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명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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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두 번째 책인 “나는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가 막 출간되었다. 책을 쓰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이 책을 쓴 과정을 소상하게 밝혀보고자 한다. 꼼꼼하게 읽어보면 참고가 되는 사항이 있을 것이다. 혼란과 슬럼프를 나만 겪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비롯해서, 책쓰기로 가는 느슨하지만 확실한 사이클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2010. 2/3 시작
타이틀 ‘라라’를 걸고 연재를 시작하다. ‘라라’는 ‘글쓰기라는 경전writingsutra’ 의 줄임말이다. 막 시작한 글쓰기강좌를 책임성있게 하기 위해 글쓰기 분야에 나와 있는 책을 성심껏 읽고 소신을 정리하기 위함이다. 이 작업의 최종목표는 책쓰기밖에 없다는 생각에 자연히 책을 쓰기로 마음먹었으나, 고수가 즐비한 이 분야에서 내가 책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2월에 16편, 3월에 15편을 썼으니, 열정이 충만한 듯 보였을지 몰라도 내 속마음은 그렇지 못했다. 이처럼 어떤 주제에 대해 써야겠다고 작심하고 쓰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대로 발산하는 쪽을 선호하는 나로서는 재미도 확신도 없었다.
2010. 7/26 출간계약
고즈윈 출판사와 출간계약을 하다. 그동안 44편의 연재를 하면서 초기의 난감함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던 때였다. 글쓰기에 대한 책도 40여 권 읽었다. 놀랍게도 무조건 읽고 쓰다보니, 초기의 어정쩡함에서 벗어나 틈새를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기 시작한 때였다. 슬슬 재미있어지기도 했다.
2010. 8~9월 1차 슬럼프-2개월간 아무 것도 쓰지 못하다
한 줄도 쓸 수 없을 정도로 혹독한 슬럼프를 겪다. 흥미로운 것은 첫 책을 쓸 때도 똑같은 과정을 겪었다는 점이다. 그 때도 계약을 하자마자 두 달 정도 머릿속이 하얗게 휘발된 듯 아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고, 자연히 아무런 글도 쓸 수가 없었다. 그런데 Yes24에 ‘Bookmaking story'를 연재한 남인숙도 같은 경험을 말하고 있다. 슬럼프의 시기와 기간이 거의 같다.
2010. 10/4 1차원고 반려
그런 와중에 약속한 날짜가 닥쳤으므로, 50여 편의 조각글을 이어붙여 어찌어찌 1차원고를 써서 출판사에 보냈다. 여기에 대한 출판사의 피드백은 아주 완곡했지만 행간에 함량미달이라는 의미를 품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아니나다를까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내 요청에 상당히 반가워하며, 얼마든지 시간을 써도 좋다는 답변을 듣다.
2011. 1월. 2차 슬럼프-4개월간 손 놓고 있다
그 뒤로 4개월 동안 원고를 밀쳐두었다. ‘라라’는 10월에 6편, 12월에 4편, 1월에 4편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원고에는 손도 대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출판사에서 슬며시 원고 진행상황을 묻는 메일이 오다.
2011. 2~3월 테마를 바꾸고 싶다는 해프닝
엇 뜨거라 싶어 다시 원고 생각으로 머리를 채웠지만, 쓸 수 있다거나 쓰고 싶다는 생각이 돌아오질 않았다. 이런 상태가 계속되다가는 영영 쓰지 못하는 일도 생기겠다싶어 적극적으로 돌파구를 찾다. 대안을 찾으려는 독서를 열심히 하던 중, ‘마흔의 글쓰기’를 하면 할 말이 좀 있을 것 같았다. 즉각 출판사에 제안했으나 답변이 없다. 조용하지만 심지굳어 보이는 출판사 대표의 스타일로 보아 이건 분명한 거부이다.
2011. 3/20 극적인 전환
궁즉통이라 했나? 출판사의 답신을 기다리며 노심초사하던 어느 순간, 심리적인 장벽 하나가 툭 하고 무너지는 것이 느껴졌다. 타이틀을 중요시여기는 출판사 방침도 알 것 같고- 내 책은 기획단계부터 타이틀이 정해져 있었다- ‘마흔’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지만 않을 뿐, 마음에 품고 쓰면 결국 같은 얘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고를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정말 썼다.
2011. 6/20 3개월 동안 원고 집필
역시 글쓰기에는 심리적인 요인이 중요하다. 쓸 수 있다, 써야겠다고 마음먹자 마자 정상속도로 풀려나가, 별 어려움없이 원고를 완성할 수 있었다. 원고 참 좋다고, 감동적이라는 대표의 문자에 오히려 내가 감동하다.
2011. 8/10 블로그를 통해 출간제의를 받다
블로그인지 카페인지 아무튼 웹을 통해 내 강좌를 접한 편집자로부터 출간하자는 제의를 받다. 몇 달 전에도 같은 일이 있어서 이번이 두번 째다. 흥미롭게도 이번 편집자는 강좌를 그냥 엮어도 좋겠지만 '글쓰기와 자기계발'이라는 요소를 살짝 입혀도 좋겠다고 한다. 내 책의 방향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컨셉제의에 살짝 놀라다. 편집자들의 감각에는 통하는 점이 있나보다.
2011. 9/1 출간
가을의 초입이자 2학기의 시작인 9월 출간을 목표로 상당히 빠르게 출간 절차가 진행되었다. 책에도 내리사랑이 적용되는지? 이 책이 첫 책보다 훨씬 애틋하고 마음에 든다. 조금 작은 판형이라 날렵하게 보이는 점, 참하면서도 환상적인 표지, 깔끔한 내부디자인, 본문에 삽입된 너댓장의 컬러 그림이 좋다. 그림들을 전형적으로 챕터가 바뀌는 곳에 넣지 않고, 제각기 다른 크기로 느닷없이 아무 데나 끼워넣은 것이 제일 좋다.^^
첫 책의 경우, 1년 동안 주제와 관련된 책을 접할 수 있는 한 모조리 읽었다. -권 수를 메모해 놓지 않은 것이 서운- 조각글을 90편 썼을 때 계약이 되어, 두 달 슬럼프를 겪은 후 4개월 간 집필했다. 편집자 사정으로 출간 절차에 6개월이 걸려 에누리없이 2년이 걸렸다.
두 번 째 책의 경우, 1년 동안 글쓰기에 대한 책 100여 권을 읽었다. 조각글 44편 썼을 때 계약이 되어 두 달 슬럼프, 넉 달 휴지기를 거쳤지만 출간절차가 빨라 총 1년 7개월이 걸렸다.
책 두 권을 쓰고 난 최대의 성과는, 어떤 분야든지 책 100권만 읽으면 책을 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첫 책에 대한 갈증이 가시고, 두 번 째 책으로 어느 정도 자신감을 얻고 나니, 이제 팔리는 책에 도전하고 싶다.^^
글쓰기강좌를 하고 있습니다.
9월 23일부터 9기 강좌가 시작됩니다.
글쓰기를 통한 삶의 혁명 카페 --> http://cafe.naver.com/writingsutra

1년동안 구준히 책을 쓰셨을거라 짐작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구나 싶기도 하고
어쨋든 아주 큰 도움이 되네요. 감사합니다.
책은 조금 남겨두고 거의 다 읽어 갑니다.
가장 훌륭하게 느껴지는 점은요,
정말 옆에서 조근조근 일러주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글이 아니라 말을 지어라,는 책 속 조언이 어떻게
실제로 구현되었는가를 증명하시는 것 같습니다^^
글쓰기 강좌를 직접 꾸려가시면서 쓰신 글이라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첫 책보다 훨씬 술술 잘 읽혀집니다.
아, 저도 언젠가 선생님의 책과 글에 도움을 받아 책이 나오게 되었다는
글을 써야할텐데요 ㅋㅋ
추석명절에도 한가한 맏며늘..^^
명절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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