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정야
- 조회 수 2697
- 댓글 수 0
- 추천 수 0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국수가 먹고 싶다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
국수를 먹고 왔다. 새해를 맞은 스승님을 찾아 뵙고 눈물 자국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이들과 마주앉아 국수를 먹었다. 호명하는 그 많은 연령들 중에 오직 그 이름 듣기 위해 귀를 쫑긋 세우다 성스러운 사제의 깊은 기도에 나는 그저 고개만 숙이고 있었다. 나 일흔 셋까지 그 자리 계심에 안도하며 무릎은 꿇었으나 아직 기도할 줄 모르는 나는 마음에 담아 두었던 시를 낭독했다. 삶의 모서리에 마음을 다치거나 그저 그리울 때는 또 국수를 먹으러 가리라.
그대, 우리 두 번이나 이름 불러주었던 비술나무의 나뭇잎 병풍은 스러지고 앙상한 실가지만 내려와 있더이다.
가는 길 오는 길, 이 길 저 길 다 피하여도 걸음마다 그대 모습 보이더이다.
신이 있어, 그대가 있어, 내 영혼이 있어 아득한 곳,
나에겐 영원의 성지여라.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4109 | 인생을 조각하다. | 빈잔 | 2024.10.26 | 1207 |
| 4108 | 얻는것과 잃어가는 것. | 빈잔 | 2024.11.09 | 1208 |
| 4107 | 눈을 감으면 편하다. [1] | 빈잔 | 2024.10.21 | 1235 |
| 4106 | 노력하는 자체가 성공이다 | 빈잔 | 2024.11.14 | 1236 |
| 4105 | 돈 없이 오래 사는 것. 병가지고 오래 사는것. 외롭게 오래 사는 것. | 빈잔 | 2024.10.22 | 1321 |
| 4104 | 늙음은 처음 경험하는거다. | 빈잔 | 2024.11.18 | 1328 |
| 4103 | 길어진 우리의 삶. | 빈잔 | 2024.08.13 | 1393 |
| 4102 | 상선벌악(賞善罰惡) | 빈잔 | 2024.10.21 | 1402 |
| 4101 | 문화생활의 기본. [1] | 빈잔 | 2024.06.14 | 1463 |
| 4100 | 선배 노인. (선배 시민) | 빈잔 | 2024.07.17 | 1547 |
| 4099 | 꿈을 향해 간다. [2] | 빈잔 | 2024.06.25 | 1685 |
| 4098 | 나이는 잘못이 없다. | 빈잔 | 2023.01.08 | 1969 |
| 4097 | 이런.. [1] | 김미영 | 2005.12.16 | 1994 |
| 4096 | 편안함의 유혹은 게으름. | 빈잔 | 2023.04.28 | 1994 |
| 4095 | 숙제 [3] | 자로 | 2006.09.08 | 1998 |
| 4094 | [71] 저절로 취해드는 불빛들 | 써니 | 2008.02.03 | 1998 |
| 4093 | 백구 [1] | westlife | 2007.07.17 | 1999 |
| 4092 | 홈페이지 링크 [1] | 舒贇 | 2007.04.02 | 2003 |
| 4091 | 기차를 타러 나가며 [1] | 미 탄 | 2006.05.13 | 2004 |
| 4090 | -->[re]그대, 홍승완 | 자로사랑 | 2006.02.25 | 2005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