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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7월 13일 01시 50분 등록


마음이 급해지는 순간은
비집고 새어 나오는 虛함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끔씩 남은 生을 셈하다 보면
도저히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자리를 박차고 일어설 때가 있다.


꾹꾹 눌러왔던 고상함도 던지고
컬러플한 자존심도 치마폭에 숨기고,
지금 아니면 안될 것 같아,
말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아.


그 날부터 잘 살고 있는지,
내가 당긴 화살에 덧나진 않았는지,
쓸쓸한 건 괜찮은지,
고운 마음은 그대로 품고 있는지……


한 마디 남겨 놓지 않으면
여기서 두 발이 붙어버릴까,
혼(魂)이 떠났는데 백(魄) 남아 서성일까,
그래서 빚진 이들에게 적어 놓는 글.


“그대와 만나던 날이
바로 내 생의 찬란한 날이었다.”


나의 뒤에 남는 사람들에게
나를 기억하는 이들에게
앞서간 영혼들에게,
오늘 만난 얼굴들에게,
그리고 나와 사랑했던 그들에게.



--------------------------
밤은 깊어가는데 어설프게 걸치고 온 술에 잠은 안 오고,
그러다 보니 시(?) 한 수 나왔음.

IP *.48.4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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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07.13 05:55:34 *.72.153.12
술한잔과 시
향인님과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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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상궁
2007.07.13 06:58:19 *.70.72.121
제국의 신하들은 여왕마마께서 술이 어설퍼 잠을 못 이루시와 겨우 시나 한 수 적었노라 하시거늘 이 점을 각별히 유념해 주시오. 좌장군과 우장군, 숲장군, 펀장군, 열매장군, 슬나인들이 일찍 자리를 뜸도 심히 유감이었을 성 싶으오. 알아서들 여왕마마의 허전함을 위로해 드려야 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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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석
2007.07.13 09:55:54 *.209.103.60
ㅎ ㅎ 이렇게 의미심장한....
은남씨의 화살을 맞은 사람의 화답이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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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미
2007.07.13 11:21:51 *.128.30.19
언니 화살 맞은사람..
언니 고마워. 선물 잘 쓸께. 어제 술이 좀 어설프긴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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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7.13 11:48:12 *.48.41.28
써상궁의 수고하는 모습이 보기 좋구랴.
부디 두루두루 살피시어 조정과 백성들의 안녕을 꾀하도록 하시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왕의 첫번째 명령을 유념 하시게나.
이주휴가가 왔다리 갔다리 하고 있음이야.

한궁녀의 웃는 얼굴이 눈부시게 아름다웠소.
자주 그런 얼굴을 보여주시오.

석부인,
물이 차기까지는 그것이 빈통인지 반통인지 모르오나 일단 넘치기 시작하면 다른 통에 넣어주고 싶은 법이지요.
제가 오래도록 수행에 전념하다보니 이제야 남의 것도 애처롭게 보이기 시작하더이다.
제국의 여왕으로서 백성을 어여삐 여기는 심정으로 가까이 다가가고저 한 마디 하였사온데 고것을 색깔 논쟁으로 가져가시니 몹시 바람직하면서 또 다른 새로운 국면의 양상을 만드시는 구랴. 가히 훌륭한 일이오. 혹시 원하시는 벼슬이 있으시면 말씀하십시오. 내 기꺼히 수여하리다.

美상궁.
그렇게 빨리 나오면 다른 이가 나올 틈이 없지 않소?
좀 눈치가 코치시구랴.
그나저나 어제 그대의 탄신일은 모처럼 즐거웠다오. 가끔 이런 일을 빙자하여 나를 즐겁게 해주시오. 오랫만에 보는 얼굴들이 새록새록한 것이 아주 즐겁구랴. 선물로 드린 복분자를 기꺼이 내주셔서 다른 이들의 가정의 평화를 지켜주시니 그 덕이 오래 갈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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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로
2007.07.13 23:53:12 *.152.82.31
어째 술이 좀 적다 싶더니만 ...
함 먹을때 기냥 퍼 넣어야 하는데 말이지.
담엔 맘먹고 올라올테니 제대로 시작해보자구요.
책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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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7.14 00:57:01 *.48.41.28
아, 좌대감, 어제는 간만에 반가웠소.
그래 고향에는 잘 내려가시었남?
가정의 평화는 잘 유지하셨으리라 믿소.
내 다음에도 그대의 충성을 두고 보면서 어사주를한 병 더 내릴 참이오.그리 알고 분발하시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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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정
2007.07.16 13:06:04 *.244.218.10
내 마음도 이와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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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07.17 20:11:46 *.70.72.121
지금부터 계속 마음이 급해지길 바래. 자리를 계속 박차고 일어서서 뛰쳐나가기까지 해야 한다는 것 명심하고. 어서 말을 해, 어서 말을 해서 그대 생의 찬란한 나날들을 펼쳐보여 주길 애뜻한 마음으로 바란다네.
물론 지금 이 시간 집에 머물러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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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인
2007.07.17 23:22:49 *.48.41.28
호정이의 마음, 알지요~. 웬지 알 것같아.흠~.남자 포함 아님.
써냐. 그 시간에 영화봤는데.호호. 집에서 향수랑, 묵공. 매트릭스..
오늘 세편 연속 감상. 에구 어지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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