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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9일 11시 57분 등록

<다시 결혼할 수 있을까?>

1 저자에 대하여 - 매기 스카프

매기 스카프는 예일대학교 휘트니인문과학센터의 객원 연구원이었고 현재는 예일대학교 조나단에드워즈컬리지의 연구원으로 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친밀한 파트너 Intimate Partners》를 포함한 책 6권과 아동서적 2권을 집필하였다. 오프라윈프리쇼, 투데이쇼, 굿모닝아메리카, CBS뉴스, CNN 등 여러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며, <피플>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뉴스위크> 등 많은 신문과 잡지에 글을 썼다.

현재 성인이 된 세 딸의 엄마로서 예일대학교 경제학 석좌교수인 남편과 함께 코네티컷에서 살고 있다.

2 내 마음을 무찌르는 글귀

들어가며

004 사람들은 흔히 재혼에 대해 생각할 때 깨끗하게 비어 있는 하얀 도화지를 떠올린다. 그리고 재혼을 새로운 사람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또 한 번의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 여긴다.

005 서로 사랑하는 관계에서만 생길 수 있는 자신가, 끓어넘치는 활력에서 오는 달콤함과 함께 결혼이라는 배에 오를 수는 있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은 얼마 되지 않아 이전 결혼 생활과는 너무나 다른 성격의 딜레마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어디로 가고 있는지에 대한 작은 단서 하나 없이 미지의 영역을 걷고 있는 느낌에 휩싸이게 된다.

>나만의 문제가 아니었군. 모든 것이 그 전보다 행복해 졌음에도 불구하고 뭔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007 The Brady Bunch: 재혼 가정의 일상을 유쾌하게 묘사한 코믹 드라마 (중략) 재혼하면 갖가지 문제가 생기기는 하겠지만 결국에는 환하게 웃으며 단란한 가족으로 뭉치게 될 거라는 낭만적인 관점으로, 재혼 부부와 그 자녀들이 그리 어렵지 않게 서로를 받아들이고 따뜻한 가정을 이루게 될 수 있으리라 믿었다.

011 페이퍼나우는 초혼 가정과 재혼 가정이 전혀 다른 두 개의 청사진으로 만들어진 별개의 건물과 같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새로운 모델을 건축 모델이라고 불렀다.

>완전 나를 위한 책이군. 건축과 재혼이 연관성이 없을지 알았는데 말이야.

011~012 초혼 가정의 기본 배치도는 다들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서도 재혼 가정의 디자인에 대해서는 비교적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초혼과 재혼 가정이 기본적으로 다른 설게도에 의해 건축된다는 점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런 차이가 생겨나는 이유는 생물학적인 부모가 혈연으로 또 마음으로 연결된 자신의 친자녀와의 오랜 세월 깊은 관계를 맺어왔고, 새로 들어온 계부모는 그렇지가 않다는 결정적인 사실 때문이다.

>이건 너무도 당연한 것 아닌가? 문제는 이런 사실이 어떤 문제를 야기시키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나는 그래서 이 당연한 상황에 따르는 사례를 글로 쓰고 싶어졌다.

012 경험자들이 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문제도 있지만 재혼한 남녀들이 생각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어려움이 상당할 것이다. 이처럼 재혼 부부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상황과 매일같이 정면충돌한다. 따라서 다른 이들이 주로 겪게 되는 경험을 듣고 재혼 가정을 괴롭히는 문제점에 대해 명쾌하게 밝히면, 예기치 못한 딜레마에 빠져 힘들어하는 재혼 부부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TT 수 있을 것이다.

013~014 재혼 부부와 그 자녀들은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가정에 대한 개념을 내려놓고, 자신의 특별한 욕구를 현실적으로 채워줄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건물을 기획, 설계, 건축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바로 이 지점에 전문적인 건축 개념이 들어온다. 재혼 가정은 아무래도 다소 나이가 든 상태에서 함께하는 사람들로 구성이 된다. 또한 부부 중 한 명이나 두 명 모두 다른 배우자와의 사이에서 얻은 자녀들이 있을 수 있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야 할 가정은 전통적인 초혼 가정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기 때문에, 가족 구성원들이 무의식적으로 지니고 있던 가족에 대한 개념이 새로운 가정에 맞는 방식으로 해체, 재검토, 변경되어야 한다.

014 이 새로운 가족들이 초혼 가정 디자인과 다르지만 똑같이그 가정을 잘 키워나갈 수 있는 자신만의 독특한 재혼의 청사진을 그릴 수 있도록 한다.

014 내가 재혼에 관한 연구를 한참이나 내버려두었다가 다시 의욕을 불태우게 된 것은 상상을 능가하는 재혼율의 증기와 페이퍼나우의 건축 모델 덕분이었다.

014~019 재혼의 구조적인 도전 과제 다섯 가지

재혼 생활을 하다 보면 중요한 다섯 가지 도전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며 대부분의 재혼 부부들은 그 중 몇 가지 혹은 모든 문제를 겪게 될 것이다라는 것이 건축 모델의 기본이다.

  1. 내부인/외부인의 힘의 충돌

재혼한 배우자가 자녀와 함께 있을 때 한 사람(외부인)은 자신이 그들로부터 소외되고 거부당하는 느낌을 받는다. 다른 한 사람(내부인)은 지금껏 사랑과 애정으로 키워왔던 자녀와 사랑에 빠져 재혼하게 된 배우자 사이에서 어찌해야 할 줄 모르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낀다.

  1. 아이들의 상실감과 힘겨운 과도기

이혼 때문이든 사망 때문이든(이혼이 95퍼센트의 이유이기는 하지만), 아들이 친부모 중 어느 한쪽을 잃게 되면서 겪는 변화는 화산 폭발이 일어나는 것에 비할 만큼 엄청나다.

>그것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아무리 사랑하는 부모라도 자식의 심정을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재혼 상황은 대체로 아이들에게 충성 갈등을 일으키게 되는데, 재혼 가정의 아이들은 새엄마나 새아빠를 좋아하거나 드러내놓고 애정을 표시하는 것은 친부모를 배신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서 죄책감ㅁ에 시달리기도 한다. 친부모가 죽은 경우에는 기억 속에 있는 친부모에게 죄책감을 느낀다.

  1. 자녀 양육에 상반되는 입장

친부모 입장에서는 새로운 배우자의 비위를 맞춰주고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더 이상 아이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며 앞으로 쭉 예전과 다름없이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아이들을 안심시켜주고 싶기도 하다. 엄마나 아빠가 홀로 아이를 키울 때 부모의 권위가 다소 떨어지거나 아이에게 지나치게 관대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새엄마, 새아빠는 아이에게 좀 더 체계적인 환경과 예의 바른 행동을 요구하기도 하는 반면, 친엄마, 친아빠는 아이들의 흐트러진 행동에 대해 핑계를 갖다 붙이며 과하다 싶을 정도로 용서하고 봐주려 한다.

  1. 이질적인 가족 문화의 통합

새로운 가정이 만들어지면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나므로 두 가정 사이에 새로운 공통분모가 형성되어야 한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편안하고 만족스러울 수 있는 가족 체계가 성립되어야 하는 것이다.

  1. 가족의 경제 확장

그런데 재혼 가정이 형성되면 초혼 가정 때처럼 한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우리끼리만 살아갈 수 없다. 가정의 울타리 외부에 살고 있는 다른 친부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부모가 자신의 친자녀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가족이라는 경계에 일부 구멍을 뚫어놓을 수밖에 없다.

015 재혼이라는 건물구조

맨 위층에는 앞에서 설명한 다섯 가지 도전이 자리 잡고 있다. (중략) 이 도전을 잘 헤쳐나가려면 심리 교육 과정이 필요하다.

그 아래층에는 재혼 분제에 관한 두 번째 접근 방식인 대인 관계 기술이 위치한다. (중략) 특히 자녀 양육에 관한 부분이 모든 재혼 가정에서 가장 민감한 주제로 대두된다. 이럴 때 다른 사람을 비난하는 것이 아닌 자신에 대한 메시지, ‘I()메시지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중략)자신의 스트레스를 완곡하게 풀어서 설명할 수 있다.

재혼 건물의 맨 아래층에는 마음 속 깊은 곳의 상처라는 것이 있다.

01 건축 모델로 이해하는 재혼의 구조

031 “도대체 재혼과 건축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

결혼생활의 시작

033 블레이크슬리 부부처럼 초혼인 경우 각자의 역할과 가정의 규칙을 둘이서 만들 시간이 있다는 점에서 초혼 부부와 재혼 부부의 가장 큰 차이가 생긴다. (중략) 재혼 부부들은 상대방에게 전혀 악의 없이 한 말이나 부탁이 예상하지 못한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새로운 가정 문화의 한가운데에 준비 기간 없이 뛰어들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뜻밖의 당황스러워하는 자신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나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그냥 나의 의견을 이야기 했을 뿐인데, 남편의 너무나도 치명적인 자존심을 건드렸던 모양이다. 그때 그런 반응을 보였을 때, 너무나도 놀라고 어이가 없었지만, 가만히 그의 삶을 그려보니 이해 못할 부분도 아니었다. 그래서 서로의 언어를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언어에 그 사람만의 상처와 아픔이 있기 때문에 mapping이 필요한 것이다.

부부 둘만의 시간이 중요한 이유

035 이처럼 초혼 가정에서는 아이가 늘어나고 새로운 관계가 형성될 때마다 가족끼리 지지고 볶으며 적응해나갈 시간이 충분하다. 성공도 하고 실수도 해가면서 새로운 문제에 대처하다 보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적절한 타협점이나 모두가 동의하는 공통 기반이 생기는 것이다. (중략)

재혼 부부는 오붓한 둘만의 신혼기를 즐길 여유가 없다. 부부로서 소통하며 끈끈한 관계를 형성할 시간이 충분하지 않고, 따라서 서로가 당연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도 부족하다.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차근차근 알아가는 기회 역시 갖지 못한다. 오히려 이혼이나 사별로 가족 구성원 일부가 부재한 가정에 생판 남인 계부가 불쑥 끼어드는 격이다. 기존의 가족들이 자기 방식대로 행동하는 세상, 즉 이미 오래전부터 친부모와 아이가 강력한 유대 관계를 형성해왔던 세상에 계부모가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것이다.

익숙한 세상이 사라지다

036 작가 팻 콘로이는 모든 이혼은 작은 문명의 죽음이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초혼 가정이 결손 가정으로 바뀌는 상황은 아이들에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충격적인 경험이다. 거기에는 매우 큰 두려움이 동반되며, 특히 조각조각 부서진 어른들의 혼란스런 세상에서 더 이상 보살핌을 받지 못할 거라는 두려움이 강하게 자리 잡는다.

>그 두려움 때문에 나는 더 침묵하고 착한 아이가 되었던 것 같다. 아들도 그 길을 선택했다.

036 여기서 부모의 갈등이 중요한 열쇠다. 부모의 다툼과 불화를 목격하는 빈도와 강도에 따라, 아이들이 정상적인 발달을 계속 할 수 있는지 아니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거나 다른 형태의 자기 파괴적인 방식으로 행동하는지의 차이를 만들어낸다.

037 자신의 분노를 있는 그대로 표출하는 부모들은 그들이 아이에게 미치는 이러한 영향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건축 모델의 다섯 가지 도전

039 사실 재혼 생활은 익숙하지 않은 어두컴컴한 건물을 더듬더듬 헤쳐나가는 것에 비할 만하다. 자칫 아무 표시도 없는 문을 열었다가 지하 계단으로 쿵 굴러떨어지게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초혼 가정과 똑 같은 청사진을 그리며 재혼 생활에 들어가는 길을 찾으려 했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도전 하나. 내부인/외부인 자리

042 그녀가 생각하기에 많은 재혼 부부들이 갈등을 겪는 이유는 제혼 생활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결혼식만 올리면 가족 모두가 순식간에 친해져서 더할 나위 없는 행복한 가정이 될 거라 기대하기 때문이다.

>나처럼 무식한 사람들이 아주 많은가 보다.

042 이 기본 구조는 재혼 초기에 가장 확연하게 드러나며, 필연적으로 재혼 부부를 고정된 내부인과 외부인 위치로 변화시킨다. 이 외에 상대 배우자의 위치에 대해 진심으로 공감할 줄 알아야 한다. 내부인 자리에 있는 사람은 기존 가정 체계를 바꾸고 싶어 하는 외부인 배우자의 욕구와 소망이 아무렇지 않게 무시당할 때 과연 어떤 기분이 들지 이해해야 한다. 외부인 자리에 있는 사람은 내부인 배우자가 자신의 소중한 아이들과 사랑하는 새 사람 사이를 오가며 중재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따로따로

044 재혼 부부가 서로를 탓하고 관계의 성공 가능성을 의심하는 비참함 속에서 빠져나오려면, 내부인/외부인 딜레마를 해결해야 하며 만나자마자 즉시 잘 지낼 수 있으리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044 이런 구조적인 문제를 다를 때 도움이 되는 방법은 시간을 따로따로 나누는 것이다. 다시 말해, 가족 구성원이 일대일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시간과 공간을 쪼개는 것이다.

045 계부모와 그 배우자의 자녀는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새엄마는 의붓딸과 함께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하러 갈 수 있을 것이다. , 새아빠는 의붓아들을 야구장에 데려가거나 의붓아들에게 또래 사이에서 유행하는 것을 가르쳐달라고 부탁할 수 있을 것이다. (중략)

간단히 말해서, 새로 들어온 부모와 아이가 일대일 관계를 맺어야 한다. 여기에 친부모가 동석하지 않거나 최소한 그 활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지 않을 때, ‘따로따로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045~046 마지막으로, 재혼 부부들이 단 둘이 보내는 시간을 만드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아이들 문제를 비롯해 온갖 골칫거리나 요구에 방해받지 않는 오로지 둘만의 시간이 필요하다. 일주일에 한 번이든 한 달에 한 번이든 정기적으로 저녁 외출을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046~047 도전 둘. 아이들의 상실감과 충성에 대한 갈등

페이퍼나우는 계부모가 재혼 초기에 새로운 규칙을 정하거나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너무 나서지 않는 편이 낫다고 제안한다. 또는 아이에게 예의를 지키게 하는 정도의 변화만을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내가 새엄마를 좋아하면 친엄마를 배신하는 것일까?”

내가 새아빠를 좋아하면 친아빠에 대한 기억을 다 잊어버리게 되는 것 아닐까?”

엄마랑 새엄마가 있는 게 너한테는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네가 이것만 알아줬으면 좋겠어. 네 마음속에 있는 엄마 자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나 하늘의 태양처럼 영원할 거야. 엄마 마음속의 네 자리가 영원한 것처럼 말이야. 엄마는 항상 네 엄마야. 넌 항상 엄마 딸일 거고. 앤은 네 엄마와 달라. 새엄마는 엄마랑 다른 거야. 언제가 되건 간에 네가 앤(새엄마)을 좋아하게 되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럴 경우에라도 새엄마는 네 마음속의 새엄마 자리에 있고 엄마는 언제나 네 마음속의 엄마 자리에 있을 거야.”

>나에게 새엄마가 있었지. 10년 만에 그 분을 받아들일 때, 엄마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지. 마치 내가 불경스런 일을 하는 것처럼 말이야. 이때, 누군가가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내 마음이 조금은 가벼웠겠지.

048~053 도전 셋. 자녀 양육의 과제

남아 있는 친부모가 누군가를 몹시 필요로 할 때, 아이를 자기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처럼 여길 때, 아이가 여러 가지 책임(동생을 보살피는 것 등)을 맡았을 때, 아이가 이런저런 집안일을 더 많이 거들어야 할 때 이런 힘이 생겨난다. 이처럼 편부모 가정은 일상생활에서 아이들의 가정 내 힘과 권위가 조금 더 세지고 그에 비해 부모의 힘과 권위는 조금 더 약해진다.

부모가 부모로서의 권위를 지니고 자녀를 양육할 때(하지만 권위적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이 가장 건강하게 성장한다는 점을 이미 수많은 연구가 증명하고 있다.

친부모가 집을 비울 때 대부분이 계부모의 말을 잘 들으라고 아이들에게 당부한다. 그리고 자신이 없는 동안 계부모가 집안의 규칙을 지키게 할 사람이라고 일러둔다. 하지만 외출 금지나 용돈 삭감 같은 처벌에 관해서는 일반적으로 친부모가 훈육을 책임져야 한다.

053~057 도전 넷. 문화의 충돌

남편과 부인 모두에게 자녀가 있는 경우라면, 부모와 자녀로 구성된 두 그룹의 문화가 존재하고(이를 혼합 가족이라 부른다) 보통은 그중 하나가 우세를 점하게 된다. 문제는 그러한 문화적 공통 기반과 일상의 리듬이 재혼한 부부가 아니라 편부모와 그 자녀 사이에서 합의된 사항이라는 점이다.

재혼 가정에서 돈에 관한 입장 차이가 드러나면 감정이 격해지기 쉽다. 페이퍼나우가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으로 내세운 것은 세 바구니 방법이다. 세 바구니 방법은 다음과 같다.

재혼 부부는 가정을 빠르게 통합시키기 위해 자금을 하나로 몰아넣는 경우가 많은데 그 대신 세 개의 별도 통장을 유지하는 게 좋다. 통장 하나는 부부가 공동으로 관리하며 이 통장에서 생활비를 꺼내 쓴다. 다른 통장은 부인이 저축한 돈, 월급, 자녀 양육비 등을 넣어 관리하면 본인은 물로 자신의 친자녀에게 줄 용돈을 여기서 충당한다. 나머지 세 번째 통장은 남편이 관리하며 자신과 자신의 친자녀에게 들어가는 비용을 이 통장으로 해결한다.

음식에 관한 다양한 취향 역시 재혼 생활에서 충분히 문제를 일으킬만한 주제이다.

>이 말에 깊이 공감한다. 나는 새로운 음식에 호기심이 많아 다양하게 먹어 보는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이 집 식구들은 한정된 음식만 먹기 때문에 여행을 갔을 때, 가장 곤혹스럽다. 그 지역의 대표음식을 먹고 오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여행에서 음식을 빼놓고 얘기하기는 힘들다. 그만큼 중요한 요소이다. 언제쯤 이 집 남자들의 입맛을 개화시킬 수 있을까?

재혼 생활을 하는 도중에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갑자기 터져서 실망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는 경우가 많다.

재혼 부부는 서로의 차이를 알아내고 합의를 통해 실천 방안을 찾아낼 시간적인 여유가 적다. 그들의 관계는 아직도 개발 과정에 있고 공통 기반도 미약한 상태이다. 재혼 가정의 복잡한 구조와 성격을 파악하는 심리 교육을 거친 뒤에야 그나마 한시름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교육이 우리 나라에서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057~059 도전 다섯. 또 다른 부모

아이들이 주기적으로 만나러 가는 친부모의 집과 재혼 부부의 집에서 요구하는 규칙이 다를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엄마 집이 있고 아빠 집이 있는 것은 선생님이 두 명 있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돼. 스미스 선생님 수업 시간에는 연필을 깎아야 할 때 손을 들어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존스 선생님 수업 시간에는 언제든 연필깎이를 쓸 수 있잖니.”

이처럼 아이들에게 합리적이고 절제된 설명을 해주면, 친부모나 계부모 어느 한쪽이 더 낫다는 느낌을 아이에게 주지 않고도 자신만의 양육 방식을 고수할 수 있다.

대인 관계 기술

060 어떻게 하면 대화가 말싸음으로 번지지 않을까? 한 가지 방법은 --방법을 쓰는 것이다. 이것은 페어퍼나우가 고안해낸 기법인데, 간단히 말해 샌드위치를 만들듯이 다정하고 상냥한 말 사이에 민감한 메시지를 끼워넣는 것이다. (중략)

그렇다면 이 방법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우선은 애정과 이해심이 담긴 다정한 말로 이야기를 시작해야 한다.

>내가 잘하는 대화법이군. 일단, 내 말을 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어떤 말을 할 때 가장 마음이 움직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보니 이런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영업현장에서 배운 기술이 이렇게 유용하게 쓰일지 몰랐다.

061 또 다른 기법은 당신이라는 말을 버리고 라는 말로 대체하는 것이다.

라는 말로 메시지를 전하면 비난하는 어조가 한결 덜해진다. 여기서 핵심은 비난이 아니라 호소조로 말을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침에 샤워하고 나서 수건을 잘 걸어놔줄래? 그럼 내 기분이 진짜 좋을 것 같아.” 떠는 부엌에 어질러진 거 치우려면 힘들어. 조리대를 깨끗하게 쓸 수 있도록 우리 같이 노력하는 게 어떨까?와 같은 것이 좋은 접근 방식의 예이다.

>같은 이야기라도 잔소리처럼 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아무리 좋은 이야기도 소용이 없다. 부탁조로 하거나 부드럽게 동의를 구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좋은 방법이다.

062~063 피할 수 없는 크고 작은 사고가 생겨날 경우, 심호흡 한번하고 상대방에 대해 알아가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관계를 든든하게 다지는 데 도움이 된다.

마음 속 깊은 곳의 상처

064 마음속 깊은 곳의 상처는 성장기에 겪였던 고통스런 경험이 현재 재혼한 삶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이미 멍들어 있는 곳을 부딪치면 아픔의 수준이 확연히 달라지는 것과 같다. 게다가 멍이 아주 깊은 무의식 속에 박혀 있더라도 그 멍을 살짝만 건드리면 참을 수 없는 감정이 폭발할 수 있다.

02 재혼해서 한 가족이 되기까지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076 ‘그 사람이 날 사랑한다면 내 아이들도 자동적으로 자기 아이처럼 끔찍이 예뻐하고 사랑할 것이다. 그 사람은 내 아이들을 사랑할 것이고 그럼 내 아이들은 그 따뜻한 사랑을 받아 무럭무럭 자라며 똑같이 그 사람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재혼 가정을 꾸리기만 하면 가족 모두가 둘도 없는 친구처럼 즉시 가까워질 것이다와 같은 비합리적인 믿음이 재혼하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이 비합리적인 믿음은 사랑의 속성인지, 인간의 구조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동서양이 똑 같다는 것이 재미있다.

076~077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는 일정한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서로가 아직 낯설기 때문에 차근차근 알아가면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역할, 규칙 생활 리듬을 찾아내야 한다.

081 이혼한 후에도 헤어진 전남편에게 매달리는 여자들에 관한 책이었다. 저자인 심리학자 산드라 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남편이 자신의 사랑에 보답해주지 않거나 새로운 여자에게로 떠나갔어도 그를 사랑하는 것은 그녀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영역이다. 따라서 전남편의 태도와 상관없이 그 감정을 통해 과거를 부여잡고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이해한다.”

그런 여자들은 전남편의 곁을 맴돎으로써 자신의 결혼 생활이 완전히 끝난 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며, 전남편의 재혼 생활이 새롭게 시작되는 것 역시 허락하지 않는다. 예전 관계와 새로운 관계 사이의 경계를 흐릿하게 만드는 것이다.

082 과거와 현재의 관계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은 재혼 부부의 필수 과제 가운데 하나이다.

03 재혼으로 제2의 인생이 열리다

2009, 2010년에 만난 사라와 클리프 뒤발리에 부부

119 재혼 부부들은 이 새로운 결합, 즉 재혼이 과거의 망령을 쫓아내고 과거에 겪었던 상처를 치유해줄 것이라는 장밋빛 기대를 갖는다. 두 사람이 꿈꿔왔던 화목한 가정을 만드는 것, 그것도 재혼하자마자 되도록 빨리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내는 것이 그들의 원대한 목표다. 두 가족이 만나 새로운 가족이 탄생되면 조화롭고 날이 갈수록 더 행복해지기만 하는 가정이 즉각적으로 형성될 것이라 믿는 듯하다.

>사랑과 결혼은 사람을 어리숙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그때가 가장 순수하고 맑을 때이기도 하다.

122 “재혼에 대한 잘못된 통념이요?’ ‘재혼은 잘못될 수밖에 없다라고 생각하는 게 잘못된 통념이에요. 그 말을 너무 많이 들었거든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실제로 많은 재혼 부부들이 헤어진다고 말했다.

124 사라가 고개를 끄덕이며 이번 연구에 적극 참여하기로 한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많은 이들이 재혼에 관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것 같아서 그들 부부가 긍정적이고 힘이 될 만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125 자녀의 훈육은 친부모에게 맡기라고 말이다. 보통 계부모가 훈육을 하려 했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갈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함부로 나서지 말라고 경고한다. 대신 아이에게 따끔한 지적이 필요할 때 그 역할을 친부모에게 맡기고, 계부모 자신은 아이의 행동을 관찰하거나 따뜻하게 상담해주는 역학을 맡으라고 조언한다.

>새 자녀에게 훈계는 어려운 일이다. 책에서 제시한 방법은 초기에는 맞으나 서로 신뢰가 형성되고 친하게 되었을 경우에는 조금 더 영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말할 때 친구처럼, 친구에게 이야기하듯이 한다면 거부 반응이 훨씬 적을 것이다. 아니면 아이의 생각을 물어보고 동의를 이끌어내는 방법도 좋은 방법이다.

126 일부 재혼 전문가들은 경제적으로 여유가 된다면 새 집에서 재혼 생활을 시작하는 편이 낫다고 이야기한다. 그럼 모두가 내부인 혹은 외부인 스트레스를 비슷하게 느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갑작스런 변화가 일어나면 아이들의 행복감이 저하된다는 것이 정설이다.

127 그러므로 클리프의 아이들은 그 집에 올 때마다 남의 집에 온 것 같고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 집에서 사는 아이들도 자기 집에 낯선 사람들이 침입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것이었다. , 양쪽 아이들 모두에게 힘든 상황인 셈이다. 이런 경우 재혼 부부는 아이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집에 있는아이들과 집에 들르는 아이들 모두를 배려해야 한다. 재혼 전문가들에 의하면, 집에 들르는 아이들에게 자기만의 공간을 부여해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방의 한 부분이나 옷장, 서랍 등에 혼자만 쓸 수 있는 공간을 지정해주는 것이다.

128 내 아이들은 클리프에게 질문을 해서 대답을 들으면 그게 곧 내 대답이기도 하다는 걸 알아요. 아이들에게 말하기 전에 먼저 둘이서 상의하거든요. 우리 둘 다 꽤 무던한 성격이라서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는 편인데 그렇다 하더라도 안 되는 건 절대 안 되는 거죠. 안 되는 것을 확실하게 선을 그어요.”

>훌륭하군!

131 “첫 결혼을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뭐라 말하겠어요?”

>인내심과 미련함의 끝판왕!!!

133 “지금도 너무 화가 나는 게 그 사람은 나한테 한 번도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았어요. 날 배신하고 바람피운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배우자건, 부모건, 자식이건 사과는 다 때가 있는 법이다.

138 프랜은 오랜 시간이 흘렀어도 첫 번째 결혼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산드라 칸은 더 이상 가망 없는 관계에 정서적으로 묶여 있는 이러한 현상을 보살핌의 구속이라고 부른다. 또 다른 하나는 산드라 칸이 쓰라림의 구속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클리프의 전부인 로레인이 매주 일으키는 극적인 사건이 그 예다.

138~139 로레인이 그러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신감 잇고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람은 자기 자신을 좋은 사람으로 여기기 때문에 주위 사람들에게 불쾌한 감정을 유발하고 불화를 일으키려고 기를 쓰지 않는다.

분노와 질투로 전남편과의 관계를 이어가는 여자들은 싸움에 목숨을 건다…….질투는 본래 자신의 것으로 생각하는 무언가를 다른 사람이 가져가지 못하게 하려는 강렬한 욕망을 근거로 한다.”

140 “나에 대해서 많이 배웠어요. 헤어진 후에 내가 왜 그렇게 오랫동안 그 남자에게서 벗어나지 못했을까?’라는 질문을 수없이 했거든요.”

>나의 경우는 가족에 대한 집착이었다. 나만 잘하고 나만 참으면 행복이 저절로 따라 오는 것이라 생각했다.

내 기대치가 왜 그렇게 낮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도 많이 해봤고요.”

>아직 잘 모르겠다. 이 부분은.

141 게다가 여자라면 어떤 어려움이 있든 무조건 참고 견뎌야 한다는 가르침을 마음속에 품고 있었죠. 엄마와 할머니는 남동생과 나에게 말했어요. 결혼 생활을 할 때는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한다고요. 안 좋을 때도 있고 행복하고 좋을 때도 있는 거라면서요. 사는 게 힘들어지면 좋았던 시절을 생각하며 극복해야 한다고 말이에요. 난 그렇게 하려고 최선을 다했어요. 하지만 상대방의 노력 없이 혼자서는 아무 소용이 없죠.”

142 그분들(부모님들)은 이혼에 대한 생각만으로도 화가 나는 모양이에요.”

>화가 나는 것은 남의 눈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시어머님 같은 경우는 일생을 자녀와 남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난 적이 없기 때문에 더 심하다.

142 나는 다시 클리프를 바라보며 재혼에 대한 환상 같은 게 있었냐고 물었다. 있었다면 그 환상 중 어떤 부분이 현실이 되었고 상상했던 것과 많이 달랐던 부분은 무엇인지도 물었다.

148~149 그렇게 건강한 부부들은 대체로 현실적인 기대와 노련한 대인 관계 기술을 가지고 재혼 생활을 시작했을 것이며, 배우자의 내부인 혹은 외부인 위치에 내재되어 있는 어려움을 민감하게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녔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04 --약 대화법으로 갈등을 극복하다

2010년에 만난 애비와 오웬 제이미슨 부부

155 “그걸 시간의 개념으로만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실제로 같이 산 시간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마음으로 느껴지는 세월의 무게라는 게 있거든요.”

155~156 나는 인터뷰 내내 배우자 자녀의 친엄마에 대해 애비처럼 표현하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사별한 배우자는 주로 신성시되거나 숭고한 인물로 묘사되는 반면에, 이혼한 배우자는 미치광이나쁜 년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았다.

>서로 상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부부가 있는 반면에 서로의 단점만을 들춰내는 부부도 있다.

160 과거의 결혼과 이번 결혼의 중요한 차이점이 무엇인지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이 성찰을 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162 “오웬이 당신 몰래 다른 여자를 훔쳐보거나 하진 않나요?”

>보라고 있는 눈인데 보면 안되나? 나도 멋진 남자가 있으면 볼텐데….

163~164 재혼으로 인해 새로운 가정이 형성될 때 고정된 내부인(원래의 가족구성원)과 기존의 감정 시스템 바깥에 있는 외부인(재혼 후 새로 유입되는 가족 구성원)이 모두 포함된 새로운 가족 구조가 생겨난다는 데에 재혼 건축 모델의 중심 주제가 있다. 이 때문에 초혼에서 이루어지는 핵가족의 구조와 근본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166 대부분의 가정은 누가 내부인/외부인인지 제 3자가 알아차릴 수 있도록 주위에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만든다. 그런데 이혼하고 재혼한 가정의 경우는 열린 경계선을 형성해야 한다. 아이들이 같이 살지 않는 부모와 교류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169 오웬은 마음이 여리고 갈등을 굉장히 싫어하거든요. 반면에 난 뭔가 문제가 있을 때 솔직하게 드러내는 게 최선이고, 언제든지 문제는 생길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편이고요.

>딱 우리 부부군.

170 앞서 언급했듯이 약--약은 단순하면서도 매우 도움이 되는 대화 기술이다. 상대방을 이해하는 우호적인 표현 사이에 까다로운 메시지를 넣는 것, 즉 문제를 담은 곤란한 내용 앞뒤에 부드럽고 유화적인 메시지를 붙여 넣는 것이다.

>말하는 방법 즉, 억양, 단어, 표정등 같은 말이라도 다른 표현이 있는데 이런 걸 잘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먼저 든다. 이것은 사람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05 과거의 굴레에서 벗어나 새 삶을 시작하다

2011년에 만난 캘롤아인 그렉 메이어 부부

177 건축 모델에서 사용하는 마음 속 깊은 곳의 상처라는 말은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에 대한 부부 및 가족 치료 이론을 포괄하고 있다. 릴리 핀커스와 크리스토퍼 데어 박사는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어린 시절 봤거나 알았던 것과 이어지는 반복 패턴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현실적으로 사람들이 경험을 통해 좋은 것만을 배우지는 않는다. 부정적인 경험에서 잘못된 정보를 깨닫고 극한 상황으로 스스로를 밀어 넣을 수도 있다.

177~178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린 시절부터 경험했던 관계와 성인이 되어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중략) 내면에 잠재해 있으면서 개개인의 내비게이션 역할을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다시 말해, 머릿속에 일종의 위치 파악 시스템이 들어 있는 셈이다. 이러한 시스템이 사람들에게 가장 일차적인 진실로 작용하기 때문에 가족과의 관계 자체가 현실이 된다.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아는 것을 당연하게 원래부터 그러했던 방식으로 여기는 이유도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200 재혼에 관해 루실 듀버만박사가 쓴 임상 관찰 논문이 생각났다.

재혼 가정에서는 맏이가 둘이 있다. 따라서 무질서의 강도와 그 가능성도 두 배가 된다.

06 서로가 합의해야 재혼 생활이 편하다

1977, 2010년에 만난 캐럴과 테드 버크 부부

207 그날 모임에는 나를 포함해서 총 일곱 쌍의 재혼 부부가 참석했다. 처음에는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주기 위해 자기소개를 하고 지난 한 주간 일어났던 좋은 일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이런 분위기! 바로 내가 꿈꾸는 분위기이다.

218 ‘하던 대로라는 말은 계부모가 기존의 가족 체계에 유일될 때 발생하는 거대한 반대 압력을 의미한다.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큰 변화는 급격한 반작용을 동반하는데, 이를 풀어 설명하면 기존의 가족 구성원들이 계부모의 영향력을 제거하거나 무효화시키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이식수술을 받은 몸이 이질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장기를 거부하는 것과 비슷한 형태로 발생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가정 체계에서도 재혼이 발생하기 전과 같은 상태로 돌아가려는 노력이 꿈틀거린다. 건축 모델 용어로 말하자면 아이들의 상실감과 남겨진 가족 구성원들 사이에 형성되는 과도한 친밀 관계가 재혼의 또 다른 도전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251 “말하자면 혼전 합의서는 일종의 에이즈 검사 같은 거예요. 보통은 에이즈에 걸렸을까 봐 그 검사를 받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에 미리 검사받는 거잖아요.”

251 “그것도 그렇지만 혼전 합의서를 쓴다는 것은 내 인생, 내 집, 내 직업, 내 경제 상태를 당신에게 다 솔직하게 알려주고 싶다라는 뜻이에요. 내가 모든 면에서 진실하다는 것, 숨기는 게 없으며 상대방이 보고 있는 그 모습 그대로라는 뜻을 전하는 것이죠.”

07 문화적 배경이 다른 두 가정이 만나다

2010년에 만난 비키 데 마테오와 미구엘 페레즈 부부

276 어떤 실수가 묘하게 집안 대대로 혹은 세대에서 세대로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은 여러 통계 수치로 입증되고 있으니 말이다.

279 그 순간 나는 예전에 어느 이탈리아 인 친구가 반농담조로 했던 말이 떠올랐다.

우리 식구들은 누구 한 명이 머리 아프다고 하면 다 같이 아스피린을 먹어.”

언니나 친구들에게 자신의 문제를 상의하는 것은 이탈리아계 가정에서 자린 비키에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08 사랑과 이해는 재혼의 핵심이다

2011년에 만난 마가렛과 브루스 그레이 부부

291~292 마가렛과 난 서로에게 백프로 정직해요. 서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죠. 전혀 꾸미거나 가장하지 않아요. 뭘 하면 안 된다거나 뭘 해야 한다거나 정해서 강요하는 것도 없어요. ‘당신이 이걸 해주면 고맙겠어. 부탁해라거나 당신이 그런 행동을 할 때면 정말 속상해하는 건 있지만….언제든 솔직하게 얘기해요. 무엇이든 속이고 숨길 필요가 없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서로 투명하게 다 털어놓으니까 그럴 필요가 없어요.”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꾸미지 않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선행되어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러기 쉽지 않다는 것을 부부들은 알 것이다. 나도 이런 관계를 지향한다.

294 부부 중 어느 하나가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면 부부 사이에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가 남아 있다는 게 내 생각이었지만, 인터뷰하는 입장에서 내가 할 일은 그들의 말을 듣는 것이지 조언을 하는 게 아니었다.

297 대부분의 어른들은 친부모가 눈앞에 없으면 과거의 기억 하나쯤으로 그걸 쫓아버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아이들 마음에는 친아빠 혹은 친엄마의 자리가 있어서 거기에 구멍이 뻥 뚫린 것처럼 허전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상실감과 충성갈등(‘내가 새아빠를 좋아하면 친아빠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지 않을까?’)은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 때까지 휴먼 상태로 활동을 멈추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그 전까지 잘 적응하는 것 같던 의붓자식들이 사춘기 때 자주 갈등하면서 성난 감정을 폭발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상실감과 충성 갈등이 갑작스럽게 깨어나는 이유는 아마 인지 기능과 지적 능력, 호르몬에 변화가 생기기 때문일 것이다. 사춘기 특유의 도전, 즉 진정한 정체성을 확립해나가는 과정의 어려움도 여기에 한몫을 할 것이다.

나오며

312~313 주위에 재혼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졌음에도 나는 재혼에 관해 여전히 비현실적인 견해를 갖고 있었다. 재혼은 하얀 도화지에 새로운 인생을 그려나가는 것과 같으리라고 생각했다. 이전 결혼을 교훈삼아 보다 현명하게 배우자를 선택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두 번째 기회, 즉 어쩌면 경솔하게 선택했을지도 모를 배우자를 새로운 사람으로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 말이다. 뿐만 아니라 재혼 부부나 그들 가족의 상황이 초혼과 특별히 다를 것이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313 사람들은 자신의 결혼 생활을 지키고 보호하려는 성향이 있고 그것이 두 번째나 세 번째 결혼이라면 더더욱 남들에게 성공적으로 보일지 아닐지에 대해 민감해질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미국에서도 이런 생각을 한다구? 한때 나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나에게 강박을 만들어 괴롭게 했다. 나의 생각이나 행복을 제한하고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이 남편과도 이혼할 수 있다. 난 행복할 권리가 있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마음이 한결 편하고 좋다.

315 1990년대 말 재혼 부부들과 깊이 있는 인터뷰를 진행하고 나서야, 혈연관계가 다른 가족들이 모였을 때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이런 문제를 전통적인 초혼 가정의 틀로 이해할 수 없다는 점도 알게 되었다.

316 외부인은 어떠한 목소리도 내지 못한 채 테두리 밖으로 추방된 느낌이 들고, 내부인은 새로운 배우자의 욕구를 존중하는 동시에 아이들에게는 사실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것이고 자신이 항상 곁에 있으리라는 것을 납득시키려고 애쓰느라 배우자와 친자식 사이에서 지쳐가고 있었다.





3 내가 저자라면

저자가 10년 이상 다양한 재혼부부를 인터뷰한 자료를 바탕으로 쓰였다. 재혼 남녀의 실제 일상생활을 파고들어가 재혼부부를 당혹스럽게 하는 재혼에 대한 환상, 아이들 문제, 금전 문제, 사회적 시선이나 선입견 등을 이해하기 쉽게 풀고 있다.

재혼가정은 서로 다른 두 가족이 합쳐지는 것이라 갈등이나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재혼가정의 구조와 갈등 상황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면 비슷한 문제가 생겼을 때 보다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실제 재혼부부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에 재혼가정의 사정을 미리보기 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이런 책이 많이 나오고 재혼 가정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현재가 부러울 뿐이다.

<차례와 목차에 관하여>

탄탄한가? 심리학책과 인터뷰책을 같이 엮은 것 같다. 재혼 부부의 상황을 그려주고 거기에 걸맞는 심리적인 해석을 아주 쉽게 해주었다.

일관성이 있는가? 재혼 부부의 문제점과 배워야 할 점에 대해 촛점을 맞추었다.

신선한가? 건축과 재혼과의 관계를 연관시켜 설명하였다. 아주 신선했다. 재혼가족에 대한 상담을 생생하게 전달해 주어 아주 좋았다.

<좋았던 장과 절>

전체적으로 좋았으며 상담 사례를 보며 흥분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는 것은 문화는 다르지만 공감을 이끌어 냈다는 것에 성공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배울점 및 보완점>

*초혼과 비교해가며 재혼을 이해시키고 있다. 재혼을 한 사람들도 초혼의 가족관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 둘의 비교는 아주 적당했다. 마치 옆에서 조곤조곤 설명해 주는 느낌을 받았다. 

*외국의 재혼 상담가의 상담법을 많이 엿볼 수 있어 좋다. 녹음을 했고, 사례를 구어체로 전달했기 때문에 더 생생하게 전달이 되는 느낌이다.

*재혼 부부가 겪을 수 있는 다섯 가지 과제에 대해 다른 부부의 이야기를 사례로 풀었다. 재혼부부의 사례집으로 손색이 없다.

*외국의 사례라 정서적인 차이나 물음표가 생길만한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우리 정서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보고 재조명해봐야 할 문제이다.

*재혼 부부들을 인터뷰할 때 해야하는 좋은 질문들을 얻었다.

*나와 다른 많은 재혼 부부들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아주 좋았다. 정말 가지가지이다.

*이 책을 읽으니 재혼 부부에 대한 정리가 더 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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