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연구원

북

연구원들이

  • 앨리스
  • 조회 수 2871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5년 3월 16일 11시 51분 등록

데미안, 헤르만 헤세, 민음사

 

1. 저자에 대하여

 

헤르만 헤세 (1877~1962)

 

1877 7 2일 독일 남부 시인의 고장 슈바벤 주의 뷔르템베르크 소재 소도시 칼프에서 개신교 선교사이던 아버지 요하네스 헤세와 어머니 마리 군데르트(1842-1902) 사이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어머니는 전 남편을 잃고 아버지의 제자로 있던 요하네스 헤세와 32세 때에 재혼하였는데, 그녀가 5살 연상이었다. 요하네스 헤세는 에스토니아 출신으로 인디아에서 선교활동을 한 적이 있는 선교사였고, 외삼촌 빌헬름 군데르트는 일본에서 활동한 교육가로 불교연구의 권위자였다. 이러한 환경은 헤세가 동양사상에 관심을 갖게 했다. 어머니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 두 아들이 있었고 헤세의 형제로는 누이 아델레(1875-1949),동생 파울 (1878년 출생 해에 사망), 게르트루트(1879-1880, 같은 이름의 작품이 있다.), 마리(1880-1953) 그리고 한스(1882-1935, 작품 인물 중에 가끔 등장하는 이름이다.)가 있다. 1881-1886년 양친과 함께 바젤로 이사하여 거주했다. 1883년 아버지가 스위스 국적을 얻었으며, 1886 (9) 다시 칼프로 돌아갔다.

 

1889년까지 실업학교에 다녔으며, 1890년 신학교 시험 준비를 위해 괴핑엔의 라틴어 학교에 다녔다. 뷔르템베르크 국가시험에 합격, 신학자를 위한 첫 관문 통과했다. 이를 위해 아버지는 뷔르템베르크 국적을 얻었다. 1891 14세 때인 1891년 명문 개신교 신학교이자 수도원인 마울브론 기숙신학교에 입학했다. 1892년 신학교를 도망쳐 나왔다. 부적응과 신경쇠약증 발병, '시인이 되지 못하면 아무 것도 되지 않겠다'는 것이 중퇴이유였다. 6월에 짝사랑으로 인한 자살 기도. 정신요양원 생활. 11월에 칸슈타트 김나지움 입학. 신학교 때의 경험은 소설 《수레바퀴 밑에서》에서 비판적으로 묘사되었다. 1893 10월 학업중단.

 

서점원을 이틀만에 그만 두고, 1894-1895년 시계부품공장 견습공으로 일했다. 2년간 방황하던 헤르만 헤세는 튀빙겐에서 서점 점원으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삶의 안정을 찾았다.

 

1899년 처녀시집 낭만의 노래, 산문집 한 밤중의 한시간 발간. 가을에 바젤의 서점으로 옮겼다. 1901년 최초로 이탈리아 여행을 했다. 1902년 어머니가 사망했다.

 

1904년 『페터 카멘친트(향수)』를 통해 헤세는 일약 독일어권에서 유명한 작가가 되며, 이후 그는 성공적인 작가의 길을 걷게 된다. 1차 세계대전이 시작할 즈음에 『페터 카멘찐트』는 6만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한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반전주의적 태도로 극우파들의 애국주의에 반대했다가 독일에서 매국노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의 이러한 돌출된 행동은 당시 지식인들이 전쟁을 비판하기는커녕, 오히려 전쟁을 지지하고 다른 민족에 대한 미움을 부추기기까지 하는 극우성을 보이는 것에 대해 실망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식민지로 전락한 아시아를 보면서 환멸을 느꼈지만, 아시아 여행경험(1911)으로 느낀 사해동포주의도 그의 애국주의 반대집필의 배경이 되었다. 이때 나온 작품이 『데미안』이다. 이 소설은 그가 크게 성공을 거둔 작품 중 하나이다.

 

1923년 스위스 국적을 취득했고, 2차 세계 대전 때에 헤르만 헤세의 작품은 인쇄에 필요한 종이가 배당되지 않게 한 나치의 탄압을 받았다. 1946년에 유리알 유희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작품

1904년 페터 카멘찐트 Peter Camenzind

1906년 《수레바퀴 밑에서 Unterm Rad(1906)

1910년 게르트루트 (봄의 폭풍우. 사랑의 3중주로도 번약) 부제는 <사랑과 죽음과 고독의 서> - 음악소설

1914년 로스할데 (Rosshalde) - 화가소설

1915년 크놀프 (향수)

1916년 단편 청춘은 아름다워라

1919년 《데미안 Demian - Die Geschichte von Emil Sinclairs Jugend

1922년 《싯다르타 Siddhartha

1927년 《황야의 이리 Der Steppenwolf

1930년 지와 사랑(나르치스와 골트문트)

1932년 《동방 여행 Journey to the East

1943년 《유리알 유희 Das Glasperlenspiel

 

출처: 위키백과

 

2. 내가 저자라면

 

- 책의 핵심을 몇 줄로 요약할 것.

(책의 핵심 메시지와 키워드를 가지고 내가 다른 사람에게 이 책을 명확하게 소개한다는 기분으로 쓸 것)

 

마흔 두 살의 헤세가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하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집필한 자전적 소설이. 젊은 날의 헤세 자신의 방황을 되돌이켜 보는 반성적인 시각에서 '에밀 싱클레어', 그 속에서 끊임없는 각성을 촉구하는 존재로서 '막스 데미안'을 대비시켰다. 1차 세계대전으로 허무하고 피폐한 나락에 빠져있던 독일의 젊은이들에게 폭발적인 반응이 일었고, 그들의 삶에 의지가 되어준 작품이라고 한다.


- 이 책의 특징을 몇 가지로 도출해볼 것.

(이 책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이 책이 다른 책과 뭐가 다른가?)

 

어렵다. 데미안의 존재를 들어 자아를 찾아가는 길에서의 친구의 의미에 대해 모색해보려고 했는데 실패했다 

 

- 특히 감동적인 장절과 해석, 그 구절에 꽂힌 이유  


52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면, 그건 그 누군가에게 자기 자신을 지배할 힘을 내주었다는 것에서 비롯하는 거야.


65

허용된 밝은 세계에서는 숨기고 은폐해야 하는 하나의 원시적 충동이 내 자신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해야만 했던 시절이 왔다.


66

자신을 다스리고, 나의 길을 찾아내는 것은 내 자신의 일이었던 것이다.


86

그러니 누구나 자기 자신 편에 서야 해.


152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의 모습 속에, 바로 우리들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 그 무엇인가를 보고 미워하는 것이지. 우리들 자신 속에 있지 않은 것, 그건 우리를 자극하지 않아.


173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진실한 직분이라 다만 한 가지였다. 즉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것.


175

스스로 갖겠다고 원할 수 잇는 건 오직 자신의 운명뿐이었다.


197

유럽은 온 세계를 획득했는데, 그러느라 자신의 영혼을 잃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218

알은 세계였고, 세계는 짓부수어져야 했다.


222

그러나 이따금 열쇠를 찾아내어 완전히 내 자신 속으로 내려가면, 거기 어두운 거울 속에서 운명의 영상들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거기서 나는 그 검은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나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그와 완전히 닮아 있었다. 그와, 내 친구이자 나의 인도자인 그와.

 

- 이 책의 구성에 대해 논할 것.

(탄탄한가? 일관성이 있는가? 신선한가?)


1. 두 세계

2. 카인

3. 예수 옆에 매달린 도둑

4. 베아트리체

5.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6. 야곱의 싸움

7. 에바 부인

8. 종말의 시작

작품소개 / 전영애

헤세 연보

 

3. 마음을 무찔러 드는 글귀

 

서문

7

그리고 내게는 내 이야기가, 어떤 작가에게든 그의 이야기가 중요한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내 자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9

우리가 서로를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의미를 해석할 수 있는 건 누구나 자기 자신뿐이다.

 

두 세계

14

악과의 접촉이 자주 그토록 힘들고, 고통스럽던, 어두운 세계에 훨씬 더 가까이 있던 나와는 같지 않았다.

 

누이들과 다투었어도, 나중에 자신의 양심 앞에서 보면 늘 내 자신이 나쁜 사람, 용서를 빌어야 할 원흉이었다.

 

15

그들 중 하나로 나는 내 이야기를 시작해야겠다.

 

25

한 순간 나는 더 이상 내일의 공포를 느낀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나의 길이 이제 점점 더 비탈로, 암흑 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다는 무서운 확신을 느꼈다.

 

26

여기까지 이야기한 이 모든 체험에서는 이 순간이 중요한 순간이다. 그것은 아버지의 신성함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내 유년 생활을 떠받치고 있는, 그리고 누구든 자신이 되기 전에 깨뜨려야 하는 큰 기둥에 그어진 첫 칼자국이었다.

 

나의 세계가, 행복하고 아름다운 나의 삶이 과거가 되며 나로부터 떨어져 나가는 것을 나는 얼어붙는 가슴으로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27

처음으로 나는 죽음을 맛보았다. 죽음은 쓴맛이었다. 왜냐하면 그것은 탄생이니까, 두려운 새 삶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니까.

 

33

나는 얼마만큼은 나보다 어린, 아직 선하고 자유롭고 죄없고 안정감 있는 소년의 역할을 했다. 그러나 그 한가운데로, 늘 예상하고 있음에도 늘 놀라게 하는 크로머의 휘파람 소리가 그 어딘가로부터 울려와, 줄을 탁 끊었고, 상상들을 짓부수었다. 그러면 나는 가야했다. 나쁘고 추한 곳들로 나의 고문자를 따라가야 했다.

 

35

그 시절 내 상태는 일종의 착란이었다. 우리 집안의 정돈된 평화의 가운데에서 나는 소심하게, 그리고 고통 받으며 유령처럼 살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생활에 관여하지 않았다. 잠깐이라도 자신을 잊는 일은 드물었다. 자주 흥분하여 해명을 요구하시는 아버지에게는 마음을 닫고 냉정했다.

 

카인

36

구원은 전혀 예상치 못했던 쪽에서 왔다. 동시에 무언가 새로운 것이 나의 삶 안으로 들어왔고, 그것은 오늘날까지 계속 작용하고 있다.

 

39

우리가 배우는 대부분의 것들은 분명 완전 진실이고 올바른 것이지만, 그것들 모두를 선생님들이 보시는 것과는 다르게 볼 수도 있어. 그러면 대체로 훨씬 나은 뜻을 갖게 되지

 

44

돌 하나가 우물 안에 던져졌고, 그 우물은 나의 젊은 영혼이었던 것이다.

 

47

어쨌든 크로머에 대한 나의 나쁜 관계는 나름대로 진행되었고, 내가 작은 도둑질들을 해서 그애에게 빚진 돈을 마침내 다 갚고 났을 때도 끝나지 않았다. 끝날 리 없었다. 그 애는 내가 저지른 도둑질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 늘 어디서 돈이 나오느냐고 물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나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단단히 그애 손아귀에 들어 있었다.

 

내 위에 어떤 숙명이 드리워져 있고 그것을 깨뜨리려는 시도는 소용없는 일 같았다.

 

48

매우 아끼면서도 나를 끊임없이 비참하게 만들었던 그들의 태도 속에서, 내가 일종의 신들린 사람이라는 것, 자신의 상태로 하여 비난당하기보다는 탄식을 받아야 할 사람, 그러나 그 속에 바로 악이 둥지를 틀고 앉은 사람이라는 것이 똑똑하게 드러난 것이다.

 

자신의 감정들의 한 부분을 생각 속에서 수정하기를 익힌 어른은, 어린아이에게서 나타나는 이런 생각을 잘못 측정하고, 이런 체험들도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내 인생에서 그 당시처럼 깊게 체험했으며 괴로워했던 때도 드물다.

 

49

무언가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여 나를 놀라게 하고, 나에게 굴욕을 주고 그 다음에는 서서히 자기와 협상하게 했다.

 

52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면, 그건 그 누군가에게 자기 자신을 지배할 힘을 내주었다는 것에서 비롯하는 거야.

 

57

그러나 이제 나는 고해를 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다른 사람, 낯선 사람한테다. 그리고 구원의 예감이 짙은 향기처럼 내게로 풍겨왔다.

 

61

나의 조력자이자 구원자에 대해서도 똑같이 빨리 잊어버리려 했다는 것도 이제는 이해하겠다. 내 손상 당한 영혼의 모든 충동과 힘을 쏟아 나는 내게 내렸던 저주의 고해로부터, 크로머에의 무서운 예속에서부터 도망쳐 돌아왔던 것이다.

 

고해를 한 것이다. 어머니에게로 가서, 자물쇠가 망가지고 돈 대신 장난감 돈으로 채워진 저금통을 보여드리고,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의 죄로 하여 사악한 자에 묶여 있었던가를 이야기해 드렸다.

 

어머니는 나를 아버지께로 데려가셨고, 이야이기는 되풀이되었으며 질문과 놀람의 탄성이 터져 나왔고, 부모님 두 분은 내 머리를 쓰다듬으시며 긴 마음의 짓눌림을 떨치고 안도의 숨을 내쉬셨다. 모든 것이 근사했다. 모든 것이 이야기 속 같았다. 모든 것이 놀랍도록 순조롭게 풀렸다.

 

그럼에도 그걸로 모든 일이 해결된 것은 전혀 아니었다! 그리고 거기서부터 내가 데미안을 잊은 이유가 진정으로 해명될 수 있다. 그에게 나는 고해를 했어야 했다! 그랬었더라면 그 고해가 집에서처럼 화려하고 감동적이진 않았을 테지만 그 결과는 나에게 보다 유익했을 것이다

 

예수 옆에 매달린 도둑

65

허용된 밝은 세계에서는 숨기고 은폐해야 하는 하나의 원시적 충동이 내 자신 속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발견해야만 했던 시절이 왔다.

 

66

자신을 다스리고, 나의 길을 찾아내는 것은 내 자신의 일이었던 것이다.

 

자기 삶의 요구가 가장 혹심하게 주변 세계와 갈등에 빠지는 점, 앞을 향하는 길이 가장 혹독하게 투쟁으로 쟁취되어야 하는 점이다. 많은 사람들이 우리들의 운명인 이 죽음과 새로운 탄생을 경험한다. 삶에서 오로지 한 번, 유년이 삭아가며 서서히 와해될 때, 우리의 사랑을 얻었던 모든 것이 우리를 떠나가려고 하고 우리가 갑자기 고독과 우주의 치명적인 추위에 에워싸여 있음을 느낄 때 경험하는 것이다.

 

68

그는 좋은 학생이었지만 누구의 마음에 들려고도 하지 않았다.

 

76

언제나 물어야 해, 언제나 의심해야 하구.

 

나방은 자기에게 뜻과 가치가 있는 것, 자기가 필요로 하는 것, 자기가 곡 가져야만 하는 것, 그것만 찾는거야.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믿을 수 없는 일도 이루어지는 거지. 그는 자기 외에는 다른 동물은 갖지 못한 마법의 제 6감을 개발하는 거야!

 

86

그러니 누구나 자기 자신 편에 서야 해.

 

90

나는 한 번도 저토록 고독해진 적은 없었다. 나는 그와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나에게 그는 도달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나에게는 그가 세상의 가장 먼 섬에 있는 것보다 더 멀리 있었다

 

베아트리체

93

지금 나는 완전히 변해 버렸다. 바깥 세계에 대해서는 전혀 아무런 관심도 없이 행동했으며 여러 날을 자신의 내면에 귀기울이고, 강물 소리를, 거기 내 마음속 지하에서 출렁이는, 금지되어 있는 어두운 강물 소리를 듣는 데만 열중했다.

 

사람들이 나를 별로 사랑할 수 없다는 것을 나 자신도 느꼈으며 스스로도 자신을 결코 사랑하지 않았다.

 

101

내가 한 번도 내 동행자들과 하나가 되지 않았다는 것, 그들 가운데서 늘 외로웠고 그래서 그렇게까지 괴로웠다는 것,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나는 술집의 영웅이었지만 아주 거친 것은 심정적으로 경멸하는 사람이었다.

 

나는 혼자였고 사랑에 대한 타는 그리움으로, 절망적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내가 하는 말을 누가 들으면 나는 분명 후안무치한 향락자였을 텐데, 그 누구도 나만큼 쉽게 상처 받지 않았고, 그 누구도 나만큼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103

신이 우리를 외롭게 만들어 우리들 자신에게로 인도할 수 있는 길은 많이 있다. 그런 길을 그 때 신이 나와 함께 갔던 것이다.

 

108

이 베아트리체 예배는 나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놓았다. 어제만 해도 조숙한 냉소주의자였는데, 나는 지금 성인이 되겠다는 목표를 지닌 사원의 하인이었다. 나는 내가 익숙했던 평범한 삶을 펼쳤을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바꾸려고 했다.

 

115

하지만 그렇게 홀짝홀짝 한 잔 또 한 잔을 마셔대는 것은 아마 진짜가 아닐걸? 이를테면 저녁이면 저녁마다 단골 술집 식탁에 앉아 있는 파우스트를 상상할 수 있겠어?

 

116

우리들 속에는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하고자 하고, 모든 것을 우리들 자신보다 더 잘 해내는 어떤 사람이 있다는 것 말이야.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123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우리들은 그 폴렌 선생의 지도로 헤로도투스를 읽고 있었다.

 

125

그러나 압락사스는 훨씬 더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 이름을 신적인 것과 악마적인 것을 결합시키는 상징적 과제를 지닌 어떤 신성의 이름쯤으로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129

사랑은 이제 더 이상, 처음에 겁을 먹고 느꼈던 것처럼 동물적인 어두운 충동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것은 이제 또한 더 이상 내가 베아트리체의 영상에다 바친 것 같은 경건하게 정신화된 숭배 감정도 아니었다. 사랑은 그 둘 다였다. 둘 다이며  또 훨씬 그 이상이었다. 사랑은 천사상이며 사탄이고, 남자와 여자가 하나였고, 인간과 동물, 지고의 선이자 극단적 악이었다. 이 양극단을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운명으로 정해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 이것을 맛 보는 것이 나의 운명으로 보였다. 나는 운명을 동경했고, 운명을 두려워했지만, 운명은 늘 거기 있었다. 늘 내 위에 있었다.

 

그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베아트리체 시절의 저 몇 주일, 몇 달의 다정한 안정이 오래전에 사라졌다. 하나의 섬에 도달했고 평화를 찾아냈다고 그때 나는 생각했다. 그러나 늘 그랬다. 하나의 상태가 나에게 좋아지자마자, 하나의 꿈이 편안해지자마자, 그것은 어느 새 벌써 시들고 흐려졌다. 부질없다. 그 뒷모습을 보며 탄식함은!

 

131

온 겨울을 나는 묘사하기 어려운 내면의 폭풍 속에서 보냈다. 외로움에는 오래 전부터 익숙해 있었다. 외로움은 나를 짓누르지 않았다. 나는 데미안과, 새와, 내 운명이자 내 연인이었던 위대한 꿈속의 영상과 함께 살았다.

 

나는 늘 나에게 열중해 있었다. 늘 나 자신에게. 그리고 이제 마침내 한 번 인생의 한 토막을 살아보기를, 나에게서 나온 무엇인가를 세계 안에다 주기를, 세계와 관계를 가지고 싸움을 벌이게 되기를 열렬히 갈망했다.

 

그 모든 것이 때로는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워 죽어버릴 작정도 했었다.

 

당시에 나는 흔히들 말하는 대로 <우연>에 의해서 특이한 도피처를 찾아냈다. 그러나 그런 우연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무엇인가를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자신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을 찾아내면, 그것은 그에게 주어진 우연이 아니라 그 자신이, 그 자신의 욕구와 필요가 그를 거기로 인도한 것이다.

 

132

저기서 연주하고 있는 사람은 이 음악 안에 보물 하나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자신의 생명을 얻듯 이 보물을 얻어내려고 구하고, 가슴 뛰고, 애쓰고 있다고. 나는, 테크닉 면에서는, 음악을 별로 많이 이해하지 못하지만, 바로 이런 영혼의 표현은 어린 시절부터 본능적으로 이해했으며 내 속에서 음악적인 것을 자명한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138

우리 지금 철학을 좀 해봅시다. 철학한다는 건 <아가리 닥치고 배 깔고 엎드려 생각하기>라고 하오.

 

144

세계를 그냥 자기 속에 지니고 있느냐 아니면 그것을 알기도 하느냐, 이게 큰 차이지. 미친 사람이 플라톤을 연상시키는 생각을 내놓을 수 있고, 헤른후트파 학교의 신앙심 깊은 조그만 학생이 영지파나 조로아스터에서 나타나는 신화적 연관을 창조적으로 숙고할 수도 있어. 그러나 그들은 세계가 자기 안에 있다는 사실을 몰라.

 

모든 대화가, 나의 형성에 도움이 되었다. 모든 대화가 내 허물을 벗는 일에, 알 껍데기를 부수는 일에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대화 하나하나에서 짓부수어진 세계의 껍데기를 뚫고 마침내 나의 노란색 새가 머리를 조금 더 높이, 조금 더 자유롭게 쳐들어, 그 아름다운 맹금의 머리를 불쑥 내미는 것이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렇듯 차라리 날기를 포기하고 법 규정에 따라 인도 위를 걷는 쪽을 택하지. 그런데 자네는 아니야. 자네는 계속 날고 있어. 유능한 젊은이에게 합당한 대로 말이야. 그리고 보게, 자네는 놀라운 것을 발견하네. 자네가 점차 그 주인이 되는 것을 말이야.

 

야곱의 싸움

 

152

우리가 어떤 사람을 미워한다면, 우리는 그의 모습 속에, 바로 우리들 자신 속에 들어앉아 있는 그 무엇인가를 보고 미워하는 것이지. 우리들 자신 속에 있지 않은 것, 그건 우리를 자극하지 않아.

 

158

'아무것도 말해 줄 수 있는 게 없구나, 크나우어. 사람들은 그런 일에서는 서로 도울 수가 없단다. 나를 도와준 사람도 아무도 없었어. 네 스스로 생각해 내려고 애써야해, 그러고는 정말로 네 본질로부터 나오는 것, 그걸 하면 돼. 다른 길은 존재하지 않는단다. 네가 네 자신을 찾아낼 수 없다고 생각해, 다른 영들도 찾아낼 수 없다고 생각해.

 

163

'너 그러니까 죽으려 해구나, 크나우어?'

그가 추위와 두려움으로 몸을 덜덜 떨었다.

'그래, 그러려고 했어. 그럴 수 있었을지 없었을지는 모르겠어. 아침이 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었어'

 

나는 그를 바깥으로 끌고 나왔다. 수직의 첫 새벽 빛이 잿빛 공중에서 말할 수 없이 차갑고 냉담하게 어렴풋이 빛나고 있었다.

 

얼마간 더 그의 팔을 잡고 데리고 갔다. 나에게서 말이 나왔다. '이제 집으로 가, 그리고 아무한테도 무슨 말 하지 말아! 넌 길을 잘못 들어 헤맸던 거야. 그냥 길을 잘못 들었던 거라구! 그리고 우린 네 생각처럼 돼지가 아니야. 우린 인간이야. 우린 신을 만들고 신들과 싸우지. 그러면 신들이 우리를 축복해.'

 

기분 좋았던 것, 나 자신 속에서 앞으로 나아감이었다. 나 자신의 꿈, 생각, 예감에 대한 커가는 신뢰였다. 그리고 내가 나 자신안에 지니고 있는 힘에 대한 늘어나는 앎이었다.

 

166

내 청년 시절 극히 중요한 몇 달 동안 내가 체험했던 것은 그와의 우정이었고 그의 충고, 그의 위로, 그의 친근함이었다. 그를 통해 신이 나에게 말했다. 그의 입으로부터 내 꿈들이 나에게로 되돌아왔다. 밝혀지고 해석되어서. 그는 나에게 나 자신에게로 가는 용기를 선사했다. , 그런데 이제 서서히 자라가면서 나는 그에 대한 저항을 감지한 것이다. 이제 들으니 그의 말에는 지나치게 많은 가르침이  담겼고, 그가 완전히 이해하는 건 나의 한 부분뿐이라고 느껴졌다.

 

171

각성된 인간에게는 한 가지 의무 이외에는 아무런, 아무런, 아무런 의무도 없었다. 자기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확고해지는 것, 자신의 길을 앞으로 더듬어 나가는 것, 어디로 가든 마찬가지였다. 그 생각이 내 마음을 깊이 뒤흔들었다. 그리고 그것이 내게는 이 체험에서 얻은 열매였다.

 

173

모든 사람에게 있어서 진실한 직분이라 다만 한 가지였다. 즉 자기 자신에게로 가는 것.

 

175

스스로 갖겠다고 원할 수 잇는 건 오직 자신의 운명뿐이었다.

 

에바 부인

179

패거리를 뒤쫓지 않는 사람들은 어디서나 드물어요. 여기에도 조금 있을 뿐입니다

 

182

어디서나 연합과 패거리짓기가 기세를 떨치고 있다고, 그러나 그 어디서도 자유와 사랑은 없다고 그가 말했다.

 

진정한 연대는, 개개인들이 서로를 앎으로써 새롭게 생성될 것이고, 한동안 세계의 모습을 바꾸어놓을 거야. 지금 연대라며 저기 저러고 있는 것은 다만 패거리짓기일 뿐이야. 사람들이 서로에게로 도피하고 있어. 서로가 두렵기 때문이야

 

그런데 그들은 왜 불안한 걸까? 자기 자신과 하나가 되지 못하기 때문에 불안한 거야.

 

191

'그래요. 자신의 꿈을 찾아내야 해요. 그러면 길은 쉬워지지요. 그러나 영원히 지속되는 꿈은 없어요. 어느 꿈이든 새 꿈으로 교체되지요. 그러니 어느 꿈에도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194

다만 우리는 다수의 사람들과 어떤 경계선에 의하여 갈라져 다른 벌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다르게 바라봄에 의하여 갈라져 있었다. 우리의 과제는 세계 안에서 하나의 섬을 제시하는 것, 어쩌면 하나의 모범을, 아무튼 살아가는 다른 가능성을 알리는 것이었다. 내가, 오래 고립되어 있던 사람인 내가, 완전한 혼자임을 맛보고 난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공동체를 알게 되었다. 다시는 행복한 사람들의 연회를, 즐거운 사람들의 축제를 갈망하지 않을 것이다.

 

197

유럽은 온 세계를 획득했는데, 그러느라 자신의 영혼을 잃어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미래에 어떤 모습을 줄 것인가에 대한 근심은 우리 표적을 지닌 사람들의 책임이 아니었다.

 

불확실한 미래가, 그것이 가져올 어느 것에나 우리가 준비되어 있음을 발견할 만큼 우리들 누구든 그토록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고, 자기 속에서 작용하는 자연의 싹의 요구에 그토록 완전히 따르며 기꺼이 살리라는 것.

 

인류가 가는 길에 영향력을  발휘했던 사람들은 모두가 하나같이, 그들에게 닥친 운명을 받아들일 자세였기 때문에. 오로지 그 때문에 능력을 발휘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었어.

 

199

운명은 여전히 가려져 있었다.

 

더러 그녀는 나에게 미소를 띠고 말했다. '당신의 꿈은 완전치 않아요, 싱클레어, 최상의 것을 잊어버렸어요.'

 

때때로 나는 만족하지 못했고, 욕망에 시달렸다.

 

그러나 당신은 소망하고, 다시 후회하고 그러면서 두렵지요. 그 모든 것은 극복되어야만 합니다.

 

201

'사랑은 간청해서는 안 돼요.' 그녀가 말했다. '강요해서도 안 됩니다. 사랑은, 그 자체 안에서 확신에 이르는 힘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면 사랑은 더 이상 끌림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끕니다. 싱클레어, 당신의 사랑은 나에게 끌리고 있어요. 언젠가 내가 아니라 당신의 사랑이 나를 끌면, 그러면 내가 갈겁니다. 나는 선물을 주지는 않겠어요. 쟁취되겠습니다.'

 

사랑하는 그 아름다운 여인을 소유하지 못하느니 차라리 죽어 썩어버렸으면 했다. 그 때 그는 자신의 사랑이 그의 마음속의 다른 모든 것을 불태워 버렸음을 감지했다. 사랑은 힘차게 되어 당기고 당겼으며 그 아름다운 여인은 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녀가 왔다. 그는 두 팔을 활짝 벌리고 서서 그녀를 자기에게로 끌어당겼다. 그러나 그녀가 그 앞에 서자, 그녀의 모습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자기가 잃어버린 모든 세계를 자기에게로 끌어당겨 놓았음을 그는 전율하며 느꼈고 보았다.

 

그저 여자 하나를 얻는 대신 그는 마음속에 온 세계를 소유했다. 하늘의 별 하나하나가 그의 안에서 불타고 그의 영혼을 통해 기쁨의 빛을 뿜어냈다. 그는 사랑했고 그러면서 자신을 발견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하면서 자신을 잃어버린다

 

종말의 시작

 

218

알은 세계였고, 세계는 짓부수어져야 했다.

 

222

너는 나를 다시 어쩌면 다시 한번 필요로 할 거야. 크로머에 맞서든 혹은 그 밖의 다른 일이든 뭐든. 그럴 때 네가 나를 부르면 이제 나는 그렇게 거칠게 말을 타고, 혹은 기차를 타고 달려오지 못해. 그럴 때 넌 네 자신 안으로 귀 기울여야해. 그러면 알아차릴 거야. 내가 네 안에 있다는 것을. 알아듣겠니? 그리고 또 뭔가 있어! 에바 부인이 말했어. 네 가 언젠가 잘 지내지 못하면 날더러 네게 당신의 키스를 해달라고. 나에게 함께 해준 키스를….

 

그러나 이따금 열쇠를 찾아내어 완전히 내 자신 속으로 내려가면, 거기 어두운 거울 속에서 운명의 영상들이 잠들어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거기서 나는 그 검은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나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그와 완전히 닮아 있었다. 그와, 내 친구이자 나의 인도자인 그와.

 

작품소개

 

224

자아의 삶을 추구하는 한 젊음의 통과의례 기록인 이 책은 <내 속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바로 그것을 나는 살아 보려고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라는 모토를 앞세운 짧은 철학적 성찰로 시작된다. 이 책에서 헤세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며 누구나 나름으로 목표를 향하여 노력하는 소중한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나를 찾아가는 길>의 인식의 첫 단계는 기존 규범으로부터의 떠남이다.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는 자기 자신에 이르는 길에 있으며 낡은 규범들-아버지 집, 종교, 도덕-의 속박에 괴로워하면서도 그것들을 점검한다. 그 속박들은 유년의 맑고 밝은 세계와 그를 나누며, 진정한 인간이 되는 길에서 투쟁하여 벗어나야 할 것들이다.

 

225

데미안이 사라진 후 싱클레어는 말한다. <완전히 내 자신 속으로 내려가면 (…….) 거기서 나는 검은 거울 위로 몸을 숙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러면 나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그와 완전히 닮아 있었다. 그와, 내 친구이자 나의 인도자인 그와.>

 

226

머리말을 제외한 전체 8장은 유년으로부터 자아에 이르는 과정을 누구에게나 낯설지 않은 성장의 경험들을 통하여 성찰해 나간다

 

227

금기로 , 유혹과 죄악으로 들이닥친 시절, 허용된 밝은 세계로 나올 수 없는 원시적 충동이 이제는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해야만 했던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통하여 또 한 차원의 의식 지평의 확대를 경험한다.

 

230

종말의 예감 속에서 싱클러어는 푸른 혼돈을 떨치고 큰 날갯짓으로 짙게 구름 낀 하늘 속으로 사라지는 새의 영상을 본다. 낡은 한 세계의 와해를 피부로 느낀다

 

233

헤세의 대 주제 <자신에 이르는 길>은 그만큼 범세계적인 관심사인 것 같다.

 

<나를 찾아가는 길>, 아무리 시대가 변한다고 하여도 그 누구도 근본에서 피해 갈 수 없는, 한 시절의 아픈 방황과 그 끝을 이 책은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고통스러운 투쟁의 기록이 바로 이 작품 전체이기 때문이다.

IP *.65.153.209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