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정화
- 조회 수 3258
- 댓글 수 3
- 추천 수 0
내가 보지 못하는 것.
화실에서 마크 샘이 선정해준 유화그림을 색지에 검은 콩테와 흰 콩테로 베껴 그렸다. 마치고 나오면서 인사를 하는 데, 아직 완성도 하지 않고 가냐고 하셨다. 나는 그림을 더이상 어디를 손대야 하는지 몰랐다.
사진을 찍어서 보니 확실히 어디를 손봐야 하는지 몇군데가 보인다.
그 앞에 앉아서는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는데... 마크 샘은 그것을 보시나 보다. 내 눈에는 보이지 않더만.
80%, 87%, 90%, 92%, 93% ......
아마도 지금의 내가 선생님의 지도 없이 그림을 그린다면 85%정도의 완성도에서 끝마칠 것이다. 그것이 여지껏 해온 내 기질이었고, 방식이었다. '조금 더'라는 말에 한번 더 둘러보고, 그러고 나서도 '조금 더'라는 말을 듣고 또 둘러보고 수정하고, 또 한번의 '조금 더'라는 말에 뭔가를 빼고, 또 뭔가를 더한다. 나중에는 깔끔이라는 것을 추가하고, 포인트라는 것을 넣는다. 점점 더 괜찮아진다.
글쓰기에서 홍승완이 '글을 재운다'고 표현했듯이 그림에도 그런게 필요한 것 같다. 어제는 눈에 보이지 않던 것이 사진으로 찍어서 보니 전체가 보이고, 그리고 세부묘사 부분 중에 강조할 부분이 보인다.
마크 샘의 도움없이도, 사진기의 도움없이도 이런 것들을 내 눈으로 직접 볼 날을 기대해 본다.
뭔가를 하나 배워간다는 것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되는 눈이 뜨는 과정이란 생각이 든다.
댓글
3 건
댓글 닫기
댓글 보기
VR Left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08 | 유혹 [5] | 교정 한정화 | 2007.04.29 | 3204 |
107 | [축하시] 꽃으로 온 그대 [8] | 香仁 이은남 | 2007.08.28 | 3204 |
106 | 이상하다. [21] | 신종윤 | 2007.06.14 | 3222 |
105 | 아름다운 꽃밭이 될 우리 3기 연구원들에게 [6] | 이희석 | 2007.04.28 | 3227 |
104 | 7기 연구원 김경인 세가지 공헌입니다. [14] | 김경인 | 2011.03.28 | 3255 |
» | 보지 못하는 것 [3] | 한정화 | 2007.10.25 | 3258 |
102 | 2013 연구원 총회 후기 [2] | 한정화 | 2013.06.27 | 3279 |
101 | 벌써 한 달이 지났네요. [6] | 현운 이희석 | 2007.06.02 | 3281 |
100 | [호랑이] 미래 시각화 관련 창조놀이 진행사항(5번째) | 한정화 | 2010.01.20 | 3281 |
99 | 가을 속에서 졸다가 찍은 사진 [1] | 한정화 | 2008.11.03 | 3285 |
98 | [첫책]공무원으로 산다는 것 [4] | 素田최영훈 | 2008.01.15 | 3293 |
97 | 이탈리아에 대한 모든 것 그에게 물어보세요! [3] | 유재경 | 2011.07.27 | 3295 |
96 | [화실일기] 정말 어둡다구! [3] | 한정화 | 2008.10.10 | 3318 |
95 | 조셉켐벨 <신화의 힘> 다큐멘터리 EBS 방영요청합시다! [4] [1] | 뫼르소 | 2012.02.02 | 3348 |
94 | 사제기 벼룩시장 공개 [14] | 소라 | 2007.10.02 | 3361 |
93 |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6] | 옹박 | 2007.11.14 | 3374 |
92 | [화실일기] 만화 베껴 그리다가..... | 한정화 | 2008.08.14 | 3375 |
91 | 제 1회 바베큐 파티 공지 (연구원 졸업생 대상) [10] | 香山 신종윤 | 2008.06.16 | 3392 |
90 | [호랑이] 미래 시각화 관련 창조놀이 진행사항 | 한정화 | 2009.12.22 | 3392 |
89 | '결혼, 부부, 관계' 에 관한 책 "추천"부탁드립니다~ [18] | 이선형 | 2011.01.05 | 33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