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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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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1월 1일 07시 37분 등록
뭔가 배우기를 시작한, 나처럼 초보자인 사람이 겪는 것 중에 하나가 이거라고 생각한다.
- 자기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 무엇이 어려운 일이고 무엇이 쉬운 일인지 모르는 것.
왜냐하면 해본 경험이 없으니까.
그래서 재미난 일이 벌어지기도 한다.
알고는 덤비지 못한 일을 모르고 시작했으니까 된다고 생각했으니까 두려움없이 되게 만들어 버리는 버리는 희안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니까.

그동안 연습하던 책이 보이지 않아서, 모아놓은 사진을 뒤적거렸다.
요즘은 사진을 모으고 있다. 그림의 소재가 될만한 것들이나 독특함이 있는 것들이다. 월간지나 광고지를 보고 괜찮다 싶으면 찢어서 가방에 넣어둔다. 사진을 가지고 가서 화실 선생님에게 보이고 그림소재로 괜찮은지, 연습용으로 참고해도 괜찮은지 묻는다. 모은 것은 대부분이 인물이다. 월간지의 광고 중에는 괜찮은 사진이 적다. 모두다 자연스럽게 찍었고, 얼굴 선이 다 잘 보인다. 그런데 그게 바로 문제다. 특히 화장품 브로슈어는 연습용으로 부적합하다. 조명을 여러군데서 비추어서 얼굴 전체가 밝아 빛의 흐름이 없다. 그리고 그 화장발이라고 하는 것이 매력없는 얼굴을 만들어 낸다.

화실의 선생님은 저번에 그거 아이와 할아버지 나오는 것이 좋겠다고 하셨다.
연필로 그릴만 한 거 추천해 달라고 했는데, 광고지 표지 뜯어 둔 그 사진이 좋겠다고 하신 거다.
그건 너무 어려울 것 같아서 나중에 그리려고 둔 것이었는데... 할아버지 주름을 어떻게 그린다냐 하는 생각이 먼저였다. 다른 거 찾고 있는데, 다른 것들보다 그게 훨씬 그리기 쉬울거라고 하셨다. 나는 초보라 보는 눈이 없다.


여기까지 왔는데, 전체를 그리는 데 써야할 시간 2/3를 쓴 것 같다. 4시간.
연습할 때마다 시간이 조금씩 단축되는 듯 하다. 그렇지만 여전히 긴 시간이다. 하루에 하나씩은 완성하고 싶다. 완성하고 손을 놓는 성취의 기쁨을 맞고 싶다.
반면에 하루쯤 재워서 좋은 것도 있긴 하다.
보드라운 볼, 주름진 얼굴, 어두움, 안경 유리알, 안경 테두리 등 입술 선들을 다듬는데 한참의 시간이 걸릴 것이다. 세심히 다루어야 하는 것들이니까.


지하철 승강장 의자에 누가 놓고간 종교 홍보물이다. 내용에는 관심없고 오직 사진만 눈에 들어온다. 큼지막한 사진을 보면 가져다가 연습할까 그 생각부터 난다.
IP *.72.1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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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해
2007.11.01 09:21:50 *.93.113.61
정말 좋은데.
이렇게 섬세하게 잘 그리는 줄은 몰랐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 못하는 것을 구분하기 전에
내가 좋아하는 것과 아닌 것만 구분하면 되지 않을까.

어차피 인생은 행복하자고 사는 것일테니까 말이야.

항상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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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1.01 09:36:17 *.75.15.205
그게 제대로 된 생각이네.

정화가 제일 먼저 책내고 제일 근사하겠는 걸.

연구원 수료식 때 우리 수업하면서 사부님 가장 환한 모습 한 컷 옮겨 보는 것도 좋을 듯
그리고 요즘 누드도 뜨는데 상상의 누드도 곁들인다면? 재밌겠다당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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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현
2007.11.01 09:38:27 *.231.50.64
요즘, 언니의 화실일기 보는 재미가 너무나 솔솔해서 좋아죽겠네..^^
나도 그림연습해서 요기에 올려볼까.. 자꾸 그런생각이 들정도야.
보면 볼수록 언니의 그림을 사진이 아닌 실물로 가까이서 보고싶어져.
언제 한번 가지고 오지 않을래?
살아서 꿈틀데는 선들을 보고 싶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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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깨이
2007.11.01 11:45:05 *.128.229.81
좋아.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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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경
2007.11.02 09:31:10 *.230.199.124
정화님의 화실일기를 열심히 보고 있었습니다. 많이 느끼고 갑니다. 나도 연습을 열심히 해야겠단 결심을 하게 하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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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
2007.11.02 13:39:59 *.249.162.56
요즘 절찬리에 연재 중인 누나의 글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와, 재미있다.' 그리고 댓글의 반응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글을 읽으면서 그림을 그려보고 싶은 사람들이 생길 수도 있겠다. 이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글을 써보면 어떨까? '그림을 그리고 싶지만 주저하는 사람들, 시작하고 싶지만 망설이고 있는 사람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누나의 책에 대한 생각으로 연결이 되었다. 이런 책은 어떨까?

방법은 간단하다. 지금처럼 계속 화실일기를 올리는 거다. 그림과 글이 함께 있는 일기, 그리고 그림을 그리면서 느꼈던, 혹은 누나의 시각적인 사고로 풀어낸 풍경과 일상에 대한 글들을 계속 이 커뮤니티를 통해서 올리고, 또 반응을 확인하면서 자료를 모아나가는 거지.

그럼 점차 나아지는 누나의 그림들과 함께 변화해가는 누나의 일상과 색다른 시각들이 담은 글들이 하나, 둘 쌓여갈 테고, 우리가 졸업할 쯤에는 화실이란 한정된 공간을 벗어나 주변의 풍경도 담아내고, 다른 사람들도 담아내고, 다른 이들의 꿈도 그려내겠지.

그렇게 그림이 있고, 자신이 변화해가는 여정의 이야기가 담긴 책, 제목은 '꿈그림 작가, 한정화의 그림 일기'쯤… 그냥 얼핏 그런 책이 나오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긴 댓글을 달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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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2007.11.02 14:20:25 *.75.15.205
명지대 교수가 쉽게 스케치하긴가? 뭐 그런 책을 내서 그림 쉽게 그리는 법을 5가지로 소개한 책 광고를 보면서 정화 생각을 했었는데, 맞아, 도윤의 생각이 좋을 것 같아. 그리고 말야, 그러면서 상상력을 집어 넣어서 사부님 옆구리에서 나오는 찰떡도 그려보면 재미나잖아?
우리들만의 이야기도 특별하잖니? 독자를 궁금하게 만드는 아이디어가 되지 않을까? 왜 옆구리에서 찰떡이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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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정화
2007.11.02 15:26:39 *.132.71.8
소현, 손바닥만한 그림 보는 것과 8절지 보는 것은 느낌이 달라. 시스티나 성당의 천지창조가 화집에 실렸을 때 별 감흥이 없는 것보다도 왜곡이 심하지.
보고 싶다면 보여줄께.

사부님, 나중에 말씀드리죠.

도윤, 괜찮을 것 같다. 대신 좀 더 나를 설득해 보고. 도와주면 좋겠어. 그 설득 말이야.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 중에서 그 중에서 하기 싫은 이야기는 어떡할까 나와 좀 더 상의해보고. 결국 나는 그 이야기들을 피해가지 못하니까.
그보다 더 큰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샘을 하나 파두고 시작하고 싶어.

나를 넘어서 너에게로 가고 우리가 되는 것.
나는 아직 더 나를 더 들여다 보고 싶어.

고병권님의 좋을 때 철학을 해야 한다고 했던 것처럼 내가 그림을 좋아하면서도 선뜻 시작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니까.

써니언니....사부님 옆구리 찰떡은 '소라'에게 맡기자. 대충은 짐작이 가긴하지만서도 그때 그자리에 같이 있지 않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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