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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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붙여주지 않으면 의미 없는 삶이 된다. 시간이 아까워서 글을 쓰지 않으면 삶은 메마른다. 계획도 의욕도 생기지 않는다. 치열한 글쓰기가 치열한 삶이다.
술술 나오면 괜찮은데, 처음 부터 쓸려면 막막하다. 문장 몇개를 써놓고 쪼물락 거리는데, 답답하다. 막힐때는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베낀다. 신문 사설이 좋다. 시사도 알 수 있고, 글의 구조도 파악한다.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 지, 필자는 그 모습을 어떻게 펼치는지를 본다. 그래도 막히면, 다른 사람의 글을 또 베낀다. 시도 좋고, 소설도 좋다. 시는 상징적인 표현을, 소설은 서사구조를 살피며 쓴다.
필사하다가 '내 글'로 돌아온다. 목표는 인풋이 아니라, 아웃풋인 것이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는 틈이 있고, 비집고 들어가 살을 채운다. 채우다가 한숨 돌리겠다 싶으면, 문단을 나눈다. 엉뚱하게도 원래 계획했던 글과 다른 주제가 떠오르면, 그 글을 쓴다. 아니면, 애초에 생각했던 결론과는 다른 길로 빠지기한다. 이것이 글쓰기의 묘미다. 더하고, 빼고, 위치를 바꾸다 보면 낯선 진리를 스스로 읊조린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면, 타인의 일을 도와준다. 조언도 조언으로 끝날 뿐이다. 정답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일을 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얻는다.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것이 어렵다.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서 어렵다. 구체적인 방법이 안나오면 시스템이 다운된다. 의기소침해진다.
가장 안 좋은 것은 무엇을 쓸까?생각하며 펜을 놓고 있는 것이다. '무엇을 할까?'생각하느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시행착오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면, 타인의 결과물을 따라한다. 복사해서 가져다 붙이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내 이야기를 위해서 타인이 튼 길을 가보는 것이다. 위대한 사람이 쓴 글을 따라 가면, 그의 궤적이 자연스럽게 내 안으로 갈무리된다.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행동으로 나온다.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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