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움길~
- 조회 수 252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Writing Down the Bone
나탈리 골드버그, 권진욱 옮김, 한문화, 2000.
1. 저자에 대하여
■ 나탈리 골드버그 Natalie Goldberg ■
•출생/사망 |
1948. 미국 |
|
•활동분야 |
소설가, 시인, 화가 |
|
• 발 자 취 • |
• 저 서 • |
|
폴란드계 유태인 부모 사이에서 출생 선 명상을 수련하며 이를 접목한 글쓰기 진행 <오프라 윈프리 쇼> ‘나탈리, 그녀의 정신세계’로 나탈리의 강의, 명상 등 동행 취재 2006년, 밥 딜런의 생애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노 디렉션 홈> 제작에 참여 현재, 북부 뉴멕시코 거주 |
Writing Down the Bones (1986) Wild Mind: Living the Writer's Life (1990) Long Quiet Highway: Waking Up in America (1993) Banana Rose (1995) Living Color: A Writer Paints Her World (1997) Thunder and Lightning (2000) The Essential Writer's Notebook (2001) Top of My Lungs (2002) The Great Failure (2004) Old Friend From Far Away: The Practice of Writing Memoir (2008), Recollections of an Ordinary Woman, Foreword by Natalie Goldberg (2010) The True Secret of Writing (2013) |
|
|
‘선’, 동양철학을 공부하며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며 명상하는 서양 여자.
서점을 가면 글쓰기 책이 즐비하다. 세상은 글을 쓰고 살아가야 하는 것인 마냥, 글을 쓰는 것이 인생과 직결되는 것처럼 글쓰기 책이 연이어 생산되고 있다. 책을 읽는 사람은 줄어드는데 글쓰기 책은 증가하는 이 현상은 뭐지? 넘치는 글쓰기 책 중에서 나탈리의 글쓰기 책이 많이 거론된다. 왜지? 이 책은 1986년도 출간이고 많은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 책을 뛰어넘는 책이 나오지 않은 걸까. 당시 이 책은 미국인들의 글쓰기에 혁명적 변화를 일으켰다고 한다. 또, 백만부의 판매고까지 올리며 전세계에 번역, 출간되었다 한다.
사람들은, 이 책에서 어떠한 글쓰기의 맛을 느꼈을까. 실질적으로 글쓰기를 잘할 수 있는 방법을 떠나 글을 쓰고자 하는 욕구, 글을 써야겠다는 충동(?)을 느낄 수 있겠다 싶었다. 나탈리는 폴란드계 유태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났고 결혼과 이혼 과정을 거치며 살다가 ‘뼛 속까지 내려가서 써라’가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치면서 인생의 전환을 겪게 되었다.
그녀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그녀의 글쓰기와 그림보다 선행하는 것은 ‘선명상’으로 보인다. 그녀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맛도 약간 몽환적, 동양적이다. 아마도 그녀는 그녀의 삶에서 이 명상을 통한 수련으로서 글쓰기를 할 수 있었던 듯하다. 글쓰기의 내용도 명상이 상당히 접목되어 있다.
그녀는 자신의 이러한 사상을 널리 전하며 여전히 명상을 수행하며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 강의를 하면서 살고 있다.
참고자료
•http://nataliegoldberg.com
•http://en.wikipedia.org/wiki/Natalie_Goldberg
2. 내 마음을 무찔러드는 글귀
서문
p9 작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지식을 나누어 주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 그보다 작가는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기 위해 글을 쓴다.
p10 글을 쓰기 위해서는 ‘세상으로부터 차단되는 것이 아니다, 세상 모든 것에 의미를 부여하여 수용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p13~14 “뭣하러 좌선 명상 모임에 찾아오는 겁니까? 당신은 왜 글쓰기를 당신을 단련시키는 방법으로 만들지 않죠? 만약 당신이 글쓰기 안으로 깊이 몰입할 수 있다면, 글쓰기가 당신을 인생에 필요한 모든 곳으로 데려다 줄 것입니다.”
⇒ 글쓰기가 삶의 한 단련법이 될 수 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진정성이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p15 대학생이던 나는 이미 영국을 비롯한 유럽 출신 대부분의 남성 작가들의 시와 이미 세상을 떠난 남성 작가들의 작품까지 죄다 읽었다고 자부했다. 문제는 내가 그들을 무척이나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나의 일상 현실과 아주 먼 곳에 있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결코 내가 삶에서 실제로 겪어 나가야 할 경험들에 대해 어떠한 영향도 줄 수 없었다.
⇒ 내가 다른 이의 글을 읽으며 느끼는 것도 다르지 않다. 그들은 나의 일상 현실과 아주 멀다는 것.
p17 자신이 사랑하는 일에 믿음을 가지고, 그 일을 계속 밀고 나갈 때, 비로소 그 일은 자신이 가야 할 길로 이끌어 줄 것이다.
p19 나는 학생들에게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라’고 요구한다. 자기 마음의 본질적인 외침을 적으라는 말이다.
⇒ 뼛속까지 내려가서 쓰라는 말은 그러니까 자기 마음의 본질적 외침을 알고 이를 적는 것이라는 말이군.
초심자의 마음, 종이와 연필
p25 내면의 세계가 외부 세계를 창조한다는 말은 참말이다. 하지만 이 외부 세계와 우리가 쓰고 있는 연장 또한 우리의 사유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하늘에 대고 글쓰기를 하지 못할 것도 없다.
‘첫 생각’을 놓치지 말라
p26 선 명상법 중에는 ‘자푸(zafu)'라고 하는 방석에 다리를 포개고 앉은 다음, 등을 곧게 펴고, 두 손은 무릎 위에 올리거나 또는 앞으로 내미는 좌선법이 있다. 이때는 하얀 벽을 바라보며 자신의 호흡에만 집중해야 한다. 좌선을 하는 동안 수행자는 어떤 감정이 찾아오든지(회오리바람처럼 강력한 분노와 저항심, 천둥같이 크게 울리는 기쁨과 회환 등) 등을 펴고, 다리를 포개고, 벽을 마주보고 앉은 처음 자세를 끝까지 견지해야 한다. 감정과 사유에 대한 집착을 흘려보내는 것, 끝까지 계속 앉아 있는 것, 이것이 좌선의 규칙이다.
⇒ 이것은 선 명상법. 감정과 사유에 대한 집착을 흘려보낼 수는 있으나 글쓰기는 그것을 잡는 것. 그것두 끈질기게.
p27~28 글쓰기 훈련의 규칙
·손을 계속 움직이라. 방금 쓴 글을 읽기 위해 손을 멈추지 말라. 그렇게 되면 지금 쓰는 글을 조절하려고 머뭇거리게 된다.
·편집하려 들지 말라. 설사 쓸 의도가 없는 글을 쓰고 있더라도 그대로 밀고 나가라.
·철자법이나 구두점 등 문법에 얽매이지 말라. 여백을 남기고 종이에 그려진 줄에 맞출려고 애쓸 필요 없다.
·마음을 통제하지 말라. 마음 가는대로 내버려 두어라.
·생각하려 들지 말라. 논리적 사고는 버려라.
·더 깊은 핏줄로 자꾸 파고들라. 두려움이나 벌거벗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도 무조건 더 깊이 뛰어들라. 거기에 바로 에너지가 있다.
⇒ 훈련이며 법칙들이며...실제 적용한다거나 하진 않지만...다른 글쓰기 책과 다른 것이 뭐지? 생각해보면 이것처럼 안한 적이 있나? 그런데 왜 글이 안 되지?
p28 우리의 목표는 첫 생각에 활활 불을 붙여 주는 것, 사회적 체면 또는 내면의 검열관에게 방해를 받지 않고 내면의 에너지원에 도달하는 것, 피상적으로 우리가 느끼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마음이 보고 느끼는 것을 쓰는 것이다. 이 규칙을 지키다 보면 괴팍하기 그지없는 우리 마음의 정체를 들여다 볼 수도 있다.
p28~29 첫 생각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 마음에서 제일 먼저 ‘번쩍’하고 빛을 내는 불씨이다. 이 불씨의 뿌리는 엄청난 에너지를 가진 잠재력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그 불씨가 우리 내부의 검열관에 의해 진화되어 버린다. 두 번, 세 번,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 보며 우리의 의식은 일상의 관념 세계로 다시 돌아와 맨 처음 피어난 신선한 불꽃과 교제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려 한다.
p30 어째서 첫 생각에는 이처럼 굉장한 에너지가 들어 있는 것일까? 첫 생각은 신선함, 그리고 영감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감이란 ‘숨을 불어넣다’라는 의미로 ‘신(神)을 들이마신다’는 의미이다. 번득이는 첫 생각과 만나는 순간 당신은 자신이 알고 있던 것보다 더 큰 존재로 변화한다. 우주의 무한한 생명력과 연결되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첫 생각은 바로 지금, 이 순간에 그동안 당신이 겪어 온 감정과 사건과 정보가 밑바탕이 되어 발산되는 것이기에 엄청난 에너지에 물들어 있다. 이것이 바로 첫 생각이 가진 에너지이다.
⇒ 첫 생각이라는 것에 너무 집착하는 것도 좋지 않을 듯. 그것을 영감이라 추켜세우며 영감을 기다리다 지칠 수도 있다.
멈추지 말고 계속 써라
p32 글쓰기 훈련은 세상과 자기 자신에 대해 지속적으로 마음을 열어 나가게 하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와 스스로에 대해 믿음을 가져가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이 옳았을 때만 좋은 글을 얻을 수 있다.
p36 글쓰기에 있어서도 만약 당신 몸이 진정으로 글쓰기에 실려 있다면, 거기에는 글을 쓰는 사람도 없고, 종이도 없고, 펜도 없고, 생각도 없다. 모든 것은 사라지고, 오직 글 쓰는 행위만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이다.
⇒ 음...그래두 종이도 펜도 생각도 있다. 이런 환상적인 느낌과 현실은 별개니까. 종이에 펜을 들고 생각을 가지고 쓰는 것이니까.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아니다
p39 내가 파리에서 미시간 이야기를 썼듯 어쩌면 나는 파리를 벗어난 후에야 비로소 진짜 파리 이야기를 쓸 수 있을지 모른다. 그것은 내가 파리를 충분히 알지 못했다는 사실을 파리를 떠난 후에야 알게 되기 때문이다. - 헤밍웨이, <움직이는 사육제A Moveable Feast> 중에서
p44 우리 모두는 저마다 자기만의 비밀스런 신화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 누군가 자신을 알아보고, 그것을 받아들여 준다면 그보다 더 고마운 일은 없지 않은가.
p46 우리는 스스로가 게으르며 불안정하고 자기혐오나 두려움에 쌓인 존재, 정말 말할 가치도 없는 존재라는 사실과 직면하는 순간을 경험할 필요가 있다. 그때 당신은 더 이상 어디로도 도망을 칠 수 없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것이다. 당신은 자신의 마음을 종이 위에 풀어 놓아야 하며 그 가련한 목소리가 들려주는 말을 지켜보지 않으면 안된다.
⇒ 저러한 자기혐오나 두려움의 순간이 늘 창조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이 잘 풀린 경우가 글쓰기가 되겠지만. 그렇지 않은 순간은 인간 자체를 파멸한다.
습작을 위한 이야깃거리를 묶어 보자
p50 글쓰기 목록을 만드는 방법 제안
1. 방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빛의 성질에 대해 써보자. 어떻게 쓸까 겁내지 말고 용기있게 무작정 뛰어들라. 글을 쓰는 시각이 밤이건 또는 방에 커튼이 쳐져 있건 아니면 빛이 들지 않는 북향집에 살고 있건 그런 것에 개의치 말라. 있는 그대로 느낀 그대로 써 내려가라. 10분, 15분, 30분, 시간을 정해 놓고 멈추지 말고 계속 적어가라.
2. ‘기억이 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해 보자. 아주 작고 사소한 기억이라도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모두 적어 본다. 그러다가 중요한 기억이나 선명한 기억이 떠오르면, 바로 그것을 구체적으로 적어 내려간다. 멈추지 말라. 계속 적어라. 그 기억이 5분 전에 일어났던 일이건 5년 전의 일이건 중요하지 않다. 지금 이 순간이 아닌 모든 것이 당신의 쓰기 행위를 통해 기억으로 다시 살아나게 만들라. 만약 막히면, ‘기억이 난다’라는 첫 구절로 다시 돌아가 계속 적어 보라.
3.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아주 강력한 감정을 불러일으킨 것을 하나 골라서 아주 사랑하는 것처럼 적어 보라. 최대한 아주 좋아하는 것처럼 생각을 확장시켜야 한다. 다음에는 같은 것을 두고 싫어하는 시각으로 새롭게 써보라. 그런 다음 이번에는 완전히 중립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써 보라.
4. 한 가지 색, 예를 들어 분홍색만을 생각하며 15분 동안 산책해 보자. 산책하는 동안 주변의 자연과 사물에서 분홍색을 발견할 수 있는지 주의깊게 관찰하자. 그리고 이제 노트를 펼치고 15분 동안 적어 보라.
5. 오늘 아침 당신의 모습을 적어 보라. 아침 식사로 뭘 먹었는지, 잠에서 깨어날 때 기분이 어땠는지,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길에 무엇을 보았는지 등등 가능한 구체적으로 서술하라. 긴장을 풀고 아침을 구성하는 모든 세부 사항을 하나씩 건드려 보는 것이다.
⇒ 어찌 생각하면 글쓰기 연습을 한다는 것은 참 귀찮은 일인 것 같고. 재미없는 훈련인 것 같다.
나태함과의 싸움
p57 선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말할 대는 오로지 말 속으로 들어가라, 걸을 때는 걷는 그 자체가 되어라. 죽을 때는 죽음이 되어라.”
⇒ 이것이 말로 표현된 것과 실제가 되는 것 사이의 간극은..크다. 이런 말은 할 수 있겠다. 그것이 정말로 어떠한 형태인지를 얼마만큼 경험할 수 있을까. 말은...늘 할 수 있다. 쉽다.
p59 밑도 끝도 없는 죄의식과 회피,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쓸데없는 시간 낭비다.
⇒ 뭐 그렇게 말한다면야. 무엇에 대한 시간 낭비, 인생에 대한, 아니면 글쓰기에 대한?
편집자의 목소리를 무시하라
p61 “당신은 진부해!”라는 말을 멀리서 바람에 날리고 있는 흰 빨래 정도로 여기라. 결국 그 빨래는 마를 것이고, 아주 멀리 있는 누군가가 그것을 개고 접어서 거둬 갈 것이다. 그 동안 당신은 글을 쓰면 그만이다.
바로 당신 앞에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라
p66 어떤 것이 이상적인 글쓰기 방법인가? 무엇에 대해 써야 할까? 당신 앞에 있는 것이 무엇이든지 바로 거기서부터 출발하라. 그런 다음 모든 거리 속으로 들어가라. 당신이 가지 못하는 곳은 없다. 그리고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말하라.
내면의 잠재능력에 가 닿아라
p68~69 우리는 시를 대할 때 시인이 언어 속에 숨겨 둔 비밀의 열쇠를 찾아내야 하는 것처럼 배워왔다. 하지만 시는 미스터리 소설이 아니다. 시인이 언어를 통해 맥박이 뛰게 하고 따뜻한 피가 흐르도록 만들어 내는 하나의 생명력을 가진 개체이다.
시인과 시는 다르다
p71 내가 쓴 시 중에 ‘희망이 없다’라는 제목의 긴 시가 하나 있다. 이 시만 읽으면 나는 언제나 기분이 좋아진다. 나에게도 절망과 공허에 대해 적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사실과 또 이 사실에서부터 내가 두려움을 떨치고 다시 생생하게 살아나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시를 읽은 다른 사람들은 한결같이 나에게 “정말 안됐어”라고 말한다. 내가 아무리 그렇지 않다고 설명해도 어느 누구도 내 말을 듣지 않는다.
p72 자신이 지은 시 때문에 상상력이 마비되고 필요 이상으로 다른 사람을 의식해야 하는 것처럼 고통스러운 일은 없다. 진짜 인생은 글쓰는 행위에 있는 것이지 같은 작품을 몇 년 동안 되폴이해서 읽고 또 읽는 것에 있지 않다.
⇒ 다시 읽어 보니 나탈리의 글 중 이 글이 제일 공감되네. g
p73 당신은 또 다른 흐름에 몸을 맡기기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시에 들어가 있는 단어는 당신이 아니다. 당신 몸을 빌어 밖으로 표출되었던 ‘위대한 순간’이다. 그 순간을 잡아내 글로 옮길 수 있도록 항상 깨어 있는 것이 작가가 할 일이다.
논리를 뛰어넘어 모든 것을 수용하라
p75~76 은유란 논리나 지식의 영역이 아니라 그와는 완전히 다른 곳에서부터 나와야 한다. 은유를 위해서는 사물을 바라보던 익숙한 시각에서 기꺼이 벗어나야 한다. 개미 한 마리와 코끼리 한 마리 안에서 공통된 다른 하나를 볼 수 있는 폭넓고 열린 시각을 가져야 하며 그것을 거리낌없이 표현할 수 있는 요기를 지녀야 한다.
p76~77 아주 오랫동안 한 가지 생각에 머물러 본 적이 있는가? 바로 그런 상태가 지속되다가 어느 한순간 생각이 비약적으로 튀어오를 것이다. 바로 섬광같은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영감의 근원은 만물의 근원과 맞닿아 있기에 자연히 그것들의 공통적인 법칙과 본질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글쓰기는 맥도날드 햄버거가 아니다
p79 글을 쓸 때 모든 것을 풀어 주라. 아주 간단한 말로 단순하게 시작하고, 당신 속에 깃들여 있는 것을 그대로 표현하도록 애써라. 처음에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서투르고 꼴사나운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당신은 지금 스스로 자신을 발가벗기고 있는 것이다.
p80~81 글쓰기는 평생을 걸쳐 이루어야 하며 또 많은 훈련이 필요한 작업이다. 물론 그가 얼마나 다급한지 충분히 이해는 한다. 우리는 자기 내면의 세계를 표출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지니고 있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고, “나는 책을 쓰고 있는 중이야”라는 말을 하고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니까.
그러나 엄청난 분량의 글을 쓰겠다는 결심을 하기 전에 먼저 자신에게 여유를 주자. 자신의 목소리가 지닌 힘을 믿는 법을 배우자. 자연히 이런 과정에서 우리는 방향 설정을 하고 목적지가 어딘지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그 목적지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장소에서 나타날지도 모른다. 글쓰기는 맥도날드 햄버거가 아니다. 요리는 천천히 익어 가고 있으며, 시작 단계에 있는 당신은 그 음식이 구이가 될지, 바비큐가 될지, 국이 될지 아직 모르는 것이다.
강박증의 힘을 이용하라
p82 작가란 종국에는 자신의 강박증을 쓰게 되어 있다. 자주 출몰해서 괴롭히는 것, 절대 잊을 수 없는 것, 자신의 육체가 풀려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을 이야기로 엮는다.
⇒ 강박증을 제목으로 한 글을 생각하고 있긴 했다. 언제쯤 글이 되어 나오려나. 이토록 시간이 오래 지났는데.
p85 예술가로 살기란 절대 쉽지 않다. 예술가는 일을 하고 있지 않을 때조차도 절대 그 일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는 존재들이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예술 작업에 얽매이고 창작에 대한 강박증에 빠지는 것이 술을 마시거나 초콜릿으로 배를 채우는 일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창작에 대한 강박증은 무언가 가치 있는 길을 찾아 우리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이름을 불러 주라
p89~90 작가는 의미없어 보이는 삶의 작은 부분들마저도 역사적인 것으로 옮겨 놓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므로 작가는 인생의 모든 면들에 대해, 한 모금의 물, 식탁에 묻어 있는 커피 얼굴에 대해서까지 “그래!”하고 긍정적으로 답할 수 있어야 한다.
p91 세부묘사는 우리가 만나는 세상 모든 것들, 모든 순간들에 이름을 붙여 주고 그 이름을 불러 주고 기억하는 것과 같다.
케이크를 구우려면
p93 삶의 모든 세부 사항들을 조심스럽게 다루고 다정하게 접촉하라. 당신을 둘러싼 것에 진정한 관심을 기울이라. 강에 대해 쓰고 있다면 그 강에 온몸을 적시라. 그 강이 탁한 황토 빛으로 둔하게 흐른다고 적는다면 당신의 몸이 그 탁한 느낌을 그대로 느껴야 한다. 글쓰기에 깊이 빠져들면 쓰는 사람과 글이 분리되지 않는다.
작가는 비를 맞는 바보
p97 당신은 돈을 버는 일보다 글을 쓰기 위해 바보가 되는 것도 무릅쓰는 인생에 더 많이 끌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들은 결코 가난한 사람들이 아니다. 글을 쓸 시간이 많을 때 나는 아주 부자가 된 기분이 든다. 반대로 시간에 쫓겨 정작 자신이 원하는 일도 못하고 있는데 세금고지서가 날아오면 그야말로 거지가 된 기분이다.
⇒ 부자가 된 기분이 든다고 그것이 부자인 것은 아니지요. 명백히 ‘작가’들 중에는 무수히 가난한 사람이 많습니다. 일부만인 작가로서 명성과 수익을 얻지요. 아주 명백하게 작가들은 작가가 되려면 가난할 것을 각오하라고 말합니다.
p98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은 조금 어수룩한 바보가 되어도 괜찮다. 당신 속에는 시간을 필요로 하는 느림보가 들어 있다. 그 느림보가 당신이 모든 것을 팔아버리지 못하도록 막아 준다. 그리고 당신에게 어딘가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고, 비가 내리는 거리에서도 모자도 쓰지 않은 채 이마에 주룩주룩 떨어지는 빗방울을 느끼며 빗물이 고인 웅덩이를 응시하게 만든다.
글쓰기는 듣기에서 시작된다
p105 우리는 사물의 진실을 마음에 각인시키는 훈련을 선택한 사람들이기에 마음에다 사물에 대한 기록을 해 주어야만 한다.
파리와 결혼하지 말라
p108 문학의 책임은 사람들을 깨어 있게 하고, 현재에 충실하게 하고, 살아 숨쉬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작가가 방황한다면, 독자 역시 방황하게 된다. 식탁 위의 파리는 레스토랑 전체를 묘사하는 데 일부분은 될 수 있다. 방금 주문해서 나온 샌드위치를 자세하게 묘사하는 데는 도움을 줄 수도 있겠지만, 자세한 묘사와 제멋대로인 방종 사이에는 분명한 경계선이 있다.
글쓰기는 사랑을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p110 5년 전 맨하탄에서 강도에게 습격을 받은 친구가 있다. 그녀는 두 팔을 번쩍 들고 이렇게 고함을 쳤다. “죽이지 말아요, 난 작가란 말이에요!”
그 말을 들은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정말 우습군. 왜 그 친구는 작가라고 말하면 무사하리라 생각했을까?”
⇒ 나도 우습군.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작가라는 것에 대한 이상이, 환상이 숨어 있는 것은 아닐까. 글을 쓰려고 하는 것, 작가가 되고자 하는 것, 이것은 실질적인 열망의 문제가 아니라 ‘작가’라는 속에 드리워진 하나의 환상을 쫓는 것은 아닐까.
p113 우리는 정직한 지원과 격려를 원한다. 그러면서도 막상 누군가 칭찬을 해주면 그 말을 믿지 않으려 한다. 반대로 비평하는 소리를 들으면,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고 결국 자신은 별 볼 일없고 진짜 작가도 못 된다는 쓸데없는 믿음만 키워가려 한다.
때론 문장 구조에서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p119 우리의 사고방식은 문장 구조에 맞추어져 있고 사물을 보는 관점도 그 안에서 제한된다. 우리가 이 세상을 만들어 가는 방법 또한 주어-동사-목적어의 틀로 세상을 보는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런 문장론에서 벗어날 때 우리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고 신선한 세상과 만날 수 있으며 글쓰기에 색다른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
말하지 말고 보여 달라
p122 독자들에게 당신의 감정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속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는 감정의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
평범과 비범
p132 우리는 세부묘사를 대단하지 않게 여기거나 개미나 파리같은 것에만 사용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다시 말해 세부묘사가 필요한 부분을 우리 스스로 작은 것에만 한정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마음이 우주만큼이나 큰 왕국이라는 것을 표현하거나 뉴멕시코의 높은 언덕들을 나타내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아무리 거대한 크기를 가진 것과 또 현실을 벗어난 환상적인 것에도 지극히 평범하고 일반적인 모습이 담겨 있다.
p134 이 사실을 쓰기 위해 우리는 춤을 추는 사람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서 우리 눈 앞에서 평범함과 비범함이 동시에 불꽃으로 피어오르게 해야 한다. 모든 사물을 올바로 해석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주 깊이 들어가야만 한다. 그 다음에는 세부묘사가 우주를 물들일 것이다. 세부묘사와 우주는 서로를 변화시켜 준다.
p135 당신이 찻잔 또는 바위 언덕, 하늘이나 개미에 대한 글을 쓰고 있을 때 그 대상을 바로 이해해야 한다. 그 대상들에게 선의의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모든 사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되고 당신이 쓰는 글과 함께 초월적인 세계로 도약할 수도 있다.
작가들은 위대한 애인이다
p140 글쓰기는 공동체 행동이다. 일반인들의 믿음과는 정반대로 작가는 절대 불을 지키기 위해 홀로 싸우고 있는 프로메테우스가 아니다. 솔직히 누군가 글 쓰는 사람은 완전히 혼자만의 고유한 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면, 나는 아주 화가 난다.
p143 예술가는 외롭고 고통받는 존재라는 생각 같은 것은 떨쳐 버려라. 우리 모두는 어차피 인간이기 때문에 누구나 고통스럽다. 그것을 자신만이 고통스런 존재로 생각해서 더 어렵게 할 이유는 없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p147 길을 잃어버릴까 하는 두려움이 바로 그녀가 항상 길을 잃어버리는 이유인 것이다. 작가로서 우리가 세계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이유는 무엇인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재의 모든 모습들, 거리의 간판, 모퉁이, 소화전, 신문 가판대를 보고 듣고 감지해서 자신을 이루는 한 부분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이다.
자기 마음을 믿어라
p150 70년대 초반, 여성과 언어를 다룬 논문 하나가 발표되었다. 그 논문은 나에게 생각할 여지를 많이 남기고 결과적으로 글쓰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그 중 하나는 여성들이 자신이 했던 말에 인증이나 확인을 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는 사실이었다. 예를 들면 “베트남 전쟁은 끔찍해, 그렇지 않아?”라거나 “난 이게 좋아, 넌 싫으니?” 이런 말 속에는 항상 다른 사람의 감정과 의견을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 있다. 또 다른 특징으로 지적한 것은 ‘어쩌면, 아마도, 아무튼’ 이런 식의 부정형의 수식어를 자주 사용한다는 점이다. “그래, 갈께”와 “어쩌면 갈지도 몰라.” 어느 쪽이 더 선명한가?
⇒ 부정형 수식어...좀 사용하지, 내가.
p151 비록 우리의 인생이 언제나 선명한 것은 아닐지라도 명확하게 인생을 표현해 보는 것이 좋다. "이것이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다“ ”이것이 이 순간의 나다“ 이렇게 쓸 수 있게 되기까지는 훈련이 필요하지만, 당신은 훗날 그만한 보상을 받게 될 것이다.
변덕스러운 마음을 길들이는 법
p156 마음은 항상 일과 집중력에 대해 저항하려 든다. 지난 가을 글을 쓰려고 할 때마다 내 마음이 완전히 하얗게 텅 비어 버리는, 병적인 쾌감 속으로 빠져들어가 창문 밖을 멍하니 바라보면서 모든 것과 하나가 되고 싶은 사랑을 느낀 시절이 있었다. 글을 쓰겠다는 시간 내내 이런 상태로 멍하니 앉아서 보낸 적도 많았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 나의 의식이 점점 개화되고 있는 거야! 이것이 글쓰기보다 훨씬 중요하며, 또 글쓰기의 목적이 바로 이거 아니겠어!”
나중에 이런 상태에서 빠져 나왔을 때 나는 카타기리 선생에게 내가 보낸 시간에 대해서 말했다. 그는 이렇게 대꾸해 주었다.
“오, 그건 그냥 게으름일 뿐입니다. 어서 가서 일하세요.”
⇒ 오, 그건 그냥 게으름일 뿐이라니. 나도 항상 느낀다, 난 늘 게으르다는 것을.
p156 왜 그런지 이유는 설명하지 못하지만, 카페에서 작업하는 것도 역시 집중력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카페의 번잡스러운 환경은 글을 쓰겠다는 충동을 감소시키기는커녕 중추신경을 집중하고 있는 더 깊고 고요한 부분을 자유롭게 풀어 준다.
성, 그 거창한 주제에 대하여
p162 글쓰기는 발견의 기록이다. 당신은 자신이 쓰고자 하는 화제에 대한 사전적 정의가 아니라, 당신과 그 화제와의 관계를 발견하기를 원한다.
글쓰기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라
p169 그냥 쓰고, 또 쓰라. 세상의 한 복판으로 근정의 발걸음을 다시 한번 떼어 놓아라. 혼돈에 빠진 인생의 한복판에 분명한 행동 하나쯤 만드는 것이다. 그렇다. 그냥 쓰라. “그래! 좋아!”라고 외치고, 정신을 흔들어 깨우라. 살아 있으라. 쓰라. 그냥 쓰라. 그냥 쓰기만 하라.
⇒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써” “쓰면 되지”. 그것이 말처럼 쉽다면야.
앞으로, 더 멀리
p171 당신이 끝까지 도달했다고 생각하고 멈추었던 곳에서 조금 더 멀리 나갔을 때 제어할 수 없는 아주 강한 감정과 만나게 될 것이다.
인생에 대한 연민
p175 갑자기 내가 인생에서 무얼 하고 있는 것인지 멍한 기분이 든다. 내가 방향을 잃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질 때마다 인생 전체가 의문으로 빠져드는 기분을 느낀다. 이런 건 아주 고통스럽다.
⇒ 갑자기가 너무 자주 찾아온다. 온 인생이 멍한 기분이 든다. 나 역시 방향을 잃고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어질 때마다 내 인생 전체가 의문부호가 된다. 여전히, 아직도, 앞으로도? .....이런 건 그래 정말 고통스럽다.
지금 이 순간, 더 이상의 이유는 없다
p185 사물은 아무런 이유없이 일어나고 또 사라져간다. 이거야말로 더 바랄 것 없는 기가 막힌 기회이다. 당신은 언제라도 다시 새롭게 글쓰기를 시작할 수 있다. 이전의 모든 실패는 놓아 버리고, 다시 자리에 앉아, 무언가 위대한 글을 쓰라. 아니면 실패한 후에 느끼는 가슴을 눌러 오는 고통이라도 쓰라.
너와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
p195 우리는 전체의 한 부분이다. 이 사실을 이해하면, 우리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이 우리를 통해서 글로 쓰여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케이트와 나는 월요일 온종일을 서로를 관통하고, 모든 거리, 커피를 관통해서 글을 썼다. 이런 관통하는 글쓰기만이, 흐르는 피가 땅에 스며들 듯 다른 곳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힘이 생긴다.
방랑을 위해 들판으로 나가라
p212 나는 그들이 한번쯤은 입에 거품을 물 정도로 분별력을 놓아 버린 천치가 되고 낯선 들판을 헤매는 방랑자가 되기를 바랐다. 학생들은 나름대로 내 요구를 이해하려고 애썼지만 나를 이해하지 못했고, 나는 그들을 흔들고 싶었지만 흔들 수 없었다. 이런 답답하고 안타까운 수업이 막바지에 이르렀을 때, 나는 갑자기 이렇게 말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았어요! 여러분 중에는 금지된 약물을 먹어 본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겁니다!”
p213 죽음을 면할 수 없는 우리의 숙명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 보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숙명에 대한 깊은 고찰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더욱 생동하게 만들고 현실에 충실하게 만들며, 지금 이 순간에 방심하지 않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다.
p214 글쓰기에서도 커다란 들판이 필요하다. 너무 고삐를 세게 잡아당기지 말라. 스스로에게 방황할 수 있는 큰 공간을 허용하라. 아무 이름도 없는 곳에서 철저하게 길을 헤멘 다음 다시 돌아와 글로 나타내게 하는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시간이 작가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p218~219 작가가 되겠다는 희망을 오직 시간의 경과로만 채우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는 절대충분하지 않다. 때로는 더 멀리 가기 위해 인생을 변화시켜야 할 때도 있는 법이다.
p220 하나의 상황 바깥으로 나가 그 느낌을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규칙대로 미리 단정하지 말라. 만약 옥수수밭에 철조망이 있었다면, 나는 그 철조망의 의미를 분명하게 읽었을 것이다. 법에 얽매이기보다는 살아 있는 존재를 향해 친구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법규란 남을 다치게 하거나 해를 끼치지 않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일 뿐, 사려깊은 사람은 굳이 법규를 들먹이지 않아도 항상 경우에 맞는 일을 하는 법이다. 나는 옥수수 알을 뽑거나 뿌리를 밟아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래서 항상 옥수수가 난 자리 사잇길로만 걸어다녔다.
외로움을 이용하라
p230 고독은 언제나 우리를 물어뜯습니다. 우리는 익숙해서가 아니라 그 속에 서 있을 수 있는 법을 배우기 위해 고독을 받아들이는 겁니다.
p231 예술은 의사소통이다. 고독의 씁쓸한 맛을 본 사람은 거기서부터 혼자 외롭게 지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동지애와 연민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 다음 다른 누군가를 생각하고 당신의 인생을 그에게 알려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품을 끌고 나가라. 당신의 글이 또 다른 외로운 영혼에게 닿을 수 있도록 손을 뻗으라.
더 큰 자유를 위해 집으로 돌아가라
p239 단 한 사람과 접촉하고 교제하면서도 인간 전체에 대한 연민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은 아름답다
p255 자신의 인생이 무엇인지 바로 알고 거기에 가치를 두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바깥에서 보여지는 모습으로 자신을 아는 것이 훨씬 쉽다. 하지만 우리가 자신이 좋은 글을 썼다는 주장을 하게 될 때, 우리는 우리 속에 들어 있는 진정한 본성과 그것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 사이를 가로막던 장애물을 치워버릴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우리가 하는 이 작업이 아름답고 창의적인 인간의 작업이라는 사실을 끌어안아야만 한다.
사무라이가 되어 글을 쓰라
p261 윌리엄 카로스 윌리엄스는 알렌 긴스버그에게 이런 말을 했었다. “만약 그 시에 한 줄이라도 에너지가 있다면, 그 한 줄만 빼고 나머지는 모두 잘라 버려도 좋다.” 그 한 줄이 바로 시라는 뜻이다. 시는 인생을 담은 탈 것이며 생명력의 그릇이다. 한 줄 한 줄이 반드시 살아 있어야 한다. 작품을 쓸 때 이런 부분은 간직하고 나머지는 제거해 내어라.
p262 사무라이 세계에서는 거칠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야박하다는 뜻이 아니라 진실의 단단함과 함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진실은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상처 입힐 수 없는 진실이다. 이 진실이 세상을 더욱 명료하게 만들고 시를 빛나게 한다.
p264 미적지근한 글은 사람을 잠들게 만든다.
에필로그
p277 “저,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 뛰어내리러 가요.”
“뛰어내리는 건 상관하지 않겠다만, 하필 꼭 그렇게 높은 건물을 골라야 하는 이유가 있냐?”
⇒ 그러게...
3. ‘내가 저자라면’
■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의 목차 및 전체적 뼈대
1. 서문 2.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3. 초심자의 마음, 종이와 연필 4. '첫 생각' 을 놓치지 말라 5. 멈추지 말고 계속 써라 6.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아니다 7. 예술적 안정성을 얻는 과정 8. 습작을 위한 이야깃거리를 묶어 보자 9. 나태함과의 싸움 10. 편집자의 목소리를 무시하라 11. 바로 당신 앞에 있는 것에서부터 출발하라 12. 내면의 잠재능력에 가 닿아라 13. 시인과 시는 다르다 14. 논리를 뛰어넘어 모든 것을 수용하라 15. 글쓰기는 맥도날드 햄버거가 아니다 16. 강박증의 힘을 이용하라 17. 세부묘사는 글쓰기에 생명력을 불어 넣는다 18. 그들의 이름을 불러 주라 19. 케이크를 구우려면 20. 작가는 비를 맞는 바보 21. 당신의 육체를 통해 창조하라 22. 글쓰기는 듣기에서 시작된다 23. 파리와 결혼하지 말라 24. 글쓰기는 사랑을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다 25. 당신의 깊은 꿈은 무엇인가? 26. 때론 문장 구조에서 자유로울 필요가 있다 27. 말하지 말고 보여 달라 28. 그냥 꽃이 아니라 그 꽃의 이름을 불러주라 29. 몰입이 주는 깨달음 30. 평범과 비범 31. 이야기 친구를 만들라 32. 작가들은 위대한 애인이다 33. 현상의 논리를 넘어 사물 속으로 파고들라 34. 동물적인 감각으로 35. 자기 마음을 믿어라 36. 변덕스러운 마음을 길들이는 법 37. 작업실에 대하여 38. 성, 그 거창한 주제에 대하여 39. 자신이 사는 마을을 순례하라 40. 글쓰기의 심장 속으로 들어가라 41. 앞으로, 더 멀리 42. 인생에 대한 연민 43. 글을 쓰는 것 자체가 천국이다 44. 지금 이 순간, 더 이상의 여유는 없다 45. 너와 나를 관통하는 글쓰기 46. 작가로서 살아남는 길 47. 자신이 쓴 글을 완전히 떠나 보내라 48. 시의 형식과 인생의 형식 49. 방랑을 위해 들판으로 나가라 50. 시간이 작가를 만드는 것은 아니다 51. 더 이상 갈 곳이 없을 때 52. 좋아하는 음식에 대하여 53. 외로움을 인용하라 54. 작가의 변신은 무죄 55. 더 큰 자유를 위해 집으로 돌아가라 56. 이야기 모임을 만들라 57. 벌거벗은 자만이 진실을 쓸 수 있다 58. 당신이 쓰는 모든 글은 아름답다 59. 스스로 작품을 평가하는 잣대를 가져라 60. 사무라이가 되어 글을 쓰라 61. 다시 읽기와 고쳐 쓰기 62. 나는 죽고 싶지 않다 63. 에필로그 옮기고 나서 |
이 책을 글쓰기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한 기술에 대한 글이기보다는 글쓰기를 잘하기 위한 마음가짐, 의식에 관한 조언이 주가 되고 있다. 이러한 조언을 위해 저자는 자신이 오랜 시간 동안 수련하고 있던 ‘선명상’의 방법적인 것을 글쓰기를 위한 방법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하여 저자가 전하는 글쓰기의 방법은 보다 많이 비우고 덜어내고 느낌대로 따라가라고 말한다.
전체적으로 목차를 구성하기 보다는 에세이 형태로 짧게 글쓰기에 대해 자신이 가지는 생각들을 나열하고 있다. 그리하여 60가지가 넘는 소꼭지로 글쓰기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독려하고 있다.
■ 감동적이었던 장절
자연스러웠다는 정도. 작가가 제시하는 글쓰기 책이라고 하기엔 명료한 느낌이 들지 않은 책. 물론, 혼을 빼놓을 순 있겠다 싶다. 그것은 이 책이 조금 몽환적인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저자가 글을 쓰는 방식이 그러한 모양이다. 동양철학, 선명상을 글쓰기에 접목하고 있다고 말하듯이 곳곳에 그 느낌이 들어 있다. 그런 탓에 오히려 ‘나도 글을 쓸 수 있어’라는 느낌을 갖게 만드는 힘이 있다고 느껴졌다. 몽환적으로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느낌이 있다. 단, 한번이다. 다시 읽으니까 검열관이 살아나며 냉철하게 봐지더라...
■ 보완점
책을 처음 읽은 때로부터 몇 년이 지났다. 그 새 검열관이 들어왔다. 처음엔 음~하며 읽었던 듯한데 북리뷰로 쓰려다 보니 제법 많은 검열관이 이 책을 검열한다. 글쓰기가 안됨에 대한 반발일까.
우선, 이 책은 글쓰기를 내세운 명상(?) 수련 책이라는 생각이 더 들었다. 마치 글쓰기를 하는 것은 온갖 종류의 신비체험을 하는 것인 마냥 깊은 몰입의 순간을 경험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생각해 보면 맞다. 그렇게 몰입과 황홀의 순간을 경험하는 것, 그것이 글쓰기다. ‘선’을 접목한 글쓰기라고 소개하기도 하지만, 글쓰기가 모든 영감의, 생각을 비우는 형태의 명상수련법으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니까.
두 번째, 다른 책들도 그렇고 나도 쓰게 되면야 당연히 그렇겠지만, 그녀의 글쓰기 방법이 다른 글쓰기 책과 차별점이 무얼까. 선을 공부하는 그녀의 체험이 가미된 ‘생각하라’ ‘몰입하라’ ‘버려라’와 같은 내용으로 이루어졌다는 것? 마침 다른 글쓰기 책을 읽었고 그 책은 그녀의 책보다 이전에 출간된 책이었다. 말하는 것이 다르지 않다는 것. 즉 글쓰기 방법이라 소개하는 내용이 독특하다거나 하지 않다는 것. 글쓰기에 대해 말하는 책은 다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내용을 좀더 깔끔하게 정리했으면 한다. 나열된 제목처럼 나탈리는 글쓰기에 대해 알려주고 싶었던 것이 매우 많았던 듯하다. 하지만, 읽다 보니 반복적이다. 강박적이기까지 하다. 그녀 자신이 첫 문장에 사로잡혀, 영감에 사로잡혀 검열관은 냅두고 마구 글을 써내려간 듯한 느낌이다. 조금 검열관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관련된 내용과 메시지, 제목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했을 듯 보인다. 글쓰기의 방법론은 적게 나왔지만, 방법론과 글쓰기를 위한 마음가짐, 작가에 대한 인식 등의 카테고리를 나누어 생각들을 전개해 나갔다면 글의 내용이 좀 더 깔끔하게 와 닿았을 것 같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032 | #3 떠남과 만남(장성한) | 뚱냥이 | 2017.04.24 | 2086 |
5031 | #21 파우스트1 (이정학) | 모닝 | 2017.08.29 | 2086 |
5030 | #3 떠남과 만남 (윤정욱) | 윤정욱 | 2017.04.23 | 2124 |
5029 | #2 마흔세 살에 다시 시작하다_이수정 [2] | 알로하 | 2017.04.17 | 2134 |
5028 | #3 떠남과 만남(이정학) | 모닝 | 2017.04.23 | 2148 |
5027 |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수정 중 | 종종 | 2015.01.05 | 2166 |
5026 | #7-열정과 기질 | 왕참치 | 2014.05.26 | 2170 |
5025 | #12 철학이야기 1_이수정 | 알로하 | 2017.06.26 | 2176 |
5024 | #40 대통령의 글쓰기 (윤정욱) [1] | 윤정욱 | 2018.01.16 | 2180 |
5023 | #25 - 위대한 나의 발견 강점 혁명 - 이동희 | 희동이 | 2014.10.14 | 2183 |
5022 |
#45 일단 오늘은 나한테 잘합시다 (윤정욱) ![]() | 윤정욱 | 2018.02.19 | 2191 |
5021 | #1 익숙한 것과의 결별(장성한) [3] | 뚱냥이 | 2017.04.11 | 2193 |
5020 | 오늘 눈부신 하루를 위하여 | 박혜홍 | 2018.08.05 | 2193 |
5019 | #23 사기열전1_1 [1] | 뚱냥이 | 2017.09.10 | 2194 |
5018 |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 앨리스 | 2015.01.05 | 2195 |
5017 | 떠남과 만남 [2] | 박혜홍 | 2018.09.18 | 2195 |
5016 | #33 그림자 - 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이정학) | 모닝 | 2017.11.27 | 2197 |
5015 | [구본형 다시읽기] 신화읽는 시간 [1] | -창- | 2013.09.08 | 2198 |
5014 |
(No.28-1) 두번읽기/ 아니타 로딕 [영적인 비즈니스] 김영사 -서은경 ![]() | 서은경 | 2013.12.16 | 2199 |
5013 | #13 철학이야기 2/2 (정승훈) | 정승훈 | 2017.07.02 | 21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