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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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형 선생님을 첫 책 ‘익숙한 것과의 이별’을 읽고 1999년쯤 알게 되었습니다.
몇 번의 출간 기념회를 갔었습니다. 2000년 떠남과 만남, 2004년 황홀한 일상, 2011년 깊은 인생에서 선생님을 뵈었습니다. 2000년대 어느 때부터 변화경영연구소를 알았고, 홈 페이지에 들어가글을 읽고 연구원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2013년 선생님 돌아가신 후, 함께 하지 못해 안타까웠습니다. 내일 하면 돼, 아직은 부족하다는 두려움. 낯 섬, 부끄러움과 소심함 이런 것들이 저를 머물러 있게 하였습니다. 더 이상은 하고 싶은 일에 머뭇거리지 말고 하자. 바로 지금. 더 이상 늦을 수 없다라는 깨달음과 절실함으로 변경연 연구원에 지원했습니다.
1999년부터 2015년 까지 16년의 시간을 지나 11기 연구원에 대한 도전은 그 동안의 저 자신의 부정적인 변화의 종착지가 될 것이고 또한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연구원 1차 관문인 저에 대한 개인사를 정리하면서 비록 늦었지만 다행이다. 힘든 부분, 부족함의 한계를 느끼면서도 벽을 넘을 수 있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써서 지정한 장소에 올려 놓고 1차 과제에 대한 발표 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드디어 1차 발표가 났습니다. 아쉽게 연구소의 연구원 합격자 인원 부족으로 교육팀과 이사회에서 깊이 논의 한 결과 원활하게 연구 과정을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11기의 과정은 이러한 발표로 멈춰 끝났습니다. 이제는 마음을 내려 놓고 마음을 달래야 할 때라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아쉽습니다.
언젠가 모두가 떠나며, 태어나고 사라지는 생멸生滅의 이치입니다. 변경연의 핵심인 연구원의 새로운 사람이 유입되지 않음은 변경연이 점차 그림 속 한 쪽에 색이 바래어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사라지는 멸滅 그 첫 신호가 아니련지 우려됩니다.
심사 하신 교육팀분들과 이사회에서의 고심이 있었습니다만 시간을 갖고 꺼지지 않는 횃불로 거듭나는 모색과 변화를 요청합니다. 다시 한 번 많은 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여 더 나은 변경연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 동안의 방법을 되돌아 보고, 많은 변경연 가족들이 깊고 넓은 토의와 심의를 통해서 11기 연구원 지원이 적었던 것에 되돌아 보아 반성과 새로운 변화와 모색이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심사숙고 없이 그 큰 틀을 깰 수 없습니다. 변경연을 오랫동안 지켜 보아왔던 한 사람으로 마음이 아픕니다. 지금까지 이끌어 왔던 구본형 선생님 돌아가신지 3년이 됩니다. 내려 놓기 보다는 변화를 취하고 더 많은 노력이 있기를 바랍니다.
작금 진정한 교육은 자본주의 그늘 아래 개인의 사유화와 돈 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교육 조차도 경제 원리에 따라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람이 떠나고 신뢰가 떠나 불신이 만연되어 있습니다. 이 시대에 변경연 연구원의 시스템은 책을 읽고, 쓰고, 사유를 기본으로 사람과 사람이 씨줄과 날줄로 다양한 무늬를 만들어 내는 따뜻한 교육의 한 형태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성장하고 적지 않은 사회에 공헌했다고 변경연 사람들 모두 자부하지 않는지요. 젊음의 한 축과 중년을 넘어섰지만 공부에 대한 열정을 가진 많은 사람들을 받아들여 내일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사람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변경연이 더 확장되고 좋은 관계의 장이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교육의 바탕이 아닐까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안타깝고 아쉬움이 너무 큽니다. 저만의 생각이 아닌 저와 함께 11기에 지원하신 분들, 또는 다른 변경연 사람들도 안타깝다는 판단일 겁니다. 어쩌면 그 동안 그대로 구태의 방식을 이끌어 온 변경연의 모든 사람들도 일면 책임을 느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대안과 방법을 찾아 새롭게 이끌길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