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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4일 19시 16분 등록
일본 홋카이도는 북위 43도에 있습니다. 같은 위도로서 미국의 밀워키, 독일의 뭔헨등, 이곳의 특징은 물맛이 좋다는것입니다. 그 물로 만든 맥주맛도 좋습니다. 홋카이도의 중심지는 삿포로인데, 삿포로 맥주는 일본 전체를 대표합니다. 일정중에 삿포로 시내 관광이 있습니다. 가고 싶으신 분은 오늘 저녁까지 저에게 말씀해주세요. '

홋카이도는 한국에서 약 3시간 30분 가량 걸린다. 치토세 공항에서 내리면, 숙소까지 1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그 시간동안 위의 멘트를 시작으로 전체 일정과 호텔 사용법, 티오프 시간을 손님들에게 일러준다. 보통 3박4일로 오는 손님이 많았다. 대학교 여름 때마다  한국 손님을 모시고, 일본 골프장을 안내하는 일을 했다.

사회 생활 초기에 여행사에서 일한 것은 행운이었다. 재미있고, 박진감 넘친다. 아무리 손님이 모질게 나를 대해도, 헤어질 때는 아쉬움이 남는다. 거기에 팁까지 주면, 그 안타까운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역마살 낀 사람이 여행업에 종사한다고 하는데, 나는 거꾸로 여행업에 있다 보니, 거꾸로 역마살이 생긴 듯 하다. 요즘처럼 가게와 집만 왔다갔다 하는 생활이 조금씩 답답하다. 태평양은 무리더라도, 현해탄은 한 번 건너갔다 오고 싶다.

많은 손님이 어린 나의 안내를 받아서, 골프와 관광을 즐겼다. 당시 골프붐이 조금씩 일기 시작했는데, 골프를 치러 오는 손님들은 그나마 재력이 있거나 사회적으로 성공한 분들이었다. 영화배우도 있었고, 전직 장관, 대학교수, 변호사, 의사, 기업인등....얼떨결에 악수하고 헤어진 분 중에는 대법원장도 있었다.

골프장은 매우 넓다. 카트가 먼저 가버리는 바람에, 골프장 한복판에서 호텔로비까지 뛰어간 적이 있는데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다. 손님들 골프채와 골프장은 물리도록 보았다. 플레이를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손님들은 골프를 인생에 비유했다. 얼핏 보아도 그런 것 같은데, 굽이 굽이한데다 벙커도 있고, 호수도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은 삶의 상징이다. 욕심이 과하면 안되지만, 그렇다고 없어도 안된다. 골프는 또한 중용의 백미다.

지금 그 시절 골프장을 떠올리는 것은, 필드에 나가야 홀이 보인다는 사실 때문이다. 분명 삶은 '목표'가 이끈다. 눈을 떳는데, 갈 곳이 없고, 할 일이 없으면 그것만큼 사람을 처지게 만드는 게 없다. 그렇다고, 경험 없이 목표를 세울 수도 없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무엇을 기초로 앞날을 계획할 수 있겠는가?

자신이 원하는 분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막상 그 분야에 가면 환멸을 느낄 수도 있다. 중소기업은 신입사원 반 이상이 1년도 안되서 퇴사한다. 취업난이 심각한 요즘도 마찬가지다. 금융권의 경우는 퇴사자가 없는데, 그것은 일이 좋아서가 아니라, 복지나 급여 조건이 좋기 때문이다. 진로는 자신이 결정한다기 보다, 결정되어지는 부분이 훨씬 많다. 삶이 힘들고, 복잡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면, 힘들듯이 사회생활 초기에 주어진 일을 역행하면, 꼬인다.

목표란, 지금 나를 둘러싼 요소들의 조합이다. 적어도 현재 준비하고 있지않은 일에 대해 계획만 하는 것은 바림직하지 않다. 필드에 나가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 지 알 수 없다. 전략이라는 것이 현장을 알지 못하면 무의미하다. 은행원이 음식점을 차리기 위해서 틈틈히 요리를 배우고, 주말에 알바를 뛰고, 창업 박람회에 간다면 목표를 향해 나간다고 볼 수 있다. 현업은 미래를 위한 자금을 조달해준다. 실질적인 행동이나, 투자나 여유가 없다면, 꿈은 꿈으로만 남는다. 지금 하고 있는 일과 관련이 있으면서도, 최단 시간에 도달할 수 있는 곳, 그 곳을 다음 목표로 한다. 한번에 쳐서 다다를 곳을 목표로 삼는다. 그만큼이 내 역량이다.

농구에서는 3점슛이 자주 나오지만, 골프에서 홀인원은 일생에 한 번 나올까 말까다. 목표를 향해 간다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시행착오가 있다. 경험이 많을수록 시행착오는 줄어든다. 이렇게 볼 때, 한 번에 목표까지 도달하는 달성능력은 훈련의 결과다.  

정리해보건데, 현재 그림과 요리와 글쓰기를 한다. 모두 간접적으로 현업에 도움이 된다. 업장에 시각요소를 디자인하고, 요리를 배우면 주방과 좀 더 친해진다. 글쓰기로 내 OS를 업데이트한다. 글을 쓰지 않으면, 혼이 빠진 사람처럼 기계적으로 하루를 산다. 다음 목표를 향해 정리할 것은 정리하고, 나머지 요소로 좀더 초점을 맞추어야 겠다. 아마도, 장사, 교육 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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