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야
- 조회 수 2654
- 댓글 수 1
- 추천 수 0
꿈꾸는 당신
마종기
내가 채워주지 못한 것을
당신은 어디서 구해 빈 터를 채우는가.
내가 덮어주지 못한 곳을
당신은 어떻게 탄탄히 메워
떨리는 오한을 이겨내는가.
헤매며 한정없이 찾고 있는 것이
얼마나 멀고 험난한 곳에 있기에
당신은 돌아눕고 돌아눕고 하는가.
어느 날쯤 불안한 당신 속에 들어가
늪 깊이 숨은 것을 찾아주고 싶다.
밤새 조용히 신음하는 어깨여,
시고 매운 세월이 얼마나 길었으면
약 바르지 못한 온몸의 피멍을
이불만 덮은 채로 참아내는가.
쉽게 따뜻해지지 않는 새벽 침상,
아무리 인연의 끈이 질기다 해도
어차피 서로를 다 채워줄 수는 없는 것
아는지, 빈 가슴 감춘 채 멀리 떠나며
수십 년의 밤을 불러 꿈꾸는 당신.
-----
그가 말했다. 나는 무엇을 할까? 나는 뭐하지?
무심결에 나온 말이라고 생각했다. 두 번을 들었을 때 진짜 고민인가 했다. 아는 게 없어 아무 말 할 수 없었다. 세 번째 들었을 때 진짜 고민이구나 했다. 그를 조금 알게 되자 나는 뭐라 뭐라 떠들었다. 순전히 그의 인생의 깊이에 적격하고 행복한 모습이 그려졌기에. 그러나 나보다 먼저 꿈꾼 자에게 무엇을 말하리오.
수십 년의 밤을 불러 꿈꿔 온 그대, 가슴 깊이 숨은 것 찾아 줄 순 없지만, 어느 때든 그대의 불나비 되어 술 잔에 별을 띄워 기울일 수는 있으리. 고독과 침묵, 고요에 대한 나의 연구도 계속 될 것이니.
그대, 돌아 눕고 돌아 눕게 하는 그 높은 이상은 무엇인가?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 [영원의 시 한편] 꿈꾸는 당신 [1] | 정야 | 2015.01.21 | 2654 |
148 | [영원의 시 한편] 현실 | 정야 | 2015.01.22 | 2445 |
147 | [영원의 시 한편] 젊은 꽃 [1] | 정야 | 2015.01.24 | 2391 |
146 | [영원의 시 한편] 당신 생각에 | 정야 | 2015.01.26 | 3068 |
145 | [영원의 시 한편] 인식의 힘 | 정야 | 2015.01.27 | 2937 |
144 | [영원의 시 한편] 본보기 | 정야 | 2015.01.28 | 2504 |
143 | [영원의 시 한편] 시인 | 정야 | 2015.01.29 | 2856 |
142 | [영원의 시 한편] 간절 [2] | 정야 | 2015.01.31 | 2483 |
141 | [영원의 시 한편] 맹목 [1] | 정야 | 2015.01.31 | 2664 |
140 | 복 많이 받으세요 | 희망빛인희 | 2015.02.18 | 2322 |
139 | 죽음을 생각해본다 [4] | 이수 | 2015.03.13 | 2230 |
138 | [스승님의 시] 운명 [4] | 정야 | 2015.04.01 | 2189 |
137 | [스승님의 시] 다시 태어난다는 것 | 정야 | 2015.04.02 | 2173 |
136 | [스승님의 시] 여백이 없으면 꿈을 그릴 자리가 없어 | 정야 | 2015.04.03 | 2304 |
135 | [스승님의 시] 무제 | 정야 | 2015.04.04 | 2085 |
134 | [스승님의 시] 우리가 뛰어 오를 때 | 정야 | 2015.04.05 | 2046 |
133 | [스승님의 시] 자연과 침묵 | 정야 | 2015.04.06 | 2173 |
132 | [스승님의 시] 오래 될수록 좋은 것 | 정야 | 2015.04.07 | 2110 |
131 | [스승님의 시] 결혼 | 정야 | 2015.04.08 | 2339 |
130 | [스승님의 시] 올해 | 정야 | 2015.04.09 | 205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