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우
- 조회 수 3809
- 댓글 수 0
- 추천 수 0
그녀는 예민해 보입니다. 그리고 특히 불안에 민감합니다. 또 강해 보이나 그 내면은 어린아이와 같은 부드러움이 있습니다. 마케터인 그녀는 그런 속에서도 자신이 할 일, 함께 공부하던, 즉 쓰는 일을 시종 게을리 하지 않았고 그 성실함으로 드디어 저자가 되었습니다.
작가는 바로 그런 사람입니다. 불안을 감당해내나 묵묵히 쓰는 것으로 그 불안을 이겨내는 역할, 더 나아가 우리사회의 불안을 대변해 주어야겠지요.
루마니아 작가, 소설『25시』 게오르규는 어느날 우리나라를 방문해 했던 인터뷰에서 작가의 사회적 역할이 '잠수함의 토끼'와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이 표현은 참으로 유의미해 그가 다녀 간지 수 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회자화 되고 있습니다. 이같은 그의 말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잠수함에서 수병으로 일했던 경험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 시절, 과학은 현대와 같지 않아서 잠수함 내부의 산소를 토끼의 상태로 관찰해야 했습니다. 인간보다 더 공기에 민감한 토끼를 잠수함 밑바닥으로 내려보내, 산소의 양을 측정한 것이지요. 토끼가 호흡곤란을 겪으면 즉시 올라오게 해 산소를 공급하며 토끼의 상태로 위험을 감지하는 데이터를 썼던 것입니다.
어느 날 게오르규가 탄 잠수함의 토끼가 미처 손 쓸 시간을 놓쳐 호흡곤란으로 고통스러워하다 죽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함장은 환경에 유난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게오르규에게 토끼의 역할을 하게 했습니다.
잠수함 속에서 사람의 호흡이 힘겹다고 느낄 때는 이미 머리가 무거워지고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됩니다. 겨우 수면 위로 부상했다 해도 뇌에 산소 공급 부족으로 후유증이 남게 되는 위험한 역할입니다. 게오르규는 이처럼 큰 불안을 감당해야 했던 경험을 소설『25시』로 작품화 했습니다. 게오르규가 토끼와 잠수함이란 표현으로 전하고자 했던 건 현실의 부조리로 인한 불안을 경고하는 역할이 바로 작가의 사명이라는 것입니다.
'잠수함의 토끼' 역할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불안을 감당하며 산소통에 몸을 의지하더라도 할 일을 하는 것입니다.
한권의 저자가 된다는 의미는 바로 그런 것입니다. 사회적 불안을 감지하여 글로 그 위기를 극복하게 해 주는 역할, 그러니 작가는 민감할 수 밖에요. 그녀의 책쓰기도 넓은 맥락으로 그것을 포용하는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책의 주제를 막론하고 작가의 경험과 지식으로 불안을 헤치는 길잡이 역할. 책쓰기의 소명은 바로 그것이고 우리가 쓰기를 멈출 수 없는 이유입니다.
정예서의 치유와 코칭 백일쓰기
http://cafe.naver.com/east47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56 | You raise me up - 김민선 [1] [13] | 옹박 | 2012.02.22 | 3917 |
155 | 내 일상은 왜 이렇게 칙칙해? - 좋아하는 색깔 바지 입기... | 경빈 | 2012.04.10 | 3921 |
154 | 당신에게 보내는 편지 -- 최인호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 뫼르소 | 2013.04.09 | 3927 |
153 | 열정의 도구 간절함/세라핀 | 효우 | 2013.02.13 | 3940 |
152 | 어니스트 헤밍웨이 <노인과 바다> [10] | 뫼르소 | 2013.01.08 | 3941 |
151 | 숟가락 베이비슈 (by 이선이) [1] | 승완 | 2012.06.04 | 3951 |
150 | 존재하는 모든 것은 사라진다 | 최코치 | 2012.02.09 | 3952 |
149 | 이 에미는 니가 숫제 미서워 (by 김미영) | 승완 | 2012.11.18 | 3957 |
148 | 레미제라블 신드롬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2] | 뫼르소 | 2013.02.26 | 3959 |
147 | Oh! my GOD, Oh! my DOG (by 춘향이) [8] [1] | 은주 | 2012.04.27 | 3961 |
146 | 밥이 뭐길래 | 승완 | 2012.03.19 | 3965 |
145 | 사표대신 출사표를 던져라 (by 오병곤) | 승완 | 2012.10.15 | 3965 |
144 | 폭신폭신한 나의 영웅 - 박소라 | 옹박 | 2012.03.14 | 3967 |
143 | 철딱 선이가 (by 이선이) [1] | 승완 | 2012.11.12 | 3970 |
142 | 친구 회사로 찾아가 점심 먹기(강미영) | 경빈 | 2012.12.18 | 4005 |
141 | 여정 [3] | 경빈 | 2012.01.10 | 4010 |
140 | [뮤직 라이프] 나에게 쓰는 편지 | 승완 | 2012.02.27 | 4022 |
139 | 기회는 기회의 얼굴로 오지 않는다 [3] | 최코치 | 2012.02.22 | 4024 |
138 | 내 삶에 불안이 찾아올 때 (by 오병곤) | 승완 | 2012.05.21 | 4027 |
137 | 미저리 같은, 머저리 같은, - 스티븐 킹<미저리> [2] | 정재엽 | 2013.07.02 | 405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