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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 5일 16시 25분 등록

책을 구매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저자이력? 추천서? 내용? 판매순위? 지인 가운데 표지디자인을 보고 구매한다고 말한 이도 있다. 짐작했다시피, 그는 디자이너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흔치 않을 테고, 대체로 저자이력, 추천서, 내용, 판매 순위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구매하리라. 이렇게 다양한 요소들 가운데 구매여부를 결정하는데 가장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 저마다 다양한 의견이 있겠지만,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책을 고를 때 저자의 이력을 우선적으로 찾아 본다. 어느 학교 출신인지, 경력은 어떤지, 전문가들의 평가와 대중들의 인지도 등 책의 수준을 가늠케 하는 정보를 고스란히 담고 때문이다.

출판사 관계자들은 잠재적인 독자들에게 책의 품질에 신뢰를 주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섭외하길 힘쓴다. 기획에 적합한 인물들을 여러 경로를 통해 탐색하며, 전문성과 대중성을 갖추고 있는지 시험하는데 이때 기대수준을 만족시켜야만 비로소 집필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책을 출판할 정도라면 검증된 전문가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들은 이미 출판사 관계자들의 시험을 거쳤고 그 기준을 만족시켰다. 더구나 이력은 실력을 반영한다. 그러므로 저자의 이력이 독자로 하여금 양질의 책을 구매하도록 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저자의 이력과 책의 품질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유의하자. 저자의 이력과 작문실력은 상관관계가 아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저자는 관심의 대상이 아니다. [1] 중요한 건 오직 책 내용이다. 잠시 생각해보자. 대형서점에 가면 서가 앞에서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단지 호기심에 이끌려서 재미있는 부분만 읽기도 하고, 핵심내용만 집어가기 위해 읽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에게 필요한 책을 신중하게 고르기 위해 읽는다. 이러한 읽기는 구매가격에 대한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으로, 글의 흡입력이 강할수록 구매할 확률은 높아진다. 결국 독자는 책의 내용을 보고 결정하는 셈이다. 따라서 책의 내용과 상관없이 저자의 이력을 신뢰하여 책을 구매한다면, 뒤늦게 실망할 가능성이 있게 된다. 출판사 관계자들은 저자의 이력에 걸맞은 책을 출판하려 애쓰지만, 언제나 그렇듯 항상 바람대로 되진 않는다. 더구나 수익만을 위해 그럴듯한 저자를 섭외하는 비양심적인 출판사 관계자들도 의외로 많다. 이들은 유명한 인물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즐겨 사용한다. 그러므로 양질의 책을 읽고 싶다면 저자의 이력은 잠시 잊어라. 대신 책을 열심히 읽어보고 결정하라. 가급적 책 내용만으로 구매여부를 결정하라.

 

 

* 이 원리는 인재채용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채용담당자들은 지원자들의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포트폴리오가 그에 대해 모든 걸 말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유의하자.



[1] 물론 저자와 글은 분리될 수 없다. 글은 그 사람의 지식만이 아니라 인격을 반영하므로, 책을 읽을 때 우리는 저자에 대해서도 읽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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