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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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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2일 11시 41분 등록

1.

인문학 공부는 교양과 지식 쌓기가 아니라, 인간을 이해하고 삶의 지혜를 터득하는 것이다. 인간 이해와 삶의 지혜를 '인문정신'이라 한다면, 인문정신의 함양이 인문학 공부의 목적이다. 어떤 학문이 인간 이해를 돕는가? 이 질문에 제대로 답하는 순서대로 학문을 배열한다면, 문학 역사 철학이 수위를 차지하고 심리학, 종교학 등이 뒤따를 것이다. 문사철은 인문정신을 고양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이지, 문사철 지식 자체가 인문 소양은 아니다. 인문학 공부의 최종 실현은 인간다움의 회복이니까.


2.

출판계에 교양과 지식 쌓기 책이 유행인 까닭은, 인문정신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가르치는 일에는 능한 저자들이 인문서를 써내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인문주의의 부재가 원인이다. 스스로 인문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인문주의를 이해하지 못한 인문서들이 많이 출간되는 요즘이니까. 인문학자가 되려면 학위가 필요하지만, 인문주의자가 되는 데에는 인문소양으로 충분하다. 나는 인문주의자로서 1) 박학이 아닌 인문정신을 추구하고, 2) 파편적 지식이 아니라 인문정신을 고양시키는 문사철 지식을 탐구하고, 3) 지금 여기를 총체적으로 사유하려고 노력한다. 


3.

인문 소양은 인문학 공부의 개인적 실현으로,

문사철 식견과 인문정신의 조화로 함양된다.


4.

무엇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가? 인문정신은 이에 대한 답변의 집합이다. 무엇이 나를 나답게 만드는가? 이에 대한 답변들이 개인적 인문정신이다. 그러니 인문 소양을 갖추려면 물음으로 시작해야 한다. 지금 내 삶에 필요한 가치는 무엇인가? 용기가 필요하다면, 용기를 다룬 문사철 텍스트를 읽으며 용기 있는 삶을 사유하자. 플라폰의 대화편 <라케스>를 읽을 수 있겠다. 사람들에게 진솔하지 못하거나 크고 작은 자기기만을 일삼는다면 <이방인>의 주인공 뫼르소를 탐구해도 좋을 것이다. 이처럼 문사철 텍스트를 통해 인문정신을 사유하는 것이 인문학 공부다.


5.

문사철 텍스트 뿐만 아니라, 예술 작품도 인문정신을 함양한다. 근대 이래, 인류는 이성을 추구하며 계몽주의를 꽃피우고 과학의 세기를 열어젖혔다. 그러는 동안 감수성을 간과했다. 감정은 인간 인격의 본질적 요소다. 고대 그리스인은 예술적 감성의 힘을 알았으리라. 아리스토텔레스는 비극을 관람한 아테네 시민들의 편안해진 얼굴을 두고 '정화(카타르시스)'라고 표현했다. 예술의 힘이다. 예술 작품은 사람들에게 위로, 영감, 사유를 안긴다. 뮤지컬, 연극, 영화, 미술 전시회를 관람하면서도 삶과 사람에 대한 이해, 즉 인문정신이 고양된다.


6.

예술 작품을 보면서 나와 우리에게 필요한 인문정신을

사유하는 것도 인문 소양을 함양하는 인문학 공부다.


7.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하면, 가장 훌륭한 형태의 용기는 희망과는 무관하며 대립적이라고까지 한다." 『미덕이란 무엇인가』라는 책 중, 용기를 다룬 장에 나오는 글이다. 희망이 없다고 용기를 저버리는 것은 용기에 어울리지 않는 행위다. 이로써 우리는 찰나동안 용기에 대해 사유한 셈인데, 인문학 공부의 초간단 사례다. 인문학 공부는 훌륭한 인문서와 사유하는 독자의 만남으로 이뤄진다. 『미덕이란 무엇인가』는 예의, 성실, 용기, 정의, 겸손, 관용, 유머, 정직, 사랑 등 18가지 미덕을 담은 책이다. 추구할 인문정신을 사유하며 읽는다면 인문주의자로서의 행보를 시작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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