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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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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2월 9일 20시 31분 등록


서점의 ‘자기계발’ 코너에 있는 책들만이 자기경영을 돕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자기계발서는 특수한 상황에서 탄생했습니다. 1997년 IMF 광풍이 몰아친 이후, 더 이상 조직이 개인을 보호해주지 않은 시절이 되면서, 개인의 자조(self-help)가 중요해졌지요. 그때부터 자기계발이라는 콘텐츠를 담은 책이 출간되기 시작했고 강연이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이 몰렸고요. 당시의 특징은 자기계발 콘텐츠를 원하는 독자와 청중 다시 말해 수요자는 폭증했지만, 그것을 제대로 준비한 공급자(자기계발서 저자와 강사)는 없었습니다. 수요의 과잉은 공급자의 거품을 부릅니다. 쓰면 팔리니까요. 나는 1998년부터 2007년까지의 10년을 ‘거품의 시대’라 부릅니다. 저도 그때 자기계발 작가의 길을 시작했으니 행운이 깃든 인생입니다. 독자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시절입니다.

 

독자들이 자기계발서에 등을 돌리기 시작한 해는 2008년입니다. 매해 출판키워드 1위를 차지했던 자기계발서가 심리 치유를 위시한 서적에게 자리를 내준 원년이 2008년입니다. 치유, 힐링, 멘토 등 표현은 다르지만 같은 맥락의 말들이 2012년까지 출판키워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자기계발 출판 쪽은 2008년부터 좋은 책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수요가 줄어드니 공급자의 옥석이 가려지기 시작한 겁니다. 지금은 좋은 자기계발서가 자주 출간됩니다. 10년 거품의 시절에 나왔던 책들과 확연히 차별화된 책들입니다. 과학적 방법론이나 임상적 실험 없이 저자의 일화에서 뽑아낸 메시지로만 쓰인 책은 현격하게 줄었습니다. 대신 작가의 전문성에 기반하여 과학적이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담은 자기계발서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진정한 자기경영을 위해서는 폭넓은 분야의 책들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용 분야가 아닌 인문서는 물론이고, 사회과학의 책들도 말이죠. 아는 것이 많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는 계몽주의에 헌신적이지만, 성장하고 도약하기 위해 많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종종 탈학습을 시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쓸모없는 지식, 잘못 알게된 신화 등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노력 말입니다. 제가 폭넓은 분야의 책들을 읽자고 말한 까닭은, 모든 학문이 가진 저마다의 통찰과 방법론이 우리의 인생살이에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한 권만 예로 들어 보지요. 줄스 에반스의 『철학을 권하다』는 '철학'이 삶의 기술로서 얼마나 매혹적인지를 보여주는 책입니다. 철학 공부에 대한 동기 부여에도 충분하고요. 한권 더 소개하자면, 헤세의 『데미안』은 내향형의 사람들에게 공감을 느끼게 하면서 자기이해의 지혜를 알려 줍니다. 『데미안』이 유치하다고 말하는 이들의 견해는, 화끈하고 사교적인 이들의 관점이 아닐까 생각하고요. 문학이나 철학이 자기경영에 도움을 주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우리가 접해 왔던 자기경영서의 느낌은 아니지요. 그런 점에서 경제학과 자기경영의 조합 또는 심리학과 자기경영의 조합은 훨씬 실용적인 지침을 우리에게 줍니다. 탁월한 세 권의 책을 소개합니다.

 

월터 미셸, 『마시멜로 테스트』: 위대한 심리학자가 제안하는 자기경영의 기술

헨리 뢰디거 외,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 인지심리학이 밝혀낸 학습의 과학

데이비즈 번즈, 『관계 수업 Feeling Good Together』: 관계의 풍요로움을 돕는 책

 

모두 최근에 출간된 책들이지만, 학문적 기반이 탄탄한 자기경영서는 7~8년 전부터 꾸준히 출간되어 왔습니다. 행동경제학의 이론을 기반으로 해서 탄생한 『스위치』가 대표적입니다. (아직 읽지 못하신 분이라면, 이 책도 권하고 싶네요.) 올해 위의 세 권 중 한 두 권을 골라서 읽어보시면 어떠세요? 한꺼번에 너무 많은 책들을 구입하지는 마시길. ^^ 자기경영은 이론이 아니라 실천입니다. 실천이 뒤따르지 않는 이론적 지식은 자기경영의 본질과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돈 낭비요 (자기경영 강사가 아니라면) 시간 낭비니까요. 좋은 책 하나를 물고 빠는 것이 자기경영에서는 더욱 효과적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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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09 21:36:37 *.76.59.66

감사합니다. ^ ^ 인생의 갈림길에서 헤메고 있는데 좋은 책 읽어서 보탬이 되게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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