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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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거 하지마라'
전날 숙취로 속이 팽팽 도는데, 손님이 말씀하셨다. 여행초부터 풋내기인 나를 못미더워했다.
노보리베츠(登別)는 일본의 3대온천이다. 일본인들은 유황온천을 일컬어, 지옥 온천이라고 한다. 분위기가 지옥같아서, 도깨비도 그려놓고, 옥황상제, 눈 하나 달린 귀신등 꾸며놓았다. 어느 온천은 탕이 스무개나 되었다. 한 탕씩 모두 들어갔다 나오니까, 다시 태어난 느낌이다. 온천을 마치고, 잘려고 하는데, 잠이 안온다. 호텔방에 덩그러니 총각 혼자 있으면, 고문이 따로 없다. 맥주 자판기와 객실을 왔다갔다 하며, 술을 마셨다. 그렇게 새벽까지 마시고, 잠들다. 아침에 일어나니, 손님과 약속한 시간보다 늦다. 가이드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지막날이라 봐주셨는데, 한 손님이 진지하게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너 이거 하지마라'
그 손님은 나에게 '하지마라' 말씀하셨지만, 당시 경험은 나에게 보석이 되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아들놈이 나와 성격이 같다. 여리고, 비위 약하고, 까다롭다. 큰소리 치면, 눈물이 글성글성하다.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에둘러 말한다. 거절당하면, 울상이다. 수줍음 많고, 감성적이고, 혼자서 끄적거리는 것 좋아한다. 내 성격이 그렇다. 장사하는 지금 많이 사회화 되었지만, 여전히 내 밑바탕에는 아들녀석과 같은 감성이 흐른다. 아무리 생긴대로 사는 것이 편하다해도, 이런 성격은 개선과 교정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공격하고 등쳐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사람의 천성은 바꿀 수 없다. 하지만, 훈련과 연습을 통해서 어느 정도 개선은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원하는 것이 있는데 아무말 못하는 바보같은 성격이, 스스로도 싫다.
일본에서 가이드를 할때다. 일이 끝나면,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마약같은 것이 있어서, 시즌이 되면 또 일을 한다. 손님들의 까다로운 요구를 들어주고, 안전하게 일정을 마칠 수 있도록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일본어 실력이 확연히 높아진 것도 이때다. 뒤에서 손님이 시퍼렇게 보고 있으면, 모르는 단어도 알아듣게 된다. 이 시절에 적극적이고 좀 더 행동지향적으로 변했다. 가이드는 역동적이다. 상황이 나를 밀어내기도 하지만, 손님이 사고를 터트리기도 한다. 일정을 모두 마치고, 손님들과 헤어질때면 눈물 날 정도로 아쉽다. 그 손님들을 위해서, 별의 별짓을 다하다. 아무도 내가 버스에서 마이크 잡았다고 하면 믿지 않는다. 이때 경험으로 지금 사업에서 삐끼도 하고, 도우미도 한다.
내가 내세울 것은 고작 이 정도다. 가슴 뿌듯하게 느껴지는 것은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공부한 경험이 아니다. 사람들과 부딪히고, 갈등이 생기고, 풀어나가고, 다시 헤어지는 과정이 뿌듯하다. 그때 나는 성장했다. 비지니스로 사람을 만나면 피곤한다. 갑과 을, 고객과 점원등의 관계로 만나면, 두렵기도 하고 상처도 받는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편한 선택을 하는 존재다. 공부를 해도, 사람과 만나는 공부가 아니라, 책이나 학원 같은 안전한 공부를 택한다. 그런 공부는 오히려 사람을 무능하게 만든다. 어설픈 잡기의 달인이 된다. 좋은 공부란 무엇일까?
사람과 비즈니스하는 것.
책은 덮자. 책은 책일뿐, 삶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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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숙취로 속이 팽팽 도는데, 손님이 말씀하셨다. 여행초부터 풋내기인 나를 못미더워했다.
노보리베츠(登別)는 일본의 3대온천이다. 일본인들은 유황온천을 일컬어, 지옥 온천이라고 한다. 분위기가 지옥같아서, 도깨비도 그려놓고, 옥황상제, 눈 하나 달린 귀신등 꾸며놓았다. 어느 온천은 탕이 스무개나 되었다. 한 탕씩 모두 들어갔다 나오니까, 다시 태어난 느낌이다. 온천을 마치고, 잘려고 하는데, 잠이 안온다. 호텔방에 덩그러니 총각 혼자 있으면, 고문이 따로 없다. 맥주 자판기와 객실을 왔다갔다 하며, 술을 마셨다. 그렇게 새벽까지 마시고, 잠들다. 아침에 일어나니, 손님과 약속한 시간보다 늦다. 가이드에게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마지막날이라 봐주셨는데, 한 손님이 진지하게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너 이거 하지마라'
그 손님은 나에게 '하지마라' 말씀하셨지만, 당시 경험은 나에게 보석이 되었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보니, 아들놈이 나와 성격이 같다. 여리고, 비위 약하고, 까다롭다. 큰소리 치면, 눈물이 글성글성하다. 원하는 것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에둘러 말한다. 거절당하면, 울상이다. 수줍음 많고, 감성적이고, 혼자서 끄적거리는 것 좋아한다. 내 성격이 그렇다. 장사하는 지금 많이 사회화 되었지만, 여전히 내 밑바탕에는 아들녀석과 같은 감성이 흐른다. 아무리 생긴대로 사는 것이 편하다해도, 이런 성격은 개선과 교정이 필요하다. 누군가를 공격하고 등쳐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사람의 천성은 바꿀 수 없다. 하지만, 훈련과 연습을 통해서 어느 정도 개선은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원하는 것이 있는데 아무말 못하는 바보같은 성격이, 스스로도 싫다.
일본에서 가이드를 할때다. 일이 끝나면, 다시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마약같은 것이 있어서, 시즌이 되면 또 일을 한다. 손님들의 까다로운 요구를 들어주고, 안전하게 일정을 마칠 수 있도록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일본어 실력이 확연히 높아진 것도 이때다. 뒤에서 손님이 시퍼렇게 보고 있으면, 모르는 단어도 알아듣게 된다. 이 시절에 적극적이고 좀 더 행동지향적으로 변했다. 가이드는 역동적이다. 상황이 나를 밀어내기도 하지만, 손님이 사고를 터트리기도 한다. 일정을 모두 마치고, 손님들과 헤어질때면 눈물 날 정도로 아쉽다. 그 손님들을 위해서, 별의 별짓을 다하다. 아무도 내가 버스에서 마이크 잡았다고 하면 믿지 않는다. 이때 경험으로 지금 사업에서 삐끼도 하고, 도우미도 한다.
내가 내세울 것은 고작 이 정도다. 가슴 뿌듯하게 느껴지는 것은 글을 쓰거나, 책을 읽거나 공부한 경험이 아니다. 사람들과 부딪히고, 갈등이 생기고, 풀어나가고, 다시 헤어지는 과정이 뿌듯하다. 그때 나는 성장했다. 비지니스로 사람을 만나면 피곤한다. 갑과 을, 고객과 점원등의 관계로 만나면, 두렵기도 하고 상처도 받는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편한 선택을 하는 존재다. 공부를 해도, 사람과 만나는 공부가 아니라, 책이나 학원 같은 안전한 공부를 택한다. 그런 공부는 오히려 사람을 무능하게 만든다. 어설픈 잡기의 달인이 된다. 좋은 공부란 무엇일까?
사람과 비즈니스하는 것.
책은 덮자. 책은 책일뿐, 삶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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