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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2월 29일 11시 47분 등록

1.저자에 대하여

윤석철

인문학과 자연과학 양쪽에 정통하면서 이를 경영학에 접목해 통섭의 대가로 명성이 높다. 서울대 독어독문학과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전기공학과 경영학으로 석ㆍ박사를 받았다. 2005년 서울대에서 정년퇴임한 뒤 한양대 경영대학 석좌교수(서울대 명예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경영학적 사고의 틀'(1981) '프린시피아 매네지멘타'(1991) '경영학의 진리체계'(2001) '삶의 정도'(2011) 10년 주기로 저서를 출간하고 있다.

 

그는 학문에만 몰입하기 위해 술, 담배, 노래, 골프도 하지 않는걸로 유명한데, 학문에 대한 의지를 불사르게 하는 것은 그의 목적함수인 것 같다. 1974년 당시 서울대에는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이 두 명뿐이었다고 한다. 윤석철 교수와 조순 전 경제부총리였다. 당시 조순은 정ㆍ관계에서 많이 불렀고 윤석철은 업계에서 상당히 많은 돈을 제시하며 오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그걸 물리치고 대신 연구를 선택했다. 그는 이제와 생각해보면 당시 그 제안을 물리친 것이 지금까지 가장 힘들었고 또 가장 잘한 일이었다고 회고한다.

 

윤석철에게는 꿈이 있다.  한국에서 노벨경제학상이 나오는 것이다. 한국의 경제규모가 지금의 세계 13위에서 5~6위 정도로 올라오게 된다면 세계는 '한국의 성장 비결은 뭔가'라고 주목할 것이다. 그는 전 세계가 한국에 노벨경제학상을 주면서 그 이유로 "한국 기업들은 너도 살고 나도 사는 생존모형을 토대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발표하길 진심으로 꿈꾸고 있다.

 

윤석철 교수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면 인간과 조직의 삶이 간결해지겠는가는 질문에 묵적함수와 수단매체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분석하면 이것으로 삶에 필요한 모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답했다. 목적함수란 인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의 방향이며 수단매체는 목적함수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적 도구다. 지난해 8월 칠레 광산에 광부들이 갇혔을 때 목적함수는 '최대한 빨리 구출하자'로 단순화됐고 수단매체로는 망치공법이 채택됐다. 비용절감 같은 복잡한 문제는 제쳐뒀다. 목적함수와 수단매체라는 이진법적 구조로 문제가 간결화되면서 소중한 인명들을 구조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수단매체가 불완전하거나 불충분하면 우선 그것을 우회적으로 축적해야 한다. '우회축적'이란 단기적으로는 희생이 따르지만 장기적으로는 현명한 길을 뜻한다. 히딩크가 이끄는 한국축구팀은 처음 1년 동안 기초체력 훈련에 집중하면서 번번이 큰 점수 차로 패했다. 그러나 일단 기초체력이 목표치에 도달하자 이후 기술과 전술 훈련은 큰 빛을 발산해 월드컵 세계 4강에 올랐다."

 

 

 

2. 가슴을 무찔러 들어오는 구절

서문

‘복잡함(complexity)’을 떠나간결함(simplicity)’을 추구하라는 부탁이다.

‘수단매체’와목적함수라는 2개의 개념으로 인간 삶의 세계를 분석하며, 이것으로 삶에 필요한 모든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

 

37. ‘인간의 눈에 비친 파리통 속 파리들의 어리석음은 전지전능하신 절대자의 눈에 비친 인간의 어리석음과 무엇이 다를까?’

37. 총알이 빗발치는 참호 속에서도 파리의 한계와 인간의 한계에 관한 사색을 계속

38. ‘모든 사람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의 한계에 의해 자신의 세계가 한정된다

39. 인간의 일상 언어가 가지고 있는 설명 능력의 한계에 관한 것이다.

40. 인간은 모국어를 사용할 때 가장 창의적

40. 세계언어학자대회… “인간은 모국어를 사용할 때 가장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소수민족의 언어는 보존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41.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모국어 속에서 가장 넓고 깊은 문화적 정서적 심리적 감각의 세계를 보유할 것이며, 따라서 모국어를 사용할 때 인간이 가장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

43. ‘좋아함 받기에는 자연의 섭리에 따른 도움이 없고 오직 인간 개인의 노력이 필요할 따름이다.

59.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카레리나>행복한 가정의 모습들은 대개 서로 비슷하다. 그러나 불행한 집의 경우는 그 모습이 각양각색이다라는 서두로 시작한다.

61. 이런 열정이 없었다면 현대는 건설회사로 머물고 말았을지 모른다.

62. 한국 국민이 선박을 건조할 능력이 있다고 인정하겠다.

62. 고전주의적 냉철한 이성(reasons)… 미래를 찰조하기 위해서 필요한 수단매체와 고도화는 별을 동경하는 불나방낭만주의적 열정을 필요로 한다.

82. 자연의 존재 양식(the way nature exists)… 이 발견으로 알게 된 지식을과학(science)’이라고 부른다.

83. 현대 사회의 가치관 혼란은 상반되는 가치 모두를 가지려는 인간의 무모함에 그 근원이 있다.

98. 수단매체의 한계에 의해 인간의 소망은 그 달성 수준이 결정된다… ‘목적함수’… 소망의 달성 수준이 하기에 달렸다.

102. 포기하기 아깝지만 그것을 포기한다는 것코스트란 특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발생하는희생(forgoing)’을 의미한다목적함수의 정립은 그에 따르는 희생을 감수할 수 있는 가치관을 전제로 한다고 말할 수 있다.

105. 2차 세계대전 후 터키가 추구한 목적함수는 경제 개발이었으며외교 정책은 북대서양조약기구(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NATO), 즉 나토 가입이었다.

105. 1950년 한국전쟁이 터지자 미국은 터키에게 나토에 가입하는 것을 도와주는 조건으로 한국전쟁 파병을 요청했다. 터키는 미국의 조건에 즉시 응했고, 1 4,936명을 한국전쟁에 파견했다.

113. 약하기를 거부하는 강인한 여성, 의지와 욕망과 자존심이 너무나 강한 여성, 그래서 그것이 현실 속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좌절하고 흐느끼는 여성을 사실적으로

113. 내면과 외면이 모두 강인하면서도 현실에 부딪혀 좌절하고 흐느끼는 역할에 맞는 여배우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114. “밖에서는 보이지 않아도 옷을 입고 있는 본인은 심리적으로 자존감을 느낀다. 이 영화의 목표는 자존감이 강한 여성을 그려내는 데 있다.”

126. 자신의 생각과 행동 등에 관해서도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을 때까지생각함으로써 참된 삶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이 데카르트의 가르침이다.

181. ‘나력(naked strength)’… 정치가가 권력이라는 옷을 벗은 뒤, 즉 직책을 그만둔 뒤에도 국민의 존경을 받을 수 있다면 그는 나력을 가진 셈이다.

184. <피터 프린시플>이며, “위계 조직 사회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무능의 수준까지 승진하게 된다

186. 직장은 이 개인이 고용할 만한 가치(v)’가 있다고 느껴야 그를 계속 고용할 것이고, 이 개인은 자신이 받는 봉급(가격, P)이 자신의 생계비(코스트, C)보다 커야 살아갈 수 있다.

191. 삶의 아름다움이 생성되기 위해서는 한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그것은 가족, 친구 혹은 고갱의 마음속에 흐르고 있는필요 아픔 정서를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다.

193. 호의도 좋지만 더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데 이다.

193. 고객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는 데 있을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수동적 차원의 감수성이다.

193. 적극적 차원의 감수성이란 고객의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필요 아픔 정서를 읽어내어, 그것을 해결 혹은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제품

204. 국가나 지방자치 단체의 공무원이 국민을 위해 어떤 서비스를 개발할 것인가, 기업이 고객을 위해 어떤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할 것인가, 가정에서 남편이 결혼기념일에 부인에게 무슨 선물을 할 것인가 같은 의사결정의 문제는 풍요로운 사회가 될수록 더욱 어려워진다.

220. 상상력은 외부 세계의 대상과 연관되어 있다.

220. 회오리바람이 물 위를 지날 때는 물과 물고기를 끌고 하늘로 올라갔다가 바람의 힘이 약해지면 그것을 땅으로 떨어뜨린다.

220. 오즈의 에메랄드 궁전은 작가가 여름휴가를 보낸 적이 있는 미시간 주의 어느 시골에서 본궁전 같은 건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240. 시장에 도입하려는 어떤 제품의 기술적(technical), 경제적(economic) 타당성을 높이기 위한 실험이 그것이다.

270-271. 인간은 자기 능력의 한계를 확장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며, 이런 도구를수단매체라고 정의했다.

271. 목적함수는자기가 스스로 정립해야 한다.

271. 목적함수가 정립되었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수단매체는 우회축적의 방법으로 형성 및 축적해야 한다. 이것이 삶의 정도이다.

 

3. 내가 저저라면

 

다른 책에서 들어보지 못했던 사례들이 다방면에 걸쳐 나와 재미있었다.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도 간결하고 쉽게 풀어나가는 것이 대단한 저자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강점은 사례다. 윤석철 교수가 인문학과 경영학을 접목시켜낸다는 평을 받는 것은 적절한 사례의 수집과 이에 대한 풀어냄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그의 주장, 즉 목적함수와 수단매체 두 가지 개념으로 세계를 분석하면 이것으로 삶에 필요한 모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다소 어려운 주장을 풀어 나가는 대에도 큰 설득력을 가져올 수 있었다. 내용과 제목과 사례와 책의 구성이 굉장한 일관성을 지니고 풀어나가는 것에서 저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러나 경제학과 같은 분야에 맞추어 글을 쓰다 보니, 이 책을 쓰게 된 목적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과정과, 삶의 정도라는 제목은 다소 딱딱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인터넷에 떠도는 이 이야기가 떠올랐다.

 

Q. 종이를 구부렸다 펴면 원상태로 되는데, 완전히 접었다 피면 왜 원상태로 안 돌아가죠?

1. 이과생의 답 : 원자들의 배열이 물리적으로 바뀝니다.

2. 문과생의 답 : 니가 남기고 간 추억 때문에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어..

 

아무리 훌륭한 이론이라도 인간적인 감성으로 다가오는 것만이 오래 남는다. 삶의 정도, 삶을 가장 단순한 형태로 살아보자는 이야기는 정말 이 결정장애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다. 판단해야 할 것이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마 그것을 목적함수수단매체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에게 분석해보라고 한다면 그들은 신기해는 하겠지만, 실제로 머릿속에서 이 두 가지로 구조화해 문제를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다. 나는 이런 점에서 인문학적인 표현과 접근을 자기 삶에 대한 선동질을 할 수 있는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나라면 이런 부분에 대해 조금 더 보완하고자 노력했을 것이다.

 또 하나는 이승만이나 박정희의 사례를 들은 것도 조금 낯설었다. 두 인물이 한국의 발전기에 대단히 큰 역할을 맡았던 것은 맞지만, 아직 역사적 판단이 제대로 내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고, 그만큼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게다가 객관적 수치로 설득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라, 고속도로 작업을 하는 인부에게 장갑을 줬다는 사례를 사용한 것은 저자로서 상당히 경솔했다고 생각된다. 박정희의 리더 모델은 지금처럼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며, 세계적이며 동시에 한국적인 자부심이 경쟁우위가 된 시대에는 통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윤석철 교수의 연구 목적이 한국형 성장 모델을 구축하는 거라고 해서 아마 이런 종류의 발상이 가능하지 않았는가 싶지만, 논란 대상을 다룰 때는 아예 제외시키거나 최소한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다.

 

이 책의 키워드는 단순함, 의사결정 이렇게 두 가지를 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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