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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7월 18일 23시 20분 등록
DSC09314.jpg작년 11월 부터, 어제까지 그림을 그렸다. 매주 2번, 3시간씩 그렸다.

그림을 그리고 싶기도 했지만, 어느 사업에나 미적 감각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실례로 기업은 때가 되면, 회사의 CI나 상표 디자인을 바꾼다. 한화, 웅진, 국민은행, 기업은행등은 외국 유명 디자이너를 섭외해서, CI를 교체하는 데 수십억을 투자한다. 디자인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거리에 간판이나 지금까지 써왔던 양식을 바꾸는 것은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 이렇게 까지 투자하는 것은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불황속에서도 CI를 교체하면 주가가 올라간다. 소비자는 기업의 참신한 이미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는 얘기다. 

좋아 보이는 것에 신용이 간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신용거래를 할 때, 상품이 좋고 값이 싸도, 홈페이지 디자인이 후줄근하면 구입하고 싶지 않다. 음식점도 주인장이 배 나오고, 머리도 덥수룩한 모습으로 써빙 보면 밥맛이 똑 떨어진다. 식당 구석구석까지 지저분해 보인다. 잘 생기고, 키 큰 사람이 못생기고, 뚱뚱한 사람 보다 수입이 많다는 보고도 있다. 실물 보다 물건의 환상을 구입하는 요즘은 물건 자체보다, 포장하는 기술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그림을 배웠다. 문제라면, 내 눈은 매우 높은데, 내 손은 그 수준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업장 게시물이나 쿠폰은 직접 디자인을 하는데, 그림 덕분에 감각이 좋아진 것 같다. 또, 간판 아저씨와 디자인에 대한 논쟁을 할 수도 있었다.  혼자서  원소스를 제작하는 것은 아직 무리다. 이렇게까지 할려면, 시간을 더 투자해야 한다. 사업하는 사람이 그림만 그리고, 앉아있을 수는 없다. 그림에 대한 갈증도 이쯤에서 만족하자.라고 생각해서 그만두었다.

얻은 것은 많다. 그림 자체와 그림 스킬은 오히려 덤이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보여줄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서도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 사회인이 되면, 연속적으로 3시간을 쓸 수 있는 기회가 없다. 3시간 동안 무언가를 붙잡고 있으면, 그럴듯한 콘텐츠가 나온다. 방법이나 기교는 생각보다 덜 필요하다. 콘텐츠가 나오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시간을 투입하지 않기 때문이다. 업무 시스템에 투입하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나온다. 시간 확보가 관건이다.

목표설정의 중요성도 깨달았다. 그림을 그릴 때는, 대상을 보고 그린다. 자주 대상을 볼수록 그 대상과 비슷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하다. 사실 일상에서 제대로 듣거나, 보지 않는다. 난 아내의 말을 경청해 본 적이 없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실천하기는 어렵다. 지금까지 관성과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보기 , 듣기 능력이 떨어졌다.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고, 들어야 할 말을 이해하는 데 능력이 부족하다는 말이다. 

대상을 보면 볼수록, 보지 못했던 부분이 나온다. 글쓰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려오기를 반복하라고 움베르트 에코는 말한다. 내 글쓰기 방법이라면, 이 방법이 전부다. 많이 올라갔다 내려올수록, 글은 좋아진다. 글쓰기도 역시 시간의 문제인 것이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 빈틈이 보이고, 그 틈을 채우면 콘텐츠가 풍성해진다. 앞 뒤의 연결부분이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나만의 논리가 탄생한다.
 
목표를 세웠으면, 그 목표를 '알더라도', 보면서 확인하는 노력은 따로 필요하다. 목표를 자주 볼수록, 그 목표와 닮아지거나 근접해진다. 월급만으로 10억을 모은 사람이 티브이에 나왔었다. 그 사람도 목표 수치를 잘게 나누어서, 매번 '보았다'고 한다. 목표의식은 자주 보아야 생긴다. 노가다 다.

'그림과 경영'이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오픈하고 싶다.
IP *.129.207.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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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처럼
2009.07.19 23:26:10 *.64.107.166
드디어 해내셨군요.

춤 그림,, 님의 그 열정이 늘 자극제가 됩니다. 그리고 그 전시회 여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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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2009.07.20 18:30:31 *.129.207.200
좋아서 한 것일뿐, 특별한 결과물이 남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항상 응원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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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
2009.10.25 17:53:21 *.217.200.235
많은 글과 그림, 사진 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좋아서 한일엔 아무 바라는 것이 없다.. 맞아요 그것이  이 삶에 있어 정답인것 같아요  그 좋은일을 어떤방법으로 어떤방향으로 구체적으로 할지가 늘 고민이네요 ㅎㅎㅎ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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