 꿈은 모두 트릭스터의 선물이다.

 

355 기억된 순간 꿈들은 우리 내면 깊숙한 곳에서 창의적으로 펼쳐지고 있는 삶의 드라마와 우리가 속한 공동체문화, 지구촌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의 드라마에서 우리가 보다 의식적으로 책임을 져야 할 역할이 있음을 말해준다.

 

357 자발적 희생은 다른 이를 살리기 위해 죽은 이의모습으로 얻게될 것을 위해 자기가 파괴되는 위험을 무릅쓰는 이로, 더 많이 깨닫고 성장하면서 가슴 깊이 소중히 여기던 생각들을 떠나보내는 이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예전에는 온전한 진실을 표현하는 것 같아 보였던 종교적 진실이나 정치적 필요혹은 경제 성장과 같은 무르익지 않은 생각들에 뭔가 더 있을 것 같은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권위와 기득권을 가지고 있어도, 나이가 들었어도 변할 수 있는 여지를 열어놓는 건 대단히 가치로운 거구나. 그것을 자발적 희생이라고 까지 볼 수 있구나.

 

358 일반적인 기성종교, 특히 그리스도교는 자발적 희생이 고통스런 자기희생과 순교라는 크고 극적인 행위를 통해서만 나타난다는 개념을 심어줌으로써 우리에게 큰 해를 입혔다.

 

358 실제로는 자발적 희생은 우리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자주 모습을 드러낸다.

 

9장 꿈작업을 위한 도움말 10가지

 

(1) 꿈에 대해 알아야할 가장 중요한 점은 모든 꿈이 꿈꾼 이의 건강과 전일성을 위해서 온다는 것이다.

 

366 4백만년이 넘도록 불쾌하고 위협적인 것에 즉각 집중하는 것이 생물의 모든 기본적인 생존 전략이었다. 이런 이유에서 꿈이 솟아나는 무의식의 원천은 특히나 중요하거나 연관된 정보를 전달할 때 악몽의 형태로 표현하는 경향이 있다. 건강과 전일성에 이바지하기 위해 꿈은 아직 뭔가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말하며 꿈꾼 이의 관심을 그 문제로 돌리는 것이다.

 

367 카를 유은 꿈에 대해 물어야 할 가장 중요한 질문은 왜 이 꿈이 지금?” 이라고 말했다.

이 특정한 꿈의 경험이 바로 이 순간 꿈꾼 이의 삶에서 어떻게 건강과 전일성에 이바지하는가?”

 

(2) 꿈꾼 사람만이 자신의 꿈에 담긴 의미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

 

368 꿈꾼이의 이런 반응은 꿈 작업에서 유일하게 믿을 수 있는 시금석이다.

 

(3) 모든 꿈은 상징과 은유라는 보편적인 언어로 말을 하며 모든 사람에게 본질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말을 한다.

 

369 제정신과 정신착란의 유일한 차이는 꿈과 깨어있는 실재를 구분할 수 있는가이다.

 

370 꿈과 신화는 둘 다 우리 인류 전체의, 따라서 우주 전체의 건강과 전일성에 이바지하는 보편적인 언어를 사용한다. 꿈은 각자가 전체와 화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온다.

 

(4) 모든 꿈에는 다층적인 의미와 중요성이 짜여 들어 있다.

 

(5) 일련의 꿈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작업은 결코 완결될 수 없다. 꿈작업의 마감은 엄밀히 말해 임의적이다.

 

371 다른 사람들의 투사와 추측의 도움을 받아 꿈모임에서 꿈을 탐색하는 게 생산적이고 가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사람들의 참여로 꿈에 담긴 다양한 의미를 건드릴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다.

 

(6) 어떤 꿈도 꿈꾼 이가 알고 있는 것만 다시 말해주려고 오지 않는다.

(7) 꿈에 관심이 있다면 규칙적으로 꿈일기를 써야 한다.

 

(8) 꿈을 기록할 땐, 지나간 사건을 가리킬 때 습관적으로 하듯 과거시제가 아니라, 항상 현재 시제로 한다.

 

(9)다른 사람이 꾼 꿈으로 작업할 때는 그 꿈의 의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게 내 꿈이라면..’이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다. 가장 중요한 세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다른 사람의 꿈의 의미에 대해 정직하게 말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상상

- 일인칭으로 말하면 고백이 된다. 이인칭은 고백

- ‘당신 꿈의 요소는 나에게도 있어요.’ 꿈에 드러난 깊은 곳의 원형적이고 공통된 인간성을 반복해 확인함으로써 그저 정서적 혹은 지적 유희에 불과할 수 있는 상징분석을 진정으로 영성적인 훈련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10) 모든꿈 작업 모임에서 꿈꾼 이 개인의 익명성을 지켜야 한다. 필요하다면 누구나 엄격한 비밀보장을 요구할 권리와 책임을 동시에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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