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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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자동차가 지저분하고, 책상이 엉망입니다. 하나를 보면 전체를 알 수 있습니다. 일에 순서가 없고, 산만한 모습은 정신없는 내면의 반증입니다. 가게 분위기는 사장의 정신상태와 일치합니다. 사장의 신경이 딴 곳에 가있으면 가게는 죽습니다. 구체적인 사실이 보이지 않는 상황을 말합니다.(body makes life)
오늘 하루를 봅니다. 하루는 과거의 결과이며, 미래의 시작입니다. 운동을 했고, 책을 읽었으며, 디자인 전시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가게 와서 일합니다. 직장 다닐때부터 이런 생활을 꽤 오래했습니다. 마음은 가볍게 들떠서, 이것 저것 배우러 다니지만, 결과는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본업을 위한다는 배움이 오히려 본업의 지겨움을 피하는 도피가 아니었나 반성합니다.
저는 할 줄 아는 것이 많습니다. 아는 것도 많습니다. 허나, 제대로 하는 것 없고, 제대로 아는 것 없습니다. '사람은 아니, 저는 하나를 제대로 해내기도 어렵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받아들입니다. 또한 가지고 있는 시간과 에너지의 양도 바로 봅니다. 시간은 모자르고, 할 일은 많습니다. 하나를 충분히 하기보다, 여러개를 날치기로 해치웁니다. 오늘 하루 그랬습니다. 이런 인생에 무엇이 남을까요? 어설픔과 버벅거림뿐입니다.
한계를 인정하고, '하나(the one)'를 보고, 다듬고 또 다듬습니다. 2008년 댄스와 장사를 시작하고, 아이를 키웠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지금 부터입니다. 나는 지극히 모자른 사람이라는 사실. 한 여자만 사랑하기에도 가슴이 작다는 사실. 한가지 일에 집중하기에도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실.
조급함에서 뿌리깊음으로, 산만함에서 일편단심으로,
오만에서 겸손으로.

오늘 대학원 시절의 약간은 특이한 교수님이 냈던 숙제를 기억하고는 사진첩을 뒤적여 보았습니다. 교수님의 숙제가 무엇이었냐 하면 자기만의 "작품"을 하나 내라고 하셨거든요. 그때 생각한 것이 나에게 가장 소중한 이세상의 작품은 나 자신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달동안 면도를 하지 않은 사진...
변명이지만 주변의 정리되지 못한 상황 자체가 자존감이 없음을 말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정리된 상태보다 정리되지 못한 상태가 훨씬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하지요. 그게 물리학에서 말하는 엔트로피증가하는 방향이기 때문입니다. 상황은 상황일뿐 그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의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
이런 마음의 준비를 하고 글을 열어보니 좋은 말씀이군요. 역시 글은 일부만 발췌해서 인용하거나 생각하게 되면 문제가 많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줍니다.
좋은 글 그리고 그 글의 울림 참 좋습니다.
오늘도 맑은 하루가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무질서를 보여주는 증상은 차의 상태에서도 나타난다. (중략) 무질서 상태에 이르면, 나는 자존감이 낮아진 것을 깨닫게 된다.'_고든 맥도널드_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성장_126
라고 나와있네요.
햇빛처럼님께서 말씀하신, 엔트로피는 감성적인 측면에서 말씀하시는 것이고, 성과와 경영 측면에서 엔트로피는 바람직하지는 않습니다. 점점 쓸모없는 에너지로 변해가는 것이니까요. 피할 수는 없지만, 늦출 수는 있습니다. 저는 그 방법이 정리, 디자인 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쪼록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합니다.
좋은 하루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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