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정수일
  • 조회 수 190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5년 2월 17일 22시 15분 등록

가족 뒷 모습

최인호

2015. 2. 16


1. 작가에 대하여

생략


2.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15. 불교에서는 집안 식구는 전생의 악연으로 맺어진 인연이라고 말하고 있다. 서로 철천지원수의 악업을 씻기 위해서 금생에서는 한 가족으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사랑해야만 하는 숙명의 잔인함이여. 그래서 더욱 신성하다. 결국 사랑할 수 밖에 없으므로


16. 김수영의 시 구절처럼 좁아도 좋고 넓어도 좋은 가정의 방에서 죄 없는 말을 주고받았던 나의 아내여. 그리고 나를 아빠라고, 아버지라고 부르고, 아버님이라고 부르고,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유순한 가족, 그대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어디서부터 왔는가? 그리고 또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이제 어디로 가는 것일까?


29. 부부는 서로의 결점을 지적하고 이를 고치려고 애를 쓰며, 그 잘못된 결점이 되풀이되어 습관이 되지 않도록 끊임 없이 채찍질하는 존재일 때 건강한 부부라고 나는 평소에 생각해 왔다.


34. 노인에게 의견을 물을 때에는 한 번 묻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세 번 이상 거듭해서 물어야 한다.


48. 신체적으로 스킨십이 끊긴 부부는 불이 꺼진 싸늘한 아궁이와도 같다. 아궁이에 계속 불을 지펴야 방바닥이 따스한 것처럼 스킨십이 끊기면 그 부부생활은 어쩔 수 없이 냉골이 되어 버린다.


52. 아아, 돌아가신 어머니와 아내가 남이 아니고 둘이 아닌 하나이며, 타인의 생이 아니라 ‘자기 앞의 생’임을 알게 되었으니, 그대여, 마음껏 서로 껴안으라. 외로운 인생이여, 마음껏 서로 어루만져라. 미지의 낯선 얼굴을, 마음껏 서로 포옹하라. 우리는 참으로 가난하기 때문에 그래야만 우리의 몸과 몸이 부딪치고 영혼과 영혼이 뒤섞인다. 


58. 아마도 내가 술을 마실 때마다 다혜를 불러 냈던 것은 술이 취할수록 내 자신에 대한 연민의 감정이 느껴졌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69. 언젠가는 우리 부부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헤어질 것이다. 우리 부부는 저렇게 많은 별들 중에 견우성이 직녀를 바라보고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 직녀가 견우성을 바라보듯 언젠가는 나비와 꽃송이가 되어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77. 지금 이 순간을 현재의 눈으로 보지 마라. 먼 영원의 눈으로 현재를 보라. _ 스피노자


83. 인간이 이 세사에 사는 것은 별이 하늘에 떠 있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별들은 저마다 신에 의해서 지정된 궤도에서 서로 만나고 또 헤어져야만 하는 존재이니까요. _ 뮐러.


86. 사람에게는 누구나 자신만이 가진 숙명의 일탄이 있다. 이 숙명의 일탄으로 자신이 목적하는 바를 적중시키면 빛나는 승리를 거둘 수 있고, 함부로 남발하거나 오발하면 실패하여 거꾸러질 것이다.


90. “아아, 자장면이 맛있구나.”

그 말을 들은 순간 나는 하느님의 섭리를 느꼈다. 50년 전에 매형이 내게 생전 처음 자장면을 사주셨다면 50년 후에는 내가 매형에게 자장면을 사드리고 잇구나. 그때 어린 내가 “맛있다”고 감탄하였듯 지금은 귀가 어두운 매형이 “아아, 자장면이 맛있다”고 탄식하고 계시는구나.


94. 이 세상에서 가장 큰 굉음은 지구가 자전하는 소리라는 재미있는 과학 상식이 잇다. 자전 소리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들려오고 있지만 분명히 들리는 이 엄청난 굉음을 인간이 듣지 못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 이 굉음을 듣는 순간 인간은 그 고통으로 죽을 수밖에 없기에 아주 미세한 소리는 물론 엄청난 굉음 역시 듣지 못하도록 창조한 하느님의 오묘한 섭리 때문이라는 것이다.


96. 바닷소리를 듣기 위해서 나는 굳이 바다로 나갈 필요는 없다. 내 귀가 바닷소리를 그리워하는 소라 껍데기가 될 수 있다면 자연 내 귀는 바닷소리를 듣게 될 것이다. ... 무엇보다도 침묵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청각을 회복해야 할 것이다. 


104. 습관은 제2의 천성으로 제1의 천성을 파괴하는 것이다. _ 파스칼


124. 어머니의 추억이 떠오르지 않으면 나는 아내를 보고 영원히 늙지 아니하고, 영원히 죽지 아니하는 어머니의 원형을 발견한다.


126. 나는 아직도 20*10의 200자 원고지가 갖고 있는 그 절대적인 창살과 같은 칸막이를 좋아한다. 만년필 튜브에 잉크를 듬뿍 집어넣고 쓰는 방법보다는 마치 옛날의 펜촉처럼 일일이 잉크를 찍어 쓰는 방법을 좋아한다. 원시인이 되어서 그런지 무릇 글이란 거미의 구멍 속에서 빠져나오는 거미줄처럼 만녀필촉을 통해 흘러나오는 문장을 통해서 완성될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129. 예술에 있어서 작가는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는다. 자기 기질(능력)에 따라서 자연을 통역하고 있을 뿐이다. _ 로댕의 말


146. 사랑은 마음에서 마음에 이르는 가장 가까운 가장 가까운 지름길이므로 내가 말하기 보다는 노래하고, 걷기보다는 춤출 때 비로소 내 작가 정신은 생명의 꽃으로 활찍 피어나게 될 것이다.


아아, 그런 의미에서 나는 연애소설을 쓰고 싶다. 모든 여성들의 가슴에 화전민이 되어 부을 지르고 그 타버린 폐허에서 씨를 뿌려 나날의 양식을 거둬들이는 그런 연애소설을 쓰고 싶다. 내가 쓰는 소설은 ‘연애를 연애하는’ 그런 연애소설이 될 것이다.

>>그는 연애가 하고 싶은 것이다.


157.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나는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 어쩌다 친구들과 함께 자리를 하면 친구라는 존재가 서로의 영혼을 교감하는 영적인 상대가 아니라 일종의 사교적 파티에 동참한 초대받은 손님처럼 느껴지곤 한다.


177. 이제 열흘 후면 정원이가 온다. 정원이가 오면 나는 손가락도 베어먹고, 발가락도 잘라먹고, 깨소금 나도록 뽀뽀도 하고, 번쩍 안아서 함께 검둥개 앞세우고 달마중 갈 것이다.


180. 우리의 인생도 이와 마찬가지인 것처럼 보인다. 우리의 마음을 짓누르는 걱정과 근심, 알 수 없는 불안과 고통은 모두 얕은 구름 아래에서만 일어나는 일시적 감정의 변화일 것이다. 우리가 마음을 솟구쳐 비행기처럼 이 운해를 벗어날 수 잇다면 우리의 마음은 항상 평화롭고 푸른 기쁨으로 가득 차게 될 것이다.


210. 우리 앞에는 수천 수백의 가변이 있다. 어차피 다중인격의 자아를 가진 인간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마땅히 오프라 윈프리처럼 희망의 가면과 안성기처럼 도덕의 가면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비겁한 일이 아니라 용기 있는 일이다. 우리가 악역의 가면을 선택한다면 어쩌면 우리는 그 악의 독소에 중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224. 그렇다. 내가 성장하였다는 것은 고작 나이를 먹는 것이고, 나이를 먹었다는 것은 그 믿음을 잃어버리는 것이고, 믿음을 잃어 버린다는 것은 하늘의 진리, 즉 천진을 일어버닐 것이니, 나야말로 날개를 잃어버린 타락된 천사로구나.


239. 고통 없는 고통 속에서 글 아닌 글, 남에게 보이는 글이 아닌 내 자신의 자아가 최초의 독자이자 유일한 독자가 되는 그런 글을 쓰고 싶다. 그런 글을 쓰지 못하고 허명 속에서 살다가 그냥 죽으면 억울해서 눈도 못 감고 죽을 것 같다.

>>먹고사는 일에서 벗어나 자신으로 사는 일은 누구에게나 로망이었던 모양이다. 


253. 우리는 기다림에 지친다. 왜냐하면 우리의 욕망 때문에. 우리는 기다림을 지겨워한다. 왜냐하면 성미 급한 마음 때문에. 우리는 기다림에 절망한다. 왜냐하면 우리의 의지로 그것을 지배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기다림을 혐오한다, 왜냐하면 겸손하지 못하므로.


254. 동백아가씨는 기다린다는 생각 없이 기다려야만 하며, 기다린다는 생각 없이 기다린다면 그 기다림은 영원이 될 것이며, 사랑한다는 생각 없이 사랑한다면 그 사랑은 영원한 사랑이 될 것이다.


263. 우리의 곁에서 물질이 없어지면 없어질수록 우리의 생활은 단순해지고 마음은 평화로워지며 정말로 내가 해야 할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다. 소로의 말처럼 내가 할 일은 하나로 줄이고 내가 갖고 있는 사물을 백에서 둘로 천에서 하나로 줄일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정신적 자유를 얻게 될 것이다.


참으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항상 단순하다. 왜냐하면 쓸데없는 일을 생각할 틈이 없기 때문이다. _ 톨스토이


266. 나는 병이 사람을 죽이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오직 죽음일 뿐. 병은 죽음으로 가는 과정에 지나지 않는다. 


268. 아아, 나는 글쟁이로서 지금까지 뭔가 아는 척 떠들고 글을 쓰고 도통한 척 폼을 잡았지만 한 갓 공염불을 외우는 앵무새에 불과하였구나. 한발자국만 거리로 나서면 우상의 광장, 온갖 물질과 성과 광기와 쾌락이 범람하는 사육제의 광장, 그 한 곁에서 환자들은 격리되어 신음하며 고통과 싸우며 어떨 때는 치료비가 없어서 절망하며 저처럼 울부짖고 있구나.


병은 정신적 행복의 한 형식이다. 병은 우리들의 욕망, 우리들의 불안에 확실한 한계를 설정해주기 때문이다. _ A.모루아


270. 추울 때는 더 추운데로 가고, 더울 때는 더 더운 데로 가라. _ 경허스님


278. 추기경님은 그날 대담에서 내게 한 가지 수수께끼 같은 화두를 던졌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도 가장 긴 여행이 뭔지 아세요.”

“모르겠습니다.”

내가 대답하자 추기경님은 자신의 머리와 가슴을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다.

“바로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지요. 나 역시 평생 이 짧은 것처럼 보이는 여행을 떠났지만 아직 도착하기엔 멀었소이다. 기독교인들은 항상 반성과 회개를 통해 조금씩 우리 마음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하느님께 나아가고 예수를 닮아가야 합니다.”


292. 세상에서 가장 좋은 벗은 나 자신이며, 세상에서 가장 나쁜 벗도 나 자신이다. 나를 구할 수 있는 가장 큰 힘도 나 자신 속에 있으며 나를 해치는 무서운 칼날도 나 자신 속에 있다. 이 두 개의 나 자신 중의 어느 나를 좇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_ 웰만




3. 내가 저자라면


[키워드]


가족, 일상에서의 성찰, 삶에서 배우는 지혜,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다워.


[책의 요약] 


<가족 뒷모습>을 읽으면서 제목의 의미를 이해했다. <가족의 앞모습>과 <가족의 뒷모습> 사이에 <가족>_샘터에서 연재한 그리고 실제 가족_있다는 의미로 제목을 이리 지은 모양이다. 말하자면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인 셈이다.

그는 지면을 빌어 결어를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인생은 아름답다고 죽도록 말해주고 싶어요, 하고 말하며 꽃이 죽는다’라고 노래하였던 플로베르의 시처럼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들이여, 꽃보다 아름다운 인생을 노래하라. 그리고 마음껏 춤춰라.”


[차별성] _ 전편에 이어


그의 허술한 듯한 필체와 철저하게 치밀한 글의 구조가 감동적이다. 따라해 보고 싶지만 만만치 않다. 미리 기획하고 쓰거나 자료들을 준비해 놓고 쓰지 않으면 안된다. 생각나는대로 잡문이나 쓰는 나는 아직 그림의 떡이다.

가족에 관한 글을 좀 더 써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의 말 처럼 밥이 나오지 않는 글을 써야 하는 것은 지난한 일일지도 모른다. 


꼭지의 글마다 주제가 분명하다.

여전히 적절한 인용의 글. 

예화와 인용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을 끌어내는 구조를 철저히 따른다. 


[감동적인 장과 절]


278. 추기경님은 그날 대담에서 내게 한 가지 수수께끼 같은 화두를 던졌다.

“이 세상에서 가장 어렵고도 가장 긴 여행이 뭔지 아세요.”

“모르겠습니다.”

내가 대답하자 추기경님은 자신의 머리와 가슴을 가리키면서 말씀하셨다.

“바로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는 여행이지요. 나 역시 평생 이 짧은 것처럼 보이는 여행을 떠났지만 아직 도착하기엔 멀었소이다. 기독교인들은 항상 반성과 회개를 통해 조금씩 우리 마음 한가운데 자리 잡고 있는 하느님께 나아가고 예수를 닮아가야 합니다.”

IP *.201.146.68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