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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25일 14시 49분 등록

2015.01.24(토), 창원 교육네트워크 시선

 

1. 들어가며

요새 치아가 수난이다. 지난 번에는 오징어 씹다가 임플란트 나사가 풀리더니 이번에는 홍어가 탈이다. 사연인즉슨 선물 들어온 홍어를 한번에 다 못먹어 냉동시켜 둔 것이 있었는데 급한 맘에 덜 해동된 것을 신나게 먹어대다가 어금니에 금이 갔다. ㅠㅠ 이런 저런 탐색 끝에 결국 신경치료 후 크라운을 씌우기로. 지난한 치과 치료 도중에 몸이 지쳤는지 코감기에 입술 포진까지 아주 쌍으로다가 공격이다. 겨우 기운이 회복되고 있어 그나마 편안안 맘으로 창원행. (양치질하다가 임시치아가 쏙! 하는 바람에 표시 안나는 영구인 채로 모임에 갔습죠만.)

 

부산과 창원은 지척이다. 오늘 모임이 있는 경화동은 사실 통합 이전에는 행정구역상 진해시. 한적한 곳에 위치한 "교육네트워트 시선"이 위치한 상가 건물에 도착하여 주차하고 보니, 건물 3층에서 폼나게 끽연 중이신 혜암 샘. 형산과 혜암 샘은 국가 조세 수조원의 밑천인 담뱃세를 충실히 납부하는 모범국민입니다만...흠흠... 

 

일일 바리스타를 자처한 단원 이강전 샘이 들고 온 장비(?) 덕분에 커피를 갈고, 핸드 드립하며 그 향을 즐기는 과정이 여유로와서 좋았던 담소의 시간들.

coffee.jpg

 환담.jpg

 

참석하신 분들,

고문 초아 선생님,  회장 운전 정희근, 함장 황성일, 혜암 민도식, 단원 이강전, 석향 예영순 그리고 형산.

 

참석자.jpg

처음 오신 분 : 旦藝 류한 선생님 (http://blog.naver.com/roohan?Redirect=Log&logNo=40206192845)

단예 선생님은 그간 눈팅족으로 활동하시다가 이번에 큰 맘 먹고 모임에 합류하심. 마침 대구 팔공산에 들렀다가 근처에 계신 석향 선생님과 잘 연결되어 동행. 아호는 새벽(아침) 旦, 재주 藝 , 예술하시는 분의 앞길을 밝혀 줄 호랍니다.

겸손한 표현과 달리 개인전을 10회나 가진 화가이시더라구요. ^^ 그 외에도 다양한 예술적 기질이 숨겨져 있는 것 같던데 앞으로 모임을 가지면서 하나씩 서로를 알아가면 되겠지요?

 단예.jpg

 

 

2. 강의 : 나무 이야기 (木소리)  / 단원 이강전

강의.jpg  

나무와 함께 살고 있는 단원의 강의. 역시 주제는 나무와 자연이었습니다.

창조적 부적응자 아니랄까 봐 중간 중간 나무와 꽃과 벌과 대화하는 그 모습은 정말 4차원이었지요? 지켜보시던 단예 선생님께서 마치 동화의 한 장면을 구연하는 것 같다고, 책으로 펴내도 좋을 것 같다고... ^^

중간 중간 시나 명문이 스크린에 떠 오르면 함께 낭독하면서 강의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강의의 특성상 지면에 옮기는 데는 항상 제한이 있어서 제가 메모한 것들 위주로 간단히 나눕니다.

ㅇ 인류가 지구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이로운 일은 나무를 심는 것이다. 그 자체로 자급자족의 삶을 사는 나무이기에.

ㅇ 뿌리, 부동의 운명을 선택한 채 주변의 모든 것들과 함께 살아가는 주체

ㅇ 나이테, 무위는 존재의 뼈대이다. 아무 역할도 없는 것 같지만 나무의 중심에 오래된 나이테가 없다면 바로 설 수 없다.

나이테.jpg

ㅇ 잎, 다양한 형태로 나름의 생존을 취하는 잎들 (활엽, 침엽, 극단적인 선인장까지)

ㅇ 꽃, 색깔도 지는 모습도, 형태도 다양하지만 녹색 꽃은 없다.

ㅇ 열매, 타자에게 내어주는 가장 귀한 선물. 익기 전에는 대부분 녹색이다. 보호색이기도 하고 마지막까지 광합성의 투혼을?

ㅇ 욕망하는 식물, 정원사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식물을 키우고, 벌의 입장에서는 수분을 도와주는 자신이 우월하지만, 식물의 입장에서는 모두가 단지 식물을 위해 봉사하는 머슴에 불과할 뿐일지도...

ㅇ 인간 중심의 사고를 벗어나 우리 또한 자연의존적일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인지하자.

 

3. 독서 토론: 초인수업 / 박찬국

토론.jpg

술술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지만 그 내용 하나하나가 간단한 문장들은 아니다. 워낙에 쉽게 풀어 쓴 책이기에 박찬국 교수의 내공을 엿볼 수 있는 반면, 앞 뒤 뚝 잘라먹는 해설 탓에 오해의 소지도 있겠다. 위험한 철학자 니체를 다시 탐구해 볼 열망이 생긴다는 회원이 있었으니 역시 위험한(?) 책이었다.  

 

책의 주제와는 다소 떨어져 있지만 니체 철학의 특성상 종교, 정치를 피해갈 수 없어 다소 격렬한 논쟁이 있었지만, 늘 그러듯이 각자의 의견을 고집하지 않는 전통은 지켜졌다. 신념이란 인격의 고양에 아무 쓸모 없다고 주장한 니체 선생이 보기에도 흐뭇하지 않았을까?

 

초인이기 위해서는 인간이 만들어 낸 '신'을 타살할 수 밖에 없었던 니체 철학이 "신은 죽었다."는 문장 하나로 설명되면서 숱한 오해를 낳았다. 니체 자신이 거쳐간 고난의 길이 단순한 고난이 아니라 성장의 과정이었다고 자각할 수 있었다면 우리가 못할 이유는 없으리라.

 

춤출 줄 아는 신만을 섬기겠다는 주장과, 낙타-사자-아이의 3단계를 설명한 대목에서는 모두가 한 사람을 아련하게 떠 올리지 않을 수없었다. 우리에게 (반드시 거쳐야만 하고 이겨내야 할 과정이지만 또한 도약을 위해서는 벗어나야 할) 낙타의 시절을 떠나 사자가 되라고 선동하던 그 사람. 그 자신은 이미 아이가 되어 시처럼 예술처럼 살다가 홀연히 떠난 그 분.

 

사자가 되기에도 버거운 세상에서 어떻게 아이의 삶을 꿈꿀지, 예술같은 삶을 위해 사는 것도 좋지만 필연적으로 소진될 에너지는 어떻게 충전해 나가야 하는지, 우리 삶에 스타일을 부여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성장의 과정에 넘어야 할 고통의 현실에는 각자에게 어떤 것들이 있는지...등등 한도 끝도 없는 얘기가 이어졌습니다.

 

무엇에든 빠졌다가 헤어나면 더욱 성장하게 되리라는 초아 샘의 훈수와, '그대 자신이 되라'는 충고를 맘에 새기려 하니 나의 길에 조언을 달라는 회장님의 고민과, 내 삶과 통하는 부분이 많았고 이 모임에서 공명하며 뭔가 확 터져나가는 느낌이었다는 단예 선생님의 느낌적 느낌까지 알찬 토론이었습니다. 

 

4. 석식 그리고 대화

가까운 뒷고기집으로 자리를 옮겨 즐겁게 음식을 나누었습니다. 대패 삼겹살과 뒷고기는 맛났으나 모두 운전을 해야 하는 관계로 맥주 딱 한잔으로 마감한 알콜이 아쉽기도 했네요. 주인장이 바뀐 탓인지 음식 맛이나 서비스가 변했다는 혜암 샘의 평가가 있었지만 우리가 꼭 배만 채우자고 간 것은 아니므로...ㅎㅎ

 

식사하며 조금 더 현실적인 얘기들이 오갔습니다. 세상 어디가서도 공감받을 수 없지만 여기서는 가능한 그런 얘기들도 있었지요. 그 와중에 옆자리 일행들은 남녀가 골고구 섞인 모임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찰진 육두문자로 대화를 이끌어가는 통에 약간 곤혹스럽기도 했네요. 나중에는 실내흡연까지. ㅠㅠ 저도 흡연하지만 규칙은 지키고, 가능한 비흡연자 피해 안 가게 하는데 말이죠.

 

여튼 개인적으로 이런저런 처방을 갖고 다음 모임을 기약했습니다. 저는 단예 선생님 댁이 집 근처인 관계로 함께 이동했습니다. 한시간 정도의 시간이 금방 지나갈 정도로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제가 출발 지점에서 터널을 놓치고 산을 넘어가는 바람에 조금 지체되긴 했으나 무사히 부산 도착. 반가웠습니다 단예 선생님!

 

5.  차기 모임 공지

차기 모임은 잠정적으로 3월 14일, 포항입니다

토론 지정도서는 왕멍의 "나는 학생이다."

지정강사는석향 예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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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형 구소를 통하여 장하는 람들의 , 영남 지역

조직도 (종신 체제)
회장 : 운전 정희근
재무 : 함장 황성일 (총무, 해성 김태은은 속히 귀가하시길!)
고문 : 초아 서대원

토론 : 혜암 민도식 (강사 섭외 및 독서토론 주관)
후원 : 포항 3인방 + 미스 포항 (운제 김달국, 효재 오옥균, 함장 황성일, 한서 권양우)
회원 : 영남지역에 거주하였거나 거주하시거나 거주할 의향이 있거나 그냥 맘이 동하시는 분.
오시는 분 환영하고, 가시는 분에게도 부담 드리지 않음.

※ 연혁
- 2007.07.21 경주시 청소년 수련관에서 사회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영남지역의
회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작당, 오늘에 이름.
- 격월로 모임을 갖고, 1년에 한 번은 1 2일로 정신줄 놓는 행사를 가짐.

※ 모임의 진행 및 성격
- 주기: 격월 진행 (회원 사정 및 외부환경에 따라 탄력적 조정. , 1 6회 엄수)
- 진행: 강의(회원 품앗이 또는 외부강사 초청), 독서 토론(지정도서 또는 최종 모임 결정에 따라 선정)
기타 출간자가 있거나 외부 강사가 있을 경우 상황에 맞게 진행. 이후 석식 간담회.
- 회비: 3만원. 찬조하시겠다면 절대로 안 말림. 완전 환영.(반지, 목걸이 제외.)
- 혜택: 초아 샘의 아호 및 촌철살인 인생 코멘트(, 청심환 복용 필요)

운제 선생님의 폭발하는 유머, 기타 영남 회원들의 끈끈한 정을 무상 공급함.

IP *.174.18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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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5 22:44:16 *.116.115.154

이번 모임은 '단예' 신입회원님까지 8명, 근년에 보기드문 조촐한 토론회 였습니다.

석식은 포장식당에서 저렴하게 해결한 관계로 살림이 흐뭇해 졌습니다. 고마우이 혜암님 ^-^

단예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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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6 16:47:08 *.246.141.166

깔끔한 정리, 역시 재무담당. ^^

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성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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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8 18:41:49 *.115.32.2

함장 성일 형님..

새해 인사가 늦었습니다.

새해 복 많이 누리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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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6 09:37:31 *.254.118.78

저는 경북사람인데,,,자격은 되는 것 같은데,,,아직은 ,,,깊이가 얕아서,,,조금더 공부가 필요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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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6 11:30:16 *.116.115.154

호두씨앗님

우리는 깊이와 높낮이를 뽐내는 모임이 아닙니다. 스승님을 공부하시는 분이라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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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6 16:48:21 *.246.141.166

흠...적격인데요. 저는 깊이가 앝은 정도가 아니라 부평초입니다만...ㅎㅎ 일단 참석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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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6 13:02:13 *.202.66.29

이번에 못가서 아쉽고 죄송합니다.

새로 오신 단에님!

환영합니다.

다음에 포항에서 재미있게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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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26 16:49:25 *.246.141.166

못봐서 아쉽기는 저희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안 행사 잘 치루셨길 바라고요, 모임도 좋지만 가정이 우선입죠. ^^

다음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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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1.30 15:59:23 *.218.130.8

아우님!

 

역시 후기가 깔끔하게 정제 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 하려면 겸허한 경청과, 객관적인 시각, 인간에 대한 무한한 휴머니즘

희생정신, 부지런함 등이 모두 함께 해야 할 수 있는 경지이지요. ^^

 

포항 3분이 빠지고, 이수형님 빠지고 해서 조금 심심했지만

또 일당백으로 모임을 잘 이루어졌습니다.

 

늘 든자리는 몰라도 빈 자리는 더 커 보였습니다.

어당팔 형님의 넉넉한 웃음과

옥균 형님의 느긋하면서 던지는 촌철살인

양우의 깊은 눈으로 빠져 들게 하는 감성

이수 큰형님의 해박하고 깊이 있는 말씀을

들을 수도 볼 수 없는

이번 모임이었습니다.

 

하지만 행복을 미래의 목표에 두지 않고

현재의 선택에서 찾는 우리 모임 답게

소중한 만남이었습니다.

 

언제 만나더라도 더 깊은 우정과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는 도반들이 있어

실존을 확인 할 수 있는 모임이 됩니다.

 

3월의 꽃피는 시절에 좀 더 성숙된

모습으로 볼 수 있기를~~

 

아우님 정말 수고 하셨고,

함장 형님도 살림 잘 맡아 주시느라

감사합니다.

 

창원에서 민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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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2 17:24:42 *.246.141.195

모임 장소를 준비하느라 수고 하셨습니다. ^^

소중한 모임이 오래 가기 위해 모두 저마다의 몫을 하고 계시니 그저 감사할 따름.

긴 시간 함께 하시죠 모두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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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2 18:03:36 *.226.192.104
가까운곳인데, 개인적인 일정으로 참석못해 죄송하고, 아쉽습니다
늘 생생한 후기덕분에 소식접할수있어서 다행이고 감사드려요~~^^
담번앤 뵐수있기를 소망하오며 ㅎㅎ
새로시작한 2월 한달내내 행복하셔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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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3 11:29:49 *.246.141.195

비번 찾았나 보네. ㅎㅎ

이번에는 아쉬웠지만 다음에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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