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

커뮤니티

나의

일상에서

  • 맑은
  • 조회 수 1993
  • 댓글 수 0
  • 추천 수 0
2011년 9월 30일 23시 50분 등록
언양에 가다. 인구 3만인 촌에서 선전하는 매장이 있다고 들었다. 언양이라는 곳이 있는지도 몰랐다. 실제로 가보니, 과연 촌이다. 200미터 남짓한 번화가에 버스터미널이며, 음식점이며, 롯데리아, 화장품 가게가 빼곡히 늘어서있다. 그게 전부. 이곳에서 하루 2백만원 가깝게 매출을 올리다니 대단하다. 월세가 이백이니까, 한달에 이천만원 가깝게 번다는 이야기. 웬만한 임원 부럽지 않은 벌이다. 

회사는 퇴사해야 하지만, 개인 사업은 퇴직의 걱정이 없다. 노하우가 쌓이고, 쌓여서 다음 사업에 힘을 발휘하는 선순환 구조다. 직장은 재직중일 때 '안정적'이라는 메리트가 있다. 퇴사하면, 자신의 노하우를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 산업의 문제는, 회사 나오면 할 것이 없다. 자본이 있으면, 프랜차이즈 식당을 하고, 없으면 아파트 경비나 택시 운전을 한다. 어쨋든 늦은 나이에 새출발해야 한다. 

장사, 자기 사업, 자영업 모두 같은 말로. 특별한 노하우는 없어보인다. 노하우를 전해주고 싶어도, 자신에게 통하는 것이 타인에게 똑같이 적용되기도 어렵다. 우리 부모님은 오랫동안 장사를 하셨다. 당신들이 내게 전해준 것은, 하루도 빠짐없이 가게에 출근하고, 자신의 사업에 책임을 가진다는 것이 전부다. 노하우가 없다는 것이, 장사의 유일한 노하우다. 하루라도 빨리 자기만의 노하우를 축적해가는 것이 방법. 

바쁜 와중에도 사무실에서 차를 마시다. 나는 화장품업을 올해 시작했다.그녀는 경력 7년이나 되는 베테랑으로,  그저 욕심 많고, 열심히 하는 것이 비결이라면 비결. 나도 그녀처럼 열심히 하자는 다짐을 하고 서울로 오다. 상반기에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사장님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광주, 부산, 여수, 언양, 대구...감사하게도 처음 보는 사람임에도, 밥도 사주시고, 좋은 말씀도 해주셨다. 지금은 매장이 안정됐다. 빠르게 안정된 이유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이야기를 들은 덕분이다. 배우고 싶으면, 찾아가서 묻고 듣는다. 지식을 듣기도 하지만, 열정도 얻는다. 

유독, '어 이놈 봐라'라는 느낌이 드는 사람이 있다. 그들의 특징은, 새로운 일을 맡아도 금방 적응하고 척척해나간다. 전체의 성과에 초점을 맞추고, 집중한다. 그 사람에게서 성과가 나오니, 주변 사람들도 그를 좋아한다. 이런 사람들은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 행운이다. 이런 사람을 상사로 모신다면, MBA 가지 않아도 된다. 이들의 특징은 '일에 대한 자기만의 시스템'내지는 '철학' 혹은 '기본 틀' 이 있다는 점이다. 

어머니는 외식업 전문가다. 그녀는 인생의 로드맵을 만든 것도 아니고,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적성 검사를 하지도 않았다. 하루하루 주어진 일을 하다보니까, 오늘날 전문가로서 대접 받는다. 그녀가 식당을 차리겠다고 마음 먹으면, 10일 안에 셋팅을 끝내고 손님을 받을 수 있다. 번개불에 콩구워 먹는 스피드에, 아들로서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어쨌든 그렇게 매장을 만들어 놓으면, 직원들과 손님들, 음식들이 어우러져서 식당이 '작동'한다. 특히나, 요즘은 전산 시스템이 잘 되어있어서 사장의 손이 덜간다. 그녀는 지금까지 이런 스타일로 사업을 해왔고, 이 방법이 때로는 마찰을 일으킬 때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성공했다. 

사업의 노하우라고 하면, 자신만의 방법론을 얼른 찾아내는 것이다. 이것은 찾는다고 찾아지는 것도 아니고, 실무에서 무수히 실험을 하면서 조금씩 축적된다. 마치, 격렬한 운동 끝에 얄상하게 근육이 겨우 붙는 것과 같다. 구글은 '빨리 실패하라'고 했는데, 사업의 노하우를 얻는 것에도 시간이 걸린다. 학원의 강좌나, 성공자의 강연으로 전수 받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나의 경우. 노트를 하나 만든다. 그 안에 매출 향상 방법을 가득 적는다. 매일 보면서, 실행한다. 실행하면 생각지 못해던 노하우가 나오고, 그 노하우를 기초로 또 다른 발상이 가능하다. 일주일에 노트 한권씩을 채우니 몇권이 쌓였는데, 그 쌓여 있는 모습이 내 사업력 같아 보여서 뿌듯하다. 자기만의 틀을 만들어서, 유지해나가는 것이 성공적 사업자의 공통점.

어떻게 사업할 것인가? 경영은 실행이 전부다. 기획하고, 실행하고, 피드백 받고, 또 기획하고 실행하고, 피드백 받기의 반복.  
IP *.111.206.9

덧글 입력박스
유동형 덧글모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