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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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까지만 해도 단식기간을 며칠 늘일 요량이었으나 어제 머릿속이 말끔하게 정리되는 바람에 그럴 필요를 더 이상 느끼지 않는다. 그래서 예정대로 7일 단식을 하고 보식기간을 철저히 주의해서 잘 마무리하기로 맘을 먹고 있었다. 그래서 일정대로라면 저녁에 포도가 아닌 다른 과일을 먹게 되어 있다. 그런데 책에 손을 안 댄지 며칠 지난 터라 그 사실을 깜박 잊고 있다가 평상시와 같이 포도를 먹고 말았다. 그리고 내일 아침에 먹을 포도외의 과일도 없기도 하다. 어떡할까 잠시 생각하다가, 그냥 하루 더 해버리기로 했다. 하루 연장하는 것이 내 몸과 마음에 그리 무리를 주는 것도 아니고, 정해진 날 마치지 않으면 안되는 급한 일정이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오늘은 약속도 없고 수업도 없는 날이다. 덕분에 모처럼 편하게 휴식을 취했다. 오전엔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오랜만에 TV도 잠깐 보면서 집에서 뒹굴었고, 오후엔 한강으로 돗자리 싸들고 남자친구와 소풍을 다녀왔다. 오늘은 일어설 때 현기증이 부쩍 강하게 느껴진다. 일어나는 순간 어지러워 4~5초간 균형을 잃을 정도다. 그리고 지하철역에서 서래섬까지 왕복 도보로 이동했는데 약 2km를 걸은 것 같다. 무리한 건가? 계단을 오르는데 무척 힘들어 숨이 가빠졌다.
하지만 마음은 아주 가볍다. 어제 머리속이 말끔하게 정리가 되어서인지, 오늘은 참나찾기에 대해 그리 고민스럽지도 않았다. 그저 켄 윌버의 책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마음 깊이 공감하면서 읽어내려갔고, 한강을 옆에낀 서래섬 바닥에 돗자리 깔고 누워 맑디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을 즐겼다.
몇 년 전 읽었던 크리슈나무르티의 책들이 생각난다. 행위하고 사고하고 느끼는 나를 관찰하라는 그의 이야기는 나에게 충격이었다. 그리고 나서 본 은희경의 ‘새의 선물’은 부모잃은 슬픔을 감추고 영악하게 사람을 조종하는 5살배기 아이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의도를 관찰하고 자신의 슬픈 감정을 철저히 숨기고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스스로를 조종하는 불쌍한 아이 이야기였다.
단식이 거의 끝나가건만 반야심경은 눈에 잘 들어오질 않는다. 내용은커녕 구조도 아직 파악을 못하겠다. 공감이 되기는커녕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도통 알수없다는 생각밖에 없어 책상 한구석에 놓아두고 있다. 보식기간이 끝나기 전까진 읽어야지 싶지만..그렇게 안되어도 욕심부릴 생각은 없다. 여행이 길더라도 즐겁게 한단계씩 올라가고 싶기 때문이다. 크리슈나무르티나 켄윌버처럼 최고의 지성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의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흥분이 되는데, 부처나 예수를 비롯한 성현들의 말씀을 듣는 것이 얼마나 큰 깨달음을 줄지 벌써 설레고 흥분된다. 일단은 요가와 명상 그리고 센터링에 집중하자. 그리고 때가 되면 옛 성현들의 말씀과 책들이 서서히 나에게 올 것이다.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은 내가 아니다. 머릿속에 어지럽게 떠오르는 생각 또한 내가 아니다. 단식에 임하고 있는 나의 육체 또한 내가 아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바라보는 자이다. 바라보고 알아차리기를 거듭하다보면, 나는 이 제한된 육체와 정신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에 접속할 수 있을 것이다.
<< 일과 >>
6시 기상, 글쓰기
7시 30분 코칭실습
8시 30분 글쓰기
9시 30분 TV
10시 30분 독서
2시 외출 (한강 서래섬)
6시 30분 귀가, 인터넷 서핑
7시 30분 관장
8시 TV
9시 30분 독서
11시 취침
* 어제 산 포도가 많이 잘아서 오늘은 매번 꼬박 10개씩 포도를 먹었다. 이상하다. 첫날 먹은 포도 크기가 기준이 되어, 그보다 작은 걸 먹으면 먼가 손해보는 것 같다 ㅋㅋ
IP *.187.230.254
오늘은 약속도 없고 수업도 없는 날이다. 덕분에 모처럼 편하게 휴식을 취했다. 오전엔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오랜만에 TV도 잠깐 보면서 집에서 뒹굴었고, 오후엔 한강으로 돗자리 싸들고 남자친구와 소풍을 다녀왔다. 오늘은 일어설 때 현기증이 부쩍 강하게 느껴진다. 일어나는 순간 어지러워 4~5초간 균형을 잃을 정도다. 그리고 지하철역에서 서래섬까지 왕복 도보로 이동했는데 약 2km를 걸은 것 같다. 무리한 건가? 계단을 오르는데 무척 힘들어 숨이 가빠졌다.
하지만 마음은 아주 가볍다. 어제 머리속이 말끔하게 정리가 되어서인지, 오늘은 참나찾기에 대해 그리 고민스럽지도 않았다. 그저 켄 윌버의 책을 온 몸으로 느끼면서 마음 깊이 공감하면서 읽어내려갔고, 한강을 옆에낀 서래섬 바닥에 돗자리 깔고 누워 맑디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시원한 바람을 즐겼다.
몇 년 전 읽었던 크리슈나무르티의 책들이 생각난다. 행위하고 사고하고 느끼는 나를 관찰하라는 그의 이야기는 나에게 충격이었다. 그리고 나서 본 은희경의 ‘새의 선물’은 부모잃은 슬픔을 감추고 영악하게 사람을 조종하는 5살배기 아이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감정과 의도를 관찰하고 자신의 슬픈 감정을 철저히 숨기고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스스로를 조종하는 불쌍한 아이 이야기였다.
단식이 거의 끝나가건만 반야심경은 눈에 잘 들어오질 않는다. 내용은커녕 구조도 아직 파악을 못하겠다. 공감이 되기는커녕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건지 도통 알수없다는 생각밖에 없어 책상 한구석에 놓아두고 있다. 보식기간이 끝나기 전까진 읽어야지 싶지만..그렇게 안되어도 욕심부릴 생각은 없다. 여행이 길더라도 즐겁게 한단계씩 올라가고 싶기 때문이다. 크리슈나무르티나 켄윌버처럼 최고의 지성이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의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흥분이 되는데, 부처나 예수를 비롯한 성현들의 말씀을 듣는 것이 얼마나 큰 깨달음을 줄지 벌써 설레고 흥분된다. 일단은 요가와 명상 그리고 센터링에 집중하자. 그리고 때가 되면 옛 성현들의 말씀과 책들이 서서히 나에게 올 것이다.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은 내가 아니다. 머릿속에 어지럽게 떠오르는 생각 또한 내가 아니다. 단식에 임하고 있는 나의 육체 또한 내가 아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바라보는 자이다. 바라보고 알아차리기를 거듭하다보면, 나는 이 제한된 육체와 정신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에 접속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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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 기상, 글쓰기
7시 30분 코칭실습
8시 30분 글쓰기
9시 30분 TV
10시 30분 독서
2시 외출 (한강 서래섬)
6시 30분 귀가, 인터넷 서핑
7시 30분 관장
8시 TV
9시 30분 독서
11시 취침
* 어제 산 포도가 많이 잘아서 오늘은 매번 꼬박 10개씩 포도를 먹었다. 이상하다. 첫날 먹은 포도 크기가 기준이 되어, 그보다 작은 걸 먹으면 먼가 손해보는 것 같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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