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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2일 11시 57분 등록

코끼리와 벼룩

10기 김정은

 

 

코끼리와 벼룩, 찰스 핸디, 이종인 옮김, 생각의 나무

 

1. 저자에 대하여

 

찰스 핸디 (1932~)

경영 사상가, 작가

 

“대다수의 경영사가들은어떻게의 문제에만 집중하지만, 찰스 핸디는 독자로 하여금?’라는 문제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찰스 핸디는 엄격한 목사 집안에서 태어나 독실한 기독교인 생활을 하며 검소하게 자랐다옥스퍼드에서 고전문학과 역사, 철학을 수학했다. 어린 시절 읽은 성서와 셰익스피어로부터 받은 영향은 그가 작가로 살아가는데 영감을 주었다. 그는 현명한 아내 엘리자베스와 결혼하여 안정된 직장에서 성공궤도를 달리는 삶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의 죽음을 맞으면서 그는 삶을 되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그 날 받은 깨달음으로 그는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그는 21세기 바뀐 기업 문화를 통해 미래를 예견하고, 스스로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아내며 새로운 시대의 라이프스크립트를 제시하고 있다.

 

저자 찰스 핸디(Charles Handy)는 피터 드러커와 톰 피터스 등과 함께 세계를 움직이는 사상가 50인에 올라 있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매니지먼트 사상가다. 그는 다국적 석유회사 셸의 간부를 거쳐 런던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가르쳤고, 이후 윈저성에 있는 세인트조지 하우스 학장, 왕립예술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또한 BBC 라디오 방송 「투데이」의오늘의 사색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는데, 매니지먼트와 삶에 대한 그의 견해는 수년 동안 사람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고 교훈을 선사했다. 현대의 경제를 창조적으로 분석하고, 인간성 상실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찰스 핸디는 이미 10년 전에 오늘날의 다양한 경제 현상 - 다국적 기업의 확산, 개인 기업의 생존 위기, 조직의 해체, 자유시장 경제의 문제점 등 - 을 분석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2. 내가 저자라면

 

- 책의 핵심을 몇 줄로 요약할 것.

(책의 핵심 메시지와 키워드를 가지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이 책을 명확하게 소개한다는 기분으로 쓸 것)

 

21세기 포트폴리오 생활자의 인생 지침서

 

고용의 안정이 보장되는 20세기를 대표하는 기업 문화를 코끼리에 비유한다면, 자기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21세기를 대표하는 개인 문화를 벼룩에 비유할 수 있다. 20세기와 21세기를 걸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저자 찰스 핸디는 인생의 중간에서 새로 시작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한다. 시대가 바뀌고 기업 문화가 바뀐 21세기를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코끼리의 사고를 벗어나 벼룩의 사고를 하라고 조언한다. 이 책은 달라지는 기업 문화 속에서 여러 고객이 발주하는 서로 다른 일로 직업을 삼는 포트폴리오 생활의 시대를 살아가기 위한 저자의 노하우를 담은 지침서이다.  

 

이 책은 이런 일과 생활의 문제들을 다루게 될 것이다. 솔직히 털어놓고 말해서 이 책은 기억과 편견의 뒤범벅이다. 하지만 나는 내심 그것을 아이디어와 사상의 집합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것들은 내 인생의 교훈들이다. 사실 인생의 교훈은 직접 살아나가면서 배우는 것이고 또 사후에는 그 삶을 반성하면서 얻어지는 것이다. 물론 그 교훈이 모두 타당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교훈들을 모두 모아놓으면 나의 신념이 되는 것이고, 내가 뒤섞여 살았던 세상에 대한 인식이 되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나의 희망, 기대, 공포가 되는 것이고, 총체적으로 나의 인생철학이 되는 것이다.” (본문 33)

 

나는 지금 글쓰기와 연설을 병행하는 포트폴리오 생활을 하고 있는데, 누구도 이런 생활을 크게 부러워할 것 같지는 않다. 이 생활은 때때로 외로우면서도 두렵기까지 하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내가 하는 얘기를 너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말기 바란다. 다만 독자 여러분이 21세기의 전혀 다른 세상을 잘 헤쳐나가는 데 이 책이 하나의 지침이 되기를 바란다.” (본문 34)

 

- 이 책의 특징을 몇 가지로 도출해볼 것.

(이 책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이 책이 다른 책과 뭐가 다른가?)

 

이 책의 마지막 장 옮긴이의 글에서 옮긴이가 밝히고 있듯, <코끼리와 벼룩>의 차별적인 특징은 저자 찰스 핸디의 문체에 있다. 유부남, 유난히 (읽기에) 부담이 없는 남자가 바로 저자 찰스 핸디다.

 

첫째, 핸디의 글은 읽기가 쉽다. 그의 문장은 리듬감이 넘치며 진솔함이 묻어 있다.

미국의 문학평론가 로렌스 페린은 읽기 쉬운 글을 쓰는 요체로 정직, 용기, 겸손의 3덕목을 들면서 그 중에서도 특히 정직을 강조했는데, 자신을 숨김없이 고백하고 있는 핸디의 글에는 결벽에 가까운 정직함이 깃들어 있다.

둘째, 핸디의 글은 재미가 있다.

그것은 핸디 자신이 책을 쓰는 데 있어서 남보다 더 좋은 책을 쓰기보다는 남들과 다른 책을 쓰겠다는 확고한 소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남들이 다 써먹은 그런 얘기는 쓰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집필 철학이다. 그리하여 그의 책은 구체적, 현실적, 실용적인 에피소드를 위주로 하여 전개되기 때문에 읽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

셋째, 핸디의 글은 유익하다.

그의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조언들을 얻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부남 핸디의 도 다른 특징을 하나만 더 든다면 그가 굉장히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 특히 감동적인 장절과 해석, 그 구절에 꽂힌 이유  

 

120

나는 최근에 알게 된 수피(Sufi, 무슬림교의 범신론적 신비주의-옮긴이)의 가르침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 그 가르침은 이렇다.

 

당신은 하나를 이해하기 때문에 둘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둘은 하나그리고하나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그리고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다.

 

273

남들보다 낫기보다는 다르게 되자.

이 화두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나는 새로운 통찰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사물을 새롭게 보기 위해 혹은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해 때때로 낯선 세계를 거닐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우리 자신에게 그것을 강요해야 한다.

 

278

아무튼 쓰기, 강연하기, 방송하기는 내 학습의 뼈와 살이 되었고 또 그것을 지탱해주는 철골이 되었다. 나는 강연에서 새로운 개념이나 비유를 시험해본다. 만약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그것을 나중에 내 책 속에다 편입시킨다. 당신의 학습 내용을 가지고 당신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일이 된다. 나의 제품은 나의 책이다. 하지만 뭔가를 남보다 더 잘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하려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세계로 걸어 들어가서 보고 듣고 살펴라. 그런 다음 그런 견문을 당신의 세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수단으로 삼고 또 그 새로운 개념을 부지런히 사용하여 당신의 의식의 일부분으로 만들라. 만약 그 개념이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재빨리 내다버리고 다른 곳에서 다시 찾도록 하라.

 

316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생활에 뛰어들어 인내하면서 나름대로의 공식과 포트폴리오를 찾아보기를 권한다. 그리하여 자기가 아닌 어떤 것으로부터 벗어나서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진정한 능력을 발견하고 또 자신의 영향력과 그 특별한 즐거움에 만족을 느껴보기 바란다. 그리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진정한 자유를 얻기 바란다.

 

- 이 책의 구성에 대해 논할 것.

(탄탄한가? 일관성이 있는가? 신선한가?)

 

경영서라기보다 한 편의 수필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책

 

마흔 아홉, 이르지 않은 나이에 안정적인 조직 생활을 마감하여, 포트폴리오 인생을 살아가는 저자의 자전적인 스토리에 세계적인 경영 석학으로서의 저자의 노하우를 입힌 쉽게 쓴 자기계발서다. 예를 들어 하라 하라 하지 않는데 하고 싶어지도록 만드는 책이다.

 

들어가는 글: 인생의 중간에서 새로 시작하기 - 되돌아본 미래

1부 포트폴리오 인생의 시작

1장 시작으로 되돌아가서

2장 나는 무엇을 배웠나

2부 인터넷 시대의 기업 문화 - 자본주의의 과거, 현재, 미래

3장 새로운 경제와 그리 새롭지 않은 경제

4장 달라지는 기업 문화 그리고 개인

5장 새로운 자본주의와 그 딜레마

3부 독립된 생활 - 인생 스크립트 새로 쓰기

6장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 포트폴리오 생활

7장 일 구획짓기

8장 생활 구획짓기

맺는말: 마지막 생각들 -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잃어버린 자유를 다시 찾은 듯한 느낌을 받았다.

 

- 내 책을 쓸 때의 참고사항을 기술할 것.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정리할 것.

 

나는 현재 벼룩의 삶을 살고 있으며, 나도 저자처럼 조직을 나오는 시점을 시작으로 벼룩의 삶을 시작하고 또 벼룩으로서 남들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내 삶에 대한 글을 쓸 것이다. 내 글로 독자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나도 저자처럼 공부를 많이 해야겠다. 또한 저자처럼 쉽고 재미있는 문장을 구사할 수 있도록 글 쓰기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

 

미국의 문학평론가 로렌스 페린은 읽기 쉬운 글을 쓰는 요체로 정직, 용기, 겸손의 3덕목을 들면서 그 중에서도 특히 정직을 강조했는데, 3가지 덕목을 나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3. 내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5

포트폴리오 생활자는 자기 자신만을 위하여 고용된 사람이다. 이것은 아주 자랑스러운 상황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당신의 대타를 내세우지 못한다는 뜻도 된다. 어떤 게임을 하든 당신이 직접 뛰어야 한다. 늘 준비하면서 곧장 게임에 뛰어들 태세가 되어 있어야 한다.

 

들어가는 글: 인생의 중간에서 새로 시작하기

 

11

나는 자유를 얻기 위해 안정을 내팽개치고 바로 그 새롭고 무모한 모험의 세계를 선택한 것이다.

 

15

20세기의 고용 문화의 큰 기둥이었던 대기업, 그 코끼리들의 세계에서 벗어나 벼룩처럼 나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한다고 말이다. 여기서 벼룩은 프리랜서를 가리키는 말이다.

 

22

기술과 생산성이 발달되었으면 여유 있는 시간이 그만큼 더 많아져야 할 텐데, 어찌 된 일인지, 우리는 전보다 더 일에 찌들어 있다. 일은 이제 생활의 수단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일중독자로 몰아가고 있다. 과연 일이 우리가 직면한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도록 해줄 것인가, 아니면 성공적인 자본주의는 결국 커다란 환멸로 끝나버리고 말 것인가?

 

23

1981년에 이르자 사정이 달라졌다. 은퇴에서 사망까지 (아버지 시대처럼) 18개월이 아니라 18년의 세월이 떡 버티고 서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이 20년이라는 긴 세월을 어떻게 처분해야 할지, 또 그 기간 동안의 생활비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정말 난감한 것이다.

 

29

나는 교과서보다는 화랑, 극장, 영화관, 연주회장 등에서 더 많은 것을 배웠다. 여행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 다른 문화권에서 한동안 살아본 경험은 자신의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는 렌즈를 마련해 주었고, 너무 익숙하여 아무런 의문도 들지 않았던 사물을 새롭게 돌아보게 했다.

 

33

이 책은 이런 일과 생활의 문제들을 다루게 될 것이다. 솔직히 털어놓고 말해서 이 책은 기억과 편견의 뒤범벅이다. 하지만 나는 내심 그것을 아이디어와 사상의 집합이라고 부르고 싶다. 그것들은 내 인생의 교훈들이다. 사실 인생의 교훈은 직접 살아나가면서 배우는 것이고 또 사후에는 그 삶을 반성하면서 얻어지는 것이다. 물론 그 교훈이 모두 타당하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교훈들을 모두 모아놓으면 나의 신념이 되는 것이고, 내가 뒤섞여 살았던 세상에 대한 인식이 되는 것이고, 미래에 대한 나의 희망, 기대, 공포가 되는 것이고, 총체적으로 나의 인생철학이 되는 것이다.

 

34

나는 지금 글쓰기와 연설을 병행하는 포트폴리오 생활을 하고 있는데, 누구도 이런 생활을 크게 부러워할 것 같지는 않다. 이 생활은 때때로 외로우면서도 두렵기까지 하다. 그러므로 이제부터 내가 하는 얘기를 너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말기 바란다. 다만 독자 여러분이 21세기의 전혀 다른 세상을 잘 헤쳐나가는 데 이 책이 하나의 지침이 되기를 바란다.

 

1부 포트폴리오 인생의 시작

 

1장 시작으로 되돌아가서

 

38

나는 이제 확실히 안다. 시작은 언제나 중요하다. 우리의 과거는 불가피하게 우리의 현재와 미래의 일부분이다. 생애의 후반기에 접어들어 벼룩의 생활을 영위하려면 먼저 나 자신에게 충실해져야 한다. 자기가 아닌 다른 어떤 것을 염원하거나 가장하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나는 과거에 어떤 사람이었는가?

 

42

인생의 여러 가지 풍상을 겪다보니 사람들이 생글생글 웃으면서 내 면전에서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중략) 개인에 대한 존경, 진리에 대한 외경이 좋은 미덕으로 여겨지지 않고 하나의 장애로 생각된다면 그건 정말 곤란한 일이다. 내 유년 시절의 이런 유산과 타협하는 데에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만약 내가 그것을 바꿀 수 없다면 또 특별히 바꾸기를 원하지도 않는다면 그런 미덕이 장애가 되지 않는 생활방식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나는 남들을 움직여야 할 책임이 없는 벼룩이 되었고, 내가 본 그대로의 진실을 말하는 작가가 되었다.

 

53

부모가 조성하는 분위기, 부모의 가치관, 부모의 우선순위, 이런 것들이 자녀의 세계관 형성에 일차적인 기여를 한다. 가정은 인간의 첫 번째 학교이다.

 

58

나는 이조용한사람(목사였던 아버지)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달려온 수백 명의 사람들이 울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나는 고개를 돌리며 생각에 잠겼다.

 

과연 내 장례식에 눈물을 흘리면서 찾아줄 사람이 있을까? 성공이란 무엇이며 나와 내 아버지 중 누가 더 성공한 사람인가? 인생은 무엇을 위한 것이며 우리가 이 지상에 존재하는 의미는 무엇인가? 그것은 아주 새로운 질문도 아니었다. 나는 철학을 공부했고 이런저런 이론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것들을 나 자신에게 진지하게 적용해 본 적이 없었다.

 

59

자기 자신을 알려면 먼저 자기 자신이 아닌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을 알아내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나는 사십대 중반에 이르러 여러 가지 역할과 직장을 거치고 난 다음에야내가 아닌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었다.

 

62

이제 인생은 길어졌다. 일생 동안 세 가지 형태의 삶(학생, 코끼리, 벼룩?)을 살 수가 있게 되었다. 그런 형태 중 하나가 바로 벼룩의 삶이다. 나는 지금까지 겪어온 여러 형태의 삶 중 그것이 가장 좋은 삶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2장 나는 무엇을 배웠나

 

71

“여우는 많은 것을 알지만 고슴도치는 중요한 것 한 가지만 알고 있다네.”<그리스 시인 아리킬로쿠스>

 

79

아주 어린 나이에 존경하는 사람으로부터황금의 씨앗(golden seed)'을 물려받는 것이 인생에서는 아주 중요하다. 그것은 당신에 대한 칭찬 혹은 기대감의 표현으로서 당신의 자신감을 크게 강화시킨다. 슬레이버는 나에게 그런 씨앗을 주었다. 그것은 선생이 제자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그분은 정말 내가 만난 평생의 스승이었다. 그 선생님은 아주 뚜렷한 목적 아래 내 인생을 뒤바꾸어 놓았다. 나에게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다닌 더블린의 트리니티 칼리지를 가지 말고 옥스퍼드에 장학금을 받아 입학하라고 권유했던 분도 그분이었다.

 

80

나는 학과 내용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사실 나는 그 내용 따위는 오래 전에 이미 잊어버렸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생각하는 과정이었다. 내 스스로의 힘으로 사물을 분류하여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한 것이었다.

 

81

옥스퍼드는 남의 책을 그대로 베끼는 일을 극도로 경멸했다. 또 남의 책을 인용하는 것은 그것이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을 전개할 수 있는 경우에만 허용되었다.

 

88

경영대학원(MIT 슬론)에서 가르치는 내용의 대부분은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임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나는 그 동안 경험으로 그런 것을 다 체득했던 것이다. 단지 그런 체험에 그럴듯한 용어를 붙이지 않은 것뿐이었다.

 

91

나는 학교가 인생을 미리 실험하는 안전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재능-우리 모두는 시험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재능을 갖고 있다-을 발견하는 곳, 자기의 과제와 다른 사람에 대한 책임을 배우는 곳, 우리가 필요한 것이 무엇이고 그것이 언제 필요한지를 깨닫는 곳, 인생과 사회에 대한 우리의 가치와 신념을 탐구하는 곳, 이런 곳이 되어야 한다고 확신한다. 내가 볼 때 그런 것들이 지식 위주의 교육과정보다 더욱 매력적인 교과과정이라고 생각한다.

 

2부 인터넷 시대의 기업 문화

 

3장 새로운 경제와 그리 새롭지 않은 경제

 

105

나는 거기서 하나의 비유를 바탕으로 회사의 성격과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고대 그리스의 신들은 그 비유를 제공해 주었고 나는 그런 개념을 바탕으로 『경영의 신들 The Gods of Management』이라는 책을 썼다. 이 책에는 네 명의 신이 등장한다. 카리스마적 리더를 상징하는 제우스, 논리와 질서를 상징하는 아폴로, 팀워크를 상징하는 전쟁의 여신 아테나, 창조적 개인을 상징하는 디오니소스. 이렇게 넷이다. 각각의 신은 저마다 장점을 가지고 있다. 회사는 늘 이 네 유형의 혼합인데, 문제는 혼합의 정도인 것이다.

 

109

아폴로 회사들은 새로운 조직을 관리하기 위하여 조직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을 선호한다. 그들은 이 격동하는 시대를 헤쳐나가는 데 있어서 어떤 연속성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성공하지 못한다. 네모 상자 안에 들어가 있으면 상자 바깥을 상상하기가 쉽지 않다.

 

112

가장 큰 코끼리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잭 웰치의 지휘 아래 지난 15년 동안 1,700개의 회사를 합병했고, 그도 모자라 또 다른 거대 코끼리인 하니웰(Honeywell)을 인수하여 업계 최대의 합병작업을 완료했다. 하지만 잭 웰치는 자신이 인수한 회사의 직원과 조직을 사정없이 감축하여 중성자(파괴분자) 잭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114

나이키는 주요 버추얼 회사의 대표적 사례이다.

 

“나이키는 개념을 판매한다.” 이것은 미국의 사회비평가 제레미 리프킨이 미국 내의 아웃소싱 현상을 지적하면서 한 말이다. 나이키가 세계 최대의 신발 제조업체이기는 하지만 이렇다 할 공장도 기계도 장비도 부동산도 없는 것이다. 이 회사가 꽉 잡고 있는 것은 회사 전체를 단단히 결속시켜 주는 정보 시스템 뿐이다.

 

120

나는 최근에 알게 된 수피(Sufi, 무슬림교의 범신론적 신비주의-옮긴이)의 가르침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 그 가르침은 이렇다.

 

당신은 하나를 이해하기 때문에 둘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둘은 하나그리고하나의 결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그리고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이다.

 

123

새로운 코끼리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의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1. 기업의 규모를 계속 키우면서도 소기업적, 개인적 분위기를 간직하는 것.

2. 창조성과 효율성을 잘 종합하는 것.

3. 번영을 이루면서도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것.

4. 회사의 사주는 물론이고 아이디어의 소유자에게 충분한 보상을 하는 것.

 

126

연방주의는 중앙주의이면서 동시에 탈중앙주의이다. 중앙에서 할 수 있는 기능과 결정은 중앙에 남겨두고 나머지 기능은 현지에서 모두 처리하도록 하는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어떤 기능과 결정을 중앙에서 해야 할 것인지 여부를 잘 가려내는 것이다.

 

130

역사가 아놀드 토인비는 21가지 경우의 실패한 문명을 검토한 끝에 그 패망의 원인을 이렇게 진단했다. “‘중앙집중화된 소유권변화하는 상황에 대한 부적응이 그 문명의 붕괴를 가져왔다.”

 

132

연금술사들에게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그들은 열정적이다. 내가 만난 모든 연금술사들은 열정을 간직하고 있었다.

둘째, 그들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것을 뛰어넘어 자신의 꿈에 강하게 매달리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설혹 현실이 그런 꿈과는 반대 방향을 가리키고 있어도 그들은 그 꿈을 놓지 않았다. 이들의 이런 능력은 낭만파 시인 키츠(Keats)가 말한부정적 능력(negative capability)' 과도 통하는 것이다. 키츠는 형제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 능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나는 그런 능력을 부정적 능력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사실이나 이성에 연연해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 신비, 회의 속에서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하지.”

셋째, 연금술사는 제3의 눈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남들과는 다른 눈으로 사물을 보았다.

 

145

회사들이 약간의 자선 행위로 명성을 살 수 있었던 시대는 지나갔다. 사람들은 이제 회사들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가에만 관심 두지 않고어떻게그 돈을 버는가에 집중한다. 국가 예산보다 더 많은 매출을 올리면서 그 돈이 만들어지는 방식에 대해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4장 달라지는 기업 문화 그리고 개인

 

155

오늘날의 충성심은 첫째가 자기 자신과 자기의 미래에 대한 것이고 둘째가 자기 팀과 프로젝트에 대한 것이고 마지막이 회사에 대한 것이다.

 

168

이제 당신은 자동차뿐만 아니라 카펫까지도 임대하라는 권유를 받고 있다. 에어컨을 사지 말고 에어컨 기능을 해주는 서비스를 사라. 소유는 따분한 것. 접속이야말로 중요한 것이다. 라고 제레미 리프킨은 『접속의 시대 The Age of Access』에서 말한다.

 

173

B2B(기업 대 기업) 거래는 인터넷의 진정한 미래이고 기업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놓을 것이다. 심지어 오라클이나 GE 같은 회사들은 앞으로 2년 동안 인터넷을 이용하여 회사 비용을 10퍼센트 정도 절감할 계획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앞에서 언급된 수피 격언의그리고의 비용을 과소평가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최저 입찰가가 반드시 최고 파트너는 아니기 때문이다.

 

178

앞으로는 소유보다 접속이 더 중요하게 될 것이다. 또 어떻게 보면 비소유적 재산의 세계가 경제를 활성화시킬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그것은 이렇다 할 재산이 없는 사람도 끼워주기 때문이다.

 

194

(프랑스에서) 정규 직장은 대부분 54세에서 끝나는데, 많은 사람들이 그 후 30년간의 은퇴 생활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개인 연금이든 국가 연금이든 그 어느 것도 이런 긴 세월 동안 안락한 생활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 이제 엄연한(어쩌면 좋은 것일지도 모르는) 진실은 이런 것이다. 우리는 정규 직장에서의 생활이 끝난 뒤에도 일을 계속해야 할 것인데 그것은 정규 직장의 연속이 아니라 이런 일, 저런 일을 그러모아 만든포트폴리오일이 될 것이다. 일은 우리를 건강하고 유익한 사람으로 만들고 또 우리의 은퇴 생활을 지원하는 데 부담을 느끼는 후손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어쩌면, 장래의 어느 시점에 은퇴라는 말은 사라져버릴지도 모른다.

 

5장 새로운 자본주의와 그 딜레마

 

201

좀 덜 피곤한 형태의 자본주의는 어디 없을까? 나는 그런 것을 찾아보고 싶다.

 

204

나는 시내로 들어가 『경제학 독학서』라는 자그마한 노란 책을 한 권 사서 읽기 시작했다. 나는 학위가 자격이 아니라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하라는 허가증이라는 것을 그때 알았다.

 

208

친도구(Chindogu, 珍道具: 1995년 『친도구의 세계 The Art of Chindogu』라는 책에서 소개되어 일본은 물론 영미권에까지 퍼진 용어로, 살아가면서 한 번쯤이런 것이 있으면 어떨까싶은 물건들을 지칭하기도 한다-옮긴이)는 우리가 사들이는 불필요한 것을 일컫는 일본어이다.

 

친도구는 자본주의가 안고 있는 과잉의 문제를 보여주는 첫 번째 징조이다.

나는 친도구가 고용을 창출하고 사람들이 쓸 돈을 만들어준다는 것을 안다. 적어도 그 정도의 경제적 안목은 있다. 하지만 그런 불필요한 물건을 만들어내는 노력과 시간 그리고 물자의 낭비 등은 걱정이 된다.

 

나는 또한 부자들만 성장과 풍요의 나선형에 올라타서 위로 올라가는 동안 그 나머지 가난한 나라들의 40억 인구는 빈곤 속에 허덕이는 것도 걱정이 된다. 자본주의는 이러한 불균형을 시정할 능력이 없는 듯하고 그래서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210

“참 이상한 일입니다.” 싱가포르의 한 젊은 중국계 은행가가 내게 말했다.

 

“내 수입은 나의 아버지가 벌어들인 것보다 적어도 다섯 배는 많습니다. 하지만 나의 부모님은 정원 딸린 단독주택, 가정부, 그리고 자동차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요즈음 정원 딸린 주택은 아주 희귀하고 또 무척 비쌉니다. 나는 가정부 없이 5층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차도 없어요. 차를 사려면 그 가격에 맞먹는 허가증을 먼저 취득해야 하니까요. 나의 아버지는 매일 저녁 여섯 시면 퇴근해서 집으로 오셨습니다. 하지만 나는 거의 매일 아홉 시나 되어야 퇴근합니다. 나와 내 아버지 중 누가 더 부자인지 잘 모르겠어요.”

 

바로 그것이 성공적인 자본주의의 또 다른 문제이다. 동일한 장소에 머무르려면 전보다 두 배나 더 빨리 헤엄쳐야 하는 것이다. 부모 세대는 아버지 한 사람의 수입으로도 잘살았는데, 오늘날의 부부는 아버지 대()와 비교하여상대적으로잘살려면 부부가 맞벌이를 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일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상대적으로라는 말이 중요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부모들이 살았던 바로 그 생활 조건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 느긋하고 천천히 돌아가는 세계에 대한 향수가 비록 강하기는 하지만 말이다. 사실 우리는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를 할 뿐 우리의 과거나 부모와 비교하지는 않는다. 풍요의 강()은 우리를 그 위에 태우고 아주 빠르게 흘러간다. 하지만 우리가 둑을 쳐다보지 않고 주위의 사람들만 바라본다면 우리가 흘러가고 있다는 사실조차 의식하지 못하게 된다.

 

211

경제 성장으로 인해 더 많은 사람들이 강물에 뛰어들면 강은 점점 더 비좁아지고 조건은 점점 더 열악하고 또 경쟁적이 되어간다. 그러니 그 스트레스인들 오죽하겠는가. 그러면 나를 포함하여 어떤 사람들은 그 강을 떠나서 둑 위에 앉아 남들이 허우적거리는 것을 지켜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그렇게 빠져나가고 나면 경제는 폭삭 주저앉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도로에 구멍이 패여 있다. 보건 상태가 엉망이다. 학교 교육이 제대로 안 된다 하고 불평을 터트리게 될 것이다. 둑 위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강물 속에서 헤엄치는 사람들이 일으키는 부가 가져온 경제 인프라에 무임승차하고 있는 것이다.

 

212

싱가포르에서는 일이 원활하게 돌아간다. 마약과 폭력은 보기 드물다. 치안은 아주 엄격하다. 하층 계급은 찾아보기 어렵다..... 싱가포르의 연금 계획은 자급자족의 표본이다. 소득의 30퍼센트를 의무적으로 떼어내어 비상기금에 적립하고 주택 할부금 등 큰돈이 필요할 때에는 이 기금에서 빌릴 수가 있다. 대부분의 외국 주재원들이 인정하듯이, 싱가포르는 비즈니스를 하기에 좋은 곳이고 또 젊은 부부들이 와서 살기에는 그만인 곳이다.

 

213

리콴유는 특정 상황과 문화 속에서는 다른 종류의 자본주의가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그는 그것을 교도 자본주의(guided capitalism)이라고 부르지만 나는 기업 자본주의(corporate capitalism)라고 생각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마치 코끼리 기업의 운영방식처럼 운영되고 있는데, 그 전제조건은 기업에 좋은 것은 기업에 소속된 사람에게도 좋다는 것이다. 이것은 개인주의적 전통과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독립심이 강한 벼룩들 혹은 연금술사들에게는 맞지 않는 장소이다.

 

225

통계수치에 의하면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미국의 호황기에 실질 소득이 증가하지 않았다. 1990년대의 주식시장 소득 중 86퍼센트가 미국 인구 10퍼센트에게 돌아갔고 따라서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런 실익도 얻지 못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은 1995년과 98년 사이에 가정의 평균 가치는 17.6퍼센트 상승했지만, 가정의 부는 1989년 수준보다훨씬 밑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54세 이하의 소득 그룹 모두에게 해당되었다. 바꾸어 말하면 예전에 부모가 누렸던 상대적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두 사람(부부)이 같이 뛰어야 한다는 것이다.

 

226

미국 초기 퓨리턴들은 아주 독특한 종류의 크리스천이었다. 그들은 이렇게 가르쳤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책임이며 우리가 처한 조건을 다른 사람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인간의 의무는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는 것이다.”[226]

 

227

미래가 과거보다 더 나아질 수 있고 또 반드시 그래야 한다는 사상은 미국 문화의 아주 활기 넘치는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이런 미래지향적 정신에새 땅에서 새 생활을!’이라는 이민자 문화가 보태졌다. 이런 정신이 있기 때문에 비록 지금 가난하게 살아도 미래의 언젠가 현재의 부자들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간직한다. 다른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파괴적 요소가 되는 질투심도 미국에서는 야망과 희망을 부추기는 연료가 된다. 이러한 야망과 희망은 사회의 사다리 밑바닥에서 벌어지는 유동성(流動性)에 의해서 강화된다. 1년 단위로 직업 사다리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들이 한두 계단 위로 올라가는가 하면 어떤 사람들은 내려가는 것이다.

 

232

나는 최근의 미국 방문에서 로버트 포겔이 지적한 목적의식의 상실도 느낄 수 있었다. 그것은 아주 오래된 딜레마이다. 사람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면 더 이상 손에 들어온 그것을 원하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성공의 역설이기도 하다. 역설적이게도 사회 구성원에게 그들이 얻고 싶어하는 것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얻게 해주는 사회는, 나중에 그 사회의 활동가들 사이에 번지는 권태의 파도에 일찍 노출된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돈은 많은 것을 살 수 있는 구매력을 주지만, 그런 물질적 욕구가 충족된 이후의 삶의 목적마저 제공해 주지는 못한다. 물론 구매를 유혹하는친도구가 더 많이 나올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곧 시들해진다. 그러니 보람 있는 인생을 영위하려면 자기 자신의 범위를 뛰어넘는 목적을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기적 자본주의는 이런 목적을 홀대하여 중요도 리스트의 맨 밑바닥에다 놓고 있는 것이다.

 

233

자유시장 자본주의는 미국에서 그런대로 통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것은 엄청난 규모의 부를 창출했고 지금도 계속 창출하고 있다. 그 중에서 비교적 잘 안 돌아가는 것은 분배의 문제 정도이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늘 평등보다는 자유를 강조했고 평등은 기회의 평등이지 결과의 평등은 아니라고 믿었다.

 

235

대처는 이런 유명한 말을 남겼다.

 

“사회라는 것은 없다. 오로지 개인과 가족만 있을 뿐이다.”  그것은 우리의 생활에 대해서는 우리 자신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었다. 그러한 대처의 주문에 많은 사람들이 비명을 내질렀다. 그것은 영국의 사회적 단결에 일격을 가한 대처의 조치가 너무 뼈아프다는 표시였다. 불공평과 불안정이 만연되었고, ‘하층 계급(underclass)'이라는 단어가 생활용어의 필수어가 되었고, 우리가 예전에 알았던 직장이라는 개념은 증발해 버렸다. 국영기업이 매각되고 세금이 인하되면서 이익과 재정적 보상이 성공의 주요 지표가 되었다.

 

사태는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지만 새롭고 흉물스런 이기심이 탄생했다. 곧 사람들은 부드러운(희석된) 형태의 자본주의에 찬성표를 던지기 시작했다. 그들은 아직도 그것을 희망하고 있다. 개인주의적 자본주의라는 귀신이 병 속에서 일단 빠져나오면 그것을 다시 병 속으로 집어넣기는 아주 어렵다.

 

251

글로벌 자본주의는 많은 사람을 전보다 더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부가 행복을 가져온다고 믿는 사람은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많다. 전세계를 상대로 한 일련의 조사 연구에 따르면 1인당 연간 국민소득 1만 달러가 효용체감의 시작점이라고 한다. 그 수준 이하(대략 오늘날의 그리스와 포르트갈)에서는 더 많은 돈이 더 많은 기본적 생활 편의를 보장하고 또 만족을 가져온다. 그러나 그 수준을 넘어서면 몇 달러 더 벌었다고 해서 우리를 더 즐겁게 해주지 못한다. 왜냐하면 이제 극심한 경쟁 사회로 들어서서 우리의 이웃과 자꾸 비교하게 되고, 우리의 과거보다는 미래를 더 신경 쓰기 때문이다.

 

254

하지만 자본주의는 현재 시장에서 통용되는 유일한 게임이다. 설혹 그것을 멈추고 싶더라도 우리에게는 방법이 없다. 단지 그것을 어느 정도 길들일 수 있을 뿐이다. 만약 2021년의 시점에서 진보의 20년을 되돌아본다면, 우리는 새로운 이데올로기, 관용과 개방의 새로운 정치, 소수가 아니라 다수를 위한 사회를 건설하려는 자발적 의지가 정말 필요했음을 알게 될 것이다. 이렇게 하자면 상상력 넘치는 리더십과 강인한 극기정신이 필요하다. 이런 강력한 리더십이 없다면 미국의 국제문제 전문가 에드워드 러트워크(Edward Luttwalk)가 우려한 것처럼 터보 자본주의(turbo capitalism: 아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부자 위주의 자본주의)가 또 다른 형태의 파시즘을 야기시킬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단결하여 들고 일어나면 히틀러 같은 인물을 집권시킨 포퓰리즘(대중주의 혹은 인기영합주의)이 언제라도 다시 고개를 쳐들 수 있다.

 

자본주의가 잘 돌아가고 또 제 발등을 찍지 않으려면 우리는 전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자본주의를 운영해야 한다. 우리의 우려 사항은 이런 것이다. 자본주의의 혜택이 전세계 중산층에만 집중되어 21세기 말의 100억 인구 중 20억 정도만이 그 혜택을 누리는 게 아닐까 하는 것이다. 나머지 80억에게는 용돈 혹은 송금만 보내주는 것은 결코 옳은 일이 아니다. 그들에게도 진정한 돈을 벌어들일 기회를 주어야 한다.

 

255

경영학의 귀재인 피터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라고 했다. 경쟁하지 말라. 일을 남들과 다르게 처리하고 승리의 개념을 재규정하라. 적어도 자본주의는 우리에게 그렇게 할 가능성을 준다.

 

256

만약 좋은 사회를 만들려는 미국인의 정력과 자신감, 케랄라 사람의 매력과 다정함, 싱가포르 사람의 극기심과 결단력을 종합할 수 있다면 우리는 가장 좋은 형태의 자본주의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교차문화적(cross-cultural) 기적이 될 것이다. 하지만 좀더 실용적인 측면에서 볼 때 자본주의의 진짜 문제는 목적과 수단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잡는 것이다.

 

257

부의 창출을 무작정 극대화하면 왜 우리가 그런 부를 원하는지 그 이유를 잃어버리게 된다. 반면 이데올로기에만 너무 집착하면 수단을 소홀히 하게 된다. 공산주의는 원대한 목적을 갖고 있었다(“모두를 위한 더 좋은 사회를 건설하는 데 있어서 모든 사람을 공평하게 참여시키자”).

 

하지만 그들은 그런 목적을 수행하는 효과적인 수단을 갖고 있지 않았다. 자본주의는 부를 창출하는 수단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그 목적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그래서 그 부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또는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잘 모르는 것이다. 만약 이런 현상이 심화된다면 바로 그때가 자본주의의 몰락 시점이 되는 것이다.

 

3부 독립된 생활: 인생 스크립트 새로 쓰기

 

270

자신의 열정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는 이렇게 조언하고 있다.

“실험을 해보라. 마음에 드는 것은 뭐든지 해보라. 하지만 그것이 하나의 열정으로 성숙하게 될 때까지 그것을 당신 인생의 중심으로 여기지 말라. 그것은 오래가지 못할 테니까.”

 

273

나는 톨스토이와 도스토예프스키가 그 어떤 경영서보다도 회사 속의 개인이 처한 시련과 고난에 대해서 많은 것을 말해 준다는 것을 알았다. 내 책이 그런대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톨스토이 덕분이었다. 내 책은 다른 경영서보다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확실히 다르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273

남들보다 낫기보다는 다르게 되자.

이 화두를 곰곰이 생각하면서 나는 새로운 통찰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으려면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과감히 탈피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는 사물을 새롭게 보기 위해 혹은 새로운 것을 보기 위해 때때로 낯선 세계를 거닐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우리 자신에게 그것을 강요해야 한다.

 

278

아무튼 쓰기, 강연하기, 방송하기는 내 학습의 뼈와 살이 되었고 또 그것을 지탱해주는 철골이 되었다. 나는 강연에서 새로운 개념이나 비유를 시험해본다. 만약 좋은 반응을 얻는다면 그것을 나중에 내 책 속에다 편입시킨다. 당신의 학습 내용을 가지고 당신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을 수 있다면,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일이 된다. 나의 제품은 나의 책이다. 하지만 뭔가를 남보다 더 잘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하려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원칙이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다른 세계로 걸어 들어가서 보고 듣고 살펴라. 그런 다음 그런 견문을 당신의 세계를 새롭게 조망하는 수단으로 삼고 또 그 새로운 개념을 부지런히 사용하여 당신의 의식의 일부분으로 만들라. 만약 그 개념이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재빨리 내다버리고 다른 곳에서 다시 찾도록 하라.

 

7장 일 구획짓기

 

288

나는 일이 인생의 기본적인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 누구도 일 없이는 살 수가 없다. 포트폴리오 인생에서 새롭게 발견한 것처럼 일 없는 생활은 의미 없는 생활이었다.

 

290

집안일의 보상은 감사와 사랑(하지만 겉으로 표현되지는 않는), 가정의 창조와 유지, 소속감을 주는 곳, 혼란스러운 세계 속의 아늑한 섬 등의 형태로 다가온다. 이런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보상이지만, 소중히 여겨야 하는 것이다. 집안일을 별로 하지 않는 사람들은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균형 잡힌 생활은 남녀 불문하고 집안일을 포트폴리오에 편입시켜야 한다. 포트폴리오 인생(자유로운 벼룩 생활)은 우리에게 그렇게 할 기회를 제공한다.

 

291

사람들은 자원봉사 일을 가장 만족스럽게 여긴다. 금전적인 이유나 다른 사람의 강요에 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이 좋아서 하기 때문이다.

 

292

내가 잘하지도 못하는 것을 통해 기여하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내가 가장 잘하는 몇 가지를 무상으로 지원해 주는 편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글쓰기, 연설하기, 청강하기 등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으로 자원봉사 활동 범위를 제한했다.

 

293

독립적인 벼룩은 기댈 곳이 자기 자신밖에 없다. 돈 버는 일의 미래를 확보하려면 공부하는 일이 본질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 내 경우, 공부의 핵심은 나의 글쓰기이다. 소설가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작가들은 실제 글쓰는 시간보다 3배나 많은 시간을 공부하는 데 투입한다.

새로운 생활을 시작했을 때 나는 시골로 내려가 글쓰기에 전념했다.

 

302

“정말 중요한 점은 이거야. 돈을 버느라고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되면 우리가 정말로 원하는 일을 할 시간이 그만큼 적어진다는 거야.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은 내 경우엔 글쓰기이고 아내의 경우에는 사진을 찍는 것이지. 우린 논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아. 우리가 충분한 돈의 액수를 낮추면 낮출수록 다른 일을 할 자유는 그만큼 더 많아지는 거야. 돈을 너무 강조하면 돈은 너를 해방시키는 것이 아니라 돈 버는 일에 꽁꽁 묵어둘 수 있어.”

 

305

나를 하나의 브랜드로 보다니 좀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아내의 말이 맞았다. 포트폴리오 인생은 모든 사람에게 모든 것이 될 수는 없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특별한 광고나 홍보도 하지 않고서 복잡한 시장에서 우뚝 솟으려면 자기 나름대로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 프리랜서의 생명은 명성, 명성, 명성인 것이다.

 

306

어떤 방식으로 홍보를 한 결과가 나타나는 데에는 이태 정도가 걸렸다. 결국 중요한 것은 입소문, 만족해하는 고객, 성공적인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미래를 위해 씨앗을 뿌리고 기다리는 것과 같다.

 

311

권력을 내주고 영향력을 받아온 사람이 가장 기쁘게 생각하는 순간은, 자신이 세상에 유포시킨 아이디어가 생전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에 의해서 채택되고 또 사용된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이다. 나는 지구 반대편에서 반신 주소도 없이 날아온 편지(그래서 답장을 쓸 수 없는 편지)를 받은 적이 있었다. 그 내용은 짤막했다. “당신의 책들에 대해서 감사를 드립니다. 그 책은 나에게 희망을 주었고 내 생활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311

지난 1천 년 동안의 최고 영웅으로 영국 사람들이 뽑은 인물은, 말이외에는 아무런 재산도 없었던 윌리엄 셰익스피어였다.

 

313

엄연한 사실은 이런 것이다. 자신의 칼로 밥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은 칭찬과 함께 부상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이다. 프리랜서(프리랜스 freelance 는 원래 용병을 뜻하는 전쟁 용어이다) 생활은 노출된 생활이다. 그것은 자기 신념을 필요로 한다. 비평 혹은 혹평의 형태로 다가오는 피드백으로부터라도 배우려는 의욕이 있어야 한다. 고객의 필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능력은 동시에 혹평에 상처받기 쉽다. 그리고 그런 상처는 좀처럼 쉽게 잘 아물지 않는 것이다. 인생의 모든 것에는 대가가 따라 붙는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볼 때, 포트폴리오 일에서 오는 자유는 그런 대가를 지불하고도 남는 바가 있다.

 

315

이제 포트폴리오 생활에서는 은퇴라는 말이 등장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포트폴리오 생활자에게는 일을 그만두는 정해진 시기가 없고 단지 포트폴리오 일의 재편성(가령 돈 버는 일을 적게 하고 나머지 일들을 많이 하는 것)이 있을 뿐이다.

 

316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런 생활에 뛰어들어 인내하면서 나름대로의 공식과 포트폴리오를 찾아보기를 권한다. 그리하여 자기가 아닌 어떤 것으로부터 벗어나서 자기만이 할 수 있는 진정한 능력을 발견하고 또 자신의 영향력과 그 특별한 즐거움에 만족을 느껴보기 바란다. 그리하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삶을 꾸려나가는 진정한 자유를 얻기 바란다.

 

8장 생활 구획짓기

 

320

“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

정말로 아주 조심하지 않으면 성공은 사람을 망쳐놓는다.

 

323

우리는 B 그룹을추진(Thrusting)'이라고 명명했다. A 그룹의 사람들은 성취와 배려가 혼합된 그룹으로서관여(Involved)', D 그룹은배려(Caring)', C 그룹은단독(Loners)' 이라고 명칭을 부여했다.

 

부부의 압도적인 결혼 생활 패턴은 BD였다. 이것은 남편이 자율을 중시하는 높은 성취형인 반면 아내는 배려를 중시하는 D 그룹에 속하는전형적 결혼 생활이었다.

 

‘경쟁적 결혼 생활(BB)'의 경우도 한 건 있었다. 이것은 두 추진자의 결합으로서 모두 높은 성취에 높은 자율을 강조하는 형이었다.

 

‘격리된 결혼 생활(CC)'도 있었다. 이 경우는 자율 부분에서는 점수가 높지만 그 나머지 부분에서는 점수가 아주 낮은 두 단독자의 결합이다. 그들은 함께 살면서 아이를 키우기는 하지만 함께 공유하는 시간이나 공간이 없었다.

 

또 다른 주된 결혼 패턴은공유된 결혼 생활(AA)' 이었다. 이것은 부부가 모든 역할을 공유하는 결혼 생활이다. 부부는 성취와 배려 부분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얻었다.

 

327

성공적인 결혼 생활의 비결은 인생의 사이클이 바뀜에 따라 결혼 패턴을 적절히 바꾸어주는 것이다. 많은 친구와 동료들은 그들의 전통적 결혼 패턴이 아이들의 성장과 함께 끝났는데도 그런 상황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키워야 할 아이들이 없고 또 모셔야 할 부모가 돌아가셨거나 양로원에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부부는 공통의 유대가 없어진 것이다. 부부의 격리된 생활은 별도의 세계에서 따로따로 운영되었고, 친구들과 관심사도 제 각각이었다. 이런 부부는 아이들 때문에 혹은 흘러온 관성 때문에 격리된 패턴 속에서 한동안 괴로운 생활을 한다. 그러다가 부부 중 한 사람이 다른 파트너를 찾아서 다른 패턴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혼에 도달한다.

 

 

포트폴리오 생활, 유연근무시간제, 일거리 공유(특히 여성 노동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품앗이) 등이 생산성을 높이고 직업 만족도를 좋게 한다는 연구 조사들이 이미 나와 있다.[338]

 

맺는 글: 마지막 생각들 === 자유로운 개인들의 공동체

343

자유라는 동전의 다른 면이 고독이라면 독립성의 이면은 이기심인 것이다. 자기 자신 속의 가능성에만 맞추어 생활을 하다 보면 다른 사람의 가능성은 무시하기 쉽기 때문이다.

 

344

1999년 교황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순전히 인간의 경제적인 측면에만 바탕을 둔 이 시스템은 이익과 시장법칙만을 유일한 기준으로 인정하고 있고, 그리하여 개인과 사람들이 누려야 할 위엄과 존경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미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들 중 한 사람인 제임스 매디슨(James Madison)은 인류의 취약함이 좋은 정부를 위한 최선의 기반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는 우리 자신의 약점, 우리 자신과 이웃을 돌보지 못하는 약점을 시정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347

벼룩과 소기업들로만 이루어진 세계는 부도덕한 세계가 될 수 있다. 그런 세계에서는 이런 생각들이 팽배한다.

 

‘법에 걸리지 않고, 좀더 노골적으로 말해서 잡히지만 않는다면 네 하고 싶은 대로 하라. 너의 이점을 극대화하라. 그렇게 하지 못할 것도 없지 않은가.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그런데 문제는, 만약 우리가 그런 논리 위에서 행동을 한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행동할 것이라는 점이다. 이런 세계에서 상호신뢰는 바보들이나 하는 게임이 된다. 영국의 뛰어난 사회 트랜드 분석가인 봅 티렐(Bob Tyrrell)은 이런 세계를 가리켜경쟁적 개인주의라고 했다.

 

349

이러한 세계, 성공적인 벼룩들이 살기 좋은 세계,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세계의 징조가 이미 나타나기 시작했다.

 

350

경쟁적 개인주의 대신에 다양한 개인주의의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우리는 남들보다 뛰어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남들과 다르게 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그것은 승자독식의 형태가 아니라 모든 사람이 승자가 되는 그런 방식이다.

 

352

그런데 실제에 있어서 우리는 경쟁적 개인주의와 다양한 개인주의가 혼합된 시나리오를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경쟁적 개인주의는 젊고 야심만만한 사람들에게 알맞다. 그것은 혁신과 창조를 추진하는 연료이고 기업을 육성하는 힘이면서 동시에 제도가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변화하도록 밀어붙이는 기관차이다. 이런 에너지가 없는 국가나 기업은 시들게 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개인주의에서 비롯되는 치열한 경쟁을 누구나 다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나이 들어가는 사람에게는 힘든 것이다.

 

355

지난 1981년에 내가 내렸던 낙관적인 사회 전망이 생각난다.

당시 나는 사회가 부유해질수록 더욱 조용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조용해지기는커녕 오늘의 사회는 더욱 소란스러워 보인다. 나는 사람들이 부유해지면 더 자상하고 더 관용적이 되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돈이 많을수록 더욱 경쟁적이 되고 또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려고 더 애를 썼다. 또 어떤 사람은 일이 너무 많아 여가가 없고, 어떤 사람은 여가만 많고 일은 하지 않는 극심한 편차가 점차적으로 평준화될 것으로 내다보았다. 우리의 부모는 평생 10만 시간 정도를 일했는데, 우리의 아이들은 늘어난 생산성 대문에 그 절반 정도만 일해도 될 것으로 예측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순진한 판단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더 많은 여가보다는 더 많은 돈을 원했고 필요하다면 10만 시간이라도 일하겠다는 기세였다.

 

359

오늘날 더 중요하게 된 것은 권력의 신, 자부심의 신, 일의 신, 부의 신이다. 이런 신들은 인간을 합치시키기보다는 분열시킨다. 그 외에 명예의 신과 패션의 신도 있다.

 

우리는 이제 고대 그리스인과 비슷하게 되었다. 모든 변덕과 계절을 관장하는 신, 서로 싸우는 신, 사람들을 합치시키기보다는 분열시키는 신 등등을 믿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통 종교는 아무것도 제시할 것이 없다는 말인가?

 

사실대로 말해 보자면 종교는 사랑이 아니라 공포를 통해 사회를 결속시킨다. 종교는 계율울 정하고 기준을 내리고 징벌을 고안한다. 모든 종교에는 권장사항과 금기 사항과 징벌 사항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전제조건을 믿어주는 한, 종교는 돌아가고 또 사회는 그에 순응한다. 그러나 현대의 세속 사회에서는 그런 전제조건이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종교는 분파의 문제가 되었고 상당히 우상 숭배에 접근해 있다. 그 종교들은 열렬한 추종자들을 갖고 있지만, 카를로스 에퍼슨이 지적한 것처럼, 더 이상 사회에 명령을 내리지 못한다. 그리하여 정부가 그 빈자리에 들어서서, 좋은 인생의 본질, 가정의 구성 요소, 먹어야 할 음식과 먹지 말아야 할 음식, 흡연 가능 여부, 섹스를 할 수 있는 연령, 다른 인종, 종교, 젠더의 사람들에게 처신하는 방법 등을 가르치려 하고 있다. 우리는 이런 간섭하는 정부의 등장을 거부하지만 그 자리에 대신 갖다 놓을 대체물은 없는 상태이며 일련의 규범과 기준을 마련할 방법을 알지 못한다. 그렇다면 현대를 위한 종교를 다시 발명해야 할까?

 

364

철학자들은 오직 세상을 해석하기만 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칼 마르크스(Karl Marx)의 묘비명>

우리가 진정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욕만 갖고 있다면 세상은 변화하는 것이다.

 

365

중국 속담에는 이런 말이 있다. “행복은 할 일이 있는 것, 바라볼 희망이 있는 것, 사랑할 사람이 있는 것, 이 세 가지이다.”

나는 그 행복을 계획하고 있다.

 

옮긴이의 말: 인생과 사업의 지혜로운 이야기

 

367

어떻게 하여 찰스 핸디는 유난히 (읽기에) 부담이 없는 남자가 되었을까. 역자는 그것을 다음 3가지의 특징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핸디의 글은 읽기가 쉽다.

일반적으로 읽기 쉬운 것은 유치한 것으로 생각되는 경향이 있는데, 핸디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핸디의 글이 읽기 쉬운 것은 좋은 리듬감이 넘치는 문장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리듬간의 원천은 성서와 셰익스피어이다.

그러나 리듬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솔직함이다. 미국의 문학평론가 로렌스 페린은 읽기 쉬운 글을 쓰는 요체로 정직, 용기, 겸손의 3덕목을 들면서 그 중에서도 특히 정직을 강조했는데, 자신의 병역 기피나 권력에 쉽게 굴복하려는 경향 등을 숨김없이 고백하고 있는 핸디의 글에는 결벽에 가까운 정직함이 깃들어 있다. 바로 이것 때문에 그의 글은 읽기가 쉬운 것이다. 감출 것이 없으니까 글을 복잡하게 쓸 필요가 없는 것이다.

 

둘째, 핸디의 글은 재미가 있다.

그것은 핸디 자신이 책을 쓰는 데 있어서 남보다 더 좋은 책을 쓰기보다는 남들과 다른 책을 쓰겠다는 확고한 소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즉 남들이 다 써먹은 그런 얘기는 쓰지 않겠다는 것이 그의 집필 철학이다. 그리하여 그의 책은 구체적, 현실적, 실용적인 에피소드를 위주로 하여 전개되기 때문에 읽는 재미가 있는 것이다.

 

셋째, 핸디의 글은 유익하다.

앞의 두 가지 특징은 핸디 문장의 스타일을 말한 것이지만, 이 세 번째 매력은 책의 내용과 관련된다.

 

마지막으로 유부남 핸디의 도 다른 특징을 하나만 더 든다면 그가 굉장히 아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경제, 경영서를 읽는다기보다는 장편 수필을 읽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쉽고, 재미있고,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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