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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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꿈속에서 나는 나의 첫사랑 미순이를 만났다.
나는 교실인가 교무실인가에서 누구랑 이야기를 하고는 헤어졌다.
그리고는 나는 미순이를 찾아서 갔다. 미순이 반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물론 나는 남자였다.
아주 당당하고 꽤 괜찮은 남성이었다.
가는 도중에 복도에서 아주 예쁜 아이를 보았다. 얼굴은 기억이 잘 안난다.
그 아이의 입술이 무척 예뻣다는 것 말고는. 그 아이는 윤은혜를 약간 닮은 듯 했다. 작은 입술인데 도톰했고, 주름이 많았다. 립스틱을 바른 입술이 살짝 반짝였다. 립스틱이 살짝 번져 있었다. 입술말고는 기억이 거의 없다.
키스하고 싶은 입술이었다.
미순이의 반에 도착했다.
아직 와 있지 않았다. 얼마 후 미순이가 도착했다. 미순이는 말랐다. 예전의 내 기억속의 미순이와는 조금 달랐다. 더이상 소년이 아닌, 조금은 약한 소녀의 모습이었다. 나보다는 조금 작아져 있었다. 그리고, 가냘펏다. 말라있었다. 웃도리가 엉덩이 내려오면서 치마처럼 퍼지고 호주머니가 큰 옷을 입고 있었다.
귀여운 옷이었다.
나는 아침은 먹었냐고 물었다.
먹었다고 했던 것 같다.
그녀의 호주머니에서 약봉지를 발견했다. 무슨 약인지 물었다. 우울증 약이었다.
미순이는 간단히 말했다.
'어제 울었어.'
'약보다는 이게 더 낳을 듯 한데, 이리 와바.'
나는 책걸상으로 가로막힌 것들을 젖히며 미순이에게 다가 서며 얼굴을 감싸며 키스를 했다. 딥키스였다. 미순이 얼굴을 감싸고 있던 손을 스르르 푸는 순간, 미순이의 손이 내 얼굴을 강하게 붙잡는 것을 알았다. 키스가 격렬해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순간 놀라서 꿈에서 깨어났다.
미순이 외의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팔다니, 그리고, 미순이가 그렇게 약해져 있다니, 그리고 나는 바람 피는 남자처럼 굴다니.
키스를 여러 사람이 보는 데서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리다니. 그것도 위로라는 이름을 붙여서. 마음을 편안히 하는 것은 사랑해라고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키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다니....... 난 건강한, 건장한 남성이 되어 있었다.
난 뱃속부터, 뼛속까지 남자가 되었다.
어제 밤에 잠들기 전에 읽은 책 때문일까.
아마도. 나는 책 속의 그 남자의 심정을 이해했나 보다. 어제 밤에 본 책은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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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교실인가 교무실인가에서 누구랑 이야기를 하고는 헤어졌다.
그리고는 나는 미순이를 찾아서 갔다. 미순이 반을 찾아가는 중이었다. 물론 나는 남자였다.
아주 당당하고 꽤 괜찮은 남성이었다.
가는 도중에 복도에서 아주 예쁜 아이를 보았다. 얼굴은 기억이 잘 안난다.
그 아이의 입술이 무척 예뻣다는 것 말고는. 그 아이는 윤은혜를 약간 닮은 듯 했다. 작은 입술인데 도톰했고, 주름이 많았다. 립스틱을 바른 입술이 살짝 반짝였다. 립스틱이 살짝 번져 있었다. 입술말고는 기억이 거의 없다.
키스하고 싶은 입술이었다.
미순이의 반에 도착했다.
아직 와 있지 않았다. 얼마 후 미순이가 도착했다. 미순이는 말랐다. 예전의 내 기억속의 미순이와는 조금 달랐다. 더이상 소년이 아닌, 조금은 약한 소녀의 모습이었다. 나보다는 조금 작아져 있었다. 그리고, 가냘펏다. 말라있었다. 웃도리가 엉덩이 내려오면서 치마처럼 퍼지고 호주머니가 큰 옷을 입고 있었다.
귀여운 옷이었다.
나는 아침은 먹었냐고 물었다.
먹었다고 했던 것 같다.
그녀의 호주머니에서 약봉지를 발견했다. 무슨 약인지 물었다. 우울증 약이었다.
미순이는 간단히 말했다.
'어제 울었어.'
'약보다는 이게 더 낳을 듯 한데, 이리 와바.'
나는 책걸상으로 가로막힌 것들을 젖히며 미순이에게 다가 서며 얼굴을 감싸며 키스를 했다. 딥키스였다. 미순이 얼굴을 감싸고 있던 손을 스르르 푸는 순간, 미순이의 손이 내 얼굴을 강하게 붙잡는 것을 알았다. 키스가 격렬해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순간 놀라서 꿈에서 깨어났다.
미순이 외의 다른 여자에게 한눈을 팔다니, 그리고, 미순이가 그렇게 약해져 있다니, 그리고 나는 바람 피는 남자처럼 굴다니.
키스를 여러 사람이 보는 데서 아무렇지도 않게 해버리다니. 그것도 위로라는 이름을 붙여서. 마음을 편안히 하는 것은 사랑해라고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키스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다니....... 난 건강한, 건장한 남성이 되어 있었다.
난 뱃속부터, 뼛속까지 남자가 되었다.
어제 밤에 잠들기 전에 읽은 책 때문일까.
아마도. 나는 책 속의 그 남자의 심정을 이해했나 보다. 어제 밤에 본 책은 '마흔 세살에 다시 시작하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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