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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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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월 22일 11시 04분 등록
셋째 날

덕산읍내 문화의 집에 다녀왔다. 처음 전화로 여쭐 때는 산보 겸 읍내로 걸어 가서 도서관에 가 책도 보고 인터넷도 할 수 있다 하셔서 꽤 가까운 줄 알았다. 역시 시골 분들의 ‘금방이다’란 말씀은 믿을 수가 없다. 대충의 척도가 너무나 상의하기 때문인 듯 하다. 돌아오는 길은 30분 정도 걷다가 픽업해 주셨는데, 나머지 드라이브 길도 20분이나 걸렸다. 차로 20분이면 걸어서는 족히 한 시간은 걸릴 텐데 산보로는 좀 어울리지 않는 듯싶었다. 코스로 봐도 트레킹이라는 게 오히려 어울리지 않을까? 며칠 내로 풀코스 완주에 도전해 볼 요량이다.

오늘은 6시도 되기 전에 눈이 떠졌다. 하긴 어제도 일찍 잤으니 8시간 정도 충분히 잤다. 습관대로 밖에 나가 담배를 한 대 물었다. 그 상쾌한 공기를 들이키며 담배라니 스스로도 참 한심하다. 언제쯤이면 결심이 설까? 오전 포도밥을 7시 반쯤 먹었다. 숯 가루도 한 술. 예배 후 좀 심심해 진 찰나, 목사님 내외의 외출 소식에 따라 나섰다.

10시 반 포도밥을 먹고 문화의 집 앞에 섰다. 오늘은 마침 무슨 시조경창대회가 열려서 떠들썩 했다. 살짝 구경 삼아 안에 들어가 자리를 잡아 보니, 어르신들 잔치 같았다. 상투에 갓을 쓴 분도 있고, 훈장님들이 쓰시는 양 모서리 뚫린 삼각모자 쓰신 어르신도 계셨다. 너무나 어수선하기도 하고, 식이 늦어지길래 그냥 2층으로 올라와 도서관으로 향했다. 미국 생리학자가 쓴 사회생물학과 분류학류의 두꺼운 번역서를 골랐다. <제3의 침팬지>

구본형 선생님께 이멜을 썼다. 10월20일 몽정기 모임과 11월 초 변경영 사람들의 모임에 어찌 하는 것이 좋을지 여쭈었다. 몽정기 회장님께도 전화를 드려봐야 할 텐데…… 어제 온 두 아이는 지연과 지아다. 두 딸의 엄마 효진씨는 참 상냥한 사람이다. 상냥함에 묶여 힘이 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건강해져서 돌아 갔으면 좋겠다. 다행히 지연이는 동명이인인 나를 이모라 부르며 잘 따른다.
1시반 포도밥을 먹고 30분 후 얼음찜질을 했다. 얼음팩을 달랑 젖은 수건 위에 놓고 배에 사정없이 둘러 놓고는 이불 덮고 자라신다. 참 신기하게도 한 시간여를 자고 일어났다. 배가 얼음장이 되어서도 잘만 자다니 놀랍다. 4시반 포도밥 30분 후 관장이다. 동기 할머니 후 시작하느라 6시정도 시작했는데 꼬박 한 시간이 걸린다. 사실 아직도 얼얼하다. 뱃속도, 항문도 아직 휘휘 젓는다. 7시가 조금 넘어 예배를 했는데, 오늘이 서선생님 진갑 이라신다. 미역국 대신 포도만 드시는 서선생님이 좀 안쓰럽다. 벌써 오늘로 27일째 포도만 드신다는데 숙변이 안 나온단다. 코같이 허연 기름기? 뭐 그렇게 말씀하시는 숙변을 나도 빼야 한다는데 도무지 이해하기가 좀 어렵다. 7시 45분쯤 예배 후 포도밥을 먹으며 일기를 쓰고 있다. 사실 포도밥은 1분만에 뚝딱 이기 때문에 진행형일 것도 없다.

아~ 오전 8시에 산책을 했는데, 30분 정도 걸어 가니 드디어 핸펀이 터졌다. 남친과 한참을 통화하고, 편지를 좀 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연애편지……. 왕복 1시간 정도를 걷고 땀이 흐르길래 그 길로 개울로 가서 빨래를 했다. 대나무방망이로 두드려 가며…….
2007-10-12 08:3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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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혜
2007.10.23 23:04:31 *.187.230.228
얼음찜질한다는 얘긴 처음 들었는데..어떤 효과를 내는 건가요?
도시에선 참 복잡하기도 한 하루가..
이렇게 단촐해질 수 있다는 게 놀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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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na
2007.10.26 16:56:22 *.152.178.47
이제서야 봤습니다. 이 곳에서의 얼음찜질은 작은 물수건 위에 시중에서 파는 겔형태의 얼음이 된다는 팩을 올려 놓고, 아기 기저귀 천으로 한번 감싸고 이어 복대를 단단히 해 놓는 것입니다. 따뜻한 방바닥에 누워서 복대를 하고 이불까지 덥고는 시간 반에서 두 시간정도 하라시는데 이유를 여쭤봐도 장기 단련이라고 간단히만 답하십니다. 처음엔 너무 차가워 뜨악 하다가도 어느새 감각이 없어집니다. 쿨쿨 잠도 자구요. 나중엔 잠도 안오고 책 읽기도 자세가 불편하여 복대를 하고는 집 안 밖을 헤매다니기도 했습니다. 배가 차갑고 귀찮기도 하고, 이유도 수상하여 한 번을 걸렀더니, 사모님께 꾸중을 들었습니다. 오늘도 핑계김에 읍내에서 오후를 보내느라 또 하루 거르네요. ㅎㅎ 온도 변화에 따른 극한 상황에 견디는 힘을 길러 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댓글 감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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