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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3일 23시 39분 등록
중이 제 머리 못깍는다'고, 직원들에게 일을 시키기는 쉽지만, 사장인 나의 포지션을 정하는 것은 어렵다.  

'사장님, 드릴 말씀이 있어요'

S는 똑똑한 판매원이다. 그녀의 당찬 행동을 보면 무서울 때가 있다. 아직 어리고, 뭘 몰라서 그런 것 보다는, 똑똑하다. 여행사 다닐때부터 중국인들을 보아오다. 우리 가게는 음식점과 화장품점에서도 중국교포들과 함께 일해왔다. 어머니는, 조선족 덕분에 재미좀 보셨다고 말씀하시곤 한다. 조선족들은 성실하다. 시키지 않는 일도 열심히하고, 상대의 마음을 잘 안다.

오늘날 중국이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지만, 그 전부터 중국인들은 전세계 경제의 핵심에 있었다. 돈이 있는 곳이라면, 도전하고 삶의 뿌리를 내린다. 세계 어딜가나 중국인이 없는 곳이 없다. 그들에게는 타고난 비지니스 능력이 있다. 사람을 볼줄 알며, 사람의 심리 속에 심리를 간파하다. 

S는 월급을 올려달라고 했다. 상대의 기분과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도 특징이다. 이런 협상은, 옳다. 일본이과 한국인은 이점이 약하다. 자신의 이익 보다는, 상대의 눈치를 본다.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는 '이기는 협상이 좋은 협상'이라고 했다. 협상은 윈윈이 될 수 없다. 내가 이길려고 협상한다.

'중국에서는 6개월 되면, 월급을 올려준다.' '1년 되면 또 올려준다.' '성과급은 내가 노력해서 번 돈이기에, 월급은 아니다.' 라는 둥. 아전인수로 유리한 이야기만 늘어놓는 모습에 짜증이 났다. '이 아이 머리통엔 돈 밖에 없나?'씁쓸해하며, 생각해보겠다고 하다. 조만간 중국에 다녀올테니, 그 전까지 깔끔하게 마무리 짓고 싶다고 말한다. 사장에게 으름장 놓고, 그렇게 가버렸다. 마음 같아선, 당장 그만두라고 하고 싶었지만 일할 사람이 모자르다. 사람을 써보니까 망나니라도 없는 것 보다는 낫더라. 삼성이나 애플에서는 인재들이 몰려들지만, 경제의 최전선인 자영업에서는 여전히 일할 사람이 모자르다. 

다른 사장님들에게 시세를 묻다. 올해 상반기에만 화장품가게가 4000개 가깝게 생겼다. 판매원이 모자르고, 신입도 초봉 40만원 가깝게 뛰었다. 식대제공에, 침소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깜짝 놀랐고, 이런 상황이라면 월급을 올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직장 다닐때는, 사장님 무서워서 말한마디 못했는데, 이들은 사장에게 돈 올려달라고 하고, 으름장까지 놓는다. 월급 몇십만원 올려주는 것이, 무슨 대수랴. 서로 마음 편하게 일할 수 있으면 그걸로 족하다.

매니져 불러, 나의 생각을 전하다. 매일 얼굴을 보지만, 대화가 없으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엉뚱하게도 판매원들이 사장인 나를 부담스러워하고, 매장에 있으면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이야기를 듣다. 나도 느끼고는 있었다. 판매원들이 나를 보면 멀리 떨어져서 등을 돌린다. 몇개월 전만 해도, 장난도 치고, 간식도 사다먹고 분위기가 좋았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니, 매출이 오르고, 인센티브가 오르고, 내가 매출에 집착하다보니 나 또한 변하다. 직원들이 돈 받는만큼 일하지 않는다고 생각들면, 기분이 가라앉고 무거워진다.

아내는 나보고 '매장에 나오지말라. 안나오는 것이 도와주는 것이다.'라고 이야기. 가게 자리 잡은게 누군데? 팽당한 느낌이다. 어느 시점이 되면, 사장이 할 일이 없어진다. 개업 3개월만 지나면, 직원들이 감을 잡고, 6개월이 되면 완전히 자리 잡는다. 이 다음 필요한 것은 손님뿐이다. 손님을 끌어오지 않고, 매장관리만 하면, 직원과 사장 서로가 피곤하다. 사장눈에는 필연적으로 맘에 드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 다 자기성에 못찬다. 이것은 사실이다. 우리 어머니도 나를 보면, 맘에 안든다고 말씀.

일본에서 손님 오신다고 해서, 인천공항으로 마중 나가다. 일본에서 화장품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이다. (한국에 자주 오는데, 나랑은 커피만 마시고, 물건은 우리 가게가 아니라, 딴데서 구입한다.) 그는 일본에서 화장품 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재미가 좋다고 이야기. 나에게 일본에서 사업하는 것이 어떠냐?는 말을 하다. 

그전에, 공항에 가니 화장품 사업 하기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모습이 보였다. 출입구 앞에는 많은 가이드들이 피켓을 들고, 손님을 기다리다. 그 사이를 요리조리 다니며 가이드에게 무언가를 나누어주는 남자들이 보였다. 화장품 사장님들이다. 가이드에게 손님을 자기 가게로 모시고 오라는 사인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한국인들은 죽어라고 열심히 산다.

월급건을 계기로, 사장의 일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다. 매장이 잘 돌아가면, 사장은 직원들을 믿고 맡긴다. 그리고, 손님을 데리고 와야한다. 이 시대에 가장 귀한 것은 손님이다. 손님이 많고, 매출이 오르면 걱정할 것이 하나도 없다. 사업에 대해서 심각하게 생각하지도 않는다.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너무나 단순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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