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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0월 13일 18시 28분 등록
오늘 새로운 일을 하나 시작하자 , 롯데 , 10월 4일

한 사업가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루디 피터슨(Rudy Peterson)이다. 그는 스톡홀름의 그랜드호텔에 묵고 있던 미국 사업가였다. 어느 날 그는 스칸디나비안 항공편으로 코펜하겐에서 개최되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하자 비행기표를 호텔에 놓아두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는 당황했다. 그에게 매우 중요한 회의여서 꼭 참석해야만 했던 것이다. 그가 표를 파는 창구에 가서 자신의 딱한 사정을 얘기했을 때 그는 놀라운 체험을 하게 되었다.

“ 걱정하지 마세요, 피터슨씨. 여기 보딩 패스가 있습니다. 제게 그랜드 호텔의 객실번호와 코펜하겐에서 묵을 체류지를 알려 주시면, 나머지는 모두 알아서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

루디 피터슨이 비행기에 탑승해 있는 동안 표 파는 여직원은 그랜드호텔에 전화를 하여 그의 비행기표가 거기에 있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회사차를 보내 그 비행기표를 가져오게 했다. 코펜하겐행 비행기는 아직 뜨지 않았다. 한 승무원이 루디 피터슨에게 다가왔다. “여기 선생님 비행기 표가 있습니다.” 루디 피터슨은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이것은 감동적인 일이었고 그는 정시에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스칸디나비언 항공상의 평생고객이 되었다.

이 사례는 스칸디나비안 항공사의 사장인 얀 칼존( Jan Carlzon)의 책 ‘결정적 순간' (The Moment of Truth)의 첫 페이지에 나오는 아주 유명한 이야기다.

이처럼 기분 좋은 이야기는 많지 않다. 아주 오래된 사례지만 나는 아직도 즐겨 인용한다. 사람들은 이 이야기를 좋아하지만 이런 일들은 일상 속에서 잘 일어나지 않는다. 왜 그럴까 ?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

1) 나는 비행기의 좌석을 배정해 주는 체크인을 담당하는 직원이다. 이것이 기본 업무다. 비행기 표가 있으면 좌석을 배정해 주는 것이고, 비행기표가 없으면 좌석을 배정해 줄 수 없다. 손님도 알고 나도 아는 일이다.

2) 나는 내 일도 바쁜 사람이다. 이 사람 뒤에 벌써 다른 사람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더 이상 다른 서비스를 해 줄 수 있겠는가 ?

3) 호텔로 회사차를 보낸다고 ? 어림없는 소리다. 나에게는 회사차를 보낼 수 있는 권한이 없다.

4) 회사차가 호텔까지 다녀오는 데는 비용이 든다. 회사차는 물로 가는 것이 아니니까.

5) 내가 부탁해도 운전기사나 스튜어디스가 내 말을 들어 줄 수 없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도 그들의 직무가 있는 것이니까.

6) 내 매니저가 이 일을 알면, 아마 더 많은 일을 줄 지도 모른다. 시간이 남아돌아 쓸데없는 일까지 하고 있다고 생각할 테니까. 나는 시키는 일만 하면 되는 것이다.

고객을 감동시키는 훌륭한 서비스가 이루어 질 수 없는 아주 많은 이유들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커다란 이유는 조직 구성원들이 직무기술서(job deion)의 좁은 울타리 속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회사로부터 직무를 받고 그에 따라 매일 정해진 일을 수행하고 주어진 기준에 따라 평가를 받고 평가에 따라 보상받는다. 이것이 관리의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직장인의 모델은 ‘주어진 일을 아주 잘하는 사람’이다. 이 말은 직장인이면 누구나 다 듣고 싶어 하는 말인지 모른다. 그러나 조그만 다르게 표현하면 ‘자신이 맡은 일만 하는 사람’ (box server)이라는 뜻으로 쉽게 바뀔 수 있고 이것은 아주 다른 함의를 가진 말이 되고 만다. ‘자리만 채우는 사람’(slot filler)과 더불어 고객이 가장 섭섭해 하는 말 중의 하나가 바로 ‘자기가 맡은 일만 하는 사람’임을 명심해야한다. 그들은 말 그대로 자기가 맡은 일만 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고객은 늘 더 많은 것, 더 많은 범위를 원한다. ‘그건, 내 일이 아닌데요. 옆 사람에게 물어 보세요’ 이 말처럼 고객을 열 받게 하는 말도 드물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직무기술서가 설정한 좁은 영역에서 담당영역의 일을 하며 갇혀 지낸다. 업무가 갇히면 정신이 갇히고 일상이 다람쥐 채바퀴처럼 반복되고 동일화된다. 더욱이 지금처럼 다양한 요구를 가진 고객들이 있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 속에서는 ‘고체와 같고 딱딱하고 정형화된’ 관리는 대단히 위험하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직원들의 자유로운 참여와 일상 업무 속의 창의성과 유머를 중요시 한다. 이 회사는 이러한 차별적 특성을 고취시키고 지원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관리자가 일종의 경찰처럼 감시의 역할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들은 일선의 관리자들이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관리자들은 모험을 하지 않는다. 배짱도 없고 과감하게 결정을 내릴 엄두를 내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이 잘못되어 책임을 져야하는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노련한 관리자일수록 사태를 주시하고 대세에 따르는 데 능하다. 그것이 생존의 비법이다. 과거의 검증된 행동양식에 자신을 맡기고 변하지 않는다. 복지부동은 개인의 입장에서 보면 오랜 세월을 통해 터득한 처세술인 것이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는 이제는 직원들이 과감하게 일 할 수 있도록 믿어 주고 지원해 주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 회사는 300 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회사 운영 관리 지침을 과감하게 없애 버렸다. 규정집을 없앰으로써 직원들이 필요한 경우 규정에 매이지 않고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게 했다. 회사가 과감해져야 직원 역시 새로움을 모색하게 되어 있다.

어떤 사업을 하던 그것은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업은 결국 ‘고객을 돕는 사업’( customer helping business)다. 관계를 관리하고, 고객의 요구에 특별한 관심을 쏟아 주고, 즉각적으로 그들의 말에 귀기우려 주는 것이다. 비즈니스는 결국 관계(customer relationship), 고객화( customization), 대응성(resposiveness) 을 팔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직원들에게 힘을 실어 주고 도와줘서 그들이 각자 하나의 비즈니스를 성취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직원을 모두 기업가’로 만들어 줄 수 있어야한다. ‘명령과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풀 죽은 조직 구성원’에서부터 ‘책임질 수 있는 모든 일을 해 보는 다이나믹한 기업가’로 전환 시켜 줄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 바로 혁신의 가장 중요한 키포이트여야한다. 나는 이것을 휴먼 사이드 퀄리티 ( Human-side Quality) 라고 부른다. 새로운 제도적 장치와 고안이 헛돌지 않고 현장에서 작동하게 하는 만드는 필수불가결의 원동력, 그것은 바로 사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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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5.11.07 16:53:11 *.106.36.27
자신의 일을 적극적으로 헤나가는 사례를 보게되어서 기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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