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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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기 마지막 수업을 마치면서
2015.2.20
10기 찰나 연구원
어느덧 때가 되면 떠나야 함을 알면서도 떠나는 시점은 늘 낯설고 힘들다. 내가 원해서 변화 경영 연구소 연구원을 선택을 했음에도 중간에 힘들어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도 들었다.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을까? 현재의 나의 수준은 고려하지 않고, 한번에 잘 되고 싶은 욕심이 너무 컸다. 40년 넘게 익숙하지 않은 책을 읽고, 일주일에 한번은 책 리뷰를 올리는 것이 생각보다도 많이 힘들었다. 늘 일단 시작은 잘하는데 마무리까지 진을 빼서 하는 무모한 도전에 힘들어하면서도 그것을 즐긴다. 하지만 제대로 즐기지는 못했다. 현재의 나는 늘 불만족이었고, 미래의 나는 행복해질거라 생각했다.
《신화의 힘》으로부터 출발한 연구원으로서의 여정은 시작이 되었다. 책에 익숙해지기까지는 몇 달이 걸렸지만, 신화속에서 나의 원형을 찾아보고, 역사와 철학속에서 나를 돌아보고, 내 안의 영웅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내면아이와의 대화를 통해서 나를 만나고, 나의 강점을 찾아서 미래의 변화의 물결속에서 나는 어느 위치에 서게될지 고민해보고 나의 책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여정이 이어졌다.
그런데 나의 책에 대한 컨셉을 오프수업에서 소개할 때 마다 ‘컨셉이 아직 불분명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마지막 수업을 준비하는 단계에서도 그 얘기를 듣다보니 힘이 빠졌다. 하지만 왜 힘들어할까 다시 고민을 했다. 역시나 욕심과 마음만 앞서기 때문이다. 그저 배우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나의 수준에서 최선을 다하고 조언을 들으면 되는데, 칭찬받고 싶고, 빨리 마무리하고 싶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붙잡고 있었던 숙제처럼 그냥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도 많이 있었다. 언제까지 이렇게 붙잡고만 있을것인가? 스스로에게도 물어봤다. 휴직을 해서 제일 하고 싶은 것이 책 한권 내고 싶은것이었는데 휴직 기간이 끝나고 복직을 했음에도 여전히 책의 컨셉으로 흔들리고 있으니 답답한 마음도 들었다.
마지막 오프수업 과제로 나의책 출간 기획서를 정리하기위해 8월에 쓴 나의 원고 초안을 보았다. 컨셉을 다시 잡기 위해서 내가 정말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는지 그 속에 답이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것을 보면서 이런 책이 나갔다가는 정말 큰일이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얘기만 하염없이 늘어놓고 있었다. 독자를 위한다면서 독자는 외면하고 살풀이를 하고 있었다. 그것을 보고 나니 제대로 된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더 많이 들었다. 의미없는 책이 아니라 바쁜 워킹맘에게 정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책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장샘과 창선배님이 막판까지 조언을 해주셔서 컨셉을 조금씩 구체화 해가기 시작했다. 너무 늦게 발동이 걸리긴했지만 수업 전 바로 몇분전까지 수정작업을 하면서 발표를 하였다. 《워킹맘의 신호등-부제:워킹맘의 불안》으로 발표를 했다. 문요한 선배님, 한명석 선배님, 양경수 선배님의 조언으로 컨셉을 더 구체화 할 수 있었다.
이번 책을 준비하면서 연구원 선배들의 책을 많이 보게 되었다. 연구원 수업과정에도 있었던 《나는 쓰는대로 이루어진다》, 《내 인생의 첫 책쓰기》 책은 주제를 일관되게 깔끔하면서도 담백하게 이어져 나갔고, 《굿바이 게으름》, 《문제는 무기력이다》라는 책을 보면서 게으름과 무기력을 다양한 관점에서 깊이있는 분석을 하는 것을 보고 많은 감동이 되었다. 좋은 책들을 너무 멀리서 찾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연구원 과정의 가장 큰 수혜자는 본인이지만, 선배들의 가장 큰 혜택을 본 것은 10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배들이 이렇게 심혈을 기울인 책을 볼 수 있는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 선배들의 책이어서 울림이 더 큰 것 같다. 이제 다음 후배를 위해서 나의 책을 열심히 준비해 봐야겠다.
교육팀 선배님과 데카상스 도반들. 그리고 우리 곁을 지켜준 콩두 선배님와 미스터리 선배님.
1년을 같이 하시면서 조언과 좋은 추억들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스스로의 상자속에 갇혀서 허덕이던 저에게 빛과 같고 때로는 촌철살인 같은 말씀으로 저를 깨우쳐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미비한 점이 많으나 떠나야 할 시점이 되면 혼자 떠나야 함을 알기에, 좋은 가르침을 새기며 다시 한걸음 나아가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