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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3월 3일 09시 34분 등록

직장인, 책에서 길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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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인 잭 니클라우스는 스윙을 할 때마다 골프 공이 완벽한 곡선을 그리며 날아가 목적지에 떨어지는 광경을 마음속에 그렸다. 영화배우 아놀드 슈워제네거는 보디빌더 시절 한 번을 해도 충분히 의식하면서 근육운동을 해야 효과가 있다고 했다. ‘육체’와 관련된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오히려 ‘마음의 힘’을 역설한다.


금연도 마찬가지다. 금연을 육체의 욕구를 단속하는 일로 규정하면 실패한다. 며칠 참다가 ‘한 개비만…’하고 생각하는 순간 무너진다. 금연은 정신의 문제다. 금연 책을 읽는 것이 금연에 크게 도움이 되는 이유다. <스탑 스모킹>의 저자 알렌 카는 33년 동안 하루 네 갑씩 피우는 골초였다. 그런데 어느 날 ‘손 쉽게’ 담배를 끊었다. 그가 깨달은 것은 ‘금단 현상’은 마음의 문제라는 사실이었다. 그는 현재 회계사를 그만두고 금연 전도사로 세계를 돌고 있다.


흡연의 해독만을 강조하면 결코 담배를 끊지 못한다. 건강에 대한 스트레스가 오히려 담배를 피우게 하기 때문이다. 금연이 왜 좋은지를 생각해도 금연이 어려워진다. 저자는 ‘흡연의 이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라고 말한다. 그는 흡연이 우리에게 가져다 준다고 믿는 것들, 예컨대 심리적 안정감, 스트레스 해소, 집중력 향상 등이 사실은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함으로써 독자들이 ‘굳이 흡연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자연스러운 결론에 이르게 한다.


흡연을 하면 ‘심리적 안정감’이 들까? 하루 종일 울어대고 있는 소화전의 경보음을 생각해보라. 그 소리가 갑자기 사라졌을 때 어떤 기분이 들겠는가? 평온과 안식의 기분이 들 것이다. 흡연도 그와 같다. 담배를 피우는 순간 담배에 대한 갈망이 엷어지고(경보음이 들리지 않게 되고) 평온이 찾아온다. 그러나 이것은 진짜 안식이 아니다. 단지 계속 악화되어 있던 금단 현상이 일시적으로 진행을 멈춤으로써 오는 정지효과 같은 것일 뿐이다. 여기서 함정은, 흡연을 시작하기 전에는 언제나 그 평온함 속에 있었다는 사실이다. 스스로 올가미에 걸려 든 지 모른 채 올가미가 잠시 헐거워지면 안도의 숨을 내쉬며 편안해 하는 것이다.


금단현상은 사실 사회적 ‘세뇌’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영화에서 사형 당하기 직전, 군인이 최후의 소원을 말하는 장면을 떠올려보라. 총구를 향해 마주 선 그의 마지막 소원이란? 담배 한 개비다. 사형수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 회한에 잠겨 깊이 음미하듯 마지막 한 개비를 맛있게 피우며 연기를 하늘에 날린다. 우리 잠재의식은 이 장면을 놓치지 않는다. 끽연은 사형수의 마지막 소원일 정도로 소중한 것이라고 세뇌되는 것이다. 이런 영화들 대부분 담배회사가 후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담뱃값 인상으로 ‘사다 둔 것만 피우면 끊겠다’고 다짐하진 않았는지? 그 결연한 의지가 불안감으로 바뀌고 있진 않은지? 그렇다면 일독을 권한다. 이 책은 친절하게도 “책을 다 읽을 때까지 담배를 끊지 말라”고 한다. 지금 당장 야외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담배를 피우며 이 책을 읽어 보는 것은 어떨까. 필자 역시 그렇게 시작했고, 지난 7년간 ‘즐겁게’ 금연하고 있다.


- 박승오 ‘구본형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directant@gmail.com


*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에서 한겨레 신문에 '직장인, 책에서 길을 묻다'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3월 3일자 신문에 위 칼럼이 게재되었습니다.

http://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6804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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