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나의

일상에서

  • gina
  • 조회 수 2875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07년 10월 22일 11시 14분 등록
아홉째 날

분명 코끝이 찡해왔다.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도 같았다. 스스로 울지 못하는 병이라 이름 붙였건만, 신기하게도 이 병이 치유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별 기대 않고 집어 들었던 이외수의 <날다타조>. 제목도 평범하지 않았지만 차례가 더욱 눈을 끌었다. 백수들에게, 왕따들에게, 돈 못 버는 이에게, 시대에 뒤떨어진 이에게, 못 생겨서 고민하는 이에게……. 마치 <양지 바른 담벼락에 기대어 머릿니를 솎아내는 정겨움으로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주고 있다. 작가의 이런 진솔된 마음이 내게 파동을 전해 준 것일까? 제일 먼저 내 시선을 잡아 끈 제목은 ‘자살을 꿈꾸는 그대에게’다.

<……
그대여.
한 평생을 지독한 가난과 핍박 속에서
아름다운 시를 쓰다가
천수를 다하고 하늘로 돌아간 시인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
가서 아름다웠노라고 말하겠다던 시인처럼
그대도 천수를 다할 때까지
천지만물을 눈물겹게 사랑하고
그대 자신을 눈물겹게 사랑하라.
이 세상에 아직도
외롭고 가난한 시인들이 죽지 않고
살아 있다면
분명 그대도 살아 있을 가치와 희망이 있다.
용기를 가져라.
분연히 일어서라.
그대는 젊다.>

맨 마지막 구절에 나는 눈물을 쏟을 뻔 했다. 괜히 복도 끝으로 난 작은 베란다에 나가 담배를 피워 물었다.
오늘 저녁 나는 <자살을 꿈꾸는 그대에게>와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그대에게>를 베꼈다. 한 줄 한 줄 베껴가면서 웃고 울기를 반복했다. 내게 날개가 생기려나 보다.
2007-10-18 11: 10 PM
IP *.152.178.19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

VR Left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56 열정적으로 살아라 날개달기 2009.07.27 2556
755 재미있는 전략이야기 26-전략의 핵심요소 地-形-時-勢 [2] crepio 2010.03.17 2556
754 What time is it? [1] 나리 2009.06.17 2557
753 재미있는(?) 전략이야기-전략, 인간사회로 진입하다. [1] crepio 2009.09.06 2561
752 막내 삼촌 [2] 나리 2008.12.30 2562
751 <라라26> 달덩이처럼 빛나던 시인이 있었지 [2] 한명석 2010.03.17 2562
750 재미있는 전략이야기24- 심흑(心黑), 예측할 수 없는 비정형... [4] crepio 2010.03.02 2565
749 심천. 홍콩에서 기차 타고 넘어간다. 맑은 2011.11.10 2565
748 [꿈과그림2] 결핍과 욕망 한정화 2010.04.22 2566
747 일로서 마음을 연마하다. 맑은 2009.06.27 2567
746 생각의 양이 행동을 결정한다. 맑은 2009.07.26 2567
745 진화하는 삶이란 crepio 2011.02.28 2568
744 수많은 작가들 file 한정화 2011.09.07 2569
743 나만 할 수 있는 일. [1] 맑은 2009.02.12 2570
742 삶, 약속을 지키는 몸부림. 맑은 2009.02.13 2571
741 <라라44호> 선한 중독 [5] 한명석 2010.05.29 2574
740 재미있는 전략이야기22-면후, 그 냉철한 부동심 II [4] crepio 2010.02.15 2575
739 재미있는 전략이야기34-전략적 사고력 1 [2] crepio 2010.05.17 2577
738 [나의 스토리 10-6, 누운 이유] [3] 이철민 2010.11.27 2577
737 재미있는 전략이야기14- 'Better'Game의 대안,'Different'... crepio 2009.12.07 25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